라면이란 무엇인가 - 우리가 모르고 있던 심오한 라면의 세계
가와이 단 지음, 신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평소 일본 음식을 즐겨 먹고 일본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로워할 만한 다소 매니악한 정보가 많습니다. 각 지방을 대표하는 라면은 기회가 된다면 먹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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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란 무엇인가 - 우리가 모르고 있던 심오한 라면의 세계
가와이 단 지음, 신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많은 한국인들이 라면을 일본 음식으로 알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라면을 중국 음식으로 여긴다. 한국인들이 중국 음식 하면 자장면과 짬뽕, 탕수육을 떠올리는 것처럼 일본인들은 중국 음식 하면 라면과 교자(만두)를 떠올린다. 실상 중국인들은 자장면도 짬뽕도 라면도 자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여기지 않는 듯 하지만 말이다.


  만화 <라면이란 무엇인가>에도 라면의 시작은 중국이라고 나온다. 1871년 청일수호조약으로 일본에 이주한 중국인들이 '난징 소바'라는 것을 만들어 소개한 것이 일본 최초의 라면이다. 그 전까지 소바나 우동 같은 면 요리가 있기는 했지만 '살생금지법'이 있어 오랫동안 육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소나 생선이 아닌 동물의 뼈로 육수를 내서 만든 면 요리는 라면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중국 이주민들을 통해 소개된 라면이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고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면 요리의 하나로 자리잡기까지가 이 책에 잘 나와 있다.

 

  책에는 라면의 시작뿐 아니라 일본 각지를 대표하는 라면, 유명 라면가게의 비밀, 인스턴트 라면의 역사 등도 자세히 나온다. 얼마 전 일본 간사이 지방에 다녀왔는데, 직접 가지는 않았지만 가이드북에서 본 오사카 인스턴트 라면 박물관이며 교토 긴카쿠지 근처에 1호점이 있는 덴카잇핀(천하일품) 라면 등의 유래와 역사가 이 책에 나와 있어 반가웠다. 


  음식 만화라고 해서 <고독한 미식가> 처럼 음식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만화를 기대했으나, 이 책은 만화의 형식을 빌려 라면이라는 음식을 설명하는 데 그쳐 아쉬웠다. 다만 평소 일본 음식을 즐겨 먹고 일본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로워할 만한 다소 매니악한 정보가 많은 점은 좋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라면 요리는 기회가 된다면 그 지방에서 꼭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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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1-24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 애인이 일본을 몇 차례 다닐 정도로 일본 문화를 좋아해요. 이 책 읽어보고, 내용이 좋으면 제 친구에게 권해보고 싶군요. ^^

키치 2015-11-24 23:25   좋아요 0 | URL
일본 문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관심있어 할 만한 책이에요. 일본 라면을 먹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
 
내가 일하는 이유 - 얼떨결에 서른 두리번거리다 마흔 내 인생을 찾는 뜨거운 질문
도다 도모히로 지음, 서라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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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다 들어오는 월급과 안정된 사회적 지위가 보장되는 직장을 포기했을 때, 다들 나에게 미쳤다고 했다. 그러고서 시작한 일이 고작 이제 막 생긴 회사에 들어가 아르바이트 수준의 급료를 받으며 잡무를 하는 것임을 알았을 때, 다들 나를 꿈이 덜 깬 몽상가 내지는 성공 가도에서 탈락한 루저로 보았다.


  <내가 일하는 이유>의 저자 도다 도모히로가 1986년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도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다. 그는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후 비철금속 제조회사에 취업했으나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 입사한 지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후 도다는 사회학부에 편입, 졸업 후 비영리기관과 출판사를 전전하다 커리어 컨설턴트가 되었다. 한편 그를 두고 미쳤다고 했던 사람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명예퇴직을 당하는 처지에 놓였다.  


  "일이란 나의 능력과 흥미,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렇지 않은 일은 지루하고 무의미할 뿐이다." (도널드 E. 슈퍼)

  도다 도모히로는 일이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며, 누구나 자신의 천직을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열정의 정도에 따라 오락과 취미, 특기로 구분한다. 오락이 단순히 머리를 식혀주는 활동이라면, 취미는 자신의 성장과 연결이 되는 활동, 특기는 취미가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은 수준에 이른 것을 일컫는다. 


  이 중에 직업으로 삼을 만한 것은 특기다. 단순히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하는 오락이나 좋아서 즐기는 수준인 취미를 직업으로 삼기는 어렵다. 하지만 좋아하지도 않고 여가 시간에 즐기지도 않는 것에서 최고가 되기란 더욱 어렵다. 박지성은 쉬는 시간에도 축구 게임을 즐기고, 김연수는 소설을 쓰지 않는 시간에 노는 감각으로 에세이를 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은 오락과 취미, 특기와 직업이 일치하는 법이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파고들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기차 마니아를 예로 든다. 같은 기차 마니아 중에도 카메라파, 제조사파, 모형파, 답사파, 기록파, 시각표파 등 유형이 나뉜다. 직업도 마찬가지다. 막연히 책이 좋아서 책에 관한 직업을 가진다고 해도 작가, 편집자, 마케터, 사서, 출판 기자, 독서지도사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 중에 무엇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는 직접 경험해 보고 아는 수밖에 없으니 나에게 꼭 맞는 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고(자기성찰), 머리를 쓰고(실용적인 기술과 지식), 위험을 무릅쓸 용기(인생과 대결하는 용기)를 가져라." (고쿠부 야스타카, 고쿠부 히사코, <카운셀링 Q&A>) 

  나에게 꼭 맞는 일 찾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한 번뿐인 내 인생과 견주면 해볼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회사를 그만 둘 당시 회사를 그만두기도 무서웠지만 그대로 다니는 것이 더 무서웠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정상, 하기 싫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야말로 이상하다는 말에 공감했다. 


