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여행의 배경 - 작품의 무대를 찾아가는 어떤 여행
이무늬 지음 / 꿈의지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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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나의 취향이 많이 겹치는지, 저자가 좋아하는 작품 중에 나 역시 좋아하는 작품이 많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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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곳에서
제임스 설터 지음, 이용재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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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설터의 문체가 그렇듯, 극단적인 감정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고 에피소드의 결말을 과감히 생략해 여운이 길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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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곳에서
제임스 설터 지음, 이용재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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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제임스 설터의 책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 많은 독자들이 극찬한 제임스 설터의 소설집 <가벼운 나날>과 <어젯밤>도 몇 번이나 끝까지 읽어보려 했지만 항상 실패했다. 


여행기라면 끝까지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제임스 설터의 여행 산문집 <그때 그곳에서>를 집어 들었다. 과연 소설에 비하면 에세이는 훨씬 읽기 쉬웠다. 소설을 읽을 때는 몰랐던 제임스 설터의 개인적인 이력도 알게 되었다. 제임스 설터는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졸업 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한 경력이 있다. 복무를 마친 후에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몇 달, 길게는 몇 년 씩 살았다. 


이 책은 제임스 설터가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하던 시절 방문했던 장소들을 소설가가 된 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제임스 설터가 과거에 방문했던 장소들은 미국,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일본 등지의 도시 또는 시골이다. 제임스 설터는 이 장소들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젊은 시절의 기억을 반추하고 오늘날의 변화를 곱씹는다. 제임스 설터의 문체가 그렇듯, 극단적인 감정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고 에피소드의 결말을 과감히 생략해 여운이 길게 남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제임스 설터가 몇십 년 만에 일본을 찾았을 때의 기록이다. 제임스 설터는 1946년 맥아더 장군이 점령군 사령관으로 일본에 부임했을 때 함께 도쿄에 왔다. 전쟁 직후의 일본은 복구를 기대하기 힘들 만큼 '허름했고' 거리마다 '배설물 냄새가 났다'. 하지만 몇십 년 후 다시 찾은 일본의 도시들은 로스앤젤레스나 퀸스를 방불케할 만큼 발전해 있었다. 사람들은 활기 넘치고 열심히 일했으며, 물가는 뉴욕보다 두 배나 비쌌다.


제임스 설터는 도쿄 진보초에 있는 힐탑 호텔에도 묵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미시마 유키오 등 일본의 유명 작가들이 머물며 작품을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이 호텔은 처음부터 제임스 설터의 마음을 사로잡진 못했다. 외관은 허름하지, 객실은 작지, 베개는 딱딱하지. 나라도 탐탁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제임스 설터는 점점 이 불완전한 공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허름한 외관은 운치 있고, 작은 객실은 안락하게 느껴졌다. 딱딱한 베개조차 일본 문화의 정수처럼 여겨졌다. 


제임스 설터가 이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호텔 근처에 도쿄에서 최고로 꼽히는 소바 집 두 곳이 있다는 것과, 도쿄 자이언츠가 경기하는 고라쿠엔의 도쿄돔이 걸어서 15분 거리라는 것이었다. 여행지 숙소는 뭐니 뭐니 해도 위치 좋은 곳이 최고임을 알았던 걸 보면 제임스 설터는 여행 고수였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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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토에 갈까요? - 가볍고, 여유롭고, 천천히 여행하고 싶은 당신에게 건네는 우리 함께 갈까요 시리즈 3
런들 편집부 지음 / 런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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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효험이 있었다. 지난주 교토와 오사카로 늦은 휴가 겸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교토에 가게 될 줄 모르고 교토 여행 책을 몇 권 사뒀는데 유용하게 잘 썼다. 이 책 <우리, 교토에 갈까요?>도 그중 하나다. 이 책은 출판사 '런들'에서 만드는 '우리, 함께 갈까요' 시리즈 제3편이다. 좁은 지면에 수많은 정보를 빼곡하게 담은 기존의 여행 책과 달리, 이 책은 한 페이지에 한 곳만, 그곳의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글과 사진만 엄선하여 실었다. 





