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형태 직소퍼즐 1000피스 (퍼즐 + 박스 + 브로마이드 + 퍼즐유액 + 밀대) - 목소리의 형태 목소리의 형태 직소퍼즐
야마다 나오코 지음, 오이마 요시토키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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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을 잇는 화제의 일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다들 아시나요? 저는 몇 주 전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왔는데 아직까지도 감동이 남아 있습니다ㅠ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 보고 또 찾아 보고 ㅎㅎㅎ 공식 팬북과 원작 만화도 조만간 구입해 읽을 예정입니다(두근두근)! <너의 이름은>을 보고 감동한 분,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목소리의 형태>도 놓치지 말고 꼭 보시길 권합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 굿즈도 출시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직소 퍼즐인데요, 하늘 배경과 봄(벚꽃) 배경 두 가지 버전이 있고, 각각 500PCS/1000PCS가 있습니다(총4종).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하늘 배경 1000PCS 버전입니다. 시원한 하늘 빛깔이 넘 예쁘죠?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 말씀에 따르면 영화 속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만 나오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1000PCS나 되는 퍼즐이라서 그런지 사이즈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일반적인 만화 단행본과 비교하면 사이즈가 세 배쯤??? 정식 굿즈답게 만듦새 좋고 포장 상태도 좋습니다! 포장을 뜯고 뚜껑을 열자 어마어마한 양의 퍼즐이 제 눈 앞에 ㄷㄷㄷ 과연 제가 이 많은 퍼즐을 다 맞출 수 있을까요 ㄷㄷㄷ





퍼즐 외에도 포스터와 퍼즐 유액(풀), A/S카드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다 맞춘 퍼즐을 보관할 액자는 따로 구입해야겠네요.





퍼즐을 다 맞추면 위 포스터 속 그림이 나타납니다. 포스터만 봤을 때 위쪽의 하늘 부분 맞추기가 어려워 보이네요 ㄷㄷㄷ 그나저나 포스터를 보니 영화 속 쇼코와 쇼야의 재회가 떠올라 마음이 울렁울렁합니다. 저들의 재회가 쇼코와 쇼야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관계까지 바꿔버렸죠... 퍼즐을 다 맞추지 못하면 이 포스터만이라도 벽에 붙여놓고 영화의 감동을 오래오래 마음 속에 간직하렵니다(벌써 포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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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공식 팬북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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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가 하마터면 세상에 공개되지 못할 뻔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2008년 오이마 요시토키는 <목소리의 형태>의 원작이 되는 단편을 신인 만화상에 응모해 입선에 당선되었다. 당초 신인 만화상에 당선된 작품은 잡지에 게재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출판사는 청각 장애가 있는 아이에 대한 왕따라는 소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게재를 거부했다. 결국 <목소리의 형태>는 작가에게 데뷔라는 영광을 안겨주었지만 세상에 공개되지 못한, 비운의 작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기회는 몇 년 후에 찾아왔다. 오이마 요시토키는 <마르두크 스크램블>이라는 작품을 통해 인기를 얻었고 독자들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길 원했다. 출판사는 데뷔작 <목소리의 형태>를 공개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해 2011년 원작 <목소리의 형태>를 공개했고 2013년에는 원작을 수정, 보완한 단편 <목소리의 형태>를 공개했다. 독자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고 마침내 <목소리의 형태>는 장기 연재를 거쳐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목소리의 형태>의 원작이 되는 단편과 이후 수정, 보완된 단편을 보고 싶다면 <목소리의 형태 공식 팬북>을 보길 권한다. 이 책에는 연재 당시 표지 또는 특전으로 공개된 컬러 일러스트를 비롯해 단편 <목소리의 형태>와 수정판 단편 <목소리의 형태>, 작가 오이마 요시토키가 85가지 질문에 답하는 1문 1답, 주요 캐릭터 해설, 오이마 요시토키 롱 인터뷰 등이 실려 있다. 


