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5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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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번화가의 전당포 쿠라타야에서 펼쳐지는 일들을 담은 만화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 상자> 5권이 출간되었다. 


쿠라타야의 손녀이자 보석이 가진 기운을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여고생 '시노부'와 어린 시절 쿠리타야에 맡겨져 현재는 프랑스의 고급 보석 브랜드 듀가리에서 일하는 '아키사다'는 양쪽 집안이 멋대로 정한 약혼자 사이. 시노부와 아키사다 간에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는 뜨뜻미지근한 감정이 오가는 가운데, 이번 5권에서 드디어(?) 아키사다의 마음을 흔드는 여성이 나타난다. 





아키사다가 근무하는 고급 보석 브랜드 듀가리에 어느 날 남다른 아우라를 지닌 여성 한 명이 들어온다. 여성의 이름은 노와. 최근 들어 패션지 커버 모델을 독차지하다시피 하며 카리스마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유명 모델이다. 진열대에 전시되어 있는 보석을 전부 보고도 마음에 드는 보석을 찾지 못한 노와에게, 아키사다는 전시회용 특별품인 블랙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서 보여준다. 


노와는 블랙 다이아몬드 반지를 마음에 들어 하지만 끝내 지갑을 열지 않고, 직원들은 이제까지 한 번도 손님을 빈손으로 돌려보낸 적이 없는 아키사다가 웬일로 영업에 실패했다며 놀라워한다. 하지만 아키사다는 왠지 노와와의 인연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고, 얼마 후 아키사다의 예감은 현실로 실현된다. 





한편 시노부는 매달 사별한 아내의 유품인 오팔 목걸이를 맡기고 돈을 빌려 가는 '스시긴'의 사장 타시로가, 웬일로 이번 달에는 오팔 목걸이를 찾으러 오지 않아서 걱정한다. 걱정 끝에 타시로의 집을 찾은 시노부와 아키사다는 타시로가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타시로는 아내의 유품인 오팔 목걸이를 내다 팔라고 말하지만, 어릴 때부터 스시긴에 드나들며 타시로가 만들어주는 맛있는 초밥을 먹었던 시노부와 아키사다로서는 내키지 않는다. 특히 아키사다는 생판 남인 쿠라타야에 처음 맡겨졌을 때, 타시로가 만들어준 오징어 초밥과 오이 초밥을 먹고 힘을 냈던 추억을 떠올리며 행동에 나선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에피소드도 나온다. 결혼을 앞둔 30대 여성 코지마 카스미는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다가 남자친구에게 선물 받은 보석을 팔기 위해 쿠라타야를 찾는다. 사랑이 있으면 보석은 필요 없다는 코지마의 말에 시노부는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든다. 


그날 밤 코지마의 남자친구는 코지마가 자신이 선물한 보석을 전부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당연히) 크게 화를 내고, 코지마는 세간살이를 정리하다가 남자친구까지 정리될 위기에 처한다. 과연 코지마는 단단히 화가 난 남자친구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 많은 1인으로서 이 에피소드가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6권은 얼마나 더 흥미진진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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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 김치녀에서 맘충까지 일상이 돼버린 여성 차별과 혐오를 고발한다
서민 지음 / 다시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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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 달 전에 읽었고, 그 사이 몇 가지 버전의 리뷰를 쓰고 지웠다. 리뷰 중에는 이 책을 칭찬하는 리뷰도 있었고 비판하는 리뷰도 있었는데, 지금으로서는 칭찬하는 마음도 비판하는 마음도 희미하다. 다만 이것만은 선명하게 기억난다. 저자 서민이 남자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다. 


저자는 어느 날 강준만 교수가 쓴 계간 <인물과 사상>을 읽었다. 그 책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얼마나 차별받고 있는지를 '처음으로' 인식했다. 그때까지 저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남성은 일을 하며 우리 사회를 이끌어간다. 여성은 집안일을 하며 남성이 일을 잘하도록 돕는 존재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가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결혼할 때까지 취미로 다니는 것이며, 그들의 목표는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남성이 주요 직책을 죄다 차지하고 있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데 이게 다 여성차별의 결과일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읽고, 저자는 과거 일들을 떠올렸다. 누나가 태어났을 때 눈물을 흘렸던 할머니가 내가 태어났을 때는 만세를 불렀다는 이야기, 아들인 내게만 시켜준 과외, 나만 먹었던 초콜릿, 의대 220명 중 2등으로 졸업할 만큼 똑똑했던 여학생이 "여자는 뽑지 않겠다"는 교수들에게 빌다시피 해서 전공을 정한 일,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여자는 안 뽑는다"는 방침 때문에 모교를 떠나야 했던 동료 교수... (이상 책 240-1쪽 인용 및 참고) 


여기까지 인식한 것도 놀라운데,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주의 책을 탐독하고 대학에 '여성과 의학'이란 강좌를 개설했다. 팟캐스트에 출연해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여혐 문화를 비판하는 책도 냈다. 메갈리아를 옹호하고 여혐 문화를 비판하는 책을 내고도 저자가 사회적으로 매장되지 않은 건 저자가 남성이고 대학교수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남성, 같은 대학교수이면서 여성 차별에 둔감하고, 심지어 이를 조장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걸 생각하면 저자는 용감하다.


