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 삶을 걸작으로 만드는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
이재규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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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피터 드러커. 경영을 넘어 인생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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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인문학 강의 - 전 세계 교양인이 100년간 읽어온 하버드 고전수업
윌리엄 앨런 닐슨 엮음, 김영범 옮김 / 유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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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클래식이란

하버드 대학교의 총장을 지낸 찰스 윌리엄 엘리엇이 기획하고 윌리엄 앨런 닐스 교수가 편집한 고전 시리즈로,

고등교육의 수혜를 받기 어려운 일반 대중들이 기초적인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여러 분야에 걸쳐 엄선한 책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시대에,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대중들을 계몽하기 위한 교양서 시리즈를 기획했다는 점도 신기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겨우 들어온 클레멘트 코스(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칼리지 수준의 인문학 교육)의 정신이

그 때 이미 존재했다는 점은 놀라울 따름이다. (이것이 20세기에 미국을 최강국으로 만든 저력이 아닐까?)


<열린 인문학 강의>는 바로 이 하버드 클래식을 읽기 위한 안내서로 기획된 책이다.

쉽게 말해 하버드 클래식 시리즈의 요약서인 셈인데,

시리즈 전권을 늘어 놓으면 무려 3미터에 달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방대한 양을

이 책 한 권으로 읽을 수 있으니 독자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이 책은 크게 역사, 철학, 종교, 정치경제학, 항해와 여행, 희곡, 시 - 이렇게 일곱 파트로 되어 있다.

관심 분야인 정치경제학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맨 처음에 나오는 역사 부분부터 읽는 게 좋은 것 같다.

문명의 탄생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개괄한 다음,

철학, 종교, 정치경제학 등 다른 분야의 내용을 시대순으로 정리하면서 읽는 방법을 추천한다.

 

사실 이 책만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적지 않아서

우연히 지난 봄에 <하버드 인문학 서재>라는 책을 먼저 읽은 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하버드 클래식의 존재도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인데,

저자가 1년에 걸쳐 하버드 클래식을 읽으면서 혼자서 공부하고 느낀 점들을 담담하게 쓴 책이라서

본 적도 없는 하버드 클래식이라는 시리즈가 가깝게 느껴졌고, 심지어는 읽은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 책을 읽고 나서 <열린 인문학 강의>를 읽어보니

저자가 왜 하버드 클래식이 서양 편향적이라고 했는지(동양에 대한 부분은 불교와 논어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다),

'항해와 여행'이 정치경제학, 철학 등의 학문과 동등한 비중으로 다뤄진 게 왜 신기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또 하나 신기했던 점은 분명히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학자들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을 살았던 이들인데,

이들의 글이 21세기인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생각이 시대를 앞서갔다는 뜻일까, 아니면 이 시대가 그 때에 비해 덜 성숙하다는 뜻일까.

그저 인문학의 힘이라는 말로 덮어버리기엔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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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치모녀 도쿄헤매記 - 번역가 엄마와 여고생 딸의 투닥투닥 도쿄여행기
권남희 지음 / 사월의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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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좀 읽었다 하는 사람이라면 번역가 '권남희'의 이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권남희 님은 <무라카미 라디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밤의 피크닉>, <다카페 일기>, <카모메 식당> 등

국내에 널리 알려진 일본소설, 에세이 등을 번역한 21년차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로,

최근에는 <번역은 내 운명>, <번역에 살고 죽고> 등의 책을 직접 쓰기도 했다.

 

작년 여름에 <번역에 살고 죽고>라는 재미있게 읽어서

권남희 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인터넷 서점에서 바로 구입했다.

책 소개를 보니 저자가 고등학생 딸 '정하'와 함께 한 도쿄 여행기라고.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가 쓴 도쿄 여행기라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역자 후기마다 정하의 이름을 쓸 정도로 딸 사랑이 끔찍한 저자인지라 두 모녀의 여행기가 적잖이 궁금했다.


사실 도쿄는 한국에서 멀지 않고 분위기도 서울과 비슷해서 여행지로서 그리 매력적인 곳은 아니다.

게다가 도쿄에 대한 가이드북, 여행기만 해도 수십, 아니 수백 권이 나와있어서

'도쿄여행기'라는 타이틀을 단 책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아주 새로운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안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고, 다시 한번 도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일본어를 할 줄 알고, 일본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사람이

일본 여행을 할 때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한국 여행자가 도쿄에서 가는 곳, 보는 것은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일단 일정이 3년 전 내가 짰던 도쿄 여행 일정과 칠십 퍼센트 정도 겹쳤다.

