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싸게, 멋지게 - 열심히 일하지 말고 똑똑하게 일하라!
마이클 해머 지음, 박나영.한상석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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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빨리, 싸게, 멋지게' 간결한 문장속에 더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바로 이 책의 간결한 제목처럼 지지부진하게 어떤 일을 잡고 있는 것보다는 능률적으로 단 시간에 더 낮은 비용으로 더 잘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기야 말을 쉽지만 누군들 더 일을 잘하고 싶지 않으며, 어느 기업인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책 속에서 그 답이 보일 것이다.

이 책의 이론들은 해머 박사가 '비즈니스 변혁의 이론'을 제안한 후에 그것을 그대로 따랐지만 어떤 기업은 실패를 했고, 어떤 기업에서는 성공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 왜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에서 종합적으로 솔루션을 탐구하면서 기업들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모두 다시 연구해보게 되었고, 또한, 그 기업들이 해머 박사의 이론을 행했던 것과 행하지 않았던 것들도 모두 연구를 하게 되는데 10 년이상이 걸리게 되었다. 그 결과 해머는 자신의 신념을 실제 기업에 적용해 나감으로써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가장 실효성이 높은 솔루션을 찾아 내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빨리, 싸게, 멋지게 !' 이며, 이것은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평생의 키워드이자, 마지막 제안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들은 모든 기업들이 조직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프로세스를 활요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며, 그 방법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기업들의 이야기, 개인의 이야기까지 많은 사례들을 함께 담고 있다. 
 
'더 빨리, 더 낮은 비용으로, 더 잘 일하는 것' 이 3가지가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어려울 것같지만, 모든 업무에는 그 일의 시작에서 끝나는 시점까지 하나로 연결되어서 평가하게 되고, 모든 관계자들이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배치되어 있기에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이 3가지는 쉽게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어떤 전화회사에서 고객 클레임 전화가 한 건 올 때마다 평균 3 명의 인력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전화를 받고, 문제를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그런데 이 3 사람의 몫의 일을 한 명의 사람이 받아서 처리하도록 하니까 '첫 통화'로 문제점이 해결되었다고 한다.  3 명이 할 일을 1명이 일사천리로 처리하게 되는 프로세스를 거치자 능률이 150%로 증가했다고 한다. 물론, 단순업무이기에 가능한 일일테지만, 어떤 경우에 있어서든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으면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 낫다.
낡은 프로세스는 고치거나 개선하느니, 버리는 것이 낫다. (p264)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히 이 책은 일에 대한 능률, 성공을.... 그리고 더 나아가서 회사의 성과를 증진시키기 위한 지침서 역할을 하는 내용의 글들이지만, 개인에 있어서도 가정에 있어서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 상당히 많아서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다.
다음의 내용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성과평가의 씻을 수 없는 7가지 죄악
 1 _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의미 없는 ‘공허함(Vanity)’
 2 _ 나만 괜찮으면 만사 오케이 ‘부서이기주의(Provincialism)’
 3 _ 팔이 안으로 굽는 원리, ‘나르시시즘(Narcissim)’
 4 _ 알거야 - 괜찮겠지 - 이쯤이야, ‘게으름(Laziness)’
 5 _ 전체를 훼방 놓는 지엽적 집중, ‘협소함(Pettiness)’
 6 _ 파급력을 판단하지 못하는 땜질식 조치, ‘어리석음(Inanity)’
 7 _ 진지하지 못한 태도, ‘경솔함(Frivolity)’
결국, 국가, 사회, 기업, 가정, 개인에 있어서의 시스템은 이처럼 공통적으로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헤머'는 에필로그에서
누군가의 권유로 이 책을 집었든, 스스로의 동기부여로 집었든, 한 번 읽고 서가에 꽂아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어떤 한 대목, 어떤 한 장을 조금씩 혹은 통째로 당신이 속한 조직에서 시도해보길 바랍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갖게 하고 싶다면, 이 책을 그 사람에게도 건네 주십시요. (p310)
이 문장을 읽으면서 많은 독자들이 그동안에 자신이 이런 장르의 책을 읽었을 때에 자신이 읽었던 책을 무심코 책꽂이에 꽂아두고 책 내용을 까맣게 잊어버렸던 경우가 떠오를 것이다. 역시, 작은 대목 하나라도 실천을 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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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미나토 가나에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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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 -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고, 일본 문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작가 - '소녀'의 작가를 소개하는 글이다.
내가 읽은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2009년에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던 '고백', 그리고 이번에 '소녀'가 두 번째 읽게 된 작품이다.
'소녀'가 출간되었은 때에 인터넷 서점에서 읽게 된 광고문안이 참 자극적이었던 것이다.

