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별] 서평을 써주세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다양한 글쓰기의 방식을 볼 수 있다.

   수사 없이, 진실의 언어로 가슴을 울리는 글을 만날 수 있다.

  작가 김훈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자전거 여행,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김훈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 깊이있는 글을 남기고 싶어하는 글에 관심이 많은 이,

   인생의 깊이에 대해 생각하고 싶어하는 이,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이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제거하고, 거기에 대한 대답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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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별] 서평을 써주세요
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 그의 글을 읽게 된 특별한 계기.


  작가의 작품은 초창기부터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는 일은 썩 내키지 않았다. 그의 책을 지인에게 선물하고, 적지 않은 책을 읽기도 했지만, 그의 책을 읽고 난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무언가 사람들의 유명세에 끌려서 책을 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좀처럼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의 글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그의 강연을 듣고 난 뒤였다. 대학에 다니던 때 글쓰기 과목의 강좌가 있었고, 학기말에 시상식을 하는데 김훈 작가가 강연자로 초대되었다.

  순박한 소처럼 큰 눈을 가진, 느릿느릿 어눌한 말씨를 가지고 있는 작가는, 글에서 보이는 단정적이고, 차가운 분위기와는 다른, 순박하고 유머넘치는 강연을 하였다. 보고서를 쓸 때,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을 말하는 것과 의견을 말하는 것을 구분해서 말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비결과 칼의 노래의 첫 문장에서 조사를 고쳐가면서, 한국어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조사를 잘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대학에서 보낸 시절보다 거리에서, 시장에서 공부를 했다며, 글에 재능을 보이는 아들이 자퇴하려고 하는데, 하는게 좋을지 말아야 할지 묻는 부모의 질문에, 자신은 50이 넘어서 따로 공부하지 않고도 책을 냈다며, 그때 책을 내어도 늦지 않다고 이야기하였던 말도 떠오른다. 형용사와 부사, 수사를 쓰지않고, 주어와 동사, 목적어로 더 많은 감정의 표현을 전달해내는 작가의 글에 자기만의 깊은 철학이 담겨있음을 알게 된 후 그의 글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한 번 마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달라 보이게 마련이다. 자전거 여행에 소개된 곳을 따라 여행을 하며, 내 나름의 감회를 적어볼까 하던 차에, 그의 새로운 에세이가 출간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고흐 그림가 본문과 표지에 실려있고, 작가에 대한 이미지가 변했던 강연이 글로 적어져 채워져 있었다. 이번에 글을 남기면, 다음 작품도 읽고 글을 남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불완전한 언어로 불안전한 세계에 사는 불안전한 인간에 대해 쓰는 작가의 글에, 서툰 감상으로 글을 채워본다.
 

# 수식어 없는 글들을 읽으며, 마음에 슬픔이 전해져 온다.
  

  수식어 없는 글들은 딱딱하다. 마음에 와 닿기 보다, 머리가 먼저 반응해서, 옳고 그름에 먼저 반응한다고 생각했다. 수식어 하나 없는 그의 글을 읽는 동안, 해지고 어둠이 온 세상을 덮은 강 하구에 앉아 닿을 수 없는 사랑을 생각하는 한 사내가 마음의 스케치북에 그려졌다. 손목에 보이는 푸른 정맥, 동물원의 동물들의 이름, 시선 등의 소소한 소재들이 적힌 메모장을 뒤적이며, 사랑에 관한 슬픈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의 글에는 수식어가 하나도 없지만, 아련하고 애석한 마음이 흐르는 강물처럼 마음으로 전해져온다. 아름다운 불꽃과 총천연색의 화려한 빛깔로 눈을 현혹하지 않더라도, 단색으로 그린 투박한 그림 하나에, 몸과 마음이 반응한다고 할까. 그림으로 따지면, 수채화보다 수묵화에 닿아있는 느낌이다.

