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이하여 2012년 한 해 동안의 이슈와 트렌드를 정리하는 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CATCH UP 2013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라는 긴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종합 리서치 기업인 엠브레인이 만든 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장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에서 분석한 내용인 만큼,
정부나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소비자의 의견과 취향, 기호가 많이 반영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2012년 트렌드 총평과
IT, 모바일, 유통, 쇼핑, 여가, 외식, 미디어, 사회, 문화 등 개별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부분으로 되어 있다.
서장 '2013 트렌드리포트'는 2012년 트렌드를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1년과 비교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2001년과 비교했을 때 지금 2012년 가장 달라진 부분을 꼽으라면 역시 IT, 모바일 분야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보급, 유비쿼터스의 실현, 디지털 콘텐츠의 보편화 등
2001년에는 그저 상상만 했던 일들이 불과 11년 사이에 현실이 되었다.
이로 인해 정보의 유통 속도는 전에 비해 매우 빨라졌지만,
세대 간의 유대감과 개인 간의 결속력 같은 사회적인 가치는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내용을 설문조사 수치로 보니 왠지 더 쓸쓸했다.
1장부터는 IT, 모바일, 유통, 쇼핑, 여가, 외식, 미디어,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대한 조사 결과 및 분석이 나와있다.
눈에 띄는 것은 IT, 모바일은 물론, 유통, 쇼핑, 여가, 사회, 문화 등 다른 분야에서도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같은 IT 기기의 영향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가령 유통 분야를 보면 몇 년 사이에 QR코드의 인지도가 상승하면서(95.3%) 이를 이용한 홍보가 늘고 있다고 한다.
상품 구매 시 다른 소비자의 리뷰를 신뢰하는 경우가 높다는 점(71.3%)도 IT기기 이용이 보편화된 덕분이다.
또한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으며(63.2%)
전자책 독서 경험이 있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추세(59.7%)라는 점에서
출판계도 IT기기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 중심의 조사라서 그런지 소비자로서 공감할만한 내용이 많았고,
다른 소비자들은 어떤 문제에 관심이 많은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등을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조사 항목이 98개나 되다보니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 내용이 심도 있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