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긋기의 기술 -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 두기
와키 교코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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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회생활이 힘든 건 대체로 일이나 돈보다도 사람 때문이다. <선 긋기의 기술>의 저자 와키 교코도 사람 때문에 직장을 여러 번 옮겼다. 도쿄대 졸업 후 미국 뉴욕대 MBA를 거쳐 첫 직장에 입사한 저자는 이후 여섯 회사를 전전했다. 직장을 여러 번 옮긴 건 일이나 돈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다. 매번 크고 작은 인간관계가 저자를 괴롭혔고, 결국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틈만 나면 사람들에게 짜증을 부리는 성격으로 변했다. 급기야 부하 직원들의 팀 이탈과 상사의 질책이 이어졌고, 결국 저자는 이렇게 살다간 몸도 마음도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만난 것이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기술'이다. 여러 상담과 세미나를 통해 저자는 자신의 문제점 세 가지를 알게 되었다. 첫째, 주위의 기대에 따라 행동한다. 둘째, 위기를 파악해 상대방에게 맞춰준다. 셋째, 협조를 구하기보다 알아서 하는 편이다. 저자의 선생님은 저자에게 세 가지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첫째, 내 말과 행동이 달라지면 상대방의 반응도 달라진다. 둘째, 과거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기평가가 달라진다. 셋째, 훈련을 하면 말과 행동,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조화를 중시하는 일본 문화와 부모님의 가르침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착한 아이, 좋은 사람인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마땅히 클레임을 걸 만한 상황인데도 참거나, 부하를 질책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넘어간다면 손해를 보는 건 오로지 나다. 잘못된 행동을 되풀이하면 자기 자신이 미워지고, 잘못된 과거가 쌓이면 후회가 늘고 행복과 멀어지는 건 당연하다. 


저자는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단 하나의 비결로 '나 중심 생각'을 제시한다. 나 중심 생각은 이기적이고 안하무인 같은 생각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생각이 일치된 생각이다. '이 음식은 먹기 싫다'는 마음이고, '이 음식을 먹으면 몸에 좋다'는 생각이다. 마음은 이 음식이 먹기 싫다고 하는데 머리는 이 음식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니 마음과 머리가 모두 괴로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사실은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그렇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이 좋다. 마음이 하는 말과 머리가 하는 말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가까운 미래 또는 먼 미래의 자신이 원할 것 같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성인이 된 지금, 부모에게 '예전에 받지 못한 사랑을 지금이라도 주세요.'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부모님은 우리의 통제 영역 밖에 있으니까요. 지금은 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는 게 중요해요." 

"내가 나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어야 한다고요?" 

"네, 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으니까요. 부모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면 내가 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면 돼요. 그것만으로 자존감 문제는 많이 해결될 겁니다." (61-3쪽)


부모로부터 입은 상처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심리 문제를 겪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은 부모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을 거두고 '나 스스로 나에게 좋은 부모가 되는 편'을 택하는 것이 낫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저자는 '하루 5분 칭찬 일기' 쓰기를 제안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밑줄이 그어진 노트에 그날 내가 했던 '칭찬받아 마땅한 일들'을 총 5개 적으면 끝이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유용하고 구체적인 인간관계 정리술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저자가 직접 실천하고 효과를 본 것들이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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졔졔 2018-07-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책표지가 너무 귀엽네요!ㅎㅎ 나자신에게 좋은부모되기ㅠㅠ 도전해봐야겠어요ㅠ

키치 2018-07-03 18:00   좋아요 0 | URL
괜찮은 방법인 것 같죠 ㅎㅎ 저도 며칠 전에 이 방법으로 그토록 가기 싫었던 치과에 다녀왔습니다 ㅎㅎ
최졔 님도 효과 보셨으면 좋겠네요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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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 투입 대비 산출을 극대화하는 것? 남들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것? 


