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튼스쿨 인생 특강 - 무엇이 의미 있는 인생을 만드는가
스튜어트 프리드먼 지음, 홍대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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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공부 잘하는 친구나 외모가 예쁜 친구가 부러웠다. 나이가 들면서는 좋은 대학 간 친구나 연애 잘 하는 친구가 부러웠고, 좀 더 나이가 들어서는 취업 잘 한 친구나 (믿거나 말거나) 20대에 1억을 모았다는 친구가 부러웠다. 


요즘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좀 다르다. 그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해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했다. 만화를 더 배우러 일본에 갔다가 패션에 눈을 떴고, 졸업 후 패션 업계에서 일했다. 그 후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살다 보니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관심사가 넓어졌다. 돈도 좀 모았겠다, 사회 경험도 있으니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시작할 생각이란다. 인생의 매 순간을 오롯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바치고 그것을 잘 하기 위해 애쓴 게 부럽다. 남들 속도를 따르지 않고 천천히, 자연스럽게 삶을 운영하는 모습이 멋지다. 일과 가정, 사생활이 별개가 아닌 것도 좋아 보인다.


세계 최고의 경영 대학원 와튼스쿨에서 1984년부터 리더십 강의를 하고 있는 스튜어트 프리드먼의 저서 <와튼스쿨 인생 특강>이 제시하는 성공적인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 저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와튼스쿨 학생들이 직장과 가정 양쪽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연구 결과 일만 잘해서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수 없고, 일과 가정, 공동체, 자기 자신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균형을 이룬 삶을 살아야 삶의 만족도가 높고 일의 성과도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일과 삶이 조화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적인 삶의 관심사를 알아야 한다. 개인적인 삶의 관심사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중시하는 삶의 원칙부터 알아야 한다. 삶의 원칙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는 '진정성', 둘째는 다른 사람들과 유대감을 키우고 일관된 원칙을 따르는 '완결성', 셋째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방식을 시험하는 '창의성'이다. 이 책은 총 여덟 단계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다른 사람들의 협조를 구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과정을 안내한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는 지나온 삶에서 중요했던 순간들을 회상하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상상하며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게 된다. 노엘 티시는 <리더십 엔진>에서 "가장 뛰어난 리더들은 자기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래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지,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자. 나의 이야기가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고 그와 공감할 수 있다. 


한 학기, 길게는 두 학기에 걸쳐 이루어질 강의의 내용을 압축한 것인지 내용이 많고 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만큼 천천히 꼼꼼하게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나는 한 달에 걸쳐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삶의 비전을 세우고, 일과 가정, 공동체, 자신 - 네 가지 영역에서 어떤 노력을 할지 생각해 보았다. 처음엔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쩔쩔맸는데, 생각날 때마다 다이어리에 적으니 제법 많이 모였다. 새 아이템 기획하기, 가족과 시간 보내기, 투표하기, 미니멀 라이프 실천하기 등등...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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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튼스쿨 인생 특강 - 무엇이 의미 있는 인생을 만드는가
스튜어트 프리드먼 지음, 홍대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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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북 형식이라서 직접 과제를 수행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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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셔터 걸 3
켄이치 키리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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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줄거리는 없지만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사진에 문외한인데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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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셔터 걸 3
켄이치 키리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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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대단한 삶을 사는 건 아니다. 소설이나 만화에 나올 법한 드라마틱한 나날을 보내는 것도 아니다. 학생 때는 더욱 그렇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학교생활은 자극적이다. 구준표처럼 재벌 2세 남자애가 동급생인가 하면, 아이돌스타가 학교에 널려 있다.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학교생활은 환상에 가깝다. 같은 반 친구가 알고 보면 외계인이라든가, 교사를 죽여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든가... 별일이 다 벌어진다. 


도쿄 주변의 숨은 명소와 촬영 장소를 찾아 정겨운 풍경을 필름에 담는 여고생의 일상을 그린 만화 <도쿄 셔터 걸> 3편이 나왔다. 지난 2편에서 다카라즈카 합숙을 거쳐 전국 고등학교 사진 선수권 대회(사진 고시엔) 초전 돌파까지 멋지게 해낸 시바하마 고교 사진부의 유메지 아유미는, 이번 3편에서 사진부 대표 3인 중 한 사람으로 선발되어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결선에 참가한다. 

