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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문 마케팅 - 버즈 마스터가 되기 위한 실용 테크닉 50
무라모토 리에코 지음, 정선우 옮김, 정재윤 감수 / 멘토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블로그의 상업화에 대한 얘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등 기존 미디어가 거대 자본과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미디어로서 점점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블로그의 상업화 역시 무턱대고 비난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즐겁게 보는 드라마, 뉴스, 버라이어티 쇼도 결국 기업의 광고를 보게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미디어의 상업화가 불가피한 일이라면, 결국 이를 구분하고 견제하는 것은 이용자의 몫이다. 다만 주력 신문과 방송 등 기존 미디어가 지나치게 친정부적인 성향을 보여 이용자의 분별력을 흐리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이를 알아차리고 견제하는 현명한 이용자들이 있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멘토르에서 나온 [웹소문 마케팅] 은 블로그를 비롯한 인터넷 소스들에 기반한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블로그의 상업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거나,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책에는 기업 측면에서 블로그를 리서치, 혹은 마케팅 도구로 설명하는 방법(테크닉)에 대해 주로 나와있다. 책에 따르면 기업은 웹소문을 프로모션에 활용하거나, 신상품 출시 전에 소비자의 반응을 읽거나, 특정 목표 고객의 심리를 엿보는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비록 일본의 것이기는 하지만, 실제 사례가 자주 등장해서 이해하기도 쉽다.
한 예를 보자. 가정용 칼라 프린터 이용자들이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웹소문을 분석한 결과 '소리가 거슬린다'는 내용이 많았다. 왜 소리가 거슬리는지 인터넷 게시판에서 알아보았더니, 칼라 프린트를 이용하는 남성들 중에는 가정에서 한밤중에 성인용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사진을 출력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얼굴을 보거나 이름을 기입하는 설문조사나 인터뷰를 통해서는 결코 이러한 정보를 알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이후 프린터 회사는 웹소문 분석에 따라 기기의 소음을 줄이고, 모델의 살 색깔이 예쁘게 나오도록 업그레이드 했다고 한다. (^^)
블로거로서도 배울 만한 점이 많았다. 파워 블로그, 버즈 마스터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라도, 블로그에 어떤 특성이 있으며, 블로거가 쓴 글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자주 가는 블로그에 나온 책이나 영화, 공연, 제품에는 더욱 관심이 가며, 실제 구매로까지 연결된 경우가 많다.
단, 블로그 마케팅에 있어서 기업과 블로거가 윈-윈(win-win)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블로거는 댓가를 받든 안 받든, 상품에 대한 정보를 올릴 때 반드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단기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상품에 대해 칭찬 일색인 포스트를 올린다고 해도, 이를 분별하는 방문자의 눈은 훨씬 정확하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는 아무도 그 블로그의 정보를 믿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기업은 블로거를 하나의 미디어로서 존중하고, 이들의 자유를 존중해줘야 한다. 블로그 마케팅을 할 경우, 댓가를 지불하더라도 이들 역시 잠재적인 소비자다. 만약 이들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좋지 않은 대우를 해 줄 경우, 온라인 상에는 긍정적인 웹소문을 올리고, 오프라인 상에서는 부정적인 '입'소문을 퍼뜨릴지도 모른다. 반면 이들의 자유를 보장해주고 대우를 잘 해준다면 충성스런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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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으로부터 보수를 받고 자신의 블로그에 상품, 서비스를 소개할 의향이 있습니까?" 이 질문을 받은 응답자의 61.7%가 "자유롭게 쓸 수만 있다면 소개할 의향이 있다."라고 대답했다. 많은 블로거들은 "이 광고 메시지를 그대로 당신의 블로그에 올려줬으면 한다."라는 식의 일방적 제안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는 모양이다. (p.212)
클레이머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무래도 적과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기업이나 제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클레임을 제기하지 않고, 그저 '그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역으로 클레이머일수록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애정이 강하고, 그 기업과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다.(물론 그 중에는 악성 클레이머도 있다.) (p.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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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과 자본주의의 결탁을 비난하지만, 결국 수익이 나지 않는 곳에서는 저널리즘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블로그가 사회적인 미디어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익이 있어야 한다. 다만 그 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종속되면, 기존 거대 미디어들처럼 친자본, 친정부화 되어 미디어로서의 인정은 커녕, 신뢰성을 잃게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