  아버지와의 추억, 어머니와의 추억, 소방관 이야기, 칠장사, 시집과 화가에 대한 평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에세이집의 틀 안에 담겨있다. 작가의 다양한 호기심과 그 호기심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마음속의 의문들을 풀어낼 수 있다고 할까. 시집을 보면 좋다 나쁘다의 틀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생생한 체험들과 꼼꼼한 조사가 잘 조합되어 편안하게 읽기는 어렵지만, 깊이있는 글의 맛을 느끼게 한다. 나이 많이 먹은 장인의 꼬장꼬장한 성품이 담긴 물건을 사서 사용하는 느낌이다.

  그와 동시대의 삶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의 고충과 고난을 알기 힘들다. 슬픔과 고난과 괴로움의 늪 속에서 작은 희망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임꺽정과 산적들이 의형제를 맺었던 칠장사를 다녀와 남긴,  <칠장사 기행>을 보면 이념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던 이가 아닌, 거부로서 삶을 살았던 임꺽정과 그의 삶에 대해 호의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완성되지 못한 민중들이 빚어내는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보인다고 할까. '정의' 에 뜻을 두기 보다는, 한평생 일상의 영원성을 지켜가고 싶었던 그의 로망이 있었기에, 그들에 대한 시선이 차갑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닌, 이념, 보이지 않는 이상에 대한 환멸이 강한 사내가 작품속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는 모습일거라 생각했다.


# 화려한 부록이 인상적인 책.

  
  말과 사물이란 이름이 붙은 3장은 <회상>과 <말과 사물>은 저자의 강연을 기초로 저자가 다시 글로 적은 에세이이다. 저자의 삶에 대한 생각과, 조국을 바라보는 모습, 인생관 등을 잘 느낄 수 있다. 옹기장이 노인이 어떻게 옹기장이가 되었는지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라고 할까, 하나의 옹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자기만의 철학과 고행등을 전해 듣는 것처럼, 그의 눌변의 이야기가 냉철하고 수식없는 글로 정돈되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3장부터 부록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강연을 듣는 일은 쉬운 기회가 아니다. 내가 들었던 강연의 내용은 둘로 나뉘어 회상과 말과 사물에 나누어 소개되어 있었지만, 저자가 말했던 조사의 사용과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서 말하는 일만 잘해도 글쓰기의 절반은 잘 하는것이라 생각한다. 그 다음은 호기심을 키우고, 호기심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쉼 없이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동어반복을 피하려는 저자의 노력은 삶의 현물성이 것들에 대한 묘사와 표현으로 다음 작품에 소개될 것 같다. 이제까지 저자가 바라봤던 삶의 현상들과 이제 바뀌어 표현하려는 그의 의지를 볼 수 있었기에,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설레임을 안겨준 책과의 만남이었다.

  책을 고를 때 사람들은 여러가지 기준으로 책을 결정한다. 30페이지를 읽어 볼 시간이 없을 때, 목차와 저자의 말을 보고 그 책을 읽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내가 읽었던 책 중 가장 저자의 말이 인상깊었던 저자 중의 한 명이었기에, 그의 저자의 글만 모아서 정리하고 싶었는데, <바다의 기별>에서 그런 수고를 덜어주었다. 오치균의 그림이 부록으로 소개되어 있는 것 또한, 그에 대한 에세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독특한 부록이 마음의 기쁨을 더해주었던 책이다.