"사람이 죽는 순간을 보고 싶어!" 죽음을 직접 보길 갈망하는 두 소녀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책뒷표지글 중에서)
나는 이 문장을 보는 순간 서름끼치게 괴기스러운 장면을 연상했다. 언젠가 살인범이 자신이 살해하는 사람들의 죽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는 그런 믿거나 말거나 한 내용의 글을 볼 적이 있기에, 나름대로 그런 살인의 장면을 연상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소녀들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미나토 가나에'의 전작인 '고백'에서 내가 받았던 충격이 너무 컸었기때문인 것이다. 이 소설은 여선생님이 자신의 딸을 살해한 두 제자를 계획적으로 복수를 하는 내용이었는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 복수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두 제자가 자신의 딸을 고의적으로, 그러나 또한 실수로 죽음의 순간에 이르게 만들고, 실수로 인한 그 죽음의 순간을 은폐하기 위해서 또 고의적인 살인을 방조했지만, 그 제자들이 미성년자이기에 처벌을 받을 수 없고, 그런 이유로 자신이 가하는 처벌.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보다 더 진한 교사와 제자의 관계가 이토록 잔인해질 수 있음에 후반부에는 거의 충격속에 잠겼었다. 그래서 '고백'를 쓴 작가라면 어렵지않게 그런 이야기 전개를 보여줄 수도 있겠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고백'이 열세 살의 남학생들의 이야기였다면, '소녀'는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작품의 분위기가 닮은 듯이 보인다.
'소녀'는 아쓰코와 유키라는 두 여학생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두 소녀는 가정환경, 성격, 가치관 등이 서로 다르지만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두 소녀 모두 검도를 하다가 중간에 신체적 상처로 인하여 그만두게 되었으며, 자신들이 원하던 명문고등학교에 가지를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서로 가까운 친구이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그런 관계다. 더군다나 유키는 치매할머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아쓰코는 자신이 검도를 그만두게 되면서 겪게되는 소외감으로 과호흡 증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두 소녀가 갈망하고 보고 싶은 것이 바로 '죽음' 그 순간을 보고싶은 것이다.
보고싶다-. 인간의 죽은 모습을. 아니, 사오리가 본 것이 시체라면 나는 죽는 순간을 지켜보고 싶다. 사오리가 베스트프렌드의 시체를 봤다면 나도 그만큼 가까운 누군가의. - 누가 있지? (p37)
"바로 앞에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그런 게 진짜 '죽음'이란거지. (p34)
죽음, 그것은 아름답지도 숭고하지도 않다. 새하얗게 변색되어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p 261)
이 소설의 소녀들의 이야기는 여름방학 직전부터 여름방학동안의 경험의 이야기들로 꾸며진다. 그들이 방학동안에 자원봉사를 가게 되는 노인요양센터와 소아병원 난치병 환우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리고, 소설속에는 또다른 소설. '요루의 외줄타기'가 또 하나의 소재로 등장한다. 성장소설과 추리소설의 형태가 접목되기는 했으나, 추리의 성격이 좀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탄탄한 구성에 드라마틱한 소재와 설정들, 그것이 초반부터 거의 다 드러나 있는 상태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중간 중간에 복선이 깔려 있어서 그 복선이 이야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리고, 후반에 또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역시 결말부분은 깜짝 놀랄만한 장면이 연출되어서 '아니 !! 역시, '미나토 가나에' 다운 설정 ?' 하면서 놀라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백'에서 워낙 큰 충격을 받았기에 '소녀'의 반전은 약한 충격이라고 해야 할까.
죽음을 보고 싶다는 설정이 한 가닥을 이루고는 있지만, 이 소설은 일본의 여고생들의 생활, 치매노인 문제, 난치병 환우의 우정, 그리고 아쓰코와 유키의 우정과 가족애 등을 함께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린 청춘소설, 또는 성장소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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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리움 - 자전거 타고 대한민국 멀리 던지기
이종환 지음 / 하늘아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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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여행'이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여행'이건간에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가장 먼저 여행의 교통수단부터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기에. 같은 길을 가더라도, 걸어서 갈 때와 자동차를 타고 갈 때에 바라보게 되는 시각에서부터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면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마음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인가?