이 만화는 청순한 외모의 여주인공이 나오는 데도 그 흔한 러브스토리가 없다. 고등학교가 배경인 데도 학교 폭력이나 왕따 같은 사회문제가 나오지도 않는다. 취미도 특기도 사진뿐인 학생들이 모여서 같이 사진을 찍고 그 과정에서 뭔가를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이 유일한 줄거리다. 자극적인 영화와 드라마, 소설과 만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밋밋하고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갈등도 반전도 없는 이야기를 뭣하러 읽나 싶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만화야말로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고등학교 때 사진부가 아닌 교지편집부 활동을 했다. 내신에도 입시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같은 부원이던 선후배, 친구들과 계속 만나지도 않지만, 팍팍한 고교 시절에 그렇게라도 숨 트일 공간이 있었던 걸 다행으로 여긴다. 아유미가 사진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채로운 경험을 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팍팍한 현실을 위로해주고 극복하게 해주는 뭔가가 있을 것이다. 책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연예인이든 아이돌이든... 그게 뭘까 생각해보게 해주는 만화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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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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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가 배경인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는 잘 보지 않는다. 일제의 식민통치 수준이 워낙 추악해 상상하는 것만으로 끔찍하거니와, 지금도 계속되는 일본 정부의 만행을 저지하거나 위안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콘텐츠로서 과거사를 소비하는 것이 께름칙하고 비겁하고 가학적으로까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권비영의 <몽화>도 사실 읽고 싶지 않았다. 일제의 핍박이 절정에 달한 1940년대가 배경인 데다가 주인공이 꽃보다 더 고운 십 대 소녀 셋이니 어떤 줄거리일지 읽지 않아도 알 듯했다. 막상 읽어보니 짐작한 것보다는 담담했다. 일본 순사를 때린 죄로 아버지는 만주로 도망가고 어머니까지 떠나면서 이모 집에 맡겨진 주인공 영실은 한 동네에 사는 은화, 정인과 친구가 된다. 은화는 부모 얼굴도 모른 채 기생집에 맡겨져 언젠가 자기도 기생이 될 운명이고, 정인은 친일파 아버지 덕분에 잘 먹고 잘 살지만 편안한 처지를 마냥 달갑게 여기지는 않는다. 


성인 남자도 편하게 살 수 없던 시대에 어린 여자아이들이 자기 앞길을 꾸리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제대로 된 교육도 받을 수 없고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어 나이가 차면 가난한 조선 남자에게 시집을 가거나, 일본 남자 아니면 일본 앞잡이 행세를 하는 남자의 첩살이를 하거나, 그도 저도 안 되면 전쟁터로 끌려가 위안부가 되는 게 이들의 운명이었다. 어린 영실과 은화, 정인 앞에 놓인 운명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가난한 영실은 국밥집이나 만둣집에서 일할 운명, 얼굴이 예쁜 은화는 기생이 되거나 첩이 될 운명, 친일파 부모를 둔 정인은 형편에 맞는 남자를 만나 시집을 갈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자기 운명을 개척해 간다. 영실은 좋은 머리와 부지런한 성품을 바탕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일하고, 은화는 예쁜 외모를 이용해 편히 살 궁리를 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 발버둥 친다. 정인은 정인대로 친일파 아버지 밑에서 자기 혼자 편하게 사는 걸 죄처럼 여긴다. 


작가는 몇 년 전 일본의 어느 폐탄광에 피어 있던 꽃나무를 보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지옥 같은 시기를 어떻게든 견뎌낸 소녀들, 역사와 시대가 주목하지도 기억하지도 않는 소녀들에게 따뜻한 눈길이라도 주고 싶었던 걸까. 슬프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래서 고개를 돌려버리기 쉬운 마음을 한 편의 소설로 펼쳐낸 작가가 갸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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