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괜찮다... 아버지는 안 아프다.... 아버지는 끄덕 없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거짓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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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세계 0.1%에게만 허락된 특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설적 전략 강의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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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하버드 대학교 내에서도 하버드경영대학원은 특별한 위상을 지닌다. 이곳의 학생들은 이제 막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평범한 학생들이 아니라, 대다수가 연간 수익이 1,000만 달러에서 20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의 최고경영자 또는 최고운영책임자, 혹은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이 바쁜 스케줄을 미루고 다시 캠퍼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20년 동안 재직 중인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 역시 세계 유수의 CEO들이 다시 캠퍼스를 찾게 만드는 인물이다. 그녀는 7년째 EOP(Entrepreneur, Owner, President) 프로그램의 전략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의 수업은 '최고의 강의'로 손꼽히며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앵콜 강의 요청을 받았고, 그 후에도 참가자들을 계속적으로 그녀를 방문하며 자신의 회사의 컨설팅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학원, 그 중에서도 MBA는 학위를 따기 위해서 또는 경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다니는 곳이라는 인식이 높기 때문에,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CEO나 고위직 임원들이 일부러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몽고메리 교수를 찾는 학생들 대부분은 이미 성공한 기업체의 CEO다. 잘 나가는 CEO라도 새로운 정보와 경영 기술을 습득하지 않으면 금방 업계에서 뒤처질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 때문일까? 아니면 학교라는 공간 밖에서는 사업상의 고민을 토로하기 어려운 사회적 위치 때문일까? 어찌됐든 학교와 기업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진정한 '산학협력'의 사례인 것 같아서 부럽다.


이 책은 총 여덟 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먼저 전략과 리더십의 관계를 설명한 후, 2장에서는 미국기업 매스코가 가구사업에 진입하면서 고려한 전략의 사례가 나온다. 4장부터는 매스코의 사례와 대비되는 예로 이케아의 사례가 소개된다. 이케아는 우리나라에 아직 진출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세계적인 가구 기업이다. 이케아가 어떤 방식으로 세계적인 가구 기업이 되었는지는 여러 책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전략'이라는 프레임으로 다시 한번 짚어보니 새롭게 발견한 점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케아는 '개념(concept)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제까지 어느 기업이 가구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업을 인수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거나 가격 경쟁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 반면 이케아는 '테마파크'와도 같은 매장 구조와 독특한 디자인, 고객 서비스로 가구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꾸었다. 좋은 전략은 기존 시장 상황에 맞추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발상을 통해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장에서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명품 기업 구찌의 사례가 등장한다. '명품은 디자인과 품질만 좋으면 잘 팔리는 게 아닌가?' 싶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구찌에 제 2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CEO 드 솔레는 명품 산업에도 새로운 비전과 적확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먼저 회사의 시장 내 위치를 파악하고, 톰 포드라는 스타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명품이라는 명성에 기대지 않고 효율적이면서도 고수익을 보장하는 사업 시스템을 마련했다. '우리는 패션을 진정한 사업으로 만들었습니다. (p.151)'라는 그의 말은 그가 구찌뿐 아니라 패션계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단 패션뿐일까. 출판이나 음악, 영화, 만화 같은 예술 분야의 산업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7장에는 애플의 사례를 통해 전략상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인 '경쟁우위'에 대해 설명했다. 애플은 처음부터 기술, 디자인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었다. 그리고 어떤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성공을 하기도 했고 실패를 하기도 했다. 이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어느 날 그냥 잠자리에서 일어나보니 자기 회사가 새로운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거나 기업의 목적이 하룻밤에 바뀐 사실을 알게 되는 일(p.249)' 같은 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빠르게 바뀌어도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있고, 누군가는 - 스티브 잡스처럼 - 예측에 성공했다. 그러므로 좋은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변화를 미리 예상하고 그에 맞추어 자사의 경쟁우위를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마지막 장에서 나는 큰 울림을 느꼈다. 세상이 바뀌면 경쟁우위도 바뀐다는 것은, 즉 '영원한 경쟁우위는 없다'는 뜻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약점이 많은 회사, 개인이라도 비교우위가 있을 수 있고, 시장 환경에 따라 열위였던 부분이 언젠가는 우위로 바뀔 수 있다. 영원한 우위가 없듯 영원한 열위도 없다. 진정한 전략가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좋은 시절에는 위기에 대비하고, 안 좋은 시절에는 기회를 기다리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저자가 수업을 통해,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전세계를 주름 잡는 CEO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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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불변의 법칙
알 리스 & 로라 리스 지음, 김현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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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분야에나 교과서 내지는 고전 격의 책이 있다. 마케팅, 광고, 홍보 분야의 교과서 내지는 고전이라고 한다면 어떤 책이 있을까? 나라면 고민할 것 없이 <마케팅 불변의 법칙>, <포지셔닝> 같은 책을 들 것이다. 놀랍게도 두 권 모두 저자가 같은 사람이다. 바로 애틀랜타에 있는 세계적인 마케팅전략 전문기업 리스앤리스의 회장 알 리스다. 알 리스는 <포춘> 선정 500대 기업들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경영 컨설턴트이자 마케팅 분야에서 무려 10여 권의 베스트셀러를 낸 유명작가다. 나 역시 대학시절 그의 저서를 읽은 적이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몇 개월 동안 모 기업에서 주최한 마케팅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전공이 아닌지라 프로그램 내용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껴서 혼자 공부할 겸 알 리스의 책들을 읽었다. 그 때는 그의 책들이 마케팅 분야에서 얼마나 중요한 책들인지 잘 몰랐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초보자에게 꼭 필요한 책을 만났던 것 같다.