한 눈팔지 않고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몰아야 쓰러지지 않는 것이 자전거 타기이다. 김수영이 시쓰는 것을 가리켜 '머리나 심정으로가 아니라 온 몸으로 밀고 나가는 일'이라고 설파한 것은 '자전거 타기'와 정확히 동일선상에 있다. 그런 점에서 자전거 타기 역시 시를 쓰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책 뒷표지 글중에서)

  문학비평가이기도 하고 에세이스트이기도 한 '이종환'은 처음에는(책의 1부) K 와 함께... 그리고 K 의 다리부상으로 해서 그 다음에는 (책의 2부)는 홀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길을 따라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로 사정이 자동차 위주로 건설되어서 갖은 고생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갓길을 따라.... 그리고 터널을 건널 때의 무시무시한 트럭들의 횡포(?)를 피해서... 그리고, 자전거 도로라고 해서 가는 길끝자락의 허술한 도로처리로 위험 천만한 경우를 당하기도 하면서...   그러나, 이것은 교통수단이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는 도중의 어려움일 뿐이고, 그가 가는 길위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는 여행은 세가지 풍경을 이 책 속에 담고 있다. 길의 풍경. 자전거의 풍경. 의식의 풍경. 그것들은 독자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결국에는 서로 겹치는 풍경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런 여행의 길 위에서 '문장'을 보게 되는 것이다. 여행자는  그 길들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자는 자신이 가는 길 위에서 자신의 여행 속도에 따라서, 어떤 길은 천천히 읽게 되는 것이고, 어떤 길은 빨리 읽을 수 있는 것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마치 자전거 여행을 시쓰는 일과 은유적으로 비교하기도 하는 것이다. 시를 쓰는 일과 같은 맥락으로 자전거 여행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런 비교도 신선한 사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음에 이 책을 읽으려고 저자 소개글을 찾으니 그 부분부터 이색적이었다. 저자의 경력대신 그의 생각들이 쭉 나열된 문장들이...
나는 나에게 중독되어 있다는 것, (...) '자아사고' (...) 자아사고는 세상을. '나를 둘러싼' 어떤 것으로 이해한다. 그 현실은 추하다. '나를 감옥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추하고, 나를 탈옥하도록 부추기기  때문에 추하다. (작가 소개글중에서)

  펼쳐 본 책표지 안쪽의 작가의 사진과 함께 실린 작가의 이력을 나타내는 페이지에는 이와같이 알 듯, 모를 듯한 글들이 실려 있었다. 여행서이기에 가볍게 집어들었던 손이 잠시 멈칫했다. 이 책의 성격을 아니, 저자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문장이기에 순간 내 머리는 긴장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의 이야기들은 서울에서 서해안을  따라 남해안, 그리고 울릉도, 동해안을 돌아 청평 그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위의 풍경들과 단상들이 담긴 여행서인 것이다.
그가 이야기하듯, 자전거의 길이란, 균형을 잡아야 쓰러지지 않고 갈 수 있는 길. 그리고 자전거여행은 긴장과 이완, 그리고 휴식과 노동을 동반하는 것. 바로 우리 인생의 길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자전거의 길인 것이다.
 
