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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중동 쿨하게 읽기- 가려졌던 중동의 히잡을 들추다
매일경제 국제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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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플레이션의 습격
자오샤오.천광레이 지음, 차혜정 옮김, 이진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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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퀀트-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한 수학천재들 이야기
스캇 패터슨 지음, 구본혁 옮김 / 다산북스 / 2011년 7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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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얼마나 멀리 있는가- 통화, 에너지, 기후에 대한 어느 경제학자의 리포트
관칭유 지음, 한지현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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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샘 고슬링 지음, 김선아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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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표지만 보고 자기계발서인줄 알았다. 당시 '스틱'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비슷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다. 스눕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미안하다 무식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 책이 그 사람이 가진 물건이나 방 인테리어만 보고 성격이나 심리를 추측하는 기법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수사, 탐정물 같은 걸 엄청 좋아하는 데다가 요즘 보고 있는 미드 '라이 투 미'와도 연결이 되는듯 하여(지금 생각해보니 '셜록홈즈'가 비슷하지 않나 싶다.) 엄청난 의욕을 가지고 이 책을 골랐다.  

일단 저자는 인간의 성격을 성실성, 개방성, 외향성, 동조성, 신경성 등으로 분류하고 각 성격의 특징에 대해 설명한다. 책에 실린 테스트를 해보니 나는 '성실성'으로 나왔다. 이러한 성격은 어떤 책이 책장에 꽂혀 있는지, 책상이 얼마나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지, 사무실 내 액자나 장식이 어떤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는지 등을 보아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가령 같은 사무실이라도 손님이 앉을 자리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면 그 사무실의 주인은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 있고, 화목한 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손님이 아닌 자신이 보는 쪽으로 배치한 사람은 가족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방에 지도가 많이 있으면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 있고,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 많이 있는 사람은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이 많고 애착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분석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관심과 관찰력만 있으면 이 정도 추측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스누핑이라는 것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신뢰할만한 것인지는 그의 후속연구를 지켜보고 답을 내리고 싶다. 

아래는 저자에 대한 미국 뉴스 보도 영상이다.  

http://abcnews.go.com/video/playerIndex?id=529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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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이야기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애니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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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 환경 문제는 다원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환경 문제는 소비 문제다. 기왕이면 친환경 제품을 사는 것이 낫고, 아예 안 사는 것도 좋다. 소비 문제가 나왔으니 생산 문제도 된다. 기업은 친환경 제품을 생산해야 할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도 친환경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소비와 생산 문제이니 분배 문제도 된다. 한정된 자원과 부를 어떻게 분배하는가 하는 경제 문제이며, 이는 곧 정치 문제이기도 하다. 자원을 가진 집단과 자본을 가진 집단 간의 대결이며, 이는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중요한 문제다. 이제까지 환경 하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고, 되도록 쓰레기를 줄이고 전기 사용을 줄이는 정도의 문제로 생각했는데(물론 이것도 매우 중요한 습관이다!), 너무 안이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호텔의 작은 카페에 앉아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기업인과 원조단체 활동가의 대화를 들으면서 카페오레를 마셨다. 그때 나는 저 수영장 가득 물이 반짝이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내 커피 한 잔이 나오려면 약 14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나처럼 몰골이 꾀죄죄한 사람이 근사한 호텔 화장실을 20분이나 쓰도록 허용한 이유는 내 피부색(백인)과 주머니 속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깨끗한 물이 없어서 1년 안에 죽을지도 모르는 수십만명의 어린이가 이런 카드를 한 장씩 갖고 있다면, 아니 집 근처에 안전한 수돗물이라도 나온다면, 이 아이들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 (p.49)