미국의 외과의이자 저술가, 공중보건 전문의인 아툴 가완디의 책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따르면 일을 잘한다는 것은 곧 일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정해진 일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상사가 시킨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기계적) 성실함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올바른 일을 하며, 변화와 혁신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진정한 의미의 성실함이다. 


저자는 의과대학 졸업을 앞두고 내과에서 임상실습을 하면서 담당 레지던트에게 배운 교훈을 소개한다. 담당 레지던트는 저자에게 한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저자는 하루에 두 번씩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고 이 정도면 충분히 성실하게 지시를 수행하고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다. 보다 못한 레지던트가 직접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다. 저자와 달리 레지던트는 '하루에 두 번'이 아니라 '오전에만 두 번'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다. 저자보다 맡은 일도 훨씬 많고, 훨씬 바쁜데도 말이다! 그 결과 레지던트는 저자가 보지 못한 환자의 이상을 빠르게 발견해 신속히 조치할 수 있었고, 결국엔 환자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환자를 하루에 두 번 점검하는 것과 오전에만 두 번 점검하는 것.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그 결과는 어마어마하게 달랐다. 이는 단순히 빈도의 차이가 아니라 관심의 차이, 정성의 차이, 노력의 차이, 나아가 결과의 차이로 이어졌다. 이 일을 계기로 저자는 성실함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달랐다. 사람들은 여전히 성실함을 손쉽고 하찮은 덕목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막상 실천해보면 어마어마하게 어렵고 중요한 덕목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더욱이 병원 같은 의료 현장에서 결과의 차이는 곧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저자가 강조하는 덕목 중에는 손 씻기도 있다. 놀랍게도 의사와 간호사가 손 씻는 횟수는 요구되는 규정치의 2분의 1 내지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씻지 않은 손을 통해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이는 대체로 과중한 업무와 바쁜 스케줄 때문이고, 손을 씻느라 수술에 지각하는 것보다 손이야 씻든 말든 정시에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이 더 낫다고 여겨지는 병원 내 조직 문화 때문이다 


우리는 늘 손쉬운 해법만을 바란다. 일거에 문제를 해결할 간단한 변화 말이다. 그러나 인생에 그런 요행은 거의 없다. 오히려 성공은 백 걸음을 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똑바로 나아갈 때,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모두가 힘을 모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의료 행위라고 하면 고독하면서 지적인 소임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의료란 까다로운 진단을 내리는 것이라기보다 모두가 손 씻기를 확실히 실천하는 것에 가깝다. (35쪽) 


저자는 성실함과 함께 올바름, 새로움 등의 덕목을 강조하며, 이런 덕목들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 계기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의료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 대부분이지만 저자가 도출한 교훈은 다른 분야, 다른 업종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는 성실하게 맡은 바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때로는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이를 어떻게 교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도 일러주는 보기 드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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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코스요리 - 글로벌 경영 셰프들이 준비한 최상의 성공 레시피
천위안 지음, 송은진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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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CEO들이 공유하는 사상과 철학, 태도와 습관은 무엇일까? 중국의 경제학자 천위안이 쓴 <CEO의 코스요리>는 피터 드러커, 케인즈, 제레드 다이아몬드 등의 사상가와 스티브 잡스, 리처드 브랜슨, 모리타 아키오 등의 사업가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성공 비결과 이들이 최근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일종의 '코스요리'로 구성하여 소개하는 경제경영서다. 


제1장 트렌드(애피타이저) 편에는 지금 당장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이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트렌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현재 경제경영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은 '네트워크'이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네트워크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바꾸고 개인의 역량 또한 과거에 비해 현저히 커졌다. 이럴 때 CEO가 유념해야 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어떻게 부족을 이룰 것인가?"이며, 둘째는 "어떻게 부족을 이끌 것인가"이다. 애플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열광하는 팬덤의 덕이 크다. 최근에는 유명 기업이 광고 대신 수십만, 수백만 명의 팬을 거느린 파워 블로거, 파워 인스타그래머, 파워 트위터리언과 협업해 매출을 올리는 사례도 흔하다. 