 

 

<홍보 불변의 법칙>은 오랜만에 나온 알 리스의 신간이다. 책에서 저자는 지난날 <포지셔닝> 등의 책에서 주장했던 '포지셔닝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을 번복하고, '광고의 시대는 끝났다', 'PR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한다. "PR은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받지만 광고는 그렇지 않다. PR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면 광고가 적절하게 연출된 광고 캠페인을 동원해 그 이미지를 활용할 뿐이다.(p.11)" 인터넷, 모바일 등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은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광고와 같은 메시지에 현혹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목소리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광고는 힘을 잃고, 블로그, SNS, 입소문 등 제3자가 발신하는 메시지의 힘이 상대적으로 강력해진 것이다.

 

 

저자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매우 많은 사례들을 제시한다. 가령 인터넷서점의 대표격인 미국 아마존닷컴의 경우 퍼블리시티로 인해 유명세를 얻게 된 다음에야 비로소 광고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인터넷서점만 보아도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라디오 광고는 종종 들은 적이 있지만, '인터넷서점은 OO이 좋다(또는 싸다, 빠르다)'는 식의 입소문이나 포털 검색 등을 통해 퍼블리시티를 얻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책도 마찬가지다. 라디오나 신문 등에서 책 광고를 종종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입소문을 비롯한 퍼블리시티에 의존하여 이름을 알린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의 경우 아이들과 학부모들 사이의 입소문을 통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제는 종영된 '오프라 윈프리 쇼'의 <오프라 북클럽>에 소개된 책들은 언제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방송에서 유명인이 추천한 책,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책은 반드시 베스트셀러가 된다. 사람들은 출판사의 광고는 믿지 않지만, 제 3자의 입을 거친 간접적인 홍보는 믿는 것이다.

 

 

출판에 관심이 많아서 출판 관련된 사례들만 소개했지만 책에는 전자, 통신, 유통, 식품, 서비스 등 수많은 분야의 성공한 또는 실패한 홍보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산업뿐 아니라 대학, 지역, 개인 PR 등도 다루고 있어서 기업 홍보 외에도 다양한 홍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단순히 성공한 이유, 실패한 원인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인격화, 언어의 중요성 등 여러 관점에서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홍보를 그저 매출을 올리고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계 전반, 아니 사회 전체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주고 패러다임을 바꾸는 차원으로까지 올린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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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검사 변호사,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 형사재판의 비밀 - 합의에서 승소까지 형사사건, 고소, 소송을 위한 액션 플랜
노인수 지음 / 지식공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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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리걸 마인드(legal mind)'란 법조인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 중 하나로, 증거와 사실에 근거하여 결론과 해결책을 도출하는 논리 중심의 사고방식을 뜻한다. 나는 매사를 효용(또는 쾌락?) 위주로 생각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인지라 상대적으로 리걸 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다. 이번에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 형사재판의 비밀>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꼈다.

 

 

