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부자들 - 평범했던 그들의 특별한 경매투자 비밀 흐름출판 부자들 시리즈
고준석 지음 / 흐름출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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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전보다 침체되었다고는 하지만,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것이 부동산이 아닌가 싶다. 그 중에서도 경매는 시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입하면 큰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부동산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경매는커녕 부동산 투자 경험도 없고, 부모님도 투자는 수익성보다도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셔서 경매에는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흐름출판에서 나온 <경매부자들>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고, 새로운 내용들을 많이 배웠다.


먼저 이 책을 쓰신 분은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인 고준석 님. 전작인 베스트셀러 <강남부자들>을 통해 이 분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은행에 종사하면서 따로 대학원에서 부동산 관련 법학 학위까지 받으실 만큼 부동산 투자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강남부자들>이라는 책 자체도 고준석 님이 실제로 자문한 사례들을 토대로 부동산 관련 지식들이 알기 쉽게 설명된 책이라서 부동산 투자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물론, 관심이 많은 부모님까지도 열심히 읽으실 정도였고, 속편이 나오면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먼저 이 책은 경매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부터 언급한다. 경매 하면 보통 위험하다, 법률 용어가 어렵다, 절차가 복잡하다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고.) 하지만 위험성이 높기로는 주식이나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이고, 어떤 투자든 초보자들한테는 어렵게 느껴지기는 매한가지다. 오히려 경매는 부동산 투자처럼 오랫동안 진득하게 공부하고 매물을 관찰할 수 있는 끈기와 집념,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잘 포착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력과 실행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해볼 수 있는 투자처라고 한다.


본문에는 경매를 통해 내 집을 마련하고, '평생월급'이라고 할 수 있는 임대수익처를 마련하고, 노후대책까지 준비한, 이른바 '경매부자'가 된 수많은 보통사람들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경매 하면 법학이나 부동산학을 전공한 사람이나 오랫동안 공부한 전문가들이나 할 수 있는 전문적인 투자인 줄 알았는데, 이 책에 소개된 경매부자들은 전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며 열심히 돈을 번 가장,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신혼부부, 퇴직 후 경매의 매력에 빠져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중년 남성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바로 초심을 잃지 않고, 경제성의 원칙을 따지며, 반드시 현장을 탐사하고, 한 방을 노리는 대신 집념과 지구력을 가지고 임한다는 점 등이었다. 또한 기본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이상 사회교육원이나 평생교육원, 문화센터 등에 마련된 경매 강좌를 들으며 기초적인 지식을 쌓았고, 어렵고 낯선 법률용어에 벌벌 떠는 대신 일단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오면 행동으로 옮기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도 같았다.

비단 경매에만 적용되는 투자원칙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는 점이 멋지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이 책에 경매 사례들만 소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사례마다 각각에 해당되는 경매 용어나 중요한 사항이 TIP으로 정리 되어 있고, 권리분석과 경매대출 비법, 실전경매 가이드 등 전문가로서 해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조언들도 나와 있어서 실제 경매 투자를 하고 있거나 공부를 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경매 투자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인데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앞으로 경매 투자에 대해서 언론이나 실제 투자를 통해 접하게 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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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는 어떻게 조작되는가

 

경제와 미디어의 갈등관계, 그 중에서도 미디어가 어떻게 경제를 왜곡하는지 분석했다는 점이 신선해서 골라봤습니다.

 

 

 

 

 

 

 

 

 

 

 

 

2.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빈곤, 불평등, 양극화 등 '형평성'의 문제를 어떻게 '합리성', '효율성'의 차원으로 설명했는지 궁금합니다.

 

 

 

 

 

 

 

 

 

 

 

3. 벨 연구소 이야기

 

꽤 두꺼운 책일 것 같지만 ^^;; 요즘의 스마트폰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야말로 인류의 역사를 바꾸고 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벨 연구소의 발명품에 대한 이야기! 읽어보고 싶습니다.

