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미니멀라이프 - 무인양품으로 심플하게 살기
미쉘 지음,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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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가 국내에 출간되었을 때만 해도 미니멀 라이프는 일본인들의 별난 취향인 줄만 알았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지금 서점에 가면 미니멀 라이프, 심플 라이프를 다룬 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중에는 일찌감치 미니멀리스트(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가 된 국내 저자들의 체험담도 여러 권 있다. 이제 미니멀 라이프는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취향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듯하다.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 중에서도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 나왔다. 일본의 미니멀리스트 미쉘이 쓴 <오늘부터 미니멀라이프> (즐거운상상)이다. 1978년 일본 야마가타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전근이 잦은 미국인 남편을 따라 하와이,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살았다. 아이가 셋이나 되는 데다가 친척이나 친구들로부터 이런저런 물건을 받아서 엄청나게 많은 짐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미국 집이 워낙 넓다 보니 특별히 문제라고 느끼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의 가족은 다시 일본에서 살게 되었다. 일본 특유의 좁은 집에 다섯 식구가 살게 된 것만 해도 벅찬데 설상가상 미국에서 부친 짐이 도착하지 않았다. 약간의 가구와 최소한의 물건만 가지고 본의 아니게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게 된 식구들. 처음엔 불편해서 오래 못 버틸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편하고 쾌적했다. 물건이 적으니 방이 어질러지지 않아 청소하기가 쉽고 그릇이 적으니 설거지도 빨리 끝났다. 살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자기만의 시간이 늘어난 것은 보너스. 미국에서 보낸 짐이 도착한 후에도 저자는 미니멀 라이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적은 물건으로 미니멀하게 사는 방법 외에도 현관, 거실, 부엌, 옷장, 욕실, 화장실, 세면대를 정리하는 방법이 자세하게 나온다. 눈 딱 감고 불필요한 것을 전부 버렸더니 꼭 필요하고 마음에 쏙 드는 것만 남아서 집안 곳곳에서 무엇을 하든 즐거워졌다. 무인양품 아이템으로 방 꾸미는 비법도 나온다. 무인양품 제품은 컬러와 디자인이 심플하고 소박해 어떤 스타일에도 잘 어울리고 내구성이 좋아 저자뿐 아니라 미니멀리스트들이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책가방을 보관하는 상자로, 거실에서 간단한 숙제를 해결하는 사이드 테이블로 무인양품 제품을 애용하고 있다. 


저자가 실천하고 있는 '인생이 심플해지는 10가지 습관'도 소개되어 있다. 문을 활짝 열어 공기를 순환시킨다, 머릿속 생각을 노트에 적는다, 식사는 좋아하는 것을 감사하며 먹는다, '이게 있으면 안심'인 것을 갖는다, 아침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다, 타인을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등등 무엇 하나 거창하지 않으나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 이후 겉모습과 생활뿐 아니라 마음가짐과 태도까지 바뀌었다니 대단하고 부럽다. 나도 이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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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맛을 더하고 글맛을 깨우는 우리말 어원 이야기
조항범 지음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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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를 하다 보면 단어의 어원과 유래에 대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우리말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어릴 때부터 배웠고 오랫동안 익숙하게 사용해온 탓에 자주 쓰는 단어라도 언제부터 어떻게 지금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알게 될 기회가 많지 않다.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항범 교수의 <우리말 어원 이야기>에는 개구리, 건달, 고뿔, 곱창, 김치, 누나, 담배, 대머리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유래는 잘 모르는 우리말의 어원을 사전 형식으로 설명한다. 이를테면 '건달'은 수미산 남쪽 금강굴에 살면서 하늘나라의 음악을 책임진 신을 일컫는 범어(고대 인도어) 'Gandharva(간다르바)'에서 온 말이다. 이 말은 고려 시대까지 큰 사찰의 각종 의례에 동원되는 악사 집단을 가리키다가 조선 시대에 들어와 불교 탄압이 시작되고 일자리를 잃은 악사 집단이 방랑을 하며 재주를 팔아 먹고 살게 되면서 오늘날의 '건달'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 밖에 '곱창'의 '곱'과 '눈곱'의 '곱'이 똑같이 '동물의 지방, 기름'을 일컫는다는 것, '꼬마'와 '첩(妾)'이 같은 부류라는 것 등이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이 중에 특히 가족 관계를 나타내는 말의 어원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불과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누나'는 손위의 여자 동기뿐 아니라 손아래의 여자 동기까지 아울러 지시하는 말로 쓰였다. '오빠' 역시 손위, 손아래를 가리지 않고 남자 동기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었다. 오늘날 여성이 손위의 여자 동기를 부르는 말로 사용하는 '언니'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남성이든 여성이든 동성의 손윗 사람을 부르는 말로 폭넓게 적용됐다. 1946년 윤석중 선생이 작사한 졸업식 노래의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가 그 증거다. 조상들은 손아랫사람에 대해서도 누나와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했는데 요즘에는 사용하지 않게 된 이유는 뭘까. 남성과 여성을 분리하지 않았던 언니라는 호칭이 여성에만 적용되도록 바뀐 이유는 뭘까. 우리말의 어원을 추적하는 일이 웬만한 추리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한 것 같다.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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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 에코페미니스트의 행복혁명
강남순 외 지음, 여성환경연대 기획 / 시금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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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농사짓는 라봉 님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좀 더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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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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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왜 끌렸는지 한두 마디로 설명하긴 힘들다. 굳이 말하자면, 차별과 억압과 무지와 위선에 맞서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가치와 권리를 쟁취하고자 우리 대신 우리보다 앞서 싸워준 이들이라고 하겠다. 글을 깊이 읽은 내 친구는 그들을 "생을 거의 완전연소한" 이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글보다 먼저 사진 속 표정과 미소와 주름살들을 먼저 '영접'하곤 했다고 말했다. 나는 낯선 그들에게 알게 모르게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 (책머리에 중에서)