  좋은 글은 누가 읽어도 마음의 울림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자신이 책을 읽을 연이 되었을 때, 읽는다면 책값과 시간이 아깝지 않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그의 글을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다. 소리내어 읽으니 그의 말의 울림이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수상소감 앞까지 소리내어 읽고나니 하루 해가 저물어 버렸다. 하루를 이 책으로 보냈다. 나의 인생의 정해진 시간 중 하루의 시간이 그의 책과 함께 시간의 강물에 흘러갔다. 함께 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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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정민.박동욱 엮음 / 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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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면했을 때 하지 못한 말을, 글로 적어 전하다.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 편지의 양이 많이 줄어들었다. 전화와 인터넷, 휴대폰 등의 발달로, 손가락 하나만 까닥하면 금새 다른 이와 연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신 살뜰히 줄어들고 있는 건 입으로 전하지 못한 마음을 글로 전하는, 편지의 마음이다. 직접 대면했을 때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은, 편지로 간접적으로 전하면, 자신의 마음을 더 잘 표현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조선 시대, 사대부의 생활은 내외의 구별이 뚜렸하고, 자식에게 엄하기로 유명했다. 예의를 강조했기 때문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에게 전하는 편지들은 그들의 문집에 실려, 아비의 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종종 보고, 통화하며 부모와 지내지만, 때론 글로 적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잔소리들을 편지로 듣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늘 똑같은 소리를 듣었을 때 느껴지는 피곤함이, 달라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군대에 있을 적 기다렸던 부모님의 서한을 다시 보는 마음으로 펼쳐 들었다.
 

# 습속은 다르지만, 아비의 마음은 시대를 초월에 한결같다.
  

  퇴계 이황의 편지부터, 추사 김정희의 편지까지 10명의 아버지의 94통의 편지가 들어있다. 각 편지의 번역문 뒤에는 해설을 달아, 편지를 보낼 당시의 정황과 아비의 마음을 덧붙여 전한다. 사법고시, 행정고시 등 많은 사대부들이 과거 시험만을 노리는 시대에 아비의 마음은 과거에 무조건 합격하는데 있지 않았다. 과거라는 시험을 계기로 자신의 공부를 가늠하는 계기로 삼아,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득했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현대의 아버지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모가 자식의 공부가 부지런하기를 바라는 건, 젊음의 시절이 길지 않고, 물 흐르듯 기다려 주지 않고 흐르기 뿐이라는 그 말이, 젊었을 때도 한 때라는 현대의 아버지의 말과 닮아있다.

  가장으로서 집안에 넉넉한 재물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아비의 안타까운 마음이 잘 들어나 있었다. 벼슬살이를 하지만, 높은 녹봉을 받지 못하기에, 소소한 일들까지 신경써야 하는 자식을 걱정하고, 그런 소소한 일들에 마음을 뺏기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통한 인격의 성숙을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죽기 직전까지 마흔이 다되는 현감이 된 자식이 보낸 선물, 자식의 미쁜짓도 백성들의 원망이 섞여 있다면, 도리가 아니기에 받지 않는다는 퇴계 이황의 행동과 자식을 칭찬하는 주위의 말들에 기뻐하면서도 칭찬에 들뜨지 말고, 더욱 행실을 조심하고 삼가기를 바라는 백광훈의 마음, 남한산성에서 임금을 지키면서 자신이 죽는것은 근심이 되지 않지만, 어버이의 건강을 걱정하는 이식의 마음 등 가정을 생각하는 아비의 마음이 찬찬히 전해져 왔다.

