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온 스노우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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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자체는 재미있지 않았는데, 요 네스뵈의 신작 <납치>와 연결되는 이야기라고 하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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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생활 - 두 번째 퇴사, 그래도 잘 살고 있습니다
오지혜 글.그림 / 사물을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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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만 원짜리 화장품은 못 사면서 몇십만 원어치 책은 한 달이 뭐냐, 몇 주가 멀다 하고 사는 사람인지라 중고서점은 책값 부담 덜어주는 고마운 곳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럭키백 할인에 적립금, 마일리지 혜택도 있어 책을 사고 영수증을 받아들 때마다 책 싸게 산 즐거움에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단 하나 아쉬움은 알라딘 중고서점이 집 근처에 없어서 가까운 신천점이나 건대점, 강남점에 갈 때마다 교통비가 든다는 것이었는데 그나마도 이제 옛날 얘기다. 집 근처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생겼다. 


<지혜로운 생활>은 집 근처 알라딘 중고서점 첫 방문 때 구입한 책이다. 이 책이 나오기 전 알라딘 북펀드에 올라와서 참여하려고 했으나 기한을 놓쳐 못 했다. 두고두고 아쉬웠는데 중고서점에서 다시 만나다니. 이것도 인연이다 싶어 냉큼 구입했다. 읽어보니 만듦새가 좋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떠밀리듯 들어간 첫 회사를 퇴사하고 두 번째 들어간 회사까지 3년을 못 채우고 퇴사하기까지의 시간들은 모노톤으로, 두 번째 퇴사 후 뒤늦게 청춘을 만끽하는 시간들은 컬러풀하게 그렸다. 마스다 미리를 연상시키는 깔끔하고 귀여운 그림체도 좋고, 낙서인 듯 시인 듯 일기인 듯 에세이인 듯 한 글도 좋다.


가장 좋은 건 내용이다. 저자는 두 번째 퇴사 후 프리랜서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만들고 그 책을 팔며 지내고 있다. 퇴사 전에도 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저자를 걱정하거나 비난했다. 회사에 다니지 않고 혼자서 일하고 돈 버는 게 쉽겠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산다는 건 꿈같은 일이라고. 퇴사하고 보니 그들 말대로 혼자 일하고 돈 버는 게 쉽지 않았다. 전부터 좋아하는 물건을 만들고 파는 삶을 꿈꿨지만, 막상 시도해보니 얇은 노트 하나 만드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매달 또박또박 들어오는 월급과 안정적인 신분이 주는 편안함을 뛰어넘는 보상이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손으로 책을 만드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걸 누군가에게 팔고 인정을 받고 칭찬을 듣는 행복을 경험했다. 저자처럼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걸 확인했다. 평생 회사에서만 일한 사람들은 죽어도 모를 세상이다. 


나도 저자처럼 나만 낙오자 같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막막하던 시기에 저자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로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도 된다는 조언과 위로를 받았다. 그때까지 일이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남이 하기 싫은 일을 대신해주거나 나의 일부를 희생해야 하는 줄만 알았던 내겐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생활을 바꾸고 있다. 하루 중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시간을 줄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아직 완전히 하고 싶은 일만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언젠가 하고 싶은 일만 전업으로 하게 되리라 믿는다. 


좋은 대학에 들어갔으니 성실하게 공부했을 것이고, 졸업에 맞춰 취업하고 재취업까지 했으니 남들 못지않게 노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이 힘들고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게 맞다. 내 노력과 열정에 세상이 보답해주지 않는다면, 꿈쩍도 하지 않는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대신 나를 필요로 하는 다른 세상을 찾는 것도 대안이다. 그것이 진짜 '지혜로운 생활'이 아닐까. 이제 보니 중고서점에서 책만 산 게 아니라 힘든 시기를 따로 또 같이 겪은 친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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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6-04-28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중고서점에서 책만 산게
아니라는 구절이 참 와닿습니다