어린 시절 나는 위인전 읽기를 좋아했다. 어떻게 하면 위인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위인전을 읽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이들이 '어쩌다' 위인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에는 시류에 영합하고 주류에 편승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더 잘 산다. 그런데도 굳이 남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비주류를 자처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이를테면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글자를 만든 세종대왕이라든가, 왕마저 자기를 견제하는 걸 알면서도 전장에 나선 이순신이라든가,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의 모습을 따르며 편하게 살지 않고 혹독한 예술가의 삶을 택한 황진이라든가, 친일파가 득세하는 세상에서 목숨을 내던져가며 독립운동을 감행한 수많은 열사들, 의사들의 마음... 나는 이들이 굳이 이렇게 살다간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고 여전히 궁금하다. 


<가만한 당신>의 저자인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도 나와 비슷한 궁금증을 안고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은 저자가 2014년부터 연재하고 있는 동명의 기획물 중에서 서른다섯 편을 선별해 묶었다. 저자는 인권과 자유, 차별 철폐와 페미니즘, 조력 자살과 동성혼 법제화 등 우리 사회에 여전히 상식으로 자리 잡지 못한 가치를 위해 투쟁하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부고 기사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지면을 통해 소개해왔다. 처음엔 부고는커녕 종이 신문도 읽지 않는 나로선 콘셉트도 낯설고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 또한 생경했다. 하지만 이들이 남긴 업적은 결코 낯설지 않다. 그중에는 내가 오늘날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왜 쉽고 편한 길을 두고 어렵고 불편한 길을 택했을까. 왜 자기 "생을 거의 완전연소"하면서까지 고단하게 살았을까. 그 답이 있을 거란 기대를 안고 책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ABC 블로그의 한 칼럼에서 그는 "장애인을 가장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냐"라고 물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스쳐 지나가는 인물이 아니라 전면적 캐릭터로서 장애인을 본 적 있느냐고, 몇 번이나 봤냐고 물었다.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시청이나 도서관 혹은 극장에서 장애인을 얼마나 자주 보느냐고도 물었다. (중략) "내 장애인 친구는 자기가 성인이 되면 죽거나 장애가 사라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장애를 지닌 성인을 단 한 번도 못 봤기 때문이다." (p.35-6)


책에 나오는 이들 대부분은 (당연하게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사회의 차별과 불합리에 맞서는 삶을 살았다. 호주의 코미디언 겸 방송인이자 칼럼니스트였던 스텔라 영(1982-2014)은 불완전골형성증이란 희귀 유전병을 갖고 태어난 장애인이었다. 그녀는 1미터가 되지 않는 키에 골절상을 달고 지내야 했지만 장애인 인권운동가이자 인기 코미디언 겸 방송인, 칼럼니스트로 맹활약하며 눈부신 삶을 살았다. 영국의 여성인권운동가 데니즈 마셜(1961-2015)은 어렸을 때 지속적으로 양부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양할아버지로부터 강간을 당했다. 집에서 도망쳐 나온 그녀는 이후 영국 젠더폭력 피해 여성 구제 단체 '이브스'를 설립했고 자신처럼 성폭력, 가정폭력에 시달린 여성들뿐 아니라 강제 성매매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구제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이들은 자신의 고통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돌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처럼 고통받는 이들을 돕거나 이들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는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용감하고 위대하다.


