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 장 반의 가시공주 3
사토 자쿠리 지음, 요시다 무츠미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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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지게 가난한 데다가 유일한 혈육인 엄마는 남자한테 미쳐서 의지할 수가 없는 신라는 남자보다 돈이 좋다고 외치는 여고생이다. 그런 신라에게 학교 최고의 인기남 라이와 그의 친구 햣케이가 다가와 행복한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라이냐 햣케이냐'라는 고민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신라의 일상에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한동안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신라의 엄마가 그동안 만났던 남자와 헤어졌다며 신라가 혼자 사는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마츠양(마츠노)이라는 새 남자친구(=혹)까지 데려왔는데... 

마츠양은 이제까지 엄마가 만났던 남자들과 다르게 성실하고 착한 인상이다. 게다가 엄마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안정적인 연애를 해보는 게 처음이라고 하니 말릴 수도 없다. 그래서 마츠양과의 동거를 수락했는데, 이 아저씨의 행동거지가 점점 수상해진다. 학교 최고의 인기남 두 명과 삼각관계라는 환상적인 상황인데, 웬 변태 같은 아저씨 때문에 연애는커녕 일상 생활도 불가능해지는 신라의 모습을 보고 있기가 괴롭고 힘들었다. 이것이 이성애 로맨스 만화가 그동안 가리고 있었던 (이성애의) 현실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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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넉 장 반의 가시공주 2
사토 자쿠리 지음, 요시다 무츠미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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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신라는 찢어지게 가난한 데다가 유일한 혈육인 엄마는 남자 버릇이 안 좋아서 의지할 수가 없다. 남자보다 돈이 낫다는 믿음을 고수하는 신라 앞에 어느 날 학교 최고의 인기남 사사키 라이가 나타난다. 신라는 라이의 잘생긴 외모에 잠깐 마음이 흔들리지만, 학교 공부 하랴 아르바이트 하랴 바쁜 일상에 연애는 언감생심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학교의 여학생 나기사가 고액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신라는 아르바이트의 정체가 원조교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만 돈이 급한 나머지 도망치지 못하고, 남자가 수면제를 먹이는 바람에 꼼짝없이 당할 위기에 처한다.


2권에서는 위기에 처한 신라를 라이와 친구들이 구해준 이후의 상황이 그려진다. 자책하는 신라에게 라이는 그동안 남들에게 말한 적 없는 자신의 가족사를 알려준다. 좋은 부모 만나서 돈 걱정 없이 자란 줄 알았던 라이에게 어두운 과거가 있음을 알게 된 신라는 친밀감을 느끼지만, 학교에서 재회한 라이는 너무 멋지고 완벽해서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다. 그런 신라에게 새로운 남자가 다가오니, 그는 바로 라이의 친구인 햣케이다. 라이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신라에게 다가오는 햣케이에게 점점 마음의 문을 여는 신라. 그런데 갑자기 신라의 어머니가 나타나면서 잠깐 행복했던 신라의 일상에 빨간불이 켜진다. 엄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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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하는 아기 상어 3
펭귄 박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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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박스의 <외출하는 아기 상어>는 제목 그대로 외출을 좋아하는 아기 상어의 일상을 그린 만화다. 아기 상어는 매일 혼자서 영화관, 도서관, 언덕 등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채로운 경험을 한다. 3권에서 아기 상어는 도서관에서 공룡에 관한 책을 읽기도 하고, 겨울밤 길거리에 늘어선 트리를 보기도 하고, 새해를 맞이해 찧은 떡으로 맛있는 떡빵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사람의 모습을 동경해 의기양양하게 커피를 주문해 보지만 맛이 없어서 실망하고 핫초코로 바꿔 마시는 에피소드가 귀여웠다.


