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견문록 - 감자의 전설
조현묵 지음 / 청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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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3대 문명이라고 하면, 마야문명, 아즈텍문명, 잉카문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여러가지 풀리지 않는 신비한 유적지들을 갖고 있는 잉카문명. 그 중심지에는 페루가 있다.
지금까지 읽어온 여행과 지리에 관한 서적들에서는 아메리카의 3대문명의 유적지들를 한꺼번에 다루어 왔다면, '잉카견문록'에서는 페루만을 단독으로 다루고 있기에 좀 더 깊이있게 페루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저자인 '조현묵'은 우리나라의 감자바우의 대명사인 강원도 출신으로 대관령 농촌진흥청 연구소에서 20여 년간을 감자연구만을 해온 사람이기에 그가 쓴 '잉카견문록'은 좀더 색다른 분야를 다루어준다. 그것이 바로 잉카의 원주민들인 인디오들의 주식이었던 감자인 것이다.
이런 설명을 곁들이면, 감자와의 외길 인생을 살아온 저자가 페루의 역사, 지리, 기후, 문화 등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다른 잉카관련 서적에서 읽었던 내용보다도 더 폭넓고도 깊이있게 페루의 전반적인 사항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페루는 해발 5,000 m 가 넘는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나라이기에 끊임없는 자연과의 도전을 이겨내야 했다. 페루인의 모습에서 언뜻 언뜻 비치는 몽골리안의 모습, 그것은 기원전 1만 5천 ~2만 년전에 북동아시아를 떠나 안데스에 도착한 몽골리안의 후손들이기때문이다. 그들에게 닥쳐온 위기중의 가장 큰 위기는 1532년의 스페인인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약 160명의 해적과 같은 군대를 이끌고 침략을 한 사건이고, 이로써 그들은 무참하게도 멸망의 길을 걸어야만 했고, 유럽인들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래서 페루를 가르켜 '두마리의 여우'라는 표현을 쓴다. 안데스 고원에 뿌리를 내린 인디오 (고원의 여우), 사막에 수도를 건설하고 잉카제국을 지배한 백인 (사막의 여우)이다. 이로 인한 인종적, 문화적 갈등은 세월을 따라 이어져 오고 있다.

  
  

저자의 눈에 비친 페루의 모습이 시적인 표현과 함께, 아니면 설명과 함께... 그곳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함께 책에 실려 있다.
역시, 감자박사의 눈에 비친 페루의 풍경중에 '모라이 농업유적지'의 모습. 잉카시대 안데스 작물을 재배하고 시험했던 경작지가 마치 우주선이 내려앉은 듯이 움푹 패인 150m 아래 계단식 밭으로 나타난다.

안데스 계곡 절벽에 형성된 기하학적 모자이크 무늬의 염전 '살리네라 염전'은 이곳이 아주 먼 옛날에 바다였음을 말해준다.

'잃어버린 공중도시'인 '마추픽추'는왜 이렇게 높은 곳에 도시를 건설해야 했을까. 너무 높아서 세계인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 1911 년이라니.

또 한 편의 장관을 이루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로 남아 있는 '나스카 지상 그림'.

잉카인의 우주관을 보여주는 '황금장식 우주도', 그리고 '암각화'들.

 
잉카인에게는 문화가 있었고, 예술이 있었고, 종교가 있었고, 그것들은 잉카인만의 독특한 모습을 나타내고 발달했던 것이다.


잉카문명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감자' 고산지대의 강한 추위와 서리에도 끄떡없는 마치 잉카인의 정신이 깃든 것 같은 감자.


