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자는 익애하는 척 4
나카노 에미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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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티에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문을 구하기 위해 재력으로 유명한 가문의 차남 파하드와 계약 약혼을 한다. 라티에르는 자신이 파하드의 재력을 보고 접근한 사실을 파하드도 알고 있기 때문에 파하드가 자신을 좋아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라티에르의 생각과 달리 파하드는 라티에르를 좋아한다. 파하드의 진심을 알지 못하는 라티에르는 파하드에게 호감을 느낄 때마다 착각하지 말라고 자책한다. 파하드는 자신이 다가갈수록 거리를 두는 라티에르에게 실망할 법도 한데, 다행히 엄청나게 멘탈이 튼튼한 사람이라서 포기하지 않고 라티에르에게 다가간다.


4권에서 파하드는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들로부터 라티에르를 보호하기 위해 별거를 제안한다. 제안을 수락하는 라티에르에게 파하드는 키스를 하는데, 실수였다고 사과하는 파하드의 모습에 라티에르는 자기도 모르게 실망한다. 이대로 거리가 더 멀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라티에르는 파하드를 위한 선물을 사기로 하는데, 선물 고르는 걸 도와주기로 한 카잔과의 약속이 엉키면서 세 사람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형성된다. 라티에르와 파하드가 서로 좋아하는데 계약 약혼이라는 상황 때문에 상대의 진심을 못 보고 있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흥미롭다. 여주인공이 재테크와 운동, 독서 등 자기계발에 열심인 점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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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차이 소꿉친구 2
이토노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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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같은 동네에 살면서 친한 누나, 동생 사이로 지낸 두 사람이 연인, 부부로 발전하는 과정을 담은 만화 <2살 차이 소꿉친구> 2권이 나왔다. 1권은 2살 위 누나를 좋아하는 남성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2권은 2살 아래 동생을 좋아하는 여성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에피소드가 많다. 연애에 정해진 규칙은 없지만 남성이 첫 경험이나 동거, 결혼 같은 이벤트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커플은 연상인 여성이 첫 경험부터 동거, 결혼 등 중요한 이벤트를 결정하고 주도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래서 연하 사귀나... (연하도 연하 나름이지만)


결혼하기 전에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을 때에도 보통은 남성이 여성의 부모님을 뵙고 결혼 허락을 구하는데, 이 만화의 커플은 여성이 남성의 부모님을 뵙고 결혼 허락을 구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전에는 헤어질 때마다 아쉽고 서운했는데 동거를 시작하고 나서는 헤어지지 않고 함께 집에 갈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하는 남자, 전에는 틈만 나면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동거를 시작하고 나서는 늘 곁에 있다 보니 메시지를 주고받을 일이 줄어서 아쉽다고 말하는 여자의 모습도 귀여웠다. 두 사람을 닮은 아들 둘을 키우며 딸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모습도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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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6
서이레 지음, 나몬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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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공연 첫날 무대에서 큰 실수를 저지른 정년은 배역 교체라는 굴욕을 당한다. 보다 못한 부용은 자신이 다니는 여자고등학교 합창부 연습에 정년을 데려간다. 그곳에서 정년은 '합'의 중요성을 깨닫고,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 <자명고>의 모든 배역을 연습하는 특훈을 시작한다. 정년의 1호 팬을 자처하는 부용은 자신의 집으로 정년을 초대해 연습 상대가 되어 준다. 정년은 <자명고>의 모든 배역을 연기해도 구슬아기만은 연기가 잘 되지 않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다.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던 정년은 주란의 구슬아기 연기를 보면서 답을 얻는다.


<정년이> 6권은 자신의 연기에만 신경 쓰느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신경 쓰지 않았던 정년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극복하면서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이 자세히 나온다. 무대 위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치다 결국 혼절해 버린 주란을 대신해 구슬아기를 연기하게 된 정년은 자신을 못 미더워 하는 소복 단장 및 단원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데 성공한다. <자명고>의 남은 공연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전국 순회공연 또한 마친다. 특별부록 <조연의 일> 하 편은 상 편에 이어 도앵과 숙영의 진한 인연을 그린다. 도앵과 숙영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외전 나왔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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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5
서이레 지음, 나몬 그림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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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의 비리를 조사하던 도앵은 혜랑이 미리 손을 쓴 대로 단장의 오해를 사서 결국 극단에서 나오게 된다. 도앵이 없어도 <자명고>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마침내 공연 첫날을 맞는다. 주연을 맡은 옥경과 혜랑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가다끼 역할에 도전하는 영서와 구슬아기 역을 맡은 주란도 순조롭게 자신의 배역을 소화하는데, 군졸1을 맡은 정년이 무대 위에서 대형 사고를 친다. 관객들의 반응은 다행히 호의적이었지만, 온화한 성품의 옥경과 정년의 1호 팬을 자처하는 부용마저 싸늘한 반응을 보이자 정년은 혼란스럽다.


<정년이> 5권은 매란국극단의 정기공연 <자명고> 상연 전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드라마에는 <자명고> 공연의 전체 줄거리가 나오지 않고 주요 대목만 나와서 아쉬웠는데 만화에는 전체 줄거리가 나와서 좋았다. 드라마에선 혜랑의 캐릭터가 성격 중심으로 묘사된 면이 없지 않은데 만화에는 그가 가진 배우로서의 실력, 특히 춤 실력에 대한 묘사가 많이 나온 점도 인상적이었다. 5권과 6권의 특별부록 코너에는 <매란국극단의 일상생활>이 아닌 도앵과 숙영의 이야기가 실린 단편 <조연의 일>이 상, 하편으로 나누어져 실려 있다. 이 만화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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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3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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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배출한 세계적인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1821년에 태어나 1861년에 사망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가 1846년에 처음 발표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가난한 하급 공무원 마카르 제부시킨과 그의 이웃이자 먼 친척인 젊은 여성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가 주고받는 편지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서간체 형식을 취한다. 가난하고 의지할 가족도 없는 마카르와 바르바라는 며칠이 멀다 하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다. 일찍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고아가 된 바르바라는 한 가난한 대학생 가정교사와의 만남을 통해 독서의 기쁨에 눈을 뜬 경험을 소개하며 마카르를 독서의 세계로 초대한다.


바르바라를 먼 친척 이상의 감정으로 대하는 마카르는 바르바라가 추천한 책들을 읽으며 그가 속한 세상의 모순에 조금씩 눈 뜬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삶을 바꾸기에는 그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각박하다. 상황만 각박한가. 그는 옷과 도박, 음주 등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 자기가 쓸 돈도 없으면서 남에게 빌려주기까지 한다. 자기보다 훨씬 어린 여성인 바르바라에게 돈을 빌려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빌린다. 은인으로 여겨도 부족한 바르바라의 이야기를 남에게(그것도 작가에게) 함부로 털어놓는다. 열등감과 피해 의식도 높아서 대인 관계도 직장 생활도 원만하지 못하다.


이런 와중에 바르바라는 돈은 많지만 성격은 거만하고 악독한 브이코프의 청혼을 받는다. 돈만 좋아하고 책은 싫어하는 브이코프와 결혼하고 싶지 않았던 바르바라는 마카르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마카르는 말로만 걱정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결국 바르바라는 브이코프의 청혼을 수락하고 마카르와의 관계에 매듭을 짓는다. 내가 바르바라라면 돈만 빌려가고 도움은 안 되는 먼 친척과의 관계를 진작에 청산했을 것 같은데, 결혼해서 페테르부르크를 떠나기 전까지 그의 징징거림을 받아주다니 오히려 천사 아닌가. 이런 바르바라를 악마적 여인이라고...? 동의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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