달리다 보면 마땅한 휴식처도 없어서 나는 중간 중간 길 위에 자전거를 세우고 멀리 들판이며 오밀조밀 나 있는 샛길과 철길 등을 바라보는 것을 하나의 낙으로 삼는다. 길들은 하나같이 어딘가로 가고 있는데 내게는 '만남의이미지'보다는 '떠나감의 이미지'로 더 크게 다가온다. (P141)
그는 무엇때문에, 그리고 무엇을 보기위해서, 무엇을 깨닫기 위해서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되었을까....
자전거를 타는 동안 나는 속새로부터, 나로부터 멀어져 간다. 나로부터 멀어져 주변이 되고 만물이 된다는 것. 그것이 존재의 궁극아닐까? (책 뒷표지글중에서)
두 바퀴에 의존하여 균형을 잡고 세상을 돌아보는 여행. 아마도 자전거 여행은 가장 소박하고 힘든 여행이 아닐까. 그렇기에 자전거위에서 보는 풍경들. 그리고 스쳐가는 생각들이 가장 세상을 밝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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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가는 길
케니 켐프 지음, 이은선 옮김 / 이콘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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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켐프'는 집필활동을 하지만, 그외에도 변호사. 그리고 전용기 조종도 한다. 처음에 저자 소개글을 읽을 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가 전용기 조종을 하게 된 것이 아버지의 영향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2차세계대전에서 전투기 조종사였다. 어린시절의 작은 사고로 청력이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육군으로 근무하던 중에 조종사 모집에 응시하여 얻게 된 전투기 조종이었는데, 그의 아버지에게는 그것이 먼훗날까지 자긍심을 느끼게 했었다. 전쟁후에는 약사. 그리고 루게릭병을 얻은후에도 콰테말라에 자원봉사를 갈 정도로 자신의 삶에 충실한 아버지였다.
 
이 책의 내용은 실제로  저자인 '케니 켐프'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얼마후에 아버지의 소유물들을 정리하러 집에 가면서, 그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추억속의 아버지를 담담한 문체로 써내려 가고 있다. 그런데, 아들은 아버지의 보물창고와 같았던, 퇴근후에는 언제나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셨던 창고에서 시시콜콜한 많은 연장들과 물품들을 보게 된다. 그것 자체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인 것이다.
 
  아들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약사였지만, 목수로 기억을 할 정도로 가정에서 필요한 물건들, 자식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뚝딱~~ 뚝딱 잘도 만들어 주셨다. 그런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물건들은 친구들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개성적이고 뛰어난 물건들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사랑을 이렇게 물건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집마당에 파티오(집뒤쪽에 만드는 테라스)를 만드실 때도 그 자리에 우뚝 솟은 나무를 자르지 않고, 그 나무를 살리기 위해서 지붕에 구멍을 뚫는 아버지. 하찮은 폐자재도 아버지의 손을 거치면 언제나 근사한 물건으로 변신을 하였다.

이렇게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신 후에도 아들에게 소중한 선물(추억과 지혜)를 남게 주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되돌아 보게 될 것이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 작아만 보이는 아버지들. 아버지의 권위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아버지들.
아버지들은 항상 과묵한 모습으로 가족이라는 묵직한 부담감(?)을 어깨에 짊어지고 그 자리에 묵묵히 계신다. 가족들에게 그 쉬운 '사랑'이란 말 한마디 건너시지도 못하고, '사랑'이란 말 한마디 가족들에게 받아보시지도 못하고 그자리에 항상 계신다. 가족들곁에 가장 가까이 계시지만 멀게만 느껴지던 아버지들.... 우린 그런 우리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케니 켐프'의 아버지가 묵묵히 가족들을 위해서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셨던 것처럼.... 그의 아버지는 참 선량하신 분이었다는 것이 책 구석 구석에 잘 나타난다.