얼마전에 읽은 <노 임팩트 맨>, <굿바이 쇼핑>에 이어 애니 레너드의 <물건 이야기>를 읽었다. (내 마음대로 이 책들을 '친환경 3부작'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작가도 다르고, 출판사도 다르고, 주제가 비슷한 것 빼고는 연관성은 없다.) <노 임팩트 맨>은 1년 동안 아무 것도 '소비'하지 않고 살아보려고 노력한 남성의 체험기이고, <굿바이 쇼핑>은 역시 1년 동안 아무 것도 '구입'하지 않고 살아보려고 노력한 여성의 기록이다. (<굿바이 쇼핑>의 저자는 물건 구매만 줄인 것이고, <노 임팩트 맨>의 저자는 물건 구매뿐 아니라 전기, 수도 등 소비 자체를 줄였다. <노 임팩트 맨>이 좀 더 '독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앞의 두 권이 체험기, 저널 같은 성격인 반면 <물건 이야기>는 보다 전문적이고 의식적이다. 그래서 읽는 데 좀 고전 했다. 앞의 두 권을 읽고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읽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오늘날, 더 새롭고 근사한 물건을 더 많이 사야 한다는 압력은 정체성과 지위를 표현해야 한다는 압력과 관련이 있다. <미래를 위한 경제학, 자본주의를 넘어선 상상>에서 구스타브 스페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은 '튀는 것'과 '묻어가는 것' 둘 다를 통해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소비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 자본주의와 상업주의 문화는, 물건을 소유하고 그것을 과시하는 것을 통해 '튀는 것'과 '묻어가는 것' 둘 다를 강조한다." (p.294)

다양한 이슈가 소개되지만 핵심적인 주제는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소비에 있어 중요한 것은 친환경적인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스스로를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1+1, 파격 세일 같은 문구에 마음이 약해지고 결국 지갑을 열고 말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산 제품은 제대로 쓰지 못하고 버리거나 남에게 줘버리는 경우가 많다. 당장은 싸게 사서 얼씨구나 좋다 싶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원을 낭비한 셈이 되고 지구 전체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게 된다. 

게다가 그렇게 저렴한 가격에 나오는 제품은 그 제품보다 싼값에 착취되고 있는 후진국 노동자의 손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그 노동자들은 대개 사회적 약자인 여성, 아동인 경우가 태반이다. 남북 격차를 개선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도 '이게 무슨 상관이 있겠어' 하는 생각에 저지른 소비 한 번으로 본의 아니게 그들을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트는 2008년 투어쇼에서 "기본적으로 집이란 쓰레기 제조 센터"라고 말했다. 집에 오자마자 물건은 쓰레기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집에 들여온 물건은 처음에는 잘 보이게 전시된다. 그런 다음 찬장이나 선반에 들어갔다가 다시 벽장으로 옮겨진다. 그 다음에는 차고의 상자에 처박힌다. 그리고 쓰레기가 될 때까지 거기 처박혀 있는다. (p.321)  

그렇다고 저자의 주장이 소비를 전혀 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저자는 프로포즈를 하는 남자친구에게 비싼 신품 반지 대신 중고 반지를 달라고 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을 본 사람이라면 다이아몬드 산업 이면의 추악한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생산되는 새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낡은 중고 반지를 구입하면 굳이 나를 위해 새로 광물을 더 캘 필요가 없다. 게다가 몇십년, 몇백년 전 그 반지를 두고 사랑을 맹세했던 이름 모를 연인들을 상상하면 반지의 의미가 더욱 로맨틱하게 느껴질 것이다. 나도 나중에 연인한테 꼭 새 반지 대신 중고 반지를 달라고 해야지.    

<물건 이야기>는 영화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못 찾았다. 대신 인터넷에서 영상을 찾아보니 여러 개가 나왔다. 이런 영상들은 인터넷상에서뿐 아니라 학교에서 수업 부교재로 활용되며 많은 이들에게 무분별한 소비의 위험성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고 한다.  http://youtu.be/9GorqroigqM 

