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 - 내 삶에 대한 물음표. 인도에 가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전명윤 지음, 대한항공 기획 / 홍익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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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전문가답게 인도의 겉과 속을 자세히 풀어쓴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잘 몰랐던 인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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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2 스토리콜렉터 5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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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을 낼 때마다 찾아주는 독자가 있다는 건 작가에게 행복한 일이지만, 신간이 나오길 기다리고 신간이 나오면 어김없이 읽게 되는 작가가 있다는 건 독자로서도 기쁜 일이다. 내게는 넬레 노이하우스가 그런 작가다. 몇 년 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고 팬이 된 나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속한 '타우누스' 시리즈를 전부 읽었을 뿐 아니라 넬레 노이하우스의 다른 작품도 거의 다 읽었다.


그러니 타우누스 시리즈 제8부 <여우가 잠든 숲>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여우가 잠든 숲>에는 타우누스 시리즈 팬이라면 아쉬워할 만한 소식이 나온다. 타우누스 지방 경찰청 강력반 반장이자 피아 형사의 든든한 파트너인 보덴슈타인이 어린 딸 소피아를 돌보기 위해 휴식기를 가지기로 한 것이다. 육아도 육아지만 그동안 강도 높은 업무에 시달리며 심신 모두 지쳐 있던 보덴슈타인으로서는 휴식이 간절한 상태. 그런 보덴슈타인의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타우누스 시리즈 사상 보덴슈타인을 가장 괴롭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의 시작은 어느 날 새벽 타우누스 지역 인근 숲 속 캠핑장에서 발생한 화재다. 단순 화재인 줄 알고 출동해 보니 불탄 캠핑카 안에 한 남자의 시체가 있다. 보덴슈타인과 피아는 남자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근처에 사는 이웃들을 찾아가는데, 이들이 만난 할머니와 마을 신부가 연속으로 살해되자 피아는 보기보다 심각한 사건임을 감지한다. 


한편 보덴슈타인은 살해된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잘 아는 이웃들이고 42년 전 발생한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깨닫고 충격에 휩싸인다. 42년 전 열두 살 남짓한 소년이었던 보덴슈타인에게는 아르투어라는 단짝 친구와 막시라는 애완여우가 있었다. 아르투어의 부모가 소련에서 망명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 모두 아르투어의 가족을 알게 모르게 따돌렸지만, 보덴슈타인만은 아르투어를 차별하지 않고 더욱 친하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르투어와 막시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가장 소중한 존재 둘을 한꺼번에 잃은 보덴슈타인은 그때부터 마음의 문을 닫고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보덴슈타인이 겪은 트라우마는 지방 중소도시인 타우누스의 지리적, 문화적 배경에 기인한다. 장원 제도의 전통이 남아 있고 인구의 유출입이 적은 이곳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작가는 그린)다. 타우누스의 주민들은 이웃에서 벌어지는 학대와 폭력을 알면서 쉬쉬하고, 타지에서 온 사람을 따뜻하게 맞이하기는커녕 배척하며 자신들의 유대를 강화한다. 그 과정에서 보덴슈타인 같은 어린아이와 여성, 외부인 등 약자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은 그네들의 '전통'이요, '관습'이다. 


화재에서 비롯된 연쇄 살인 사건이 42년 전 미해결된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알고 흥분하는 보덴슈타인을 보며, 피아는 피아대로 보덴슈타인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사건에 너무 깊이 몰입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이제까지 사건에 지나칠 정도로 빠져드는 것은 대체로 피아였고 그런 피아를 제지하는 것이 보덴슈타인이었던 것을 떠올리면 역할이 전환된 셈이다. 보덴슈타인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강하게 성장한 피아의 활약을 계속 보고 싶은데, 과연 피아가 보덴슈타인에게 한 것만큼 피아를 잘 보좌해줄 후임이 나타날지. 타우누스 시리즈가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데 앞으로 계속 볼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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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설계자들 - 학병세대와 한국 우익의 기원
김건우 지음 / 느티나무책방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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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터진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는 한국 보수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이 사건을 통해 반공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틈만 나면 국가를 비상사태에 몰아넣고, 자유를 명분으로 재벌의 배를 불리고 권력자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고, 언론을 이용해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틀어막아온 이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끄러운 줄 모르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보수 정치인들을 보면 답답하다 못해 화가 난다.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염치도 모르면서 무슨 보수인가. 한국 보수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란 말인가. 