1970년대 이와나미 문고에서 열린 한 연구회 일화도 있다. 당시 우자와는 근대경제학의 모델과 수식으로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명쾌하게 분석해 경제, 사회학자들을 매료한 뒤 칠판에 커다란 X표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모델로는 일본 사회의 진정한 모습을 포착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환경 파괴나 공해 등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이 모델에는 들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p.85)


기득권층으로서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데도 굳이 사회의 모순에 저항하는 삶을 택한 이들도 있다. 우자와 히로후미(1928-2014)는 일본의 최고학부인 도쿄대 교수라는 지위와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높은 명성을 누리며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1970년대에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 <나리타란 무엇인가> 등 일본의 산업화와 도시화의 폐해를 지적하는 책을 연이어 발표하며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로 인해 각종 기업 및 단체로부터 괴롭힘과 협박을 당하고 외출할 때마다 경찰의 비호를 받아야 했다. 근대경제학을 옹호하지 않고 오히려 한계와 폐해를 지적하는 연구방향 때문에 결국 노벨경제학상도 수상하지 못 했다.


저자는 만일 우자와가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의 대학에서 연구 활동에 전념했더라면 이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고 노벨경제학상도 수상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환자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는 없었지만 사회를 위해 자신에게 더 유리한 자리를 포기했다. 그는 학문의 보수적 경계를 넘어섬으로써 자신이 설정한 경제학자로서의 경계를 지켰고, 그건 그에게 노벨상으로도 채울 수 없는 커다란 야심이었다." 자신이 사회의 차별과 불합리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어도 간접적인 피해를 인식하거나 피해자인 타인의 아픔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고 같이 투쟁했다는 점에서 이들 또한 용감하고 위대하다.


<월경의 꿈>에는 하렘의 여성들이 춤을 추는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그중 가장 부드러운 춤사위를 자랑하던 '미나'라는 여인에게 화자가 요령을 묻는 장면이 나오는 모양이다. 미나는 "저 여인들은 자신들의 삶에 화가 나 있고, 그 분노의 인질이 되어 있어. 그건 슬픈 운명이지. (비록 여기는 감옥이지만) 더 열악한 감옥은 스스로 만들어낸 감옥이야"라고 답한다. (p.281)


파테마 메르니시(1940-2015)는 현재 지구 상에서 여성의 인권이 가장 낮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페미니즘 운동을 시작했다. 그녀의 집에는 여성들의 감옥으로 불리는 하렘이 있었고 여기에는 그녀의 외조모와 어머니, 친척 여성들이 '갇혀' 있었다. 이들은 나이가 들고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남자 가족을 동반하지 않고서는 혼자 외출하는 건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언젠가 그녀의 어머니는 "이른 새벽 인적 없는 거리를 걸어볼 수만 있다면...... 그 무렵 도시의 색깔은 푸르스름하겠지? 아니면 노을 질 때처럼 불그레할까?" 하고 물었다. 하렘의 여자들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그녀는 프랑스와 미국에서 유학하며 어머니와 달리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자유를 이슬람 문화권에서 온갖 성 억압 제도들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바쳤다. 돈 있지, 학벌 좋지, 꿈에 그리던 자유 얻었지. 나 같으면 실컷 돈 쓰고 하고 싶었던 것 해보면서 살 텐데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메르니시는 말했다. "더 열악한 감옥은 스스로 만들어낸 감옥"이라고. 더운 여름에 히잡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니고, 외출할 때 남자 가족을 동반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른 새벽 인적 없는 거리를 걸을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뭘 하고 뭘 보고 뭘 느끼든 오로지 비용만을 따지고 사회적 인정을 고려하는 나야말로 '스스로 만들어낸 감옥'에 갇혀있는지도 모른다. 제 발로 걸어 나온 감옥으로 다시 들어간 그녀야말로 진정 자유롭고 주체적인 영혼인지도. 옳다고 믿고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믿는 것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눈 돌리지 않은 이들이야말로 지옥 같은 세상을 조금이나마 천국에 더 가깝게 만든 진정한 위인들이 아닐까. 결코 '가만한' 삶을 살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가 '가만한' 삶을 살고 있는 나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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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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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오는 35인 한 명 한 명의 삶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내용도 좋고 문장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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