  호탕하고, 풍자가 강한 박지원이 고기를 볶고, 고추장을 담아 가족에게 보내고, 집안은 소소한 일까지 하나하나 당부하는 모습은 연암문집에서 보던 풍채와 다른 소소한 아비의 부정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높은 벼슬에 올랐거나, 낮은 벼슬에 있거나에 세상의 명예에 초탈한 모습에 관계없이, 속세에 연하여 있는 자식의 건강과 손자의 모습에 일희일비하는 가정적인 사대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할까. 습속은 현대와 많이 다르지만, 가정을 아끼고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아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각양각색의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나하나 소소하게 신경쓰는 아버지, 근엄하게 질책하고 바른 길을 제시하는 아버지, 유배지에서 가정을 그리워하는 마음 약해진 아버지 등 자식을 행복을 위해 고생하는 기러기 아빠와 가장의 짐을 지고 있는 아버지의 안쓰러운 모습이 눈에 겹쳐 보인다. 어머니에 대한 조명과 헌신은 우리 사회에 많이 나와 있지만, 아버지에 대한 조명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한쪽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 한쪽은 따스한 모습을 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 어머니가 따스한 모습의 역을 맡았기에, 함께 따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어머니 못지 않게 자식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안부 전하는 소식과 작은 풍경 하나에 조선 시대의 풍경을 알 수 있는 건 책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옛 선인에게 배우고 싶은 아름다운 풍속을 하나 발견한 느낌이다. 세월이 많이 흘러 내가 아비가 되었을 때, 다른 건 못해주더라도 글로 자주 마음을 전하는 일은 놓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꼭 글로 보고싶다, 사랑하도고 전하지 않아도, 집안 사람들이 청소하는 데 어려움을 해소하는 작은 물품을 만들어서 보내는 아비의 마음에서도, 자식과 가정을 생각하는 도타운 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철이 많이 들지 않았지만, 글 너머의 풍경 속의 마음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매우 필요했지만, 아버지는 바빠서 보기 힘들고, 자라고 나면, 아버지가 나를 찾아 의지하려 하지만, 시간을 내는 일이 쉽지 않다. 편지가 힘들다면, 전화 한 통, 문자 하나라도 도탑게 전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5년도 넘은 옛날 보낸 아버지 술 많이 드시지 마시고, 일찍 들어오셔야 해요. 아빠 사랑해요라는 문자가 아직도 아버지의 문자메세지함에 저장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먼데 떨어진 있는 형의 소식과 전화를 기다리는 마음, 형도 이미 장가를 들만큼 성장했지만, 부모의 눈에는 언제까지나 어린 아이인가 보다. 책장에 두고 아비의 마음을 대신 헤아려 보기 좋은 책이다. 

  선인들의 가훈과 유언을 엮어모은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거라 생각한다. 편지로는 순간순간 아버지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훈과 유언에서는 삶 전체를 아울러 자식에게 전하는 아비의 마음이 가슴에 전해진다. 난리 중에서도, 유배지에서도 아버지가 자식에게 전하는 말은 일희일비하지 말고 멀리 보며 자신의 마음을 단련하라고 했다. 경제가 많이 힘들다고 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공포가 가득 찬 시절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멀리 보면서 다들 잘 견뎌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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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 - 박사와 루트 그리고 나의 이야기
오가와 요코.후지와라 마사히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저자와 집필에 도움을 준, 수학자의 아름다운 만남

  80분 밖에 기억을 유지하지 못하는 수학 박사 노인과 그 집에 청소와 음식을 준비해주는 파출부, 그리고 아들 루트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책을 읽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딱딱하고 강압적으로 익혀야 했던 수학이 이렇게 아름답고, 감성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는 걸 작가인 오가와 요코 덕분에 알게 되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집필을 준비하는 중에 오가와 요코가 후지와라 마사히코 수학교수에게 취재를 위해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책의 출간 이후 그들은 한 토크쇼에서 수학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토크쇼에서 나누었던 이야기와 취재도중에 들었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모여 한 편의 책으로 묶어졌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지 않았더라도, 딱딱했던 수학을 연구하는 수학자들의 낭만적인 이야기와 수학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딱딱하지 않게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작가가 묻고 교수가 대답하는 대담을 듣다보면, 일상생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멀게만 느껴지는 문학과 수학 사이에, 아름다움과 감동의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수학 강의'가 아닌, 수학에 다정하게 다가 설 수 있는 책.

