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의 집안일 아이디어 63 - 집안일이 쉽고 간단해지는 63가지 살림 아이디어
미쉘 지음,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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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도 티 안 나고 안 하면 티 나는 게 집안일이다. 집안일이 서툴러도, 바빠서 시간이 없어도, 아이가 있어도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본의 미니멀리스트 주부 미쉘이 쓴 <미니멀리스트의 집안일 아이디어 63>에는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해낼 수 있는 63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미국인 남편과 6살, 9살, 12살인 세 아이를 둔 미쉘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과 싸우다 마침내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 미쉘이 집안일에 임하는 태도는 '잘',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간단하게', '느슨하게' 하기. 방법이 간단해야 가족들도 참여할 수 있고, 느슨한 상태에 만족해야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안일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열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요리, 청소, 수납, 기타 살림 팁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레시피를 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요리를 정해 로테이션하는 방식으로 매일 식단을 구성한다. 오이, 당근, 무, 순무, 베이비콘 등의 야채를 초밥 식초에 절인 피클을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놓으면 매일 식탁에 오를 반찬 하나는 확보된 셈이다. 마트에서 파는 채소 주스로 미트소스 파스타, 필라프, 수프 등을 만드는 레시피도 인상적이다. 


전기밥솥으로 간단하게 조리하는 방법도 나와 있다. 밥만 짓는 줄 알았던 전기밥솥으로 파스타도 만들 수 있다니. 파스타 면을 끓이고 소스를 만들지 않아도, 전기밥솥에 반으로 꺾은 파스타와 잘게 자른 양파, 소시지, 조미료, 물, 채소 주스를 넣어 쾌속 취사 코스로 20분 정도 익히면 토마토 파스타가 완성된다니 신기하다. 파스타를 자주 만들어 먹는데 언제 한 번 저자가 알려준 대로 전기밥솥으로 파스타를 만들어 봐야겠다. 


청소 도구를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방법도 나와 있다. 나무로 된 멋스러운 타공판에 작은 빗자루와 쓰레받기, 원목 브러시 등을 걸어두면 그 자체로 멋진 오브제가 된다. 장을 볼 때는 냉장용 장바구니와 상온용 장바구니를 따로 마련하면 식재료가 덜 상하고 나르기도 편하고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기도 훨씬 쉽다. 밑창에 걸레가 부착된 청소용 슬리퍼를 구입해 가정에서 신으면 저절로 걸레질이 되어 청소 부담을 덜 수 있고, 층간 소음도 줄일 수 있다. 


스킨케어와 화장에 관한 팁도 나와 있다. 평소 스킨케어와 화장은 최소한으로 하며, 세안은 미요시 비누의 '무첨가 거품 세안비누'만을 사용하고, 스킨케어는 현미, 흑설탕, 소금, 물로 만든 만능효모액을 화장수로 사용한다. 피부 트러블이 생겼을 때는 마유(손바유)를 바르는데 보습작용 외에 벌레 물림, 습진, 타박상에도 효과가 있다고. 몸에 좋은 균을 적극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요구르트 제조기를 구입해 직접 요구르트를 만들어 매일 먹는다. 요구르트를 매일 사 먹으면 금액이 상당하니 저자처럼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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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김은주 지음 / 봄알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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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여성 철학자 6인에 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고 싶습니다. 다음 책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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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김은주 지음 / 봄알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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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인 책에 비해 크기도 작고 두께도 얇다. 하지만 내용은 결코 작거나 얄팍하지 않다. 


이 책은 남성 일색인 기존 철학계에서 큼직한 족적을 남긴 여성 철학자 6인의 삶과 지적 여정을 소개한다. 이 책에 소개된 철학자는 한나 아렌트,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 주디스 버틀러, 도나 J. 해러웨이, 시몬 베유, 쥘리아 크리스테바 등이다. 이 중에 내가 전부터 알고 있었던 여성 철학자는 모두 한나 아렌트, 주디스 버틀러, 시몬 베유뿐이다. 이들을 제외한 3인은 부끄럽게도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일부러 이들 3인의 항목을 더욱 공들여 읽었다.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과연 내가 이 이름을 온전히 외울 수 있을까)은 데리다의 해체론과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 포스트식민주의를 교차시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자 한 사상가다(47쪽). 인도 출신인 스피박은 성별로 보나 국적으로 보나 비주류인 자신의 처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주류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바꾸거나 길들이는 것을 저항하며 평생을 보냈다. 인도 델리의 길거리에서 여성이 혼자 달리기를 한 것은 스피박이 최초다. 