 

 

 

 

 

 

 

 

 

 

4. 두 얼굴의 구글

 

미국 언론을 접하다보면 구글이나 애플 같은 대기업을 비판하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더군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일쑤였는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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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2-06-0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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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경제경영/자기계발 신간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경제는 어떻게 조작되는가- 경제와 미디어, 그 새빨간 거짓말
진 엡스타인 지음, 김현정 옮김 / 아고라 / 2012년 5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1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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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MIT 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빈곤의 비밀
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이순희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5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2012년 06월 05일에 저장
절판

벨 연구소 이야기- 세상에 없는 것에 미친 사람들
존 거트너 지음, 정향 옮김 / 살림Biz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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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구글- 구글 스토리에 숨겨진 또 다른 이면
스코트 클리랜드 & 아이라 브로드스키 지음, 박기성 옮김 / 에이콘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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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겨울이 참 좋았다. 방학도 길고, 내 생일도 있고, 크리스마스도 있고, 운동장 가득 눈이 쌓이면 친구들이랑 눈싸움 하고 눈사람 만들면서 노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니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좋아진다. 일단 겨울 내내 달고 다니는 감기 걱정 없어서 좋고(에어컨 바람 조금만 쐬도 냉방병에 걸리는 저질 체력이지만), 무거운 코트 안 입고 다니는 것도 좋고, 냉면, 콩국수, 팥빙수 등 여름에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들까지...! (아 콩국수 먹고 싶다ㅠㅠ)

 

하지만 단 하나 좋아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여름 하면 피해갈 수 없는 노출. 

 

학생 때는 키가 크니 살집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되지도 않는 변명을 하며 버텼지만, 이제는 젖살이라고 하기엔 민망하고, 자기관리를 게을리한 결과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몸이 되고보니 반바지를 입을 때마다 한숨부터 나오고, 아무리 더워도 민소매를 택하기가 부끄럽다. 그래서 올해는 지난달부터 기간을 넉넉히 잡고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식사량은 평소보다 줄이고, 간식도 안 먹고, 물과 우유, 두유를 자주 마시고, 운동도 매일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읽었다.

 

 

 

<뚱뚱하지 않게 보이는 법>은 샤를라 크룹이라는 미국의 스타일 전문가가 쓴 책으로, 스타일링 뿐만 아니라 화장, 다이어트, 성형에 이르기까지 '뚱뚱하지 않게 보이는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실제로 보면 마르다 못해 곧 사라질 것처럼 깡마른 여자 연예인들도 옷에 따라, 스타일링이나 메이크업에 따라 부해 보일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니 보통 체중, 또는 그 이상의 체중인 여성들은 오죽하겠는가.

 

메모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먼저 상의는 포인트를 준다는 생각으로 화려하게 입어도 된다. 다만 부해 보이지 않는 색상을 고르도록 하고, 곡선이 살아나는 라인을 고르고, 되도록 V넥을 입는다. 하의는 전체적인 라인이 세로가 되게 입는다. 가령 짙은색 스키니 진이나 펜슬 스커트를 입고, 신발은 통굽이나 플랫 슈즈보다는 하이힐로. 신발과 하의의 색깔을 맞추면 다리가 더 길고 몸이 길쭉하고 슬림하게 보인다고 한다.

 

  

 

 

 

<당신이 놓치고 있는 외모의 비밀>.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 낚였다 -_-; 다이어트나 미용 정보가 담겨 있을 줄 알고 골랐는데,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었다. 저자는 하버드 의대에서 뇌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마리 파신스키와 미용 칼럼니스트 조디 굴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좋은 인간 관계를 형성하고, 많이 웃고, 즐거운 생각을 하는 등 뇌에 좋은 자극을 줌으로써 외모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해도 되고, 공감도 가지만, 당장 내가 원하는 내용은 아니어서 아쉬웠다. 

