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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기 - 짜릿하고 흥미로운 그녀의 방황
홍시야 지음 / 소모(SOMO)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혼자살기' 라는 말은 다양한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혼자서 산다', 가족의 품을 떠나 자취한다는 뜻일 수도 있고,
애인이나 배우자 없이 독신으로 산다는 뜻일 수도 있고,
조직이나 단체에 속하지 않고 혼자서 일을 한다는 뜻일 수도 있고,
물리적인 의미 없이 정신적으로 독립이 된 상태로 산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혼자 사는 것을 좋아할까?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대부분 관계를 희구한다.
실연을 하기가 무섭게 연인을 찾고, 지겨워질 걸 알면서도 가족을 만들고,
월요병에 시달리고 퇴근 시간을 기다리게 만들 걸 알면서도 조직에 들어가길 좋아한다.
그러나 이건 알까? 관계 속에서 소외될 때 더 고독하고 비참하다는 것을.
곁에 있는 연인이 남처럼 느껴질 때,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식구나 동료가 남보다 못하게 느껴질 때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보다도 더 큰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잘 지내다가도 혼자살기를 시도한다.
외로워지기 전에 스스로 외로움을 택하는 것이다.
홍시야의 [혼자살기] 를 읽으면서 혼자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했다.
홍시야는 검색창에 이름을 입력하면 검색결과가 빽빽히 나오는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다.
몇 년 전 잡지에서(아마도 paper?) 그녀의 인터뷰를 읽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나서
홈페이지를 찾아봤더니 익숙한 기분이 든다.
그 때보다 홈페이지 내용이 더 풍성해진 것을 보니
그동안 부지런히 활동하신 모양이다.
홍시야 홈페이지 <홍시야닷컴>
http://www.hongsiya.com/
[혼자살기] 도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니라
몇 년 전에 낸 것을 개정한 것이라고 한다.
무용에서 피아노로, 미술로 진로를 바꾸며 번민했던 학창시절부터
그 누구도 너와는 안 맞을 것이라고 했고 결국 삼 년 만에 그만둔 직장생활,
프리랜서로 독립하여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느낀 점,
서울 곳곳에서 누리는 일상의 즐거움과 세계를 누비며 만끽한 재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나는 혼자 살지도 않고,
그녀처럼 예술가도, 프리랜서인 것도 아니지만
그녀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남들 눈치 보지 않고,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계속 도전하고,
자신을 즐겁게 만들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러면 혼자가 아니라도 혼자인 듯 자유롭고,
혼자라도 혼자가 아닌 듯 따뜻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글도 좋지만
이 책의 백미는 홍시야의 일러스트와 감각적인 사진들이다.
내 사진 실력으로는 책에 실린 이미지들을 잘 담아낼 자신이 없어
소모 출판사 블로그에 있는 사진으로 대신한다.
기왕이면 직접 볼 것.
소모 출판사 블로그
http://somo_book.blog.me/40161212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