도나 J. 해러웨이는 구체와 추상, 자연과 문화, 유기체와 기계 등 기존의 이분법과 이항대립의 경계를 붕괴시키는 실험을 했다. 미국 출신인 해러웨이는 어린 시절 엄격한 가톨릭 학교에서 순종적인 여성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으나, 대학 진학을 계기로 가톨릭 문화와 멀어져 학문의 세계로 진입했다. 해러웨이는 생물학에 기반해 백인 남성 중심의 죽은 지식을 비판했고, 성소수자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하면서 남성과 여성뿐인 기존의 성 구분법이 얼마나 어리석고 폭력적인지 역설했다. 


쥘리아 크리스테바는 불가리아 출신이지만 프랑스에서 학술 활동을 시작한 학자이자 작가이자 언론인이다. 크리스테바는 남성 중심의 전통적 언어관을 비판하고, 보편적인 성적 입장을 반영하는 새로운 언어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크리스테바는 학계 안에 머무르지 않고 언론 및 방송, 저술 활동에도 열심이다. 비평을 창작의 영역으로 끌어들였을 뿐 아니라 추리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고 하니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다.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이라는 허구성에 머물러선 안 된다. '여성'이 공통적인 특징과 관심사를 가진 집단이라는 주장은 인간을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는 성관계의 이원적 관점을 강화하면서 무의식에서부터 성 역할을 규제하고 성별화를 수행한다. 무엇보다도 페미니즘이 단 하나의 여성을 그리고 정체성의 정치에 얽매여 보편적, 통일적 여성상을 재현할수록, 다양한 차이를 주창하는 여성은 지워진다. (87쪽) 


한나 아렌트, 주디스 버틀러, 시몬 베유에 관한 항목 중에서는 주디스 버틀러에 관한 항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버틀러는 제3세대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철학자이자 퀴어 이론가다. 버틀러는 젠더에 맞추어 사는 것이나 젠더를 거스르며 사는 것이나 개인을 억압하고 차별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분석한다. 문제는 남성과 여성, 오로지 두 가지 선택지만을 인정하는 기존의 젠더 이원론이며, 남성 중심 사회 구조에 대항해 여성 인권의 향상을 주창하는 페미니즘 운동 또한 기존의 젠더 이원론에 갇히지 말고 다양한 여성성, 확대된 여성성을 포괄할 것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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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습니다 - 최지은 기자의 페미니스트로 다시 만난 세계
최지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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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습니다>는 <매거진 t>, <텐아시아>, <아이즈>를 거치며 10여 년간 대중문화 기자로 일한 최지은 기자가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한국 사회의 대중문화를 분석한 기록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온라인 대중문화 매체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멋진 남자들의 세계에 빠져들고, 찬사를 보내고, 그들의 '다양한' 매력을 발굴해 전파하는 데서 기쁨을 느꼈다."라고 고백한다. 저자 스스로 "모든 영역에서 남성들에게 더 관대했고, 너무 금세 숭배했다"라는 사실을 자각한 건 2015년 팟캐스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이 해온 여성 혐오, 약자 비하 발언이 공개된 후다. 특집 기획을 제안할 만큼 옹달샘을 좋아했던 저자는 이 사건 이후 한국의 대중문화가 상정하는 '대중'에 여성이 포함되지 않으며, 여성 또한 한국의 대중문화가 쏟아내는 여성 혐오 서사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저자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부당한 대우와 폭력을 관찰하고 기록한 '한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대중문화에 퍼져 있는 여성 혐오 서사를 분석한 '대중문화 속 혐오 바이러스', 예능과 영화를 이른바 '아재'로 불리는 한국의 중년 남성들이 잠식하고 있는 현상을 조명한 '한국 남자들이 사는 세상', 여성 스스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길을 모색하는 '그래서 페미니즘' - 이렇게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중문화 기자인 저자의 특기가 발휘되는 제2장 '대중문화 속 혐오 바이러스'와 제3장 '한국 남자들이 사는 세상'이 특히 인상적이다. 