이 책의 첫 번째 장점은 시원한 사진이다. 한 페이지 가득 담겨 있는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내 눈앞에 바로 그 장소가 펼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교토에 가면 누구나 반드시 가봐야 할 기요미즈데라, 교토의 부엌으로 불리는 니시키 시장, 이 밖에도 킨카쿠지, 긴카쿠지, 아라시야마 등 교토를 대표하는 명소들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사진이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책의 두 번째 장점은 감각 있는 여행자들이 좋아할 만한 카페와 음식점, 쇼핑 스폿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에는 남녀노소 모든 독자들의 취향을 만족할 만한 다량의 정보가 아닌, 특정한 취향을 가진 독자들의 기호와 기대를 만족할 만한 소량의 엄선된 정보가 실려 있다. 일반적인 가이드북에는 잘 나와 있지 않은 카페와 레스토랑, 음식점 등은 물론,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거나 최근 인기 있는 잡화점, 서점 등의 정보가 나와 있어 교토를 보다 깊숙이 알고 싶은 여행자에게 권할 만하다. 





이 책의 세 번째 장점은 일반적인 여행 책에 비해 분량도 적고 담고 있는 정보량 또한 훨씬 적은데도 지도와 구체적인 이용 정보 등을 빠뜨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 장마다 주요 관광지와 책에 소개된 장소가 표시된 지도가 실려 있어 교토 여행을 준비 중인 독자에게 도움이 된다. 주요 관광지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도 나와 있다. 실제로 이번에 교토에 다녀오면서 개인적인 이유로 '롯카쿠도'라는 곳에 들렀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도 이곳에 대한 정보가 이 책에 실려 있어 놀랐다. 


교토는 오사카와 가깝다는 이유로 교토 여행 책 한 권이 온전하게 나오지 못하고 오사카 여행 책에 딸려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 책 한 권으로 교토를 전부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교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교토를 집중해서 소개하고 비교적 심도 있게 알려주는 책이 한 권 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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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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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 대단한 상을 탔다고 하면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런 이유로 읽은 책이 적지 않다. 최근 들어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을 죄다 사들여 읽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가즈오 이시구로가 올해 노벨 문학상을 탔기 때문이다.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을 읽은 것도 2017년 나오키 상과 서점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는 문구에 끌려서였다.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영향력 있는 문학상을 고르라면 아쿠타가와 상과 나오키 상, 서점 대상 정도일 텐데, 이 중에서 나오키 상과 서점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니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다(참고로 나오키 상은 일본 문학계에서 대중에게 널리 읽힐 만한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고, 서점 대상은 서점 직원들이 자체 투표를 통해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 1위를 뽑는 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꿀벌과 천둥>이 대중에게 널릴 읽힐 만한 작품인 건 인정하지만 작품 자체는 내 취향과 맞지 않았다. 이 작품은 소설이라기보다 만화 내지는 영화 시나리오 같다. 배경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신예 피아니스트들의 대경연장인 요시가에 국제 피아노 콩쿠르. 3년에 한 번 개최되는 이 콩쿠르에 저마다 다른 배경과 개성을 지닌 피아니스트 넷이 모인다. 


악기점에서 일하는 평범한 가장이지만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지 못한 28세 다카시마 아카시.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은 없지만 천부적인 실력을 지닌 16세 소년 가자마 진. 한때 천재 소녀로 불렸지만 현재는 평범한 음대생인 에이덴 아야.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줄리아드 음악원 출신의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이들이 총 3차에 걸친 예선과 결선을 거치며 자신들의 기량을 펼치고 피아니스트로서 한 단계 성숙하는 과정이 영화처럼 펼쳐진다.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니라 여럿이고, 이들이 거의 동등한 실력으로 경쟁을 펼치다 보니 독자의 관심은 자연히 경쟁의 결과, 즉 최종 우승자가 누구인지에 쏠릴 수밖에 없다. 다카시마, 가자마, 에이덴, 마사루 중에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고, 이들 말고도 이들을 위협하는 라이벌이 여럿 나오기 때문에 최종 우승자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라도 한 번 책을 잡으면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없고, 문장을 음미하기 힘들고, 분량이 쓸데없이 길게 느껴진다. 


혹시 작가가 이를 통해 독서와 마찬가지로 콩쿠르 또한 결과에만 집착하면 과정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알려주려고 한 걸까? 만약 이런 심오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이 작품을 이런 식으로 전개하고 구성한 것이라면 이 작품을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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