제2장 마인드(샐러드) 편에는 성공한 CEO와 실패한 CEO를 가르는 생각의 차이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유능한 사람들만 모인 조직이 종종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이런 조직에 부족한 것은 지혜가 아니라 지혜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조직, 직급, 분위기 및 결과에 대한 예상 등의 영향을 받아 아이디어를 입 밖으로 꺼낼 수조차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저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직원이 어떤 제한이나 금기 없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토론하고 교류할 수 있는 '커피 타임'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실제로 HP는 카페 스타일 토론회를 도입한 이후 공장 사고율을 크게 줄였다. 


이 책은 이 밖에도 시스템(수프), 전략(주요리), 마케팅(부요리), 브랜드(디저트), 위기를 기회로(커피) 만드는 법에 관해 자세히 소개한다. 특정 지역이나 산업,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지역과 국가, 산업, 기업의 사례가 나와 있어 흥미롭다. 단순히 사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행 중인 상황 속에서 독자가 무엇을 고려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까지 일러주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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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일하며 산다는 것 - 일본 아르바이트와 일본 취업 그리고 일본 직장인 라이프
김성헌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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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일하며 사는 것도 한국에서와같이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다. 어쩌면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인생에서 충분히 투자해볼 가치 있는 도전인 것만은 분명하다. (14쪽) 

<일본에서 일하며 산다는 것>은 제목 그대로 일본에서 일하며 살아본 사람들의 체험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단돈 100만 원을 들고 일본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에 진학하고 회사에 입사한 사람부터, 한국 회사에 다니다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기 위해 일본 회사에 취업한 사람까지 케이스가 다양하다. 


저자들이 경험한 직업과 아르바이트 또한 다양하다. 편의점 점원, 요식업 점원, 유니클로 점원, 레스토랑 보조, 엔터테인먼트 회사 직원, 콜센터 직원, IT 회사 사무직 아르바이트, 일본어 교사, 한국어 교사 등이다. 그런 만큼 다양한 분야, 다양한 전공, 다양한 환경의 독자들에게 유용하고 실질적인 조언과 팁을 제공한다. 


이 책의 장점은 직장에서 선임자가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할 때처럼 자신의 체험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꼼꼼하고 진솔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일본에 와서 어떻게 처음 아르바이트를 구했는지,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질 때마다 어떻게 멘탈을 관리했는지, 일본 기업에서 일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등이 자세히 나와 있어 일본 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도쿄 하면 떠오르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도쿄를 만끽할 수 있을 거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일본에 도착한 지 2주 만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 한 저자는 막상 일을 시작하자 낮은 일본어 실력과 일본인 직원들의 냉대로 인해 큰 고생을 했다. 꾹 참고 열심히 일했더니 10개월 만에 일본어 실력은 크게 향상되었지만 일본인 직원들의 무시와 차별은 여전했다. 다행히 이후에 구한 아르바이트는 모두 즐겁고 재미있었고, 현재는 일본 물류 회사를 거쳐 일본어 통번역가와 일본어 강사로서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회사와 일본 회사는 어떻게 다른지에 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다. 일본 회사는 대체로 파티션이 없기 때문에 업무 중에 딴짓을 하면 훤히 보인다. 호칭은 직함 대신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며, 일본 회사는 구내식당이 없고 식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회사는 디지털을 선호하는 반면, 일본 회사는 여전히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답답하고 융통성 없게 느껴질 수 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겪는 불편한 상황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온다. 


한 저자는 동료 중 한 명이 일본어가 매우 유창한데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클레임을 당한 사례를 소개한다. 이럴 때에는 겁을 먹거나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일하거나 공부하느라 아무리 바빠도 틈틈이 짬을 내 취미 생활에 도전하거나 여행을 즐기는 것이 좋다. 일본에 일하러 갔다가 취미 또는 여행을 계기로 진로를 바꾼 계기도 이 책에 여럿 나온다. 