남성 연예인들은 도박이나 음주운전을 비롯해 사회적 물의를 빚는 사건을 일으켜도 시간과 인맥을 통해 자연스럽게 복귀할 수 있지만 여성 연예인은 나이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밀려난다. (중략) 새로 시작되는 프로그램의 소개에 따르면 살림도 남자가 하고, 여행도 남자끼리 가고, 딸도 남자가 키우고, 개밥 주는 것도 화장하는 것도 남자들이었다. 남자는 숨만 쉬어도 아이템이 되는 건가 싶을 만큼 '남자', '수컷', '형(님)'을 제목에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89쪽) 


저자는 여성 관객이 남성 제작진이 만든 영화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나 여성 독자가 '맨스 플레인'이 창궐하는 남성 작가의 소설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김훈의 소설 <언니의 폐경>에 갑자기 생리를 시작해 피에 젖은 언니의 팬티를 여동생이 잘라내 버렸다는 내용이 나온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래 김훈의 소설을 더 이상 읽지 않게 된 건 나뿐만이 아니리라(<언니의 폐경>의 명대사 "뜨거운 것이 밀려나와"라는 지금도 나와 내 친구들 사이에서 틈만 나면 등장하는 유행어다). 


저자는 한국 드라마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수많은 한국 드라마들이 여성을 '어린아이처럼 대하고, 강압적으로 다루고, 동의 없는 스킨십을 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위협하는 남자들'을 거부하기 힘든,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나쁜 남자'로 그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이런 콘텐츠를 소비하는 여성 시청자들이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남성이 가하는 폭력이나 학대, 폭언, 고성, 비난, 스토킹 등을 응당 있는 사랑의 표현 방식으로 착각하고 남성에게 '면죄부'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때의 피해자는 오직 여성이다. 


여성 혐오와 남성 숭배 서사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즐길 거리는 무엇일까. 찾아보면 여성이 여성 스스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콘텐츠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을 살면서 같은 문제를 고민한 여성들의 책, 영화, 드라마도 적지 않다. 여성 스스로 여성이 만든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고, 더 많이 언급하고, 더 많이 토론하고, 더 많이 직접 제작하면서 더 많은 여성 서사가 발굴되고 더 많은 여성 콘텐츠가 만들어져야 하며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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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여행의 배경 - 작품의 무대를 찾아가는 어떤 여행
이무늬 지음 / 꿈의지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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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가이드북마다 소개되어 있는 유명 관광지를 전전하는 여행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책에 나온 장소나 그 책을 쓴 작가와 관련 있는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 


<다정한 여행의 배경>을 쓴 이무늬 작가도 나처럼 책, 영화,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다. 스스로를 '배경여행가'라고 칭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지난 5년 동안 바쁜 직장 생활 틈틈이 일본, 미국, 유럽 등지를 여행하며 좋아하는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를 부지런히 찾아다닌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좋아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머물렀던 일본 야마가타현 다카한 료칸에 묵고,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좋아서 영국 런던의 이탈리아 가든에 들르는 식이다. 


저자와 나의 취향이 많이 겹치는지, 저자가 좋아하는 작품 중에 나 역시 좋아하는 작품이 많고, 저자가 가본 곳 중에 나 또한 가본 곳도 많다. 우다 도모코의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마스다 미리의 <잠깐 저기까지만>, 요시다 아키미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오가와 이토의 <트리 하우스>, 영화 <러브 레터>, 드라마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등은 나도 좋아하는 작품들이라서 저자의 여행기가 무척 반가웠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년 시절을 보낸 일본 고베와 한신칸 지역을 둘러본 기록도 인상적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을 만큼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성적인 팬인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나온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는 슈쿠카와 지역을 둘러본 다음 무라카미 하루키가 고등학교 생활을 만끽한 산노미야 지역을 거닐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마침 나도 몇 년 전 저자와 똑같은 루트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흔적을 찾는 여행을 해봤다.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고, 좋아하는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고 싶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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