한국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은 사실 보수가 아닌지도 모른다. 이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는데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을 읽고 확신했다. 한국 우익의 기원을 추적하는 책이라고 해서 친일파나 수구 반공주의자들의 계보를 담은 줄 알았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저자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세력들 중에 진정한 우익이라고 자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첫째, 일제에 부역한 사실이 없거나 그 사실을 철저히 참회할 것. 둘째, 북한과 일정 정도 이상 거리를 둘 것. 이에 따르면 이승만, 장면, 박정희 등 친일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들과 이들을 계승하는 인물들은 스스로를 우익으로 칭할 (상대를 좌익이라고 부를) 자격조차 없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진정한 우익, 진정한 보수는 누구인가. 저자는 장준하, 김준엽, 지명관, 서영훈, 백낙준, 장기려, 선우휘, 김성한, 양호민, 류달영, 김수환, 지학순, 조지훈, 김수영 등 의외의 인물들을 거론한다. 이들 중에는 소위 '좌익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들도 있는데 사상적 배경이나 활동 내용을 보면 우익으로 분류될 만하다. 이른바 '학병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1920년 전후 다섯 해 정도에 출생해 일제 시대 최고의 고등교육을 받았으나 나이가 어린 관계로 친일 전력은 없다. 이북 출신으로 반공 이데올로기가 투철하며, 기독교 신자로서 미국 문화에도 개방적이다. 친일 전력을 청산하지도 않고 독재를 한국식 민주주의로 왜곡한 가짜 우익 말고, 자유를 갈망하고 미국식 민주주의를 추구한 이들이야말로 한국 보수의 원조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 


학병 세대는 또한 대한민국이 서구와 유사한 발전 수준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산업화, 세계화를 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정부 수립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교육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친일 세력을 철저히 배격했으며 자유를 억압하는 이승만, 박정희 독재 정권에 항거했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이고 한국 보수의 원조인데도 역사 교과서에서 이들의 이름을 찾기가 힘들고, 그나마 이들의 이름이 나오는 책에서는 이들을 보수가 아닌 진보, 우익이 아닌 좌익 인사로서 소개한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보수, 우익을 자처하는 이들은 누구를 계승하고 있는가. 누구를 대표하는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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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 하 소시민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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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 시리즈보다 고전부 시리즈를 더 좋아했는데 이 책 읽고 소시민 시리즈에 호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학원 미스터리물인가 했는데 점점 내용이 넓어지고 주제는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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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 하 소시민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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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를 알게 된 건 '고전부' 시리즈를 통해서이고,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도 '고전부' 시리즈이지만, 앞으로는 '소시민' 시리즈도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전권인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과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도 예사롭지 않았는데,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은 '작가가 다음 권을 어떻게 쓰려고 하나' 하는 괜한 걱정이 들 정도로 (좋은 의미로) 충격이 컸다.


주인공은 전권과 마찬가지로 고바토와 오사나이다. 뛰어난 관찰력과 남다른 추리력을 들키지 않고 평범한 '소시민'으로 사는 것이 목표인 두 사람은 여름에 발생한 유괴 사건 이후 주위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 떨어져 있기로 한다. 가을이 오고 새 학기가 시작되자 고바토는 같은 반의 나카마루라는 여학생으로부터 고백을 받고 사귀기로 한다. 오사나이 역시 1년 후배이자 신문부원인 우리노의 열렬한 구애를 받아 그와 사귀게 된다. 


초반부터 고바토와 오사나이에게 각각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생겨서 이번엔 웬일로 달달한 연애물인가 했더니 연쇄 방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돌변한다. 연쇄 방화 사건은 고등학교 신문부가 다룰 일이 아닌데도 오사나이는 우리노에게 제대로 취재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고, 오사나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우리노가 취재에 나서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고바토는 고바토대로 주말마다 나카마루와 데이트를 즐기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추리 본능(!)이 발휘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는다. 누가 시키거나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만원 버스 안에서 누가 먼저 내릴지 알아맞히지 않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나카마루가 싫어하는 음식이 뭔지 가려내지 않나, 나카마루의 오빠 집에 든 도둑이 누군지 밝혀내지 않나 시종일관 추리를 한다. 독자인 나로선 고바토가 일상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재미있지만, 여자친구인 나카마루로선 살짝 불쾌할 수도 있을 터. 이런데도 소시민 행세를 계속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그대로는 떫은 자칭 소시민이 사람들 사이에 녹아들기 위한 방법. 시럽처럼 달콤한 연인 곁에서, 설탕 옷을 겹쳐 입어 자기도 달콤해지려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오사나이는 그것을 기대했다고 확실히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방법은 실패했다. 마롱글라세 방식은 실패였다. (247쪽)


그동안 나는 고바토와 오사나이가 '소시민' 운운하면서 평범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들보다 관찰력 좀 뛰어나고 추리 좀 잘하는 게 엄청나게 대단한 재능인 것 같지 않은데 감추려고 애쓰는 게 우스웠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성향을 감출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두 사람이 허탈해 하는 장면을 보며, 사람이 타고난 대로 살지 못하고 주위 환경이나 사회 분위기에 맞춰 산다는 게 얼마나 고단하고 괴로운 일인지 생각했다. 웬만한 노력 없이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 수 없다는 것도.


평범한 소시민이 되고 싶지 않고 될 수도 없다는 걸 깨달은 두 사람이 서로의 곁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장면은 나만 로맨틱했나. 두 사람이 아직 서로를 연애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없으면 허전하고 안 보면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이 사랑이다. 비록 오사나이에게는 고바토보다 달콤한 디저트가 우선인 것 같지만, 고바토가 나카마루와 함께 있을 때 오사나이를 떠올린 걸 보면 고바토에게는 오사나이의 존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게 아닌지. 아, 정확히는 오사나이를 떠올린 게 아니라 오사나이와 함께 먹은 디저트를 떠올린 것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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