도쿄타워, 롯폰기힐스, 하라주쿠, 시부야, 신주쿠, 우에노 같은 곳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그렇다 쳐도,

칸다 고서점 거리라든가 키노쿠니야 서점 같은 곳에 들른 점까지 비슷할 줄이야...!

게다가 인터넷이나 책에서 사진을 보고 큰 기대를 품고 간 곳이 생각만큼 멋지지 않아서 실망하고,

가이드북에 없는 곳에 우연히 들어섰다가 의외로 멋진 경험을 했을 때의 기뻐하는 모습이라니...!

3년 전 도쿄에서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게 떠올라 신기했다.

가는 곳, 보는 것도 비슷하지만 느끼는 것도 비슷한 모양이다.

 

또 하나는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

저자의 딸 정하는 여행 초반부터 지루해하고 짜증을 많이 냈다.

(만약 고등학교 때 어머니가 야자 빼고 일본 여행을 시켜준다고 했다면 나는 큰절을 올렸을 것 같은데...)

요즘 청소년 중에 이런 아이가 있을까 싶을만큼 알뜰하고 성실한 아이인 건 알겠지만,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인지 모처럼만의 여행을 백 퍼센트 즐기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반면 저자는 일본에서 산 경험도 있고, 일본문학 번역을 하면서 알게 된 지식도 있어서인지

발길이 닫는 장소마다, 눈길이 머무는 장면마다 애틋해하고 감격했다.

연못(산시로 연못) 하나를 보면서도 나쓰메 소세키와 오에 겐자부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같은 이름들을,

와세다대에서는 그 대학 출신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하라주쿠에서는 20대 초반에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을,

메이지신궁에서는 훗날 정하의 아버지가 되는 남자를 처음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는 저자를 보며

'아는 만큼, 경험한 만큼' 여행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다시 도쿄 여행을 하게 된다면 잘 알려진 곳 말고 외곽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 가보고 싶다.

저자는 다음 여행을 어떤 식으로 계획하고 있을까?

벌써부터 다음 여행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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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 -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증보판 고독한 미식가 1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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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본 드라마 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던 작품은 단연 <고독한 미식가>다.

 

원작을 먼저 읽고 본 <심야식당> 시리즈는 그저 그랬고,

역시 원작을 먼저 읽고 본 <하나씨의 간단 요리>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으나,

<고독한 미식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좋았다. 원작을 먼저 읽지 않아서 그런 걸까? 그럴지도...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매력은 한마디로 말해 '쇼와스럽다'는 점.

'쇼와스럽다'는 말은 현재 일본의 연호인 '헤이세이(평성)' 시대 이전의 '쇼와(소화)'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미로,

'촌스럽다'는 뜻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 멋을 지키는 것을 칭찬하는 숨은뜻도 있다.

 

<고독한 미식가>는 바로 이런 '촌스러움'과 '일본인 특유의 미의식'을 동시에 지닌 드라마다.

물론 음식 드라마인만큼 주인공 이노카시라 고로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장면이 가장 압권이지만,

속에서 어떤 감정의 동요가 있든 겉으로는 절대 내색하지 않는 고로의 신사다운 면이라든가,

세련되고 화려한 '맛집'보다는 나름의 독특한 정취를 가진 '멋집'을 찾아내는 초이스.

이런 점들이 예스러우면서도,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을 생각나게 해준다.

 

 

 

 

 

 

 

 

알려져 있다시피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구스미 마사유키가 줄거리를 쓰고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을 그린 만화가 원작이다.

 

드라마 시즌1,2를 다 보고 적적하던 차에 원작 만화 생각이 나서 그날 바로 구입해서 읽었다.

시즌2까지 나와서 권수가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 권짜리 만화였다.

(그것도 추가 에피소드 및 저자 대담이 수록된 증보판인데도 한 권이라니!)

만화를 먼저 본 동생이 '드라마와 만화가 다르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만화보다 드라마를 먼저 본 내 눈에는 드라마와 만화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이 보였다.