키치 2016-04-28 14:31   좋아요 0 | URL
눈여겨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mira 2016-04-28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궁금한데요 저도 요즘 백수상태라 공감이 될것 같아요 ㅎㅎ
 
지혜로운 생활 - 두 번째 퇴사, 그래도 잘 살고 있습니다
오지혜 글.그림 / 사물을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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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반부는 일과 사람과 사회에 부대끼는 아픔. 후반부는 그걸 떠나보내고 이겨내는 용기. 요즘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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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것이 인간이다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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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어느 날 자신의 하루 일과를 분석하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프리 에이전트인 그의 일이 오래전 집집마다 문을 두들기며 물건을 팔던 세일즈맨들이 하던 일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물론 그가 집집마다 문을 두들기며 물건을 파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생각을 납득시키고 설득하는 일을 하는 건 그 옛날 세일즈맨과 같다. 그는 생각했다. 옛날에는 일부 사람들만 세일즈를 했지만 이제 모든 사람들이 세일즈를 한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세일즈맨이라고.



옛날에는 일부 사람들만 세일즈를 했다. 매일 그들은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물건을 사며 모두가 만족했다. 어느 날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조직에 고용되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기업가인 동시에 갑자기 세일즈맨이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면서 직무 간의 구분이 예전처럼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업무가 기존의 경계를 넘어 확장되기도 하고 세일즈 요소가 포함된 유연한 기술들도 요구되기 시작했다. (중략) 마침내 우리가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대부분은 결국 세일즈를 하게 되었다. (pp.45-6)



저자는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통적인 개념의 세일즈를 하지 않아도 남을 설득하거나 남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돈을 버는 광범위한 개념의 세일즈맨이라고 설명한다. 유형의 재화를 팔지 않을 뿐, 작가는 글을 팔고 가수는 노래를 팔고 교사는 교육이라는 서비스를 판다. 회사원, 자영업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저자는 앞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면 조직을 벗어나 혼자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니 하루빨리 자신이 세일즈맨임을 자각하고 세일즈 기술을 갖추라고 충고한다. 전통적인 세일즈맨들의 세일즈 기술을 배우라는 건 아니다. 세일즈보다는 큐레이팅 능력이 중요하다. 


큐레이팅 능력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정보 비대칭의 해소다. 정보 비대칭은 각 주체가 가진 정보가 불균등한 상태를 일컫는 경제학 용어다. 과거에는 판매자가 가진 정보가 구매자가 가진 정보보다 많았기 때문에 판매자가 구매자를 속여 물건을 파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했다. 이제는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고 정보 접근성이 높아져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격차가 거의 없다. 판매자는 자기보다 잘 아는 구매자를 속여 이익을 취할 생각을 포기하고, 구매자가 고를 만한 제품들을 편집해 연결해주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낫다. 


새로운 환경에서 더 잘 파는 세일즈맨이 되는 방법은 문제 해결자가 되기보다 문제 발견자가 되는 것이다. 구매자가 새로운 청소기를 찾을 때, 문제 해결자는 신형 청소기를 들이밀지만 문제 발견자는 구매자가 새 청소기를 찾는 진짜 문제가 뭔지 생각한다. 기존 청소기의 성능이 문제인지, 소음이 문제인지. 아니면 집이 넓어서 청소기가 여러 대 필요한지, 근본적으로 집이 정리가 안 된 상태인지. 


청소라고 하니 일본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설레는 것만 남기고 모두 버리는 정리의 마법으로 전 세계적으로 몇백만 부의 책을 팔았고, 최소한의 소유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라는 용어를 유행시킨 일본의 편집자 사사키 후미오는 여러 저자를 발굴하고 역시 엄청난 부수의 책을 팔았다. 이들은 청소라는 누구나 안고 있는 문제로부터 진짜 문제를 발견했기 때문에 이 같은 성공을 거둔 게 아닐까. 영민한 정리 컨설턴트, 편집자인 줄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수완 좋은 세일즈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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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것이 인간이다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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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세일즈, 영업, 판매 개념을 넓게 적용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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