그것은 그들의 식량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풍요로운 정신세계를 나타내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많은 감자의 종류가, 색과 모양이 그야말로 다채롭다. (첫번째 사진: 옥수수, 나머지 사진:감자)

 
 
 
 
저자는 이런 이야기들을 잉카문명의 각 분야의 설명들과 함께 담아낸다. 그리고 그 문화속에서 잉카인의 모습과 같은 감자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잉카의 이야기와 감자에 얽힌 이야기가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의 티없는 자연의 모습과 같이 아름답지만,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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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백과사전 - 고전 속에 숨어 있는 우리 귀신 이야기
이현 지음, 김경희 그림, 조현설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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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하면 떠오르는 생각들. 어릴적에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시골 외할머니댁에 간 적이 있다. 밤이면 넓은 대청마루의 뻥뚫린 공간에 누워서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그때의 단골이야기는 단연 '귀신 이야기'. 밤새도록 씨름하듯 싸웠던 정체불명의 물체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피묻은 싸리비였다는 이야기, 화장실에 가면 '빨간 보자기 줄까? 파란 보자기 줄까? 하면서 귀신 손이 올라온다는 이야기, 그밖에도 달걀 귀신이야기, 몽달 귀신 이야기.....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바람결에 커다란 나무들은 하얀 달빛을 받아서 더욱 커지면서 그 움직임이 꼭 귀신과 같아서 섬뜩하였던 기억들이 생각난다.
이런 귀신 이야기. 우리 고전속의 귀신 이야기는 공포스럽기는 하지만 나름대로의 해학도 담겨 있다.
 
귀신의 모든 것을 모아 놓은 '귀신 백과사전'. "아니,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귀신 백과사전이라니.... 정말로, 귀신의 모든 것을 모아 놓았다. '세상은 넓고, 귀신은 많다'고 한다. 별의별 귀신들이 다 있다. 원래 귀신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거나, 죽은 동물의 영혼, 오래 산 동물의 영혼이 귀신이 된다고 한다. 또는 물체가 변해서 되기도 하는데, 도무지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귀신들도 있다고 한다.
'귀신백과사전'은 백과사전답게 귀신의 사전적 지식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귀신을 만나기 위해서 저승으로 떠난다. 무슨 관광지를 가듯이.... 지옥을 관광객이 되어서 출입을 한다. 저승가는 방법, 저승 관광 안내서, 금지구역, 저승의 유명인사들의 소개.



저승의 유명인사는 단연 염라대왕, 저승사자.... 이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밖의 인물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귀신들도 그 종류가 다양하다. '원귀', '호국신', '조상신', '보은귀'. '동물귀', '마마신'......

   

이런 이야기들을 우리의 옛 문헌인 '삼국사기'. '삼국유사', '천예록', '청구야담', '학신한언', '용재총화'등의 내용을 빌려서 들려준다.
밀양아리랑의 바탕이 된 이야기인 '아랑 귀신'의 원한, 남해 여수 앞바다의 손돌목의 유래가 된 '손돌'이야기.....
귀신의 일종인 원귀는 억울해서 죽은 귀신들인데, 그들이 이승에서 당한 설움... 신분에 따라서, 남녀차별에 의해서, 먹을 것이 없어서, 죽은 귀신들의 슬픔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렇게 '원귀'가 원수를 되갚기위해서 귀신이 된 것과는 상반되게 은혜를 갚기 위한 귀신인 '보은귀'도 있는 것이다. '단군' '김유신, 등과 같은 자나깨나 나라를 걱정하는 '호국신'도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지금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거나 억울한 일을 당한 '학교 귀신'이 나와서 괴담들을 들려주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귀신들의 이야기를 읽다가 보면 무서운 존재라기보다는 그 사연들이 흥미로워지게 된다.
그런데, 귀신은 정말 있는 것일까?    또,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이 책의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 짓는다.