일단 잡화를 주로 취급하는 사업가인 주인공 이노카시라 고로가

업무차 들른 곳에서 한 끼를 때우는 이야기라는 기본 포맷이 똑같고,

매회 에피소드보다는 고로가 메뉴를 고르고 음식을 먹는 장면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점도,

돼지고기 볶음, 타코야키, 야키니쿠, 덮밥, 오뎅 등 일본의 서민층이 즐겨 먹는 음식이 주로 나온다는 점도 똑같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드라마는 매회 앞부분의 에피소드가 만화에 비해 길다는 점,

서민 음식 외에도 오키나와 등 지방 요리나 중국, 브라질, 태국 등 다양한 외국요리에 도전하는 점 정도일까?

 

재미있는 점은 1994년에서 1996년까지 연재된 만화 원작과

2010년 이후에 방영된 드라마 시즌1,2 속 풍경이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구체적인 부분을 따지면 달라진 점이 많이 있겠지만,

고로가 주로 애용하는 마을 상점가는 90년대에 비해 쇠락하면 쇠락했지 더 좋아지지 않았고,

아키하바라, 아사쿠사, 시부야, 긴자, 이케부쿠로 등 도쿄의 주요 지역의 분위기도 비슷한 편이다.

이 만화와 드라마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의 뜻을 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십 여 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 만화로, 드라마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일본인만이 만들 수 있는 맛과 멋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주 값이 싸고, 특별한 재료나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라도

정성스럽게 만들어 손님에게 대접하는 일본 요리사들의 자세,

그리고 그 음식을 맛있게 먹는 손님의 모습.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음식으로 한 끼를 때우고 허기를 채우는 현대인들의 음식문화와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고독한 미식가>는 현대인들이 잊고 사는 음식의 소중함, 음식 문화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경기는 십 여 년째 침체되어 있고, 고령화 등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발목을 잡고있지만,

언제까지나 일본인들이 간직해주었으면 하는 맛과 멋 - 그것을 보여주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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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이 스펙이다 - 보이지 않는 강력한 이력서, 평판의 힘
아이하라 다카오 지음, 박재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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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나에 대한 인상을 물어보는 앱이 있다고 한다.
스마트 기기가 없는 관계로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어떤 앱인지 궁금하다.
왜 현대인들은 자신에 대한 평가를 궁금해 하는 것일까?
자의식의 발로일까? 아니면 그저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가 궁금한 것일까?

 

<평판이 스펙이다>를 읽으며 '평판'이라는 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평판이란 쉽게 말해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뜻하는 말이다.
개인의 출신 배경을 중시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에는 능력이나 개성, 자질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사회인지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꽤나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책의 저자 아이하라 다카오는 바로 이 평판이 때로는 능력이나 개성, 자질보다도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현재 주식회사 HR어드밴티지 이사로 재직중이며,

일본생산성본부, 일본비즈니스스쿨 등에서 강연한 경력이 있는 인사 전문가이다.
그는 직접 경험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재를 발굴하는 방법으로 평판만큼 믿을만한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책에는 성과나 능력보다도 평판이 중요한 이유와 평판을 관리하는 방법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제시되어 있다.

 

성과보다 평판이 중요한 이유는 누구라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비슷비슷한 지원자들이 있다면, 그중에서 기왕이면 남이 추천해준 사람을 뽑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괜히 잘 모르는 사람을 택해서 리스크를 높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인맥, 지연, 학벌 -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불공정하다고 느껴지지만, 나라면 어떨까?
그것이 심리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책의 후반부에는 평판을 관리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평판을 관리하는 방법이라고 해서 크게 특별한 것은 없다.
인사를 잘 하고, 유머를 잘 구사하고, 부정적인 말은 삼가고, 질문을 자주 해서 관심을 드러내는 등
인간관계를 좋게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들은 평판 관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평판은 얻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이다'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쁜 소문만 안 나도, 안 좋은 모습만 안 보여도, 호감까지는 안 되도 비호감은 면할 수 있다.
인사 전략, 인재 관리라는 것이 정말 뛰어난 사람을 고른다기 보다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평판 관리라는 것은 결국 남이 나를 고를 때 리스크가 적게끔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령 아무리 외모가 멋지고 실력 있는 연예인이라도 스캔들이 많고 대중적으로 호감이 높지 않으면 캐스팅 되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의 평판 관리도 마찬가지.
너나 할 것 없이 스펙을 올리다보니 스펙에 별 차이가 없게 된 것처럼,
평판도 스펙이라면 남보다 뒤처지지 않게만 관리하는 것이 기술이고, 비법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게 가장 어려운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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