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츠바랑! 14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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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년 만에 다시 만난 요츠바는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야 2년 만에 만났으니 그 사이 키도 크고 어휘도 많이 늘었지만, 점보 아저씨가 가져다준 구슬 장난감이 진짜 보석인 줄 알고 흥분하고, 이웃집 큰언니가 비닐봉지로 만들어준 드레스를 입고 공주가 된 양 즐거워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어린애다. 


이번에 출간된 14권에서 요츠바는 아빠를 따라서 처음으로 도쿄에 가게 된다. 끽해야 아빠, 아빠 친구, 옆집 언니들과 노는 게 전부인 요츠바에게는 그야말로 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요츠바는 만나는 사람마다 도쿄에서 어디가 좋고 뭘 하면 좋은지 물어보는데 그 모습도 무척 귀엽다. 





하지만 도쿄로 가는 길은 요츠바의 기대와 달리 험난하기 짝이 없다. 전철은 만원이라서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고, 개찰구에서 전철 표를 제대로 못 통과시킬 때마다 뒷사람의 눈치가 보인다. 심지어 요츠바는 실수로 아빠가 아닌 다른 아저씨의 손을 잡는 바람에 미아가 될 뻔하기도 한다(아이고ㅠㅠㅠ). 


만원 전철에서 사람들 속에 파묻힌 요츠바가 "이래도 돼?! 이래도 되는 거냐고?"라고 외치는데, 이 모습은 마치 출근길 지하철에서 괴로워하는 내 모습 ㅋㅋㅋ 아 그래도 요츠바는 저 지옥철 타고 출근하는 게 아니라 아빠 따라 도쿄 놀러 가는 거라서 부럽다(나도 도쿄 놀러 가고 싶다) ㅠㅠㅠ 





'도쿄에 가면 무조건 하라주쿠에 가라'는 이웃집 언니들의 말에 따라 하라주쿠 역에서 내린 요츠바는 아빠를 따라서 요요기 공원을 산책하기도 하고(거기서 외계인 분장을 한 여고생들을 만나기도 하고), 고모를 만나서 고급 호텔에서 뷔페를 먹기도 한다. 


생애 처음 뷔페에 간 요츠바는 테이블 위에 차려진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가져다 먹어도 된다는 고모의 말에 뛸 듯이 기뻐한다("여긴 임금님 같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야?" ㅋㅋㅋ). 평소에 고급 호텔 뷔페 같은 곳에는 올 일이 없었던 아빠와 고모 역시 잔뜩 흥분한 기색이다(나도 호텔 뷔페 가고 싶다). 





먹고 싶은 케이크를 잔뜩 가져다 먹는 요츠바의 표정을 보면서 '이런 게 행복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나에게도 분명 이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새로운 동네에 놀러 가거나 케이크를 실컷 먹거나 하는 사건에 일일이 흥분하고 신나했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고 그 시절을 되돌릴 수도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야기 전개가 지지부진하다는 평이 있던데, 나로서는 요츠바가 더 이상 자라지 말고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나 <도라에몽>의 진구처럼) 아이인 채로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요츠바가 지금과 달리 매사에 시큰둥하고 열정도 없는 어른이 된다면 많이 섭섭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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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과 와스프 오피셜 가이드
마블 지음 / 대원앤북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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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무 번째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가 지난 7월 4일 국내 정식 개봉되었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블랙 팬서>,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 이어 마블 시리즈의 새로운 흥행 신화를 만들고 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를 보기에 앞서 마블에서 공식 제작한 <앤트맨과 와스프 오피셜 가이드>를 본다면 내용이 더욱 이해가 잘 될 터. 2015년에 개봉된 <앤트맨> 줄거리가 가물가물한 (나 같은) 관객이라면 필히 <앤트맨과 와스프 오피셜 가이드>를 읽어보길 바란다. 