  서른이 다 되어서도 의지할 만한 적금 통장 하나 없고 결혼이며 집 장만 같은 건 엄두도 못 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좋다.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인터넷 서핑 따위로 인생을 소모하고 지어지지 않는 미소를 짓느라 안면에 마비가 왔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이 훨씬 편하다. 몽상가면 어떻고 루저면 어떠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권리조차 누릴 수 없는 어른,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위너는 내 쪽에서 사절이다. 내가 일하는 이유. 그것은 내가 좋아서, 라고 말할 수 있으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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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군 2
요시노 사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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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바라카몬>의 주인공인 츤데레 서예가 한다 세이의 고등학교 시절을 그린 스핀오프작 <한다 군> 2권이 나왔다. 나오자마자 읽어보니 역시나 포복절도할 만큼 재미있다. 이 책을 지하철 안에서 읽었는데, 참으려고 해도 웃음이 피식 피식 새어 나와 사람들한테 티 안 내느라 혼났다(어쩌면 티가 좀 났을지도 모르겠다;;;).


<한다 군>은 한다 세이가 고등학교 시절 '서예 천재'로 이름을 날리며 학생인 동시에 직업 서예가를 겸하던 이야기를 그린다. 서예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외모면 외모, 두뇌면 두뇌, 빠지는 게 없는 한다는 정작 주변 학생들이 모두 자기를 미워한다는 착각에 빠져 살고 있다. 그런 한다를 시기하고 질투하다가 되려 흠모하고 동경하게 된 학생들이 있었는데, 그 수만 해도 한 손으로 꼽고도 남을 정도! <한다 군 2>에서는 여기에 한다를 흠모하다 못해 외모와 행동까지 똑같이 따라하는 녀석, 짝사랑을 하다 못해 한다의 어머니까지 질투하는 녀석, 한다가 자신을 경쟁자로 여긴다는 착각 속에 사는 녀석까지 등장해 코믹함이 배가 되었다.


2권의 하이라이트는 사회성 제로인 한다가 자신의 사회성 없음을 극복하기 위해 기를 써서 이야깃거리를 생각하고 억지로 웃음을 지으는 대목! 반 친구한테 말 한 마디 걸은 걸 가지고 하루종일 행복해하다 못해 어머니한테 자랑까지 하는 한다가 어찌나 귀엽던지 ^^ 올해 내가 읽은 출판 만화 중에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바라카몬>과 <한다 군>의 다음 권을 얼른 보고 싶은데 언제쯤 새로운 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 만화는 읽는 시간은 짧은데 기다리는 시간은 하염 없이 긴 게 슬프다.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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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펀맨 One Punch Man 5 - 만신창이로 빛나다
ONE 지음, 무라타 유스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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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원펀맨>을 읽다가 동생이 보이길래 그림이 아이실드 같다고 하자 동생 왈, "그거 아이실드 작화가가 그린 거야." 덧붙이길 아이실드 작화가 무라타 유스케는 생동감 있는 연출과 탄탄한 작화실력을 갖추어 팬들 사이에서 '무라갓(god)'으로 불리는 작화의 신이란다. 아이실드를 전부 본 것도 아니고 동생이 보는 걸 옆에서 몇 번 들여다본 적 있을 뿐인 내가 <원펀맨>을 보자마자 아이실드 작화가가 그린 작품이라는 걸 알아채다니. 나에게 이런 눈썰미가 있었을 줄이야!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덕력(!) 높은 동생을 둔 덕분에 나까지 만화보는 눈이 높아졌나 보다 ^^



무라타 유스케가 작화에 참여해 큰 화제를 모으며 일본에서만 단행본 누계 판매 부수 600만부를 돌파한 <원펀맨>은 그림도 그림이지만 스토리도 재미있다. 히어로물이나 액션물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닌 나도 <원펀맨>은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일단 주인공인 히어로 사이타마가 대머리라는 것! 울끈불끈한 근육과 화려한 기술을 지닌 적들을 앞에 두고 민머리를 반짝이며 맹한 표정으로 서 있는 사이타마를 볼 때마다 피식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 사이타마가 펀치 한 방으로 모든 적을 날려버리는 최강의 '원펀맨(one punch man)'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으랴. 



사이타마가 생활력 만점의 서민 히어로라는 설정도 웃음을 자아낸다. 애초에 히어로가 된 것부터 지구를 지키겠다든가 정의를 구현하겠다든가 하는 거대한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백수 시절 취업 면접에서 떨어져 기운 없이 길을 걷던 중에 괴물을 만나서였다. 그 후 피나는 노력 끝에 히어로가 된 후에도 적과의 대결을 앞에 두고 오늘이 쓰레기 분리 배출하는 날이라는 걸 떠올리지 않나, 마트에서 슈퍼 세일하는 날을 챙기지 않나 온갖 친숙한(혹은 찌질한 ^^) 모습을 선보이는 장면이 너무 웃겼다.



무엇보다 이 만화는 겉보기엔 히어로가 세상에 난무하는 적들을 해치워나가는 전형적인 액션물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회 풍자적인 요소가 적지 않다. 경쟁을 강요하다 못해 학생의 자유로운 생각마저 억압하는 학교 교육이나 아무리 일해도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뱅이는 더 가난해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폐해에 대한 풍자가 특히 눈에 띄었다. 신이 내린 작화에 유머와 풍자가 어우러진 스토리! 이러니 인기 있을 만하지.



이번에 나온 5권과 6권부터는 사이타마가 히어로 협회의 C급에서 B급으로 승급하며 순식간에 등장인물이 확 늘었다. 그만큼 이야깃거리도 풍부해질 것 같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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