<목소리의 형태>의 원작이 되는 단편에는 이시다 쇼야와 니시미야 쇼코의 초등학교 시절과 이후 수화를 배운 쇼야가 쇼코를 찾아가 수화로 마음을 전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쇼야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쇼코의 감정이 일절 드러나지 않아 고등학생이 된 쇼야가 쇼코를 찾아갈 때 선뜻 화해하는 장면이 확실히 잘 납득되지 않았다. 이후 수정과 보완을 거치고 장편 연재를 통해 쇼코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드러나면서 비로소 이 작품의 진가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작가 오이마 요시토키가 85가지 질문에 답하는 1문 1답, 주요 캐릭터 해설, 오이마 요시토키 롱 인터뷰 코너도 흥미롭다. 85가지 질문은 각 권 각 화별로 독자들이 느낀 의문에 대해 작가가 답해주는 형식인데, 독자들의 질문이 예상보다 날카롭고 작가의 설명 또한 치밀해서 작품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쇼코가 처음부터 쇼야를 좋아했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이후부터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다고. 


쇼야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작품 초반에 쇼야가 다리에서 떨어지는 장면과 오버랩되도록 작가가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던 구상이며, 처음에는 쇼야가 아닌 쇼코가 떨어지는 것으로 설정했다는 설명도 놀라웠다. 쇼코의 죽음 이후 쇼야가 각성하는 전개였다는데 과연 각성했을지(성격이 더 어두워지지 않았을까?). 편집부와 미팅한 결과 쇼코도 쇼야도 죽지 않는 것으로 설정이 바뀌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하마터면 가뜩이나 어둡고 무거운 작품이 더 어둡고 무거워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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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게임 소장판 4
아다치 미츠루 지음,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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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게임 소장판> 4권은 세이슈 고등학교 야구부 1군과 '가건물 팀'으로 불리는 2군의 시합으로 시작한다. 양쪽 감독의 목이 걸린 이 시합에서 가건물 팀은 아오바를 비롯한 '중3 트리오'와 연습 시합과 합숙 훈련 이후 실력이 부쩍 상승한 코우의 활약으로 가볍게 득점에 성공하고 승리를 거머쥔다. 


시합 결과에 따라 1군 감독이 해고되고 1군 선수들도 뿔뿔이 흩어진다. 1군의 핵심 멤버이지만 시합에는 참가하지 않은 아즈마 준페이는 텅 빈 기숙사를 나와 코우의 집에서 살게 된다. 아즈마의 형은 '근처에 괜찮은 방을 구할 때까지'만이라고 했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인 상태. 코우는 아즈마에게 얼른 집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티를 팍팍 내지만, 아즈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싫지만은 않은 녀석이라는 걸 알게 된다. 


코우네 집에 아즈마 준페이라는 '식객'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처럼 아오바네 집에도 식객이 들어온다. 아오바의 어머니의 남동생의 아들, 즉 아오바와는 이종사촌 지간인 아사미 미즈키이다. 유명 등산가의 아들답게 운동신경이 좋아서 야구부의 다크호스가 되겠거니 했는데, 놀랍게도 아오바를 오랫동안 좋아해온 것으로 밝혀진다. 아니 사촌 간에 이래도 돼??? 


알고 보니 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사촌 간의 혼인이 가능하다고. 심지어 사촌 간의 혼인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미국의 일부 주 등 소수에 불과하고, 오히려 사촌 간의 혼인이 허용되는 나라가 다수라고 한다. 다만 만화 속에서 아즈마가 사촌끼리 결혼할 수 있냐고 묻자 코우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걸 보면 실제로는 사촌 간의 혼인이 흔하지 않은 듯하다. 


아사미가 아오바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코우와 아오바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전교에 퍼지고, 코우와 아오바를 짝사랑했던 아이들이 야구부 연습에 몰려들면서 본의 아니게 두 사람은 곤란에 처한다. 하지만 코우와 아오바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사람들은 두 사람이 사귀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고 느끼는데... 