다만 '탁현민을 위한 변명'이라는 글은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겉보기엔 멀쩡한 남자들도 속으로는 저질스러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걸 여자들이 모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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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라이프 - 일상 속 스마트한 선택을 위한
알리 알모사위 지음, 정주연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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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쉽게 더 똑똑하게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문구에 혹해 이 책을 구입했는데, 컴퓨터 과학과 프로그래밍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문과 출신인 나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책이었다(안 그래도 비트 코인이니 블록체인 기술이니 하는 용어도 어려워 죽겠는데. 이렇게 도태되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저자가 제시하는 문제 상황이 상당히 일상에 가깝고 누구나 한 번쯤 문제 해결법을 고민해봤을 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문제 상황 첫 번째. 빨래를 마치고 건조된 양말이 잔뜩 쌓여 있을 때, 양말 한 짝을 꺼낸 후 빨래더미에서 짝을 찾는 게 빠를까, 양말 한 짝을 꺼낸 후 다른 양말을 꺼냈을 때 짝이 맞으면 맞추고 안 맞으면 옆에 놓고 다음 양말을 꺼내는 게 빠를까. 정답은 후자다. 인간의 뇌에는 최근에 본 것을 보다 잘 기억하는 단기 기억 저장소가 있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개의 양말 짝을 보다 쉽고 빠르게 맞출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는 최근에 작업한 파일을 보다 쉽고 빠르게 꺼내는 검색표, 즉 캐시라는 기술을 활용한다. 


문제 상황 두 번째. 폭탄세일 중인 셔츠 중 내 사이즈에 맞는 셔츠를 찾을 때 옷걸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차례대로 뒤지는 게 좋을까, 옷걸이 가운데에서 셔츠를 찾은 다음 셔츠가 작으면 오른쪽, 셔츠가 크면 왼쪽을 뒤지는 게 좋을까. 이것도 정답은 후자다. 찾아야 하는 물건이 100개 중에 있는 경우, 100개를 1부터 100까지 차례대로 살피는 걸 선형함수, 중앙에서 시작해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검색하고 매번 검색할 집합을 반으로 나누는 것이 로그함수를 활용한 로그 시간 알고리즘이다. 


이 책에 나오는 컴퓨터 과학 기술과 알고리즘 용어를 완벽하게 익혔다고 자신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알고리즘이 우리의 일상과 그리 멀지 않고, 알고리즘을 잘 이해하면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 상황을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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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써봤니? - 7년을 매일같이 쓰면서 시작된 능동태 라이프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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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PD가 되고 싶다고 했더니 담임 선생님이 청소년을 위한 방송 아카데미 한 곳을 소개해주셨다. 선생님은 내가 좋은 PD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권하셨겠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그곳에 다니면서 PD의 꿈을 접었다. 텔레비전 보기를 좋아하고 방송국에서 일하는 게 멋져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PD가 될 수 있는 건 아님을 그제야 깨달았다. 


MBC PD 김민식의 책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으며 일찍이 접은 PD의 꿈을 떠올렸다. 저자는 적성에 맞지 않는 공대를 졸업하고 적성에 맞지 않는 대기업 영업 사원으로 일하다가 스물아홉 살 때 MBC 공채 PD로 입사했다. <뉴 논스톱>, <내조의 여왕> 등을 연출하며 스타 PD로 활약했으나, 온 국민이 알다시피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MBC가 급속도로 망가지면서 노조 집행부로 일하던 저자 역시 비제작부서로 발령받는 고초를 겪었다. 


드라마를 만드는 게 일인데 드라마를 만들 수 없다니. 누구나 좌절하고 포기할 만한 상황이지만, 저자는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대신 하루하루를 즐겁게 버티는 편을 택했다. 블로그를 개설해 매일 아침 육아 일기를 쓰고, 산행 일기를 쓰고, 서평을 쓰고, 영어 공부 비법을 담은 글을 올렸다. 글이 쌓이고 방문자 수가 늘고 입소문이 퍼지자 신문, 잡지 등 매체로부터 칼럼을 연재해달라는 연락이 오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내자는 제안이 왔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베스트셀러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와 이 책이다. 


그렇게 7년을 버티는 사이 정권이 바뀌고 MBC가 바뀌고 저자는 현업인 드라마 PD로 복귀했다. 그 사이 저자의 직업란에는 MBC 드라마 PD 외에 작가, 블로거, 강사 등이 더해졌다. "드라마 연출을 하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져 살았다면 지난 몇 년 간 제 삶은 말할 수 없이 힘들었겠지요. 매일 아침 글을 한 편씩 쓰면서,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되새겼어요." '세상이 내게 일을 주지 않을 때, 난 뭘 할 수 있지?'라는 의문으로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다니. 정말이지 PD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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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9-07-10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저는 이 책 보고 매일 글을 써보려고 결심했습니다ㅎ

키치 2019-07-11 09:17   좋아요 1 | URL
멋지십니다!!
 
















존경하는 서경식 선생님의 신간이 나왔군요. 냉큼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서경식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언어, 역사, 정치 이야기도 좋지만 인문, 예술 이야기도 좋아하는데

이번 신간이 마침 이탈리아의 인문과 문화에 관한 책이라서

올 겨우내 신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어서 월급날이 와야 할 텐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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