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
황선우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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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작가이자 팟캐스트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의 진행자 황선우의 에세이집이다. 일에 관한 책이라고 들었는데, 읽어보니 일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대기업 산하의 잡지 에디터였고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일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40대 비혼 여성으로서 혼자서도 잘 사는 법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사는 법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20년 넘게 잡지 에디터로 일한 저자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평균적으로 만나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느낀 건,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일을 하든 간에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하고 잘난 사람이라도 메일이나 전화 통화를 할 때 매너가 좋지 않으면 기분이 안 좋고 결과도 안 좋다. 반대로 업무의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 쓰고 정중한 자세로 임하는 사람은, 그것이 거절 메일이고 전화일지라도 좋게 평가하게 되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연봉 협상 팁도 나온다. 아무리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자기가 그동안 무슨 일을 했고 얼마나 잘했는지 스스로 알리기는 쉽지 않다. 저자도 그런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보다가 이 대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자기도 모르는 자기 가치를 우리가 왜 인정해 줍니까." 세상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저절로 알아주지 않는다. 열 번 백 번을 떠들어도 한 번 들어줄까 말까다. 그러니 평상시에는 물론이고 연봉 협상 같은 중요한 시기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성취와 업적을 알려야 한다. 


상속받을 자산이 없는 한 누구나 한 번은 프리랜서가 되거나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라고 한다. 저자 역시 오랫동안 직장에 다니고 싶었지만 건강 악화를 비롯한 여러 사정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었다. 같은 프리랜서라고 해도 분야에 따라, 경력에 따라,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한 사람의 방법만 따르지 말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외향인(E)인 저자는 집에서'만' 일하는 것이 힘들어서 공유형 오피스에서 일하고, 내향인(I)인 김하나 작가는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집에서 일한다. 


프리랜서는 일한 만큼 벌고, 일한 만큼 몸이 축난다. 그러니 일이 많을 때에도 적을 때에도 꾸준히 틈틈이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러닝, 수영, 요가 등 다양한 운동을 오랫동안 하고 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탁구, 배드민턴 등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운동을 통해 몸만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사람도 만나고 지역 사회와도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나도 걷기 말고 다른 운동(?)에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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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피아노 - 모든 것은 건반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무튼 시리즈 48
김겨울 지음 / 제철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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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뮤지션, 작가, 라디오 DJ 등 다양한 직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겨울 님의 책이다. 저자가 피아노를 애정한다는 사실과, 피아노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저자가 피아노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아 쓴 책 <아무튼, 피아노>가 출간되었을 때,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궁금했는데 과연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책이군요... 


저자는 오래 전부터 피아노를 좋아해왔다. 여덟 살 위의 언니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서 자신도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부모를 졸랐다. 덕분에 많은 아이들보다 일찍 피아노를 배웠고, 대회에 나가서 입상도 했다. 이대로 쭉 피아노를 배워서 프로 피아니스트가 싶었지만 집안 사정상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게 오랫동안 한이 되어 중,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내내 괴로웠다. "나는 피아노를 어떤 상실의 상징으로서, 될 수 있었으나 될 수 없었던 것, 고통스럽게 내놓아야 했던 모든 것의 반영으로서 받아들였다." (28쪽) 


대학에 입학한 이후 아르바이트로 번 수입의 대부분을 레슨비로 썼다. 기타, 발레, 재즈 피아노 등등을 배웠는데, 그 모든 게 사실은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스물여덟 살 때 다시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곡 작업에도 피아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팬미팅에서도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제부터 하루 열 몇 시간을 연습해도 프로 피아니스트가 될 가능성은 적겠지만, 자신의 삶에서 피아노가 빠지면 얼마나 괴로운지를 처절하게 배웠기에, 꾸준히 길게, 대충 하는 듯 보여도 열심히 피아노를 즐길 생각이다. 