영상을 보다 보니 <물건 이야기>는 단순히 환경을 살리자는 정도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의 대상에 불과한 물건의 이력과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고, 내 몸 가까이에 두고 쓰는 물건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에 반해 사자마자 서랍장, 옷장, 찬장에 처박히고 결국 쓰레기로 운명을 다하는 물건은 또 얼마나 많은가. 불필요한 소비는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사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물건을 소비하고 구매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 1人으로서 반성, 또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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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레시피 - 39 delicious stories & living recipes
황경신 지음, 스노우캣 그림 / 모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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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에서 어깨를 맞대고 앉아, 버너에 불을 붙이고, 코펠에 물을 받아 팔팔 끓이고, 밀가루 반죽을 조금씩 뜯어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수제비. 도대체 무슨 맛이 있었겠느냐마는 나는 지금도 그 뜨거운 국물 맛과 부드러운 밀가루의 맛을 기억해낼 수 있다. 그것은 아주아주 슬픈 날, 눈물을 펑펑 흘리고 난 후, 누군가가 잡아준 따뜻한 손처럼 다정했다. 근본적으로 해결된 문제는 아무것도 없었으나, 우리는 폭신한 이불에 싸인 아기처럼 순해져서, 그날 밤 어느 때보다 특별하고 소중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물과 밀가루와 소금으로 만든 그 초라한 수제비 속에는, 비바람 치는 날 동굴 속에 웅크리고 모여 앉아 서로의 털을 골라주는 아기곰들의 천진한 우정 같은 것이 녹아 있었다는 생각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떠올랐다. (pp.24-5)

인간의 오감 중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무엇일까? 내 생각에 미각이 제일 오래 남는 것 같다. 그토록 좋아했던 첫사랑 남자아이의 얼굴도 목소리도 이제는 가물가물 하고, 처음 잡았던 손의 촉감도 기억나지 않고, 향기도 생각이 안 난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전에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음식의 맛이나 친구들과 나누어 먹은 과자나 아이스크림의 맛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방금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월간 <페이퍼>의 편집장이자 다수의 책을 쓴 황경신의 음식 에세이 <위로의 레시피>를 읽고 있자니 내 기억 속의 음식 이야기가 몽글몽글 떠올랐다.  

중학교 때 하교길마다 절친과 '아시나요'라는 아이스크림을 나눠먹곤 했다. 다른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꼭 '아시나요'만 먹었는데, 그 아이스크림이 다른 아이스크림보다 싸기도 했고, 빵처럼 생겨서 나눠 먹기도 좋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친구가 조성모의 팬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가족 휴가 때 목포에서 먹은 화끈한 낙지볶음과 연포탕, 아버지가 직장 근처에서 사주신 어국수 맛도 좋았다. 지금도 가족들이 모이면 그 때 먹은 음식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곤 한다. 

대학교 때 선배가 사주었던 학교 앞 명물 오레오 쉐이크 맛은 지금도 여름만 되면 떠오른다. 오레오 과자를 쉐이크와 함께 갈고 위에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만든 음료인데 후배나 친구들한테 사주면 늘 반응이 좋았다. 동생과 알바를 해서 번 돈으로 떠난 일본 여행 길에 시모키타자와의 허름한 골목에서 동생과 나누어 먹었던 카레빵과 우롱차 맛도 잊을 수 없다. 중국 여행길에 연변에서 먹은 북한식 냉면과 만두, 봉사 활동을 간 곳에서 비를 쫄딱 맞고 우여곡절 끝에 시장통에서 친구와 사먹은 찐빵 맛도 최고였다. MT 단골 메뉴인 삼겹살과 불조절에 실패해 불어터진 라면, 처음으로 친구들끼리 떠난 기차 여행길에 사먹은 춘천 닭갈비 맛도 잊을 수가 없다. 아, 나한테 추억의 음식이 이렇게도 많았다니...!  

떠오르는 음식의 가짓수만큼 나와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하다. 이렇게 한번이라도 어깨를 맞대고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들은 기억이 아니라 마음에 남는 것 같다. 이름이나 얼굴이 아니라 함께 먹은 음식의 맛으로 그 사람을 기억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사람과는 꼭 같이 밥을 먹어봐야 하나보다. 달콤한 밥알을 꼭꼭 씹어 넘기듯이,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보낸 추억을 마음에 꼭꼭 새겨두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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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영어책
김원.Shane 지음 / NEWRUN(뉴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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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 색깔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빨강이라기엔 옅고, 분홍이라기엔 진하다. 살구색에 가까운데 이런 색깔의 살구를 먹어본 적은 없고, 어젯밤에 먹은 천도복숭아 색깔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자몽 색깔도 비슷한 것 같고... '은밀한' 영어책이라는 제목 탓인지 사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도쿄 나카노구 선플라자에 있는 만다라케의 성인 코너(!) 색깔과 제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코너에 있는 '책'이나 '잡지'도 아니고 코너 전체가 이 색깔이다. 그야말로 달아오른 살색의 향연... ㅍㅍ)  