귀신이란 곧 마음이지요, 세상 모든 것에는 마음이 있으며, 그 마음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그려 낸 것이 바로 귀신이지요. 원귀는 억울한 마음이고, 호국신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며, 조상신은 가족을 아끼는 마음이고, 동물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지요. 세상에서 가장 큰 힘, 그것이 바로 마음이에요. 이승과 저승을 오가고, 무서운 모습으로도 평온한 모습으로도 바뀌고, 동물이 사람이 되고, 사람이 동물이 되는 것은 모두 우리 마음이지요. (p117)
귀신의 모든 것이 궁금한 어린이들에게 귀신의 정체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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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칭찬대로 아이가 자란다 - 72개의 Q&A로 배우는 아이의 바른 습관을 키워주는 칭찬과 꾸중의 지혜
야마구치 카오루 지음, 박정애 옮김, 허은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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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프로그램중에 '내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가 있었다.(지금도 방영중인지는 잘 모르겠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는 어린이의 행동들.  대책없이 떼를 쓰고, 고집을 부리고 물건을 집어 던지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때리기도 하고, 욕을 달고 살기도 하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어느 집 아이인지 악을 쓰면서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어찌나 크게 우는지 저 아이의 울음소리도 일상처럼 매일 매일 들려 오고 있다. 이런 어린이들의 행동은 비단 어린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끼곤 했다. 문제 어린이의 뒤에는 문제 부모님이 있었던 것이다. 어린이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같이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거나 하는 부모님이 계셨다. 이런 어린이의 행동을 바로 잡아 주는 아동 심리학자의 조언대로 하면 그렇게 난폭하던 어린이들의 행동이 날로 새롭게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어린이의 문제 행동은 부모님의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린이들은 부모가 보낸 신호에 따라 반응하고 행동하고 학습하기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린이의 바른 행동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부모님들이 먼저 변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문제 행동을 하는 어린이들의 사례 72가지를 Q & A 의 방식을 빌려서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어린이의 바른 행동을 가르치기 위해서 '칭찬'을 해주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칭찬도 무조건적인 칭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칭찬을 해 주어야 하느냐를 '칭찬 지혜 핵심 키워드 10' 통해서 알려주고 있으니 이를 실천해 보는 것도  어린이의 행동 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칭찬의 지혜 핵심 키워드 10

1. 칭찬은 진심으로 한다.
2. 매일 놓치지 않고 바로 칭찬한다.
3. 친근한 사람에게 칭찬받을 때 효과가 있다.
4. 칭찬은 아이의 자신감을 높여준다.
5. 칭찬해도 효과가 없다면 스몰 스텝으로 나눠 칭찬한다.
6.아이에게 가장 효과가 있는 상을 찾는다.
7.떼를 쓰거나 가벼운 장난은 혼내지말고 모르는 척한다.
8. 가급적 혼내지 않는다.
9. 꼭 혼내야  할 때는 짧고 단호하게 혼낸다.
10. 꾸중을 하더라도 마지막은 칭찬으로 마무리한다.


  
  

어린이의 나쁜 행동에 대하여 꾸지람을 하는 것이 나쁜 이유는 꾸지람은 어린이들에게 일시적인 행동 변화를 가져 오게 할 수는 있지만 또 다시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며, 그러면, 부모님들은 그 행동을 다시 바로 잡기 위해서 점점 더 강도가 높은 꾸중을 하게 되고, 그것이 안되면 체벌을 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일관성없는 꾸중과 체벌도 어린이들의 사고를 혼란시키게 되는 것이고.
이 책에 실린 72가지 사례들은 흔히 가정에서 어린이들이 자주 일으키는 문제 행동들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칭찬만이 능사는 아닐 때가 있다. 어린이들의 과격한 행동이나 반복적인 그릇된 행동, 울면서 때쓰기 등.... 칭찬으로도 행동의 개선이 없을 경우에 '모르는 척하기 (소거활동)을 권하기도 한다.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어린이의 행동에 무관심한 것이 나쁜 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꾸중의 지혜 핵심 키워드3 '을 소개해 준다.  