책에는 저자와 피아노의 인연 외에도 피아노라는 악기의 역사와 특징, 장단점과 매력, 피아노 연주곡의 종류와 대표곡, 피아노 초보자들을 위한 피아노 연주곡 즐기는 법 등이 담겨 있다. 초등학교 때 3년 정도 피아노를 배웠지만 다 잊어버린 나로서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대목도 있었지만(음표나 계명이 나오는 대목이라든가...), 저자가 얼마나 피아노를 좋아하는지, 피아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피아노가 얼마나 매력적인 악기인지는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향유하는 사람보다 참여하는 사람이 그것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중략) 글을 읽을 때보다 쓸 때, 춤을 볼 때보다 출 때, 피아노를 들을 때보다 칠 때 나는 구석구석 사랑하고 티끌까지 고심하느라 최선을 다해 살아있게 된다."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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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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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사 에디터 출신으로 극도의 맥시멀리스트였던 저자는, 어느 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 결과 필요 이상의 물건들을 지나치게 많이 소유하고 있고, 이것들을 소유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을 하느라 건강을 해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하루에 하나씩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비우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일과 생활, 소유와 무소유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게 되었다. 그 과정을 담은 책이 <오늘도 비움>이다. 


이 책은 의생활, 식생활, 주거, 라이프 스타일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한때 시즌마다 쏟아지는 최신 옷과 가방을 습관처럼 구입했고, 구두는 200켤레 이상 소유하기도 했다. 비움을 실천한 현재, 저자는 심플하게 입되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고, 가방은 클러치백과 에코백을 애용한다. 신발은 스무 켤레를 넘지 않고, 옷은 세탁소에서 받은 공짜 옷걸이 대신 비싸지만 튼튼한 원목 옷걸이를 구입해 여기에 걸 수 있는 양의 옷만 소유한다. 


내가 사용하는 물건이 나의 건강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화장품이나 헤어 제품, 세제 등도 무해한 제품들만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도 마시지 않고, 브래지어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꼼꼼하게 따져보고 엄격한 기준으로 선택된 물건들만 소유하니 집안이 깔끔하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안 쓰면 이상해 보일 것 같아서 물건을 사는 대신, 내가 좋아서, 직접 써보니까 정말 괜찮아서 물건을 사는 습관을 들이니 정리와 청소도 쉬워지고 돈도 절약된다. 


이제 저자는 가치가 불확실한 것보다는 확실한 것을 산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대신 그릇이나 향초처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품목에는 돈을 쓰는 것으로 소비에 대한 욕구를 푼다. 물건보다는 경험에 돈을 쓴다. 화장품을 사는 대신 피부과에 가고, 건강보조식품이나 영양제에 돈을 쓰는 대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매년 생일 유언장을 갱신하며 자신이 가진 것(남길 것)들을 점검한다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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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하면 노는 줄 알아요 - 방구석 프리랜서 작가의 일과 꿈 이야기
이지니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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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내가 쓴 책인가 싶었다. 그도 그럴 게 나 역시 출퇴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논다는 오해를 자주 받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번역도 하고 글도 쓴다고 대답하는데, 남들이 알 만한 직장 이름을 대는 것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사'자 돌림 직업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웃기는 건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정작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말하지 않더라... 


<말 안 하면 노는 줄 알아요>를 쓴 이지니 작가는 2017년에 첫 책을 낸 6년차 작가다.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출간해 2022년 현재까지 총 6권의 책을 썼으며, 2020년부터는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가 프리랜서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에 겪은 시행착오, 6년차 작가가 된 현재의 심경과 전업작가로 활동하는 노하우 등이 담겨 있다. "술술 읽히는, 읽기 쉬운 글"을 지향하는 작가답게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고 감동적인 대목도 많다. 


저자의 글쓰기, 책쓰기 비결 첫 번째는 단연 '메모'다. 학창 시절 대입 재수를 불사하며 서태지를 덕질했던 저자는, 제2의 덕질 대상으로 글쓰기를 택했다. '평생 글을 쓰겠다'라고 다짐한 날 이후로 10년 동안 끊임없이 메모를 해왔다. 노트에도 쓰고 휴대폰 메모앱에도 쓰고,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하루에 열 줄은 쓴다. 글감은 그날 있었던 일, 어젯밤 꾼 꿈, 앞으로의 계획, 버킷리스트, 하루의 반성과 다짐, 기도문, 감사한 일 등 다양하다. 회사에 다닐 때는 출근 직후 업무 시작 전에도 쓰고, 업무 중간마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도 썼다. 