<앤트맨과 와스프 오피셜 가이드>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으로 시작해 스콧 랭, 호프 반 다임, 행크 핌 등 주요 캐릭터에 관한 소개, 그동안의 줄거리, 앤트 콘셉트 아트, 슈퍼 사이즈 미, 영화 속 악당들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앤트맨 역을 맡은 폴 러드와 와스프 역을 맡은 에반젤리 릴리 독점 인터뷰가 실렸으며, 고스트 역의 해나 존 케이먼, 빌 포스트 박사 역의 로렌스 피시번, 소니 버치 역의 월튼 고긴스 인터뷰도 실렸다. 이번 영화는 물론 캐릭터에 대한 연구와 열정,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새롭게 가담하게 된 기쁨 등이 인터뷰를 통해 잘 전해진다. 


<앤트맨과 와스프 오피셜 가이드>에는 앤트맨 시리즈 제1편에 해당하는 <앤트맨>뿐 아니라 이후 앤트맨이 출연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와 이후 마블 시리즈의 줄거리도 간략하게 나온다. <앤트맨>과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앤트맨과 와스프 오피셜 가이드>를 읽고 지난 줄거리를 팔로업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폴 러드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앤트맨을 연기했을 뿐 아니라 대본 작업에도 참여했다. 마블 시리즈에 나오는 배우들 중에는 스포일러를 우려해 전체 대본을 받지도 못하는 배우가 있는 걸 감안하면 이는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ㅎㅎㅎ 폴 러드는 <앤트맨> 때도 대본 작업에 참여했는데, 전작과 다른 점은 "그땐 그냥 대본을 썼다면 이번에는 원래의 이야기로 시작한다."라고 한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이후 스콧과 다른 인물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상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가 생겼다고 하는데,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나로서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지 궁금하다. 


와스프 역을 맡은 에반젤린 릴리의 인터뷰도 흥미롭다. 에반젤린 릴리는 4년 전부터 마블에 재닛 반 다인을 영화 속에서 등장시키려면 '제발 미셸 파이퍼를 출연시켜 주세요.'라고 여러 번 요청했다. 그의 요청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슈트 차림이 아닌 모습으로는) 최초로 등장하는 재닛 반 다인 역을 미셸 파이퍼가 맡게 되었다. 에반젤린 릴리는 와스프 역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고, 와스프가 언젠가 마블 유니버스의 단독 여성 슈퍼히어로 영화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앤트맨과 와스프>의 흥행 성적이 좋으면 와스프 단독 영화가 제작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의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이 밖에 재닛 반 다인, 빌 포스터 박사, 소니 버치, 고스트 에이바 등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역들에 관한 소개 및 <앤트맨과 와스프 오피셜 가이드> 독점 앤트맨 코믹, 영화 속 스틸 사진, 미니 포스터 2종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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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1~4 세트 - 전4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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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저서 <세컨드 핸드 타임>에 이렇게 썼다. "1990년대 우리는 행복했다. 하지만 그때의 순진함을 되돌릴 수 있는 길은 없다. 우린 그때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고, 공산주의는 처참하게 패배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후 20년이 흘렸다. 그런데 막상 시작된 것은 체호프의 소설 같은 인생, 아무 역사가 없는 인생이었다." 


소비에트적 인간, 즉 '호모 소비에티쿠스'를 자처하는 알렉시예비치는 어린 시절부터 열렬한 소비에트 지지자였다. 마찬가지로 열성적인 소비에트 지지자인 부모 슬하에서 자란 그는 '옥차브랴타(만7~9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당 교육, 인성 교육 등을 지도하던 단체)' 단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피오네르', '콤소몰' 등을 거치며 차세대 공산주의자가 되기 위한 수순을 착착 밟았다. 그랬던 알렉시예비치가 '진실'을 알게 된 건 페레스트로이카가 시행된 직후다. 개혁이 시작되고 개방의 물결이 밀려들면서 정부의 기록보관소가 열리고 주요 정부 인사들의 말과 글이 공개되었다. 