과연 두 사람은 죽은 언니의 첫사랑이자 죽은 첫사랑의 여동생이라는 관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어서 5권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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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프로젝트 - 무엇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가
헬렌 피어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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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무엇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가'이다. 부제만 보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 밝히는 일종의 자기 계발서인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읽어보면 세계 최장, 최대 규모의 사회과학 연구인 '라이프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사회과학서이다. 


라이프 프로젝트란 영국이 1946년부터 현재까지 70여 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코호트 연구를 일컫는다. 코호트 연구란 통계적으로 동일한 특색이나 행동 양식을 공유하는 집단을 말한다. 영국은 라이프 프로젝트라는 코호트 연구를 위해 1946년, 1958년, 1970년, 1991년, 2000년에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태어난 1만 명 전후의 아이들을 선별했으며, 이들의 삶을 면밀히 추적하면서 그들의 키와 건강, 지능, 학교 성적, 사회계급, 성인이 된 후의 직업과 결혼생활을 비롯해 거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다. 


라이프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코호트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는 영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출산, 건강, 교육, 빈곤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인 헬렌 피어슨도 코호트 연구의 수혜자이다. 저자는 셋째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동인 임산부 케어와 출산 휴가를 누렸는데 이는 코호트 연구의 결과로 인해 만들어진 정책 덕분이다. 저자는 임신 기간 동안 알코올을 피하고 생선을 먹었는데 이는 코호트 연구 결과를 통해 도출된 사실이 이제 '상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매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좋다는 '상식'도 코호트 연구의 결과다.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인생을 바라볼 때 사용하는 준거 기준 대부분이 코호트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상식도 라이프 프로젝트를 통해 통계적으로 증명되었다. 사회 통념상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아이들은 실패한 어른이 되기 쉽다고 여겨지는데, 연구 결과 가난한 부모, 비좁은 집 등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힘겹게 인생을 시작한 아이들은 행동장애, 질병, 부진한 학업성취도 등에 시달리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실패할 운명을 타고났는데도 성공한 케이스 역시 존재했다. 이들은 자녀가 지속적으로 학업을 이어가길 원하는 부모를 두었고, 학생의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교를 나왔으며, 구직 기회가 많은 지역에서 살았다. 


열성적인 부모와 학교, 구직 기회가 많은 지역에 사는 것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개인의 의욕인데, 개인이 의욕만으로 성공하길 바라는 것은 가능성도 낮거니와 정부와 사회의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다. 다행히 영국은 개인이 의욕만으로 성공해야 할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국민보건서비스 체계를 개선해 더 나은 출산 환경을 조성하고, 부모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어 주고 아이들의 미래에 관심을 갖게끔 양육 문화를 바꿨으며, 학교에선 계급 간의 차별 없이 양질의 교육이 이루어지게끔 지원했다. 그 결과 불리한 출발로 인한 약점이 많이 극복되었다. 


라이프 프로젝트 자체가 피험자들의 삶을 개선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라이프 프로젝트에 참여한 피험자들은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음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발견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평생에 걸쳐 자신의 삶이 기록된다는 사실에 부담감을 느끼고 도중에 포기한 피험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록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일부는 자신의 삶이 기록된다는 사실에 의무감 또는 책임감을 느끼고 더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저자는 코호트 연구가 자금 부족이나 과학계의 풍조 변화, 들쑥날쑥한 정치적 지원 등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탄한다. 적어도 이 책만 보면 코호트 연구는 실보다 득이 많은 듯한데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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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의 알바여, 정치하라 정치의 시대
은수미 지음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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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출판사 창비에서 <공부의 시대>라는 이름의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 미학자 진중권, 작가 유시민, 전 대법관 김영란, 정신과 의사 정혜신 등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기까지 체득한 공부법과 독서법을 소개하여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여름 창비에선 <정치의 시대>라는 이름의 시리즈를 출간할 예정이다. 작년 말 불거진 박근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켜줄 만한 시리즈로 보인다. 미학자 진중권, 국회의원 은수미, 변호사 최강욱, 역사학자 한홍구가 필자로 참여했다. 