온천으로 유명한 이웃 마을 나나오우초로 짧은 여행을 떠나는 에피소드도 좋았다. 도착하자마자 하얗고 푹신한 솜사탕을 사먹으며 즐거워하는 아기 상어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족욕을 하면서 피로를 해소하고, 야키소바를 먹으며 여행 기분을 만끽하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사먹는 모습도 유쾌하고 즐거웠다. 기차를 타고 조금 먼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에피소드도 있고, 마을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는 에피소드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급식을 먹고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기 상어의 모습을 보니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나기도 해서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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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루비] Life 선상의 우리들 - 뉴 루비코믹스 2157
토코쿠라 미야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ruvill)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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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사는 남고생 니시 유우키는 도로에 그려진 하얀 선 위만 밟는 기묘한 습관이 있다. 어느 하굣길에 평소처럼 혼자 하얀 선 위를 따라 걷던 니시는 맞은편에서 자신처럼 하얀 선 위를 따라 걷는 다른 학교 남학생 이토 아키라와 마주친다. "선 밖으로 벗어나면 죽는다"라며 대립각을 세우던 두 사람은 결국 "내 발 사이에 발을 디뎌봐"라는 이토의 제안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그 날 이후 두 사람은 매일 하얀 선 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며 친구가 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토는 하루 종일 니시 생각만 하고, 니시와 손을 잡고 몸이 닿을 때마다 니시에 대해 좀 더 알고 만지고 싶은 기분을 느낀다. 이거 친구 사이 맞나?


토코쿠라 미야의 만화 <Life 선상의 우리들>을 나는 동명의 일본 드라마로 먼저 만났다. 드라마는 니시와 이토가 처음 만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생, 사회초년생 시절을 거쳐 한 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시점까지를 그리는 반면, 원작 만화는 두 사람이 기적적으로 재회한 직후의 상황과 중, 노년 시절도 그린다. 드라마와 달리 만화에는 두 사람의 잠자리 장면도 나오고, 주변 인물들의 비중이나 설정이 조금씩 다르다(드라마에선 이토의 누나가 중요한 인물로 그려지는 반면 만화에선 아님). 만화나 소설이 영상화되는 경우 원작보다 나은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 작품은 원작 만화도 좋지만 드라마도 정말 좋다. 먼저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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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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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여자'한 외모를 지닌 나리는 나이를 불문하고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도망치듯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딸 은채를 키우며 살던 나리는 집에서 캔들 공방을 운영하다 상가로 진출했는데 하필 팬데믹이 터지면서 위기를 맞는다. 월세는 내야 하는데 수강생은 급감하는 와중에 나리공방에 드나들던 수미가 확진 판정을 받고 이동 경로가 공개 되면서 나리공방의 상황은 더욱 더 절박해진다. 여기까지가 이 소설의 기초가 된, 최은미 작가가 2020년에 발표한 단편 <여기 우리 마주>의 줄거리이다. 이어서 더 쓴 부분을 엮은 장편소설 <마주>는 <여기 우리 마주>보다 훨씬 더 다채로우면서도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수미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나리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다. 결과는 다행히 음성인데, 피 검사 결과 잠복결핵균이 있는 것이 드러난다. 결핵이라는 단어를 듣고 나리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 하나를 떠올린다. 나리의 부모님은 대전으로 이사하기 전에 다른 지역에서 과수원을 운영했다. 수확철이 되어 일손이 부족해질 때마다 부모님은 '만조 아줌마'라는 분을 불렀는데, 나중에 나리는 방학이 되면 일주일에 한 번씩 만조 아줌마네 집에 가서 지낼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 나리의 결혼식에도 와주었던 만조 아줌마가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 뭘까.


한편 나리는 수미가 격리 시설로 들어가기 전에 딸 은채가 보여준 영상 속 화면을 생각한다. 같은 딸 하나 엄마인 나리와 수미는 일 때문에 바쁠 때마다 서로의 딸을 돌봐주며 자매 이상으로 친하게 지냈다. 학창 시절에도 절친한 동성 친구 하나 없었던 나리로서는 처음 사귄 동성 친구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은채가 보여준 영상 속의 수미는 나리가 아는 수미의 모습과 너무 달랐다. 게다가 그 영상을 보낸 사람은 수미의 딸 서하다. 나리는 수미에게서 서하를 보호하는 한편으로 자신의 모녀 관계를 떠올리며 불편함을 느낀다. 어쩌면 지금 자신이 과거의 만조 아줌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까지만 보면 팬데믹 시대의 자영업자의 애환과 모녀 사이의 애증을 다룬 소설 같은데, 소설의 후반부에 이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결핵 환자라는 이유로 사람들과 섞여 살지 못하고 따로 격리되어 살았던 사람들의 공동체인 '딴산마을'과 팬데믹 당시 사망률이 일반 병원의 2배 이상이라서 '코로나 무덤'으로 불리기도 했던 장기 요양병원 문제다.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모두가 힘든 시기에 더 힘든 사람들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자기 자신도 힘들면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먼저 손을 내밀었던 만조 아줌마 같은 사람들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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