각설하고, 이 책은 월간지 <paper> 편집장 김원과 유명 영어 강사 Shane이 <paper>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을 묶은 책이다. 다른 잡지는 즐겨 읽지 않는데도 페이퍼만큼은 즐겨 읽을만큼 페이퍼의 팬인 나로서 김원 님은 당연히 알고 있었고(이 책에 이어 요즘 나는 황경신 님의 책을 읽고 있다. 기막힌 우연의 일치!), Shane쌤은 예전에 ebs에서 썬킴샘이랑 방송 같이 하실 때 재밌게 봤는데 요즘은 못 뵈어서 서운했다. 그런 두 분이 페이퍼에 영어 칼럼을 함께 연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근' 알고 있었고, 그 칼럼을 묶어 책으로 내셨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제서야 읽었다니...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김원 님은 요새 책을 또 한 권 내셨던데...)  

김원 :  그렇지만 최소한 김치전 같은 거라도 같이 먹어야죠. 아! 김치전은 영어로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Korean vegetable pancake?  

Shane : 오! 그렇게 표현하는 거 안 좋아요. 그냥, '코리안 전' 이렇게 말하는 게 제일 좋아요. 김치 같은 것도 어설프게 영어로 'Red peppers and cabbage'라고 하지말고 그냥 '김치'라고 말하세요. 설명하지 말고 그냥 그 음식을 보여주는 거지. 그게 최고죠! 떡 같은 음식이 식당 메뉴판에 영어로 어떻게 쓰여 있는지 알아요? 'glutinous rice cake'이라고 쓰여 있어요. 'glutinous'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막 뭉그러져서 찐득찐득한' 그런 의미거든요. 그런 걸 미국인에게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 먹겠다고 하겠어요? No! 그렇게 쓰느니 차라리 'a Korean desert made from rice' 라고 표현하는 게 훨씬 좋을 거예요. 

김원 : 그게 더 좋겠다. 진짜!

'영어책'이라고 하면 두꺼운 문법서나 몇 만 단어가 실린 단어책 같은 게 먼저 떠오르지만, 이 '은밀한' 영어책은 전혀 다르다.  영어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라는 감각으로 접근한다. 아니, 영어책이라기보다는 영어가 많이 나오는 책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겠다. 

먼저 두 사람이 만난다. 장소는 신사동 가로수길이기도 하고 인사동이기도 하고 어느 허름한 동동주 집이기도 하다. 김원이 셰인과 대화를 하며 영어와 관련된 질문을 한다. 김치전이 영어로 뭐냐, 이성을 볼 때 뭘 보냐, 외국인한테 말을 걸고 싶을 때 어떤 말로 시작하면 좋을까 하는 사소한 질문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화라는 게 뭔가. 다 이런 사소한 질문의 집합이지 않나. 외국인을 만났을 때 처음부터 자기소개부터 장래계획,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과 세계 금융에 대한 견해 같은 얘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냥 친구 만나듯이 이런저런 주제를 두고 얘기를 하고, 그러다가 '이 말은 영어로 어떻게 하니?'라고 묻는 정도. 외국인 친구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딱 그 정도의 분위기다. 

그래서 재밌다. 영어 수준도 어렵지 않고, 칼럼이나 인터뷰를 읽는 기분으로 훌훌 읽을 수 있다. 그러다보면 어떤 단어나 문장이 머릿속에 슬그머니 들어와있기도 하고, 평소에 이런 단어를 이렇게 써먹어봐야지 하고 배우는 것도 있다. 외국어는 이렇게 배워야 하는 거지 암... 일본어는 이렇게 배웠지만, 영어를 내가 진작에 이렇게 배웠으면 고생을 덜 했을텐데ㅠㅠ   

잘 팔려서 2권, 3권 쭉쭉 나와줬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이렇게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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