시리즈 출간을 앞두고 <정치의 시대> 시리즈 중 한 권을 먼저 만나 보았다. 내게 주어진 책의 필자는 은수미 전 국회의원. 오랜 시간 노동 문제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 사회에서 노동의 의미와 현실의 노동 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청년 실업 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게 풀어놓는다. 


다시 강조하지만 기술이 발전해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기술이 발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산재로 죽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의자를 없애는 극소수가 교묘하게 책임을 회피하면서 노동자를 쥐어짜고 있습니다. 사회가 의자놀이의 규칙을 따르면서 벌어지는 비극입니다. (26쪽) 


저자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 현실을 의자놀이에 비유한다. 의자가 10개 있고 사람이 10명 있으면 모두가 의자에 앉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사람 수와 똑같은 수의 의자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죽어라 경쟁하고, 대학교에서 스펙을 쌓아도 사회에 나오면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을 그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지고 국민 소득이 높아져도 의자는 늘지 않는다. 내 자리 어디 갔냐고 물으면 '저기 너보다 능력 좋은 정규직이 앉아 있다', '공기업 철밥통이 앉아 있네', '네 부모가 차지하고 있잖아',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지방대 나왔으면서 눈만 높다'라는 답이 돌아올 뿐이다. 최근에는 정리해고, 성과연봉제, 명예퇴직, 비용 절감, 민영화 등 기업 입장에서 의자 수를 보다 쉽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늘고 있다. 


백화점은 출퇴근, 매출, 접객 태도 등 모든 것을 통제하면서, 고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물론 백화점에도 정규직이 있긴 합니다. 10퍼센트를 넘지 않지만요. 아무런 근로계약 없이도 노동자를 지배할 수 있는 사회, 이게 하청 사회입니다. (21쪽) 


사회가 의자놀이의 규칙을 따르면서 두 가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첫째는 하청 사회, 둘째는 포스트 민주주의이다. 하청 사회의 특징은 '노동자는 있는데 고용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배달 대행업체나 백화점에서 직원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파견 회사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하청의 형태로 고용하고 고용에 따르는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그 예다. 


포스트 민주주의는 '시민은 가상 정치에 끌려들어 가고, 정치인은 판촉행사를 열고, 실제 정치는 기득권 1퍼센트가 밀실에서 진행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10여 년 전 사회학자 콜린 크라우치가 쓴 책에 나오는 개념인데, 한국에선 2016년에 박근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드러나면서 정치가 밀실에 숨은 비선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난 바 있다.

 

삼성이 정유라에게 주려던 220억 원만 있으면 배달로 생계를 유지하는 2만 명에게 최소 21년 동안 산재보험을 지원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벌 대기업은 박근혜 정권에, 최순실에게 돈을 줘서 대대손손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할 뿐이지요. (70쪽) 


저자는 노동 전문가이자 정치가로서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헌법 조항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실생활의 규칙으로 보장하는 '국민 기본선'을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 실업급여 마련, 비정규직 노조 조직 등이 그 예다. 또한 저자는 어떻게 하면 광장의 촛불을 어떻게 일상으로 옮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모두가 자기 몫의 의자를 지니는 사회, 헌법이 생활의 규칙으로 적용되는 사회, 국민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정치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이 밖에도 국회의원 은수미의 이름을 대중에게 깊이 각인시킨, 2016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제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 후일담과 현재 한국 정치에 대한 조언, 일상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 등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강연록을 엮은 책이라서 문장이 어렵지 않고, 강연 말미에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이 실려 있어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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