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엉킨 관계의 끈을 푸는 기술 - 친한 사이와 불편한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손정연 지음 / 팜파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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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람인데, 사람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인간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구체적인 설명과 실용적인 조언을 주는 책 <뒤엉킨 관계의 끈을 푸는 기술>에 그 답이 나온다. 이 책을 쓴 손정연은 심리 상담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관리, 힐링, 감성코칭,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분야를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오늘도 상처 입으며 일한 당신에게>, <나는 엄마와 거리를 두는 중입니다>, <그때 알았더라면 내 사랑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등이 있다.


이 책은 저자 자신과 저자가 심리 상담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개인의 주체성을 확립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의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유난히 많이 의식하는 분이다. 다들 그렇겠지만 유독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에 예민하다. 저자는 심리 상담을 공부하기 전까지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어머니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여겼다. 지금은 다르다. 저자의 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지능을 거의 잃게 되었다. 그 후 가세가 기운 것은 물론 아버지 주변의 사람들이 다 떠났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부르지 않아도 찾아왔던 사람들이 한 명도 찾아오지 않자 어머니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다.


저자는 어머니를 보면서 어떤 사람이 남들 눈에 이상해 보이는 행동을 할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남들 눈에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과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것이 이상한 행동이지만, 그 자신에게는 과거에 경험한 고통과 아픔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지극히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행동이다. 저자는 우선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그러한 심리의 기저에는 사실 그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고 보호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중 누구도 고통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관계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은 흔히 나에게 상처를 준 상대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으면 상처가 치유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치유는 나도 모르게 내가 상대에게 준 상처를 알아차리면서 시작된다. 만약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일방적인 피해자라면 어떨까. 이 경우에는 적절한 선에서 분노를 표현하는 것도 괜찮다. 적절한 분노 표현이란 자신이 느낀 감정과 충족되기를 원하는 욕구를 상대방에게 대화로 전달하는 것이다. 때로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분석하고 대화로 전달하려는 노력을 하다가 분노가 스르르 풀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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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잘 다루니 인간관계가 쉬워졌습니다 - 갈등에 서툴고 막막한 사람들을 위한 책
이민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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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잘하고 주변으로부터 성격 좋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의외로 가족이나 연인, 친구 같은 가까운 사람들과는 잘 지내지 못하는 경우를 더러 본다. 이런 경우는 왜 생기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30년 넘게 현장에서 심리상담자로 일해온 이민식의 책 <갈등을 잘 다루니 인간관계가 쉬워졌습니다>에 따르면,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을 잘 다루지 못하는 문제는 그 사람의 인성이나 다른 능력과는 별개의 문제다. 성격도 원만하고 대인관계도 좋고 능력도 좋은 사람이 타인과의 갈등 상황에서는 대처를 잘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다. 인간관계의 역할을 잘 터득하고 타인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용할 줄 아는 센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에 유달리 서툴고 막막해 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된다. 제1부 '사람 사이는 왜 힘들어질까?'에서는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는 원인과 관계의 본질을 탐구한다. 인간은 누구나 갈등의 덫에 빠질 수 있으며, 인간관계에 능숙하게 대처해온 사람도 때에 따라서는 갈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 저자는 갈등 자체를 지나치게 크게 받아들이거나 선과 악, 정의와 불의 같은 이분법 프레임으로 바라볼 경우 갈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사람과 사람의 마음 문제로 보라고 조언한다.


제2부 '갈등을 다루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에서는 본격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갈등이란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화 상태를 일컫는다. 나는 갈등이라고 느끼는데 상대는 갈등이라고 느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자신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 자신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 분석해보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 차이가 아니라 대립이 갈등을 만든다, 파벌 싸움이나 힘겨루기 같은 외부적 상황이 갈등을 조장한다는 분석도 인상적이다.


제3부에서는 문제 해결과 타협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4부에서는 불가피하게 싸움이 벌어졌을 경우 잘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싸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싸움의 목표는 상대를 찍어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대 또는 주변을 설득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것임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싸움 전략이라는 손자의 가르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제5부에서는 갈등에 강해지는 네 가지 비결을 소개한다. 전문가가 쓴 책답게 구체적인 이론에 기초해 실용적인 방법 중심으로 책을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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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3 (리커버 에디션) -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3
로버트 치알디니 외 지음, 김은령.김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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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직원들의 최대 고민은 무엇일까. 아마도 너무 많은 사람들에 세금을 제때 내지 않는다는 것이리라. 영국 국세청은 수년 동안 세금을 늦게 내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고지서를 보내고 의사 전달을 위해 애써왔다. 세금을 늦게 내면 가산금이 붙고 연체료가 더해지며 법적인 대응을 취하겠다는 위협조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몇몇 경우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효과가 없었다.