그중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소비에트 러시아에 거주하는 1억 명 중 9,000만 명은 데려가야 한다. 나머지 1,000만 명과는 대화할 필요가 없다. 모두 죽여야 한다.', '사로잡은 부농과 부자들 중 적어도 1,000여 명은 교살해야 한다. ... 주변 수백여 킬로미터 내에 거주하는 인민들이 꼭 그 장면을 목격하게 해서 두려움에 몸서리치도록 해야 한다.' 그때 이미 언론인이자 작가였던 알렉시예비치는 레닌, 트로츠키, 지노비예프 같은 사람들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왔으며, 이들의 실체를 모른 채 이들을 흠모하고 숭배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더 이상 호모 소비에티쿠스를 자처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이다. 


레프 톨스토이의 장편 소설 <전쟁과 평화>의 주축이 되는 두 청년 안드레이와 피예르도 비슷한 일을 겪는다. 볼콘스키 공작의 맏아들인 안드레이는 잘생긴 외모와 괜찮은 집안 배경을 갖춘 데다가 러시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 운 좋은 사내다. 안드레이의 소원은 현재 유럽 전역을 호령하고 있는 나폴레옹처럼 군공을 쌓고 명성을 드높여 '러시아의 나폴레옹'이 되는 것이다. 마침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 군과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의 연합군이 맞붙는 전쟁에 안드레이는 쿠투로프 장관의 부관 자격으로 참전하기로 되어 있어 안드레이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기세 등등하게 나선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안드레이는 큰 부상을 입고 의식을 잃고 쓰러져 프랑스군의 포로로 잡힌다. 포로수용소의 환자 신세로 전락한 안드레이는 그토록 흠모했던 나폴레옹을 실제로 만나고 나폴레옹의 목소리까지 듣지만, 영롱함을 넘어 신성함까지 느껴질 줄 알았던 나폴레옹의 목소리는 예상과 달리 '파리가 윙윙거리는 소리'처럼 들릴 뿐이다. 이는 나폴레옹이 실제로 보잘것없는 사람이라서 라기보다는, 나폴레옹을 대하는 안드레이의 마음이 진작에 식어버린 탓이다. 얼마 전까지 전쟁을 열망하고 전쟁을 사랑했던 이 '호모 벨리쿠스(Homo Bellicus)'가 전쟁을 직접 체험하고 큰 충격을 받으면서 내면이 바뀌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안드레이)는 이 사람이 자기가 동경하던 영웅인 나폴레옹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 순간은 나폴레옹도 흘러가는 구름이 떠가는 높고 무한한 하늘과 자기 마음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작고 하찮기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옆에 누가 서 있건, 자기에게 무어라고 말하건 아무 상관없었다. 그저 사람들이 자기 옆에 멈춘 것이 기뻤고, 이 사람들이 자기에게 도움을 주어, 이제는 완전히 생각이 달라져 실로 훌륭하게 생각되는 삶으로 돌려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1권, 560쪽) 


피예르는 안드레이의 친구이자, 안드레이와 마찬가지로 나폴레옹을 지지하고 전쟁을 열망하는 청년이다. 안나 파블로브나 세레르가 주최한 야회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피예르는 별 볼 일 없는 뜨내기에 불과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사생아요, 변변한 직업조차 없는 그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얼마 후 피예르가 아버지 베주호프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사실이 사교계에 알려지면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피예르에게 자기 딸을 시집보내려고 줄을 선다. 이 중에 승자는 바실리 공작이다. 바실리 공작의 딸 옐렌을 아내로 맞은 피예르는 이때만 해도 자신의 삶이 완벽하고, 앞으로 더욱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옐렌의 부정이 드러나고 결투 사건을 겪으면서 피예르는 자신의 인생에 큰 회의를 품게 되고 급기야 프리메이슨, 영지 농민 해방 사업 등에 빠진다. 강력한 부성(父性)이 결핍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인지, 그는 자신보다 더 큰 존재, 더 높은 존재, 더 거룩하고 원대한 목적이나 사명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을 쏟는다. 황제가 떠난 모스크바에 적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이 퍼지자 모스크바에 머무르고 있던 피예르는 군대에 들어가 전장으로 갈지, 때를 기다릴지를 고민하다 전장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피예르는 전장에서 프랑스 군의 포로로 잡히는데, 비슷한 상황에서 안드레이가 전쟁에 대한 회의와 영웅에 대한 실망을 느꼈다면, 피예르는 프리메이슨과 자선 활동, 사교 활동과 연애로도 얻지 못했던 평안과 자기 조화를 얻는다. 그리고 그 무엇도 온전히 믿지 못하고 끊임없이 의심했던 이 '호모 두비우스(Homo Dubius)'는 마침내 나타샤를 평생의 반려자로 맞고 안식을 취한다.