♥꾸중의 지혜 핵심 키워드 3
1. 벌의 효과는 일시적이다.
2. 벌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3. 벌은 잘못된 행동을 더 강화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응용행동분석학'을 전공한 사람인데, '응용행동 분석학'이란 단어가 좀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인간의 행동은 그 행동의 결과에 대한 강화에 의해 변화된다'(P11)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쉽게 풀이하면, '착한 일을 할  때 (행동의 결과에 대해) 칭찬을 해 주면(강화) 앞으로 더 잘한다. (변화)는 것이다. (P13)

 
 

잘못된 칭찬과 꾸중, 무심코 한 한마디, 눈짓 하나가 어린이의 문제행동의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이 책을 통해서 어린이에게 부모님들이 언제, 어떻게 칭찬을 할 것인지, 그리고 꾸중을 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배워보는 것도 어린이들을 키우시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올바른 칭찬은 최고의 대화이며 아이의 마음과 행동을 움직이는 훌륭한 보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의 말 한마디, 칭찬 한 마디가 바뀌면 어린이들의 문제행동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의 의견을 덧붙이자면, 어린이들에게 좋은 행동을 하게 하려면 부모님들의 인내와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나쁜 행동을 하게 될 경우에 즉각적으로 '안돼~~', '하지마~~'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부모님들이 먼저 생각하고 이야기를 하거나, 행동을 하시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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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해적의 시대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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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크라이튼'은 2008년 11월에 66세로 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이름은 생소할 지라도, '쥬라기공원'이나 'ER'은 대중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들이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은 그의 작품들 속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과학적 지식을 비롯하여 상당한 지적 능력을 가진 소설가이다. 그는 하버드대 영문학부로 진학하였으나, 인류학을 전공했고, 그후에 하버드대학 의대를 졸업하였다. 그런데, 그는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소설가로서의 생을 살았다. 그것은 '의학은 상상력이 결핍되는 분야'였기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을 영화화한 대표작으로는 '쥬라기 공원' '잃어버린 세계' ' 트위스터' 등이 있으며, TV 시리즈로는 'ER'이 있다. 아마도 많은 시청자들이 'ER'을 보면서 풍부한 의학적 지식들에 놀라움을 가졌을텐데, 바로, 그것은 '마이클 크라이튼'이 의사였다는 사실을 알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이렇게 폭넓은 지식을 갖추었던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우연히도 그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서 찾아낸 소설이 '해적의 시대'이다. 지금까지 '마이클 크라이튼'이 써왔던 과학 스릴러물과는 전혀 다른 장르인 정통 모험소설을 그는 언제 이렇게 완성해 놓았는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그리고, 왜 발표를 하지 않았었는지....
이 작품 역시 '쥬라기 공원'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 하기로 결정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그의 유작인 '해적의 시대'가 궁금해 질 것이다. 시대적 배경은 17세기, 정확하게 말하면 1665년 9월 7일부터 시작하여 약 40일간의 모험을 담아 내고 있다. 영국의 찰스왕과 스페인의 펠리페 왕이 대서양을 건너서 아메리카 대륙에 식민지를 만들고, 그곳을 통치하던 시대이다. 장소는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자메이카가 그 무대가 된다. 포트 로열에 들어온 선박으로 부터 알게 된 정보인 마탄세로스에 정박해 있는 스페인의 전함을 공격하여 거기에 실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값진 보물들을 얻기 위해서 떠나는 찰스 모턴 선장의 배가 벌이는 모험이야기이다. 그당시만해도 무적함대로 불리던 스페인의 수 백명의 선원들에 대항한 영국의 모턴 선장의 60여 명의 대결. 엄두도 안 나는 모험이기는 하지만, 그 과정은 숨막힐 정도로 속도감있게 펼쳐지면서 기발한 상상력까지 동원된다.

스페인 전함과의 해전, 카리브해 연안을 강타하는 허리케인과의 사투, 카리비 전사 (야만인들)과의 대결, 엉뚱하게도 바다 괴물이라는 가시 돋친 촉수를 가진 '크라첸(용)'의 공격....  소설가의 기상천외한 발상들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의 어떤 작품들에 못지 않게....
그런데, '해적의 시대'가 더욱 빛나는 것은 소설가는 17세기의 카리브해의 역사적 사실이나, 그당시의 전함과 배의 기능이나 모습까지. 그곳의 일상과 정경까지를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처럼 상세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설속에는 가장 중요한 극적 반전이 있고, 배신이 있는 것이다. 해적의 세계를... 그리고 그들의 해전을 속도감있게 펼쳐 보이는 탄탄한 구성력은 이 소설을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