아버지의 침묵은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의미였습니다. (p64)

  
'케니 켐프'가 있는 그대로, 가식없이 쓴 간결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글들은 그 어떤 미사여구를 사용한 글보다 더 아름답고 애잔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똑같이 '아버지에게 가는 길'을 읽는 독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은 독자들의 나이에 따라서 조금씩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생각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니까...
책표지의 영화배우 차인표의 두 문장이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한 글이라고 생각된다.
내 아버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내 아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 - 차인표 (배우) - 책표지 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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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반 악동들 2 - 날아다니는 거미 꿈터 어린이 9
션 테일러 지음, 헬렌 베이트 그림, 해밀뜰 옮김 / 꿈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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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반 악동들2'는 1권 '해골 대소동', 3권 '스웨터 소동'의 시리즈중의 한 권이다.제목만으로도 평범하지 않고 무언가 큰 소용돌이가 칠 것같은 느낌인데, '보라반 악동들 2'는 표제가 '날아다니는 거미'이다. '헨렌 베이트'의 어린이들 취향에 딱 들어맞는 거미인지 문어인지 모를 동물이 어린이의 머리위에서 넘실거리고, 어린이들은 제각각 재미있은 표정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유머러스한 책표지 그림을 보니 도대체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웰링턴 선생님과 보라반 악동들이 펼치는 발랄하고 유쾌한 학교 이야기. 이 책의 작가인 '션 테일러'가 어린이책 작가이면서 구연동화작가, 그리고 선생님이기에 어린이들의 생활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이 표현되고 있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선생님과 친구들이 재미있고 행복한 생활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곳임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좌충우돌. 어찌보면 소란스럽고, 산만한 학급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이런 학급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웰링턴 선생님이 계시기에 항상 보라반 악동들은 즐겁다. 어린이들은 '악동'이어야 앞으로 훨씬 더 발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다른 선생님의 교실에서 이런 광경이 벌어졌다면, 아마도 단체 기합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웰링턴 선생님은 인내심, 이해심, 그리고 재치만점의 선생님이시다. 그렇기에 보라반 악동들이 있는 곳에는 항상 사건이 벌어진다.
이 책은 짧지만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 4 편이 실려 있다.
☆ 보라반과 날아다니는 거미
보라반 악동들은 멸종위기의 동물들에 대해서 공부한다. 그런데, 이날은 학부모 참관일이다. 선생님은 교실을 깨끗이 치우라고 하셨지만, 어디선가 나타났다는 날아다니는 거미때문에 한바탕 교실은 아수라장이 된다. 참관수업의 시간은 다가오는데....
  
☆ 사라진 바이올린
보라반 악동인 레옹은 체육복 가방에 무심결에 엄마의 브래지어를 담아온다. 그리고 학급근처의 커다란 검은색 봉투를 재활용품인줄 알고 재활용차에 실어 보낸다. 그런데 학급에 오시는 포웰 선생님이 부친 30 대의 바이올린이라니... 더구나 웰링턴 선생님은 포웰 선생님의 바이올린을 찾으려다가 레옹 엄마의 브래지어를 꺼내게 되니... 대책없는 이 사건은 어떻게 될까.
  
☆잘 가요, 조이스 아줌마 !
학교 식당의 조이스 아줌마가 돌아가셔서 장례행렬이 학교에 들리게 된다. 이렇게 엄숙하고 장엄한 순간에..... 물과 먹이를 주고 실수로 문을 열어두어서 기니피그가 사라졌다가 그 장례 행렬이 지나가는 길목에 나타난다. 기니피그를 잡아야 하는데, 엄숙한 이순간에 어떻게 잡아야 할까...
  
☆작은 채소밭
보라반 악동들이 채소를 기르는 모습을 텔레비젼 방송국에서 촬영을 한다. 그런데, 채소를 심기위해서 땅을 파던 악동이 갑자기 멈칫. 폭탄이 묻혀있다. 촬영기사들이 밟으면 큰 일이 나는데.... '팡' 폭발(?)
  
이렇게 재미있는 악동들의 에피소드가 4편이 실려있다. 선생님의 재치로 이 순간들을 자연스럽게 모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흥미롭게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학교는 이처럼 재미있어야 하는 곳이 아닐까. 선생님들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참 재미있다. 그리고, 보라반 악동들의 돌발 행동은 참 어린이들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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