예전에 괴로워하며 끊임없이 찾아던 인생의 목적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그(피예르)가 추구했던 인생의 목적은 현재 일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은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느껴졌다. 목적이 없다는 것은 자유에 대한 완전하고 기쁜 의식을 주었고, 이것이 지금 그의 행복이었다. (4권, 320쪽) 


<전쟁과 평화>는 나에게 지난한 전쟁의 기록을 담은 전쟁 소설 또는 역사의 한 부분을 문학으로 재구성한 역사 소설이라기보다는, 전쟁이라는 대사건을 통해 자신들을 둘러싼 '아프락사스'를 깨고 나온 두 청년의 일대기를 그린 성장 소설로 읽힌다. 전쟁을 겪지 않았다면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나이를 먹고 가정을 이루고 사회적 지위를 얻고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살았을 안드레이와 피예르는 전쟁을 통해 자신의 어리석음과 어리숙함을 깨닫고 젊은 날의 번민과 방황을 끝맺으며 새로운 차원의 삶으로 나아간다. 이는 마찬가지로 젊음에 취해 분수를 모르고 자신만만하게 굴다가 이리저리 치이고 깨지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깨닫고 독서와 글쓰기, 명상과 운동에 천착하게 된 나의 모습을 반추하게 한다.


인간에게 자기 자신의 죽음보다 크고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사건은 없다. 전쟁이 끝나도,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져도,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삶은 계속되고 인간은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전쟁과 평화>라는 거창한 제목이 붙은 이 대작의 가치는, 평화를 모르고 전쟁을 추구했던 두 청년이 겪는 고통과 성장을 통해 평화의 가치를 깨닫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해준다는 데 있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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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노히 1 - 시무룩 고양이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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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더워서 만사가 귀찮을 때에는 무거운 내용의 장편 만화보다 가벼운데 은근히 빵빵 터지는 단편 만화가 더 좋다. 그건 알겠는데 뭘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하는 독자에게 큐라이스의 웹툰이 원작인 만화 <네코노히>를 추천한다. 


일찍이 일본 트위터를 뒤집어놓고 한국에 첫 상륙한 <네코노히>는 '정말 고양이가 맞나?' 싶을 만큼 뚱뚱한 고양이(뚱냥이) 네코노히가 작은 실패에 좌절하고 작은 성공에 기뻐하는 평범한 일상을 재치 있게 그린 작품이다. 작은 '실패'라고 해봤자 방금 튀긴 만두를 간장에 찍어 먹다가 속을 다 흘리는 정도. 작은 '성공'이라고 해봤자 갓 지은 밥 위에 날계란 톡 까서 넣고 간장 쳐서 비벼 먹는 정도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면 별것 아니지만, 아무리 잘나고 대단한 사람도 삼시 세끼 못 먹고 잠 푹 못 자면 불행한 거 아닌가 뭐 ㅎㅎㅎ 







남들은 구운 마시멜로를 잘만 만들어 먹던데, 왜 나는 마시멜로를 구웠다 하면 숯검댕을 만들어버리는 걸까. 남들은 터키 아이스크림을 잘만 사 먹던데, 왜 나는 터키 아이스크림 파는 아저씨의 장난에 매번 속아 먹기도 전에 진을 다 빼는 걸까. 내가 이런 고민을 할 때는 참 미련하고 소심하다 싶었는데, 네코노히가 이런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니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물론 저는 이렇게 귀여운 뚱냥이가 아닙니다만 ㅠㅠㅠ).