 

 

 

 

 

 

 

몸에 대해 더 알아볼 생각으로 최재천 교수님의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몸문화연구소에서 나온 <내 몸을 찾습니다>도 읽었는데, 이 책들은 따로 리뷰를 써야겠다.

 

 

 

 

이제까지 체조나 스트레칭, 운동법에 대한 책을 사본 적이 없었는데, 얼마 전 모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구입하면 줄넘기를 같이 준다길래 처음으로 사봤다. (ㅎㅎ) '허리베개 다이어트'가 뭔가 했더니 골반을 교정하여 체형을 바로잡고 다이어트 효과도 보는, 일본 방송에서 자주 본 정체 요법 비슷한 것이었다. 책에는 한 번만 해도 허리가 몇 인치씩 줄고, 한 달이면 10kg가 빠진다고 나와 있는데, 뭘 잘못한 건지 나는 그만큼 극적인 효과는 못봤다. 그래도 바쁜 일상 속에서 이 책을 보며 동작을 따라하는 시간만큼은 스트레칭도 하고 명상도 하면서 몸을 편하게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다. (그래도 시간이 좀 더 걸려도 좋으니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살이 빠졌으면 좋겠다...ㅎㅎ)

 

 

 

 

<허리베개 다이어트>가 꽤 마음에 들어서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한 권 더 구입해봤다. 바로 <다리 다이어트>. <허리베개 다이어트>가 골반 위주로 스트레칭을 하는 책이라면, 이 책은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 등 하체 위주로 스트레칭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4주 동안 하루에 하나씩 따라해볼 수 있는 동작이 소개되어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고, 동작도 크게 어렵지 않아서 괜찮은 것 같다.

 

 

 

 

 

 

 

이렇게 최근 읽을 책들을 쭉 적어놓고 보니 다이어트를 계기로 평소 잘 안 읽는 분야의 책들도 읽고, 이제까지 잘 몰랐던 과학이나 생물, 신체에 대한 지식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올 여름이 살은 빠지고 삶은 더 풍성해지는, 그런 시간이 되어야 할텐데...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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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2-06-06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안녕하세요. 거의 모든이의 고민인 것 같네요. 경험상보면 운동과 먹는거 control인데, 운동은 또 weight lifting하고 cardio계통을 병행해주어야 하네요. 오래 해보고 나니까 운동은 어느 정도 지나면 익는데, 음식 control이 젤 어려운 것 같아요. 건승을 빕니다!!!ㅋ
 
지식의 탄생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0인과의 인터뷰
카렌 호른 지음, 안기순.김미란.최다인 옮김, 안기정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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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역사나 시사 등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그 중에서도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경제학을 택한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막상 공부를 해보니 사회나 체제보다 그 사회를 구성하는 '인물'이 더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학을 예로 들면, 경제학 이론을 만들어낸 학자나 경제 정책을 채택하는 지도자, 정부 관료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경제학 이론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어떤 성격을 가졌고, 가정환경이나 교육환경은 어땠기에 이런 정책을 지지했을까? 기회가 된다면 한번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나보다 먼저 이런 접근을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카렌 호른. 그의 저서 <지식의 탄생>이 바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0인을 대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성장과정과 가정환경, 학습 경로 등을 심층적으로 파고들며, 학자의 개인적인 특성과 학문 간의 연관성을 찾아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전부터 내가 알아보고 싶었던 내용을 먼저 연구한 학자가 있을 줄이야...!! 한 발 늦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인터뷰 대상인 학자들의 면모도 화려하고 인터뷰 내용도 알차서, 이 책을 직접 '만들' 수는 없었지만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인터뷰에 응한 10명의 학자들 한명 한명의 면모가 참 화려하다는 것. 그야 전원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니 화려하지 않을 수가 없기는 하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경제학 교과서의 저자이자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폴 새뮤얼슨, '불가능성의 정리'를 만든 애로, 공공 선택 이론의 뷰캐넌, 성장 이론의 대가 솔로 등 경제학 원론, 또는 미시, 거시 경제학 시간에 배웠던(그리고 덕분에 시험 기간에 골치 깨나 아팠던) 인물들을 이렇게 또 다시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하지만 학교 다닐 때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이 이번에는 전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론을 이론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론을 생각해내기까지 그들이 어떤 인생을 살았고, 당시 사회적 환경이 어떠했으며, 어떤 학자들과 교류하고, 그 후에는 어떤 이론으로 발전시켰는지 등 주변지식과 함께 봐서 그런 것 같다.