이 책은 서울고검 부장검사 출신의 형사 전문 변호사이자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낸 노인수 변호사가 썼다. 저자는 소송에 직면한 일반인에게는 현실적인 대처 방안을 제공하고, 법조인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리걸 마인드를 길러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하는데, 그 중간에 위치한 독자로서 보기에 저자의 집필 의도에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을 잘 모르거니와 평생 법정에 설 일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는 누구에게나 있다. 속된 말로 운 나쁘고 재수 없으면 나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1부에서 저자는 사건 발생부터 선고까지 시간별 액션 플랜을 제시한다. 매 단계마다 해야할 일이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다. 바로 '침착하기'다. 사건이 발생하면 일단 침착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최대한 많은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변호사를 선임하고 상대를 대할 때에도 침착하게 임해야 한다. 흥분하거나 화를 내는 것은 사건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부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각각의 입장이 정리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일반인들은 살면서, 지인이 아닌 이상, 판검사나 변호사를 만날 일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일을 하며 법정에서 어떤 입장에 서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변호사 구하는 방법, 나쁜 변호사 피하는 방법까지 소개되어 있어서 법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3부와 4부에는 소송 전략을 짜는 방법과 사건별 플랜을 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사건이라고 하니 거창해 보이지만 의외로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들이다. 접촉사고를 냈다든가, 빌린 돈을 못 갚는다든가, 부동산 매매시 계약을 깨고 다른 사람과 계약을 했다든가, 사장이 월급을 안 준다든가, 몸싸움에 휘말렸다든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든가 등등...... 지극히 일상적인 일들인데 법의 관점에서 보면 사기죄, 횡령죄, 배임죄, 명예훼손죄 등의 죄목을 붙일 수 있다니, 어떻게 보면 깔끔하고 쿨(!)하지만 무시무시하다.

 

 

초등학교 도덕 시간에 배우듯이 법은 사회가 만든 최소한의 규칙이자 최후의 보루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법에 대해 미리 잘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왕이면 가해자가 될 일을 하지 말고,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관대하게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한 것다. 책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 잘못을 시인하는 것처럼 보이니 하지 말라고 쓰여 있지만, 정말 미안한 상황이라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 의외로 그 말을 못해서 작은 일이 큰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미안할 때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솔직하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책잡지 않는 사람이 많은 세상. 법이 지켜야 하는 세상은 그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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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 & 마거릿 E. 본 지음, 이시형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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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교육학 등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스키너의 이름을 알 것이다. 스키너는 미국의 신행동주의 심리학자로, 스키너 상자, 티칭머신 등을 고안했으며, 1948년부터 199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한 심리학계의 대표 학자다. 스키너는 말년에 노년론에 심취하였는데, 이번에 읽은 책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가 바로 그 결실이다.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가 노년론에 심취하였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책을 읽어보면 그의 연구 방향에 수긍이 갈 것이다. 평생을 자신의 산 경험에서 우러나온 연구에 바친 그가,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나이듦에 관해 연구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귀결이었기 때문이다.

 

 

스키너는 먼저 노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없애라고 충고한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듦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지극한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노화를 거부한다. 조금이라도 젊어보이기 위해 운동을 하고, 식습관을 조절하고, 화장을 하고, 유행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한다. 스키너는 이런 현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젊은이들은 담배를 피워대며 폐암 같은 것은 영원히 오지 않을 먼 훗날의 일일 것이라 유예해 버린다. 또한 노년을 위험한 폐기물 처리장쯤으로 치부하고 만다."(p.25)

 

 

나이듦을 인정하되, '젊은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고 스키너는 조언한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준비'는 운동을 하고 건강검진을 받고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신체적인' 준비가 아니라 '정신적인' 준비를 의미한다. 끊임 없이 세상과 접촉하고, 자신의 지난날과 교류하고, 바쁘게 지내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젊은 노년을 보내기 위한 준비 과정이 이렇게도 많다. 어쩌면 인생은 젊음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이든 때를 준비하는 여정이 아닐까? 젊은 시절부터 일을 열심히 하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많이 하고, 지적 자극을 주는 활동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노후가 풍성해질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일분일초가 소중하고 잠깐 만나는 인연도 숭고하게 여겨진다.

 

 

이 책에는 주목할 만한 특징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대한민국 대표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가 평역을 했다는 점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스키너 박사의 강의를 들은 적도 있다는 이시형 박사는 일흔여덟 살의 현역 학자로서 스키너의 연구를 보다 심도 있게 해설하였다. 이시형 박사도 <세로토닌하라!>에서 즐겁게 살기, 지적 쾌락에 몰두하기 등 뇌건강의 중요성에 관해 역설했는데 이 책의 메시지와 맞닿는 부분이 있어서 신기했다.

 

 

그러고보니 본의아니게 최근 장수와 노후에 관한 책을 연달아 읽었다. <어모털리티>를 시작으로 <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100세 습관>도 그렇고, 넓게 보면 <하워드의 선물>, 오에 겐자부로의 <회복하는 인간>도 비슷한 분위기의 책이 아닌가 싶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남녀 기대 수명은 80세를 넘었고, 65세 인구 비중은 5년 후인 2018년에는 전체 14퍼센트를 넘고, 2026년에는 전체 20퍼센트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또는 베이비붐 세대의 관심사에 맞추어) 장수와 노후에 관한 책이 최근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는 이러한 추세를 심리학계의 원로는 어떻게 예측했고, 심리학에서는 노후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많은 분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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