2009년 영국 국세청은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 로버트 치알다니가 이끄는 '인플루언스 앳 워크'의 컨설팅을 받아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그 효과는 엄청났다. 새로운 고지서를 보내자 미납분 6억 5천만 파운드 중 5억 6천만 파운드가 걷혀 납부율이 86퍼센트에 도달했다. 영국 국세청이 한 일은 고지서에 단 한 줄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 고지서를 받는 시민들에게 제때 세금을 낸 숫자를 알려줬을 뿐이다.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번역된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은 이렇게 최소한의 변화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과 그 원리를 소개한다. 영국 국세청의 시도는 사회적 증거라고 말하는 인간 행동의 근원적인 법칙에 착안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스스로 노력해 인지하는 것보다 주변의 다수 행동을 따르는 편이 낫다고 여긴다. 많은 영국인들이 제때 세금을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은 스스로를 뻔뻔한 연체자, 도피자, 무임승차자라고 여기게 되고 세금을 전보다 빨리 내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또는 어떤 사회적 정체성을 가지고 싶어 하는가에 따라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공부벌레' 기숙사 학생들이 자선 팔찌를 더 많이 산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과 후, 자선 팔찌의 판매율이 32퍼센트나 떨어졌다. 자선 팔찌가 싫어서가 아니라 공붓벌레 기숙사 학생들과 연관되는 게 싫어서이다. 이 밖에도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다양한 방법과 사례가 52가지나 실려 있다. 하나같이 흥미롭고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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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아프기로 했다 - 모든 것에 지쳐버린 나 데리고 사는 법
김영아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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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치유심리학자 김영아는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다. 태어나자마자 안면기형 판정을 받고 마흔이 넘어 코 재건 수술을 받기까지 얼굴에는 코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밋밋한 얼굴의 한가운데에는 두 개의 콧구멍뿐이었다. 열두 살에는 달리는 기차에서 떨어져 여덟 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기적처럼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든 생각은 '내가 왜 살았을까?'였다. 그렇게 큰 사고에도 불구하고 살아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가난과 외모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심리학을 공부해 치유심리학자가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만난 내담자들의 사례, 화제가 되었던 사건, 필요에 따라서는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중심에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작가이자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이 있다. 빅터 프랭클에 따르면 우리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삶을 택할 수 있는 존재이며, 그런 존재여야만 한다. 다른 누구의 삶이 아닌 '나'의 삶이기 때문이다. 사는 동안 수없이 많은 순간 죽음을 택하고 싶어지겠지만 그때마다 삶의 이유를 찾고 결국엔 삶을 택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이 빅터 프랭클의 지론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주로 청년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오랜 불경기와 갈수록 적어지는 일자리로 인해 자발적으로든 비자발적으로든 취업,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청년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다양한 감정들을 짚어본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는 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지 못하는 청년들, 인생의 실패를 부모나 선생, 친구나 연인 등의 탓으로 돌리는 청년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나만 아프다는 생각, 계속 그 아픔을 끌어안고 몰입하는 감정이 우울증으로 연결되고 큰 질병으로 발전한다는 것도 알려준다.


저자는 우울감이 심한 나머지 사람 만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사람을 만나지 말라고 말한다. 무작정 타인과 어울리는 것은 우울감을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 문제는 고립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방식이다. 어쩌면 외로움에 몰입하고 외로움과 동행하는 것이야말로 외로움을 극복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쉽게 말해 어설프게 외로운 것보다는 바닥끝까지 외로운 감정을 느껴보는 편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는 뜻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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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3
게르하르트 슈타군 지음, 장혜경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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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왜 일어날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폭력을 좋아하는 걸까? 지구상에서 전쟁이 사라지는 날이 올까? 인류의 영원한 평화를 실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독일의 저널리스트 게르하르트 슈타군의 책 <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는 이와 같은 질문들에 답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에게 내재한 호전성을 시작으로 놀이와 운동 경기, 예술을 통해 드러나는 전쟁의 문화적 변형을 살펴보고, 전쟁과 종교의 불행한 결합, 전쟁을 학문으로 승격시키고자 했던 인간의 노력, 식민지 전쟁, 내전, 테러, 전면전 등 전쟁의 다양한 양상, 30년 전쟁,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 등 전쟁의 역사와 발전상을 살펴본다. 끝으로 향후 전쟁의 발전상을 예상해 보면서 지구상에 항구적인 평화가 자리 잡도록 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알아본다.


저자에 따르면 전쟁은 인간만의 고유한 행위다. 인간과 달리 동물은 전쟁을 하지 않는다. 동물들이 벌이는 살상은 대부분 생존을 위한 행위이며 전쟁이 아니다. 물론 몇 가지 예외가 있다. 침팬지나 꼬리감는원숭이는 무기를 동원하는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으로써 자신보다 약한 동물을 잡아먹거나 이따금 동족을 해칠 뿐, 인간처럼 전면적인 전쟁이나 대량학살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고로 전쟁은 사회와 국가를 형성해 생활하는 인간만의 고유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인간의 고유한 행위이자 본능에 가까운 현상이라는 이유로 전쟁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인간은 운동이나 놀이, 예술 같은 행위를 통해 공격성을 해소하고자 했다. 대표적인 예가 어린아이들이 즐기는 전쟁놀이다. 최근에는 축구나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같은 운동 경기가 현대의 전쟁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게임이나 체스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 사람은 모니터 앞에 앉는 순간 살인에 대한 거부감을 잊고 가상의 적을 쓰러뜨리는 데 몰두하게 된다. 게임이 인간의 호전성을 높이는지 아니면 낮추는지에 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서양에 비해 동양에서 종교 전쟁이 덜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서양의 종교(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동양의 종교(힌두교, 불교, 도교)와 달리 유일신 사상이라는 점을 든다. 유일신은 다른 신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타 종교와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반면 다수의 신을 믿는 힌두교나 신이 없는 불교와 도교는 타 종교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적고, 이로 인해 동양에선 상대적으로 종교 전쟁이 덜 일어났다. 동양의 종교가 세속적 권력을 누리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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