재밌게도, 학자들의 상당수가 경제학을 전공하기 전까지 경제학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집에서 경제에 대한 대화를 한 적도 별로 없으며, 심지어는 애초부터 경제학을 전공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학위 과정을 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새뮤얼슨의 경우, 지금은 '시카고 학파'라고 불릴 만큼 경제학계 내에서 큰 조류를 형성하고 있는 시카고 대학에 진학한 이유를 그저 '집에서 가까우니까' 라는 말로 일축했다. (설마 슬램덩크에서 서태웅이 북산고를 택한 이유와 같을 줄이야...) 게다가 그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경제학에 관해 알고 있었던 것이라곤 아버지 서재에 있던 하버드 클래식 시리즈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요약본으로 읽은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p.73). 이런 걸 보면 선행 학습을 한다고 꼭 잘하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또한 학자들 중 상당수는 수학, 통계학을 공부하다가 경제학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했지만, 몇 명은 사회적, 정치적인 이슈에 대한 관심으로 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다고 했고, 이후에 이런 학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뷰캐넌의 경우 공공 선택이론을 대표하는 학자 답게 정치제도와 민주주의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남부 출신이라는 약점과 살면서 받은 사회적 차별로 인해 다수보다는 소수, 강자보다는 약자를 위한 경제학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했다.

 

블랙과 애로의 이론을 따른다면 지배적인 다수의 의견을 찾아내어 그 의견을 그저 소수에게 계속 강요하면 됩니다. 나는 바로 그 부분에 반발했어요. 내 가치관에서는 이런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는 늘 억압받는 소수에 민감하게 반응하죠.' (pp.162-3)

펠프스 역시 경제학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지 않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성장의 동력을 '다이너미즘'으로 명명하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지금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다이너미즘 결핍의 사례로 이탈리아를 제시했는데, 그의 설명을 읽어보니 이탈리아가 아니라 우리나라 얘기 같아서 안타까웠다. 대학을 나와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한 뒤 정해진 나이에 은퇴하는 - 이런 정해진 경로대로 사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를 과연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무기력과 직장 내 무능력, 그리고 서른 다섯 살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혼해서 쉰다섯 살에 직장에서 은퇴할 때까지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얼굴에 비친 공허함을 엿볼 수 있었지요. 그래서 나는 다이너미즘 결핍에 시달리는 이탈리아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그 문제의 근원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p.404)

 

새뮤얼슨은 또한 '앞으로 경제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전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나오면 직장을 잡고 나이를 먹으면서 승진하고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이는 기업 지배 구조 실패의 주된 원인입니다. 회사는 엉망이 되든 말든 한몫 잡아 웃으며 빠져나가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p.90) 

라고 대답했는데, 요즘도 심심찮게 들리는 - 부실 경영, 뇌물 수수 등으로 조직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큰 물의를 일으키고도 제 한 몸과 재산 챙기기에 급급한 사회 지도층들에 대한 뉴스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이고,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정말이지, 이렇게 보면 경제학자라는 직업은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고 나라가 잘 살게 되어도 수요가 풍부한 직업인 것 같다.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경제학을 전공했거나 경제학에 관심이 많고, 원론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지식이 더욱 풍부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한장 한장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경제학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라도 어떤 가정환경과 교육환경에서 지식인이 만들어지고 지식이 형성되는지 알 수 있는 책인만큼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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