아마도 '마이클 크라이튼'은 사후의 세계에서 자신이 발표하지도 않은 작품이, 평소의 자신의 작품과는 좀 더 다른 모습으로 표현된 이 소설이 많은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읽히는 것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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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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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근현대사를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이라는 대하소설에 담아낸 작가 조정래. 그의 작품인 '황홀한 글감옥'을 통해서  3편의 대하소설을 쓰기 위해서 20여 년이란 긴 세월을 글과 씨름했었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우린 책상위에 몇 권의 책들을 올려놓고 읽어나가면 되지만 작가는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얼마나 힘겨운 작품활동을 해야 했던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에 묻혀서 내가 빠뜨린 작품이 2006년에 발표한 '인간연습'이다.
그의 소설이 민족의 아픈 상처를 파헤치는 작품이듯이, '인간연습' 역시 분단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거의 1세기에 걸친 시간들을 되짚어 3편의 묵직한 대하소설의 탄생시켰고, 그 마무리 작품으로 분단 문제를 다루게 된 것이다.
우리들이 살아온 발자취에는 언제나 '반공'이라는 이념이 따라 다녔다. 학창시절에는 반공글짓기, 반공 포스터, 반공 웅변대회, 심지어 도덕 교과서의 일정부분은 반공 관련 단원으로 가득차 있었다. '공산당'은 나쁘다. '공산주의'는 모순이다. '일당독재체제'이다.... 수없이 들어온 '반공'은 모든 국민들의 곁에 일상처럼 따라 다녔다. 그런 의식구조속에 살아온 나이기에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느꼈던 의식의 혼란.... 결국 작가는 좌익을 옹호한다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었지만....
'인간연습' 역시 이런 반공 교육에 찌들었던 세대들에게는 이 작품을 처음 대할 때는 사고의 혼란을 가져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연습'속의 주인공 '윤혁'이 느끼는 사고의 혼란 정도의..... 물론, 이런 소재가 이젠 아무런 제약없이 다루어 질 수 있으며, 독자들도 이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될 정도의 여건은 만들어 졌으니까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선 대하소설들이 민족의 역사를 객관적 시각으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소설은 분단시대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해온 한 개인의 시각을 통해 사회주의 몰락 이후의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한국전쟁시에 북으로 간 윤혁. 그리고 60년대에 서점을 거점으로 한 대남활동을 하기 위해서 남파된 간첩. 활동도 개시해 보기 전에 체포되어 무기 징역을 받았다. 국가적으로, 아니면 자신의 승진을 위하여 가해지는 강제 전향. 못내 그 사실이 지울 수없는 오점처럼 남아 있는 윤혁과 그의 동지 '박동건' 
서로 위안이 되었던 '박동건의 죽음'으로 '윤혁'은 심하게 무너진다.
박동건의 장례를 통해서 느끼게 되는 가족들과 친지의 냉대. 그러나, 그들의 친지들에게도 남파 간첩이 집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연좌제의 사슬에 얽혔던 사람들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윤혁이 그렇게 믿고 신봉하던 사회주의 국가 '쏘련'이 붕괴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은 굶주림에 허덕인다고 한다. 자신이 남파될  당시만해도 그런 결과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또 윤혁의 마음을 짓누르는 사건. 남북 정상들의 만남을 기해서 비전향 장기수들이 북송된다고 한다.  지적 능력을 가진 윤혁이 겪어야 하는 사고의 혼돈.... 30년 동안 그를 버티게 했었던 이념은 그렇게 무너져 간 것이다. 그는 세상을 헛살았던 것일까....

그러나 작가는 윤혁의 무너지는 의식들속에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찾아내 준다.
인간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것이 곧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연습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인생이란 거듭되는 연습의 과정....


그런데, 작가는 남북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짓고 있다. 이 설정이 어딘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정래 작가답지 않은 결말이라는 생각이 자꾸 자꾸든다.
질곡많았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분단이 가져다 준 이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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