두 번째는 '멘탈 관리'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들이 읽게끔 공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개를 했지만 예상보다 반응이 시원찮거나 독자들로부터 안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면, 저자는 자신의 글을 통해 격려와 위로를 받았다는 독자의 글을 읽는다. 블로그만이 아니라 브런치, 인스타그램 등에도 글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글에도 적극적으로 칭찬 덧글을 남긴다. 현재 저자의 브런치 구독자 수는 연일 상승 추세이고, 롤모델인 김미경 강사의 인스타그램에 덧글을 남겨서 맞팔, 좋아요, 답글을 받기도 했다. 


세 번째는 '셀프 홍보'다. 저자는 매일 꾸준히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홍보한다. 프리랜서는 스스로 하지 않으면 대신 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전자책 출간, 종이책 출간, 강의 출강 등 기회가 생기면 무엇이든 일단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 출판사에 투고하는 원고가 모두 통과되는 건 아니지만, 투고하는 과정에서 글 쓰기 실력이 늘고 좋은 책을 기획하는 역량이 길러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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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로 건너가는 법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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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오래 해보지 않았고 현재도 직장에 속해 있지 않아서 직장 생활에 관한 책을 부러 찾아 읽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건 저자가 김민철 작가이기 때문이다. 김민철 작가는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인 동시에 18년째 광고 회사 TBW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한 개도 하기 힘든 직업을 두 개나 성공적으로 병행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퇴사가 유행인데 한 직장에 18년째 근무할 수 있었던 노하우와 파이어족이 인기인 시대에 (작가로서 이미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에 계속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이 책은 저자가 팀장이 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팀장이 될 정도로 오래 다닐 생각은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평생 팀원으로 남고 싶었고, 기회만 있으면 퇴사할 각을 쟀다. 그랬던 저자가 팀장이 되었다. 팀장이 되니 팀원일 때와는 또 다른 회사 생활이 펼쳐졌다. 팀장은 자신의 일만 잘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맡고 있는 팀이 하는 일 전체를 총괄하고 통솔할 수 있어야 한다. 부담감 때문에 밤에 잠이 안 왔다. 이제는 정말 퇴사하고 싶은데, 맡고 있는 팀원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었다. 


7년 차 팀장인 저자는 이제 자신이 팀장인 게 매우 좋다고 말한다. 회사도 가능한 한 오래 다니고 싶다. 이건 그동안 저자가 팀장 업무에 훨씬 능숙해지고 유능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팀장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팀장이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팀장 자신도 알고 팀원들도 안다. 팀장은 걱정되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문제가 생기면 솔직하게 공유하는 사람이다. 팀원들이 '나는 이곳에서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여 알아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좋은 팀장을 만나본 적이 없다면, 스스로 좋은 팀장이 되면 된다. 


회사 생활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팁도 나온다. 클라이언트나 사내 인간 관계 때문에 힘들 때마다 저자는 '물 이론'을 떠올린다. 물 이론이란, 사람은 물과 같아서 상대가 유순하게 나오면 까칠한 사람도 유순해지고, 상대가 이기적으로 나오면 아무리 착한 사람도 이기적으로 바뀌는 것을 뜻한다(181쪽). 안 그래도 힘든 회사 일, 팀 내의 경쟁과 계산은 딱 질색인 저자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먼저 백기를 들어서 상황 자체를 없애버리는 전략을 쓴다. 큰 프로젝트를 누가 맡을지를 두고 경쟁이 과열되면 서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일을 배분하는 식이다. 


현재의 일, 현재의 직장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도 항상 퇴사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지금 당장 퇴사하지 않아도 퇴사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걸 유념하면, 당장의 회사 생활에 일희일비하거나 성공 또는 실패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 일을 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은퇴 후에 쓸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퇴 후의 삶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회사에 다니면서 사진 찍기, 도자기 공예 등의 취미 생활을 해왔다. 이 중에 일보다 잘하는 것이 생긴다면 새로운 직업이 될 수도 있고, 그런 것이 없다면 지금 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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