"일본에서 일하며 산다는 것은 일본을 가장 잘 여행하는 방법이 아닐까? 이 여행은 일시적인 만족을 주고 돈을 쓰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돈도 벌고 경력도 쌓고 일본 문화와 일상을 마음껏 즐기는" 가성비 끝판왕 '인생 여행'이다." 일본 유학, 일본 취업, 일본 생활을 준비하는 독자뿐 아니라 일본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체험을 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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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동경
정다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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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드니, 도쿄, 싱가포르...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이삼 년 씩 살면서,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 그 도시의 매력을 온전히 체험해보고 싶은 소망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소소 동경>의 저자 정다원은 그런 소망을 현실로 바꿨다. 무엇이든 한 번 빠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덕후' 기질이 다분한 저자는, 지난 12년 동안 호주,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이삼 년 씩 살아봤다. 그중에서도 도쿄는 저자에게 있어 특별한 도시다. 교환 학생 신분으로 처음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고, 인턴십, 사회 초년생 등의 시기를 도쿄에서 보냈으며, 인생의 반려자를 도쿄에서 만났으니 특별할 수밖에.


이 책은 저자가 4년 동안 체험한 도쿄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기록하고 싶은 모습을 골라서 엮었다. 도쿄를 여행한 기록이 아니라 도쿄에서 생활한 기록이다 보니, 참신하고 세련된 모습보다는 낡았지만 정감 있고 친근하고 익숙한 모습이 대부분이다. 아케이드 지붕이 인상적인 상점가, 마스터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선술집, 후지산 그림이 걸려 있는 대중목욕탕, 여름의 하이라이트 마츠리 등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보았던 장면들을 저자의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일본어가 서투르고 일본 지리에 어두운 여행자 신분으로는 쉽게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이기에 저자의 경험담은 더욱 값지(고 부럽^^)다.


저자는 일본에서 회사 생활을 할 때,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인간관계와 회사 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한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위안이 되어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준 존재가 즐겨 찾는 선술집의 마스터였다. 만화 <심야 식당>에 나오는 마스터를 닮은 그는, 저자가 주문할 걸 미리 알고 오차즈케를 내준다든지, 힘이 없어 보이면 고기를 권해준다든지 하며 저자를 은근하고도 살뜰하게 챙겨줬다. 


공중목욕탕 역시 저자가 일본인들의 은근하고도 살뜰한 배려를 느낀 공간이다. 교환 학생 시절 홈스테이를 하면서 일본의 목욕 문화를 배운 저자는, 홈스테이를 마친 후에도 혼자서 공중목욕탕을 찾으며 일본의 할머니, 아주머니들과 대화하며 교류하는 재미를 체험했다. 일본의 온천에는 가본 적이 있지만 공중목욕탕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다. 


여름의 별미인 '나가시소멘' 체험담도 실려 있다. 나가시소멘은 물이 흐르는 기다란 대나무 통에 넣은 소면이 위에서부터 흐르기 시작하면 그걸 젓가락으로 건져 먹는 음식이다. 일본의 영화, 드라마, 만화 등에서 자주 본 음식이라서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는데,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재미 삼아 도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먹거리라고 한다. 


이 밖에도 옛 정취 가득한 야네센 산책, 창가의 토토를 찾아, 도쿄 사람이라면 몬자야키, 한 칸짜리 열차 타고 도쿄 한 바퀴, 도심 속 오아시스 도도로키 계곡, 가을을 알리는 신호탄 꽁치 축제 등 흥미로운 도쿄 생활 체험담이 가득하다. 나처럼 저자의 체험담이 부러운 독자라면 도쿄를 여행할 때 한두 가지쯤 도전해보며 도쿄 생활자인 듯한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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