작은 실패에도 금방 시무룩해지지만, 작은 성공에도 금방 기운을 차리고 기력을 회복하는 네코노히를 보면서, 어쩌면 이렇게 작은 실패에 슬퍼하고 작은 성공에 기뻐하는 가벼운 마음가짐이 행복한 인생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라고 하기엔 너무 사소하고, 실수라고 하기엔 내 탓만은 아닌 일상의 소소한 상황들을 작가는 어쩌면 이렇게 정확하게 포착했을까. 실패하면 금방 시무룩해지고 성공하면 또 금방 활기를 찾는 네코노히의 모습이 꼭 단순하기 그지없는 내 모습 같아서 정겹고 푸근했다. 


비록 대사도 별로 없고 에피소드도 소소한 것뿐이지만, 내가 일상에서 겪었거나 겪을 법한 일들이 대부분이라서 읽는 내내 마음이 흐뭇하고 저절로 힐링이 되었다. 실패를 반복하던 네코노히가 어쩌다 성공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ㅎㅎㅎ 올여름 가볍게 즐기고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만화를 찾는 독자에게 <네코노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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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ARMY 완전판 1 - 5인의 군대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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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키튼>, <20세기 소년>, <몬스터> 등으로 유명한 우라사와 나오키의 데뷔작 <파인애플 아미>의 완전판 제1권이 출간되었다. 주인공 제드 고시는 베트남 전쟁 등에서 활약한 용병 출신이다. 현재는 의뢰인들이 맡긴 사건을 해결하면서(해결사?) 생계를 꾸리고 있다. 


고시에게는 단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의뢰인을 대신해 싸우는 게 아니라 의뢰인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쳐 직접 싸우게 한다는 것.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격언의 해결사 버전이랄까.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의뢰인이 등장하고 고든이 의뢰인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쳐주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그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고시는 며칠 전 아버지를 잃은 네 자매의 방문을 받는다. 네 자매의 아버지는 뉴욕 형사로, 얼마 전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숨을 거뒀다. 네 자매는 고시에게 갈런드 대령이라는 자로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으며 더 이상 위협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고시가 말한다. "나는 경호원이 아니라 교관이야. 단기간에 너희를 훌륭한 병사로 만들어 내는 것이 내 일이지." 고시는 방금 전까지 토끼 인형을 가지고 놀던 자매에게 군복을 입히고 총 쏘는 법을 가르쳐 30분 안에 적을 때려눕힐 수 있을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킨다. 


고시는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마약 거래 현장을 덮치기 위해 잠입수사를 하다가 부상을 입은 여형사를 훈련시킨다.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폭파범의 얼굴을 봤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소년을 훈련시킨다. 훈련 과정 자체도 흥미롭지만, 훈련을 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의뢰인의 모습이 훨씬 흥미롭다. 


베트남 전쟁에서 활약한 제드 고시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도 나온다. 국가반역죄로 수감 중인 그다니아 중령의 집을 찾아간 고시는 그곳에서 수상한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 와중에 결혼식 시작 10분을 남겨둔 옛 동료 자넷을 불러내는데, 자넷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고시에게 달려와 저격 솜씨를 뽐낸다. 


우여곡절 끝에 고시의 옛 친구들이 한데 모이게 되고 이들은 최고의 전투를 펼치기 위해 힘을 모은다. 그 면면이 화려한데, 초일류 저격수 자넷, A급 드라이버이자 격투기 천재 제프리, 전자공학 전문가 진, 70년대 최고의 책사로 불렸던 할리데이 전 준장 등. 이 다섯 명이 이름하여 '5인의 군대'. 이들이 함께 활약했던 과거와 고시가 혼자서 분투 중인 현재를 오가는 구성이 이야기의 흥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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