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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그녀 애장판 4
타카하시 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409/pimg_7796361642907166.jpg)
사랑하는 사람이 인류의 생존을 책임진 최종병기라면 어떨까. 이러한 상상에서 출발한 만화 <최종병기 그녀> 애장판이 4권으로 완결되었다. 지난 3권에서 슈지와 치세는 인적이 드문 시골로 '사랑의 도피'를 떠났다. 우연히 발견한 라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나날을 보낸 두 사람. 부디 이런 날이 계속되기를 바랐지만, 최종병기인 치세를 찾는 자위대 사람들이 찾아오고, 슈지는 이대로 치세를 보낼지 말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단 하나뿐인 연인의 행복과 전 인류의 행복 중에 무엇을 택해야 할까. 애초에 그것을 내가 선택할 '자격'이 있을까.
결국 치세와 헤어진 슈지는 치세가 남긴 일기장을 가지고 고향 마을로 향한다. 고향으로 가는 길에 슈지는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을 '치세의 마을'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된다. 그곳에 가면 최종병기인 치세가 지켜준다고, 그래서 당분간은 죽을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치세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던 슈지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는 것으로 속죄를 대신하고자 한다. 그렇게 억지로,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슈지는 잠시 잊고 있었던 치세의 일기를 읽는다. 치세와 첫 키스를 했던 그곳에서...
완결권이라서 그런지 수위도 높고, 결말의 임팩트도 상당했다. 21세기 초까지 남아 있었던 - '세기말 감성'이 완연한 작품이라는 인상은 여전하다. 단 하나뿐인 연인과 전 인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오늘날의 사람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순정을 보기 힘든 시대임을 감안하면 후자일 것 같지만, 인류애가 파사삭 식는 때도 많으니 (그럴 만한 연인이 있다는 가정 하에) 전자일지도.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지키고 싶은 사랑. 그런 사랑이 과연 '사랑'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남기는 작품. 이런 작품을 가리켜 명작이라고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