  첫 인상은 인간이 관계를 맺는데 큰 요소 중 하나이다. 아무리 착한 심성과 따스한 마음을 지니고 있더라도, 첫 인상이 차갑거나 무섭게 느껴지면, 친근하게 다가서기 힘들다. 학창시절부터 학교에서 배우는 따분한 산수와 수학시간의 교육과 일상생활에 도무지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활용성 때문에 수학은 재미없고 딱딱하고 피곤한 과목으로 인식되어진다. 수학에 서려있는 첫 인상의 딱딱함을 깰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알고 보면, 낭만적이고, 아름다움에 빠져 수학에 몰두하는 수학자의 모습과 아름다운 정리들은 지금 '당장'은 필요없지만, 아주 먼 오랜 시간에 매우 크게 활용될 수 있는 가치있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대담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수학자들은 5년, 10년 이상 한 문제를 고민하기에 집중력이 강하고, 연애에 빠지게 되면 오래 빠지는 성향이 있다거나, 뛰어난 성과를 냈지만, 큰 봉우리에 큰 골짜기가 따르는 것처럼 영광과 좌절의 깊이의 차가 컸던 천재수학자들의 드라마 같은 삶과 골드바흐의 추측, 페르마 정리 등의 큰 수학적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과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 등 수학적 현안문제들을 문제 풀이가 아닌, 수학자들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문학가이지만, 수학적 독창성과 통하는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와 부모님이 모두 문학가인 수학자와의 만남이었기에, 딱딱한 수학 이야기가 아닌 감수성 풍부한, 친근하게 다가선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허수와 완전수, 우애수, 0 등을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아름답게 표현한 대목과 작품 집필의 뒷이야기가 대담을 통해 소개된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를 읽은 이에게는 에피소드를 들을 좋은 기회이고, 읽지 않은 이에게는 책을 읽어 볼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연이라 생각한다.
 

# 기초학문의 발전 없는 실용학문의 강조의 미래는 밝지 않다.


  대담에서 수학 교수는 천재 수학자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이나 자연에 대해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고, 주변 환경이 아름답고, 정신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영국과 인도와 일본에 뛰어난 천재들이 많이 나온 배경과 라마누잔, 뉴턴, 라이프니쯔 등의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즐겁게 만날 수 있었다. 복잡하고 기기묘묘한 현상을 단 한줄의 수식으로 정리해 버리는 데서 느끼는 수학의 매력과 엉뚱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수학자들과의 만남을 듣다보니, 어렵기만 하던 수학도 친근하게 다가왔다.

 

  수학의 발전사 중에서 인도에서 0과 기수법을 발견하고, 물리학과 수학을 접목한 미적분을 유럽에서 발견한 점도 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무와 공 사상을 인정하는 동양의 문화가 0을 인정하게 되었고, 세상을 신이 창조했다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지닌 마음이 세계는 조화롭게 이루었다는 믿음으로 미적분을 발견하게 되었고, 일본은 행렬식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점 등 각 나라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똑같은 수학도 발전하는 방향이 달랐다는 점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수학 역시 문화의 한 갈래라는 말에 공감했던 시간이었다.

  일본의 작가와 수학자의 대담으로 인해, 한국에 생소한 하이쿠와 일본 수학자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일본의 수학은 문학 다음으로 세계에서 잘 발달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 역시, 하이쿠는 아니지만, 정형시와 아름다움을 존중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지원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뛰어난 수학자들이 많이 활동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 영어와 컴퓨터, 기업가의 정신 중학교때 주식과 채권, 대학때는 산학협동을 장려하자는 실용적인 학문만을 강조하는 풍토는 일본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실학도 중요하지만, 기초학문의 발전이 없다면, 얼마 버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열매를 딸 궁리만 하지 말고, 새로운 나무의 씨앗을 심는 일이 필요하다고 할까. 새로운 나무를 키우지 않는다면, 열매를 다 따고 난 뒤에는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열매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 더더욱 씨앗을 심는데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정부 당국자들의 정책과 지원과 일반 시민들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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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존 어빙의 빼어난 글쓰기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탄탄한 스토리와 치밀한 구성이 돋보인다.

  독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옵션)

   『사이더 하우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스토리의 전개와 개성강한 인물을 좋아하는 독자.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슬픔은 전염되는 법이야, 에디. 나는 네가 내 슬픔에 감염되는 걸 바라지 않았어. 에디,

    루스가 감염되는 것은 정말로 원하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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