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라크네 - 정여울이 만난 방송, 드라마, 책, 사람들
정여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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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비평을 넘어, 미디어 비평으로.
  
 
  정보를 알 수 있던 미디어가 부족했던 시기에는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였지만, 미디어가 넘치는 시기에는 어떤 사안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또다른 사건을 터트려, 정보의 과잉을 통해 권력을 유지한다. 우리가 보는 뉴스가 공정해야 하는 이유와, 신문이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암묵적으로 당연시하는 기준의 잣대가 뉴스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평론이라고 하면 문학평론이 가장 큰 권위를 차지했는데, 인터넷과 다양한 매체의 출현으로 그 권위가 상실되고 있다 생각한다. TV, 드라마, 영화 등 일상에서 쉽게 볼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자의 함의와 내용에서 우리의 삶의 모습이 때론 더 강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저자는 다양한 미디어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엮어, 현대사회의 삶과 풍경을 읽으려 한다.
 
 
# 지적이며, 권위적이지 않고,  공감하기 쉬운 저자의 글들.
  
 
  저자의 메세지는 철학적이지만, 저자가 사용하는 소재들은 일상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일상을 살며 잊기 쉬운 꿈은「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지식인을 바라보는 시선은「눈의 여왕」으로 이야기한다. 현란한 외양 뒤 권태와 고독, 대화로 슬픔을 웃는 살풀이의 상상력을 개그 프로그램「사모님」으로 이야기한다. 돈이 되지 않고, 난해한 용어가 많아 다가가기 힘든 철학이다. 철학과 인간 사이에 놓인 넓은 강을 저자가 짠 카페트를 통해 바라보다보면. 철학에 이야기에 성큼 다가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의 글은 읽기 쉽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곱씹어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높다.
 
 
 비평자가 가지기 쉬운 권위의 색채가 없다는 점이 좋았다. 자신이 경험했던 소재들을 통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하면서도, 저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생각할 수 있는 사안들이 많다. 단순히 웃고 즐기면서 넘어가는 이야기들 속에, 삶에 대한,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담겨있다. 비평가들이 휘두르기 쉬운 날선 검을 저자는 따스한 애정을 담긴 칼로 사용한다. 위독해서 떨쳐야 하는 수술대의 의사처럼 냉철하게 칼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처와 고통을 아파하며, 그 모습 그대로 바라보며 칼을 사용한다고 할까. 팬클럽회원의 맹목적인 추앙이 아닌, 따스한 시선이 글에 묻어있음이 느껴져, 오래오래 곱씹으며 저자의 글에 빠져들었다.
 
 
#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매혹적인 글.
 
 
  드라마와 영화를 제외한 저자가 선택한 책은 쉽게 도전하기 힘든 책이다. 『비극의 탄생』, 『분서』, 『남자의 탄생』,『탐史』등 인문학 책도 많다. 그의 글을 읽으면, 당장이라도 책을 읽어보고 싶게하는 매혹적인 글 솜씨를 지니고 있다. 생계의 위협을 받지 않는 이상, 자신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비평을 하지 않는, 침묵으로 지키는 것이 제일이라 생각하는 저자의 비평관은 김병익씨의 관점과 닮아있다. 친구를 소개받을 때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소개했을 때 낯선이를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듯이, 글에 빠져 기대를 가지고 읽다가 예상과 다른 책을 만나기도 했다. 책을 읽지않았었던 시절에는, 저자의 글이 광고처럼 판매를 위한 홍보글이라 치부했겠지만, 작품을 읽고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나와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사회와 삶의 풍경에, 비평의 대상을 도구로 활용하는 듯 보였다. 보고 싶지만, 보이지 않는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때론 현미경으로, 어떤때는 망원경, 안경이 되어, 시점이 이동과 적절한 초점을 가진 렌즈로 사회의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관점에서 글을 써야하는지 많이 생각하게 해 준 책이였기에, 하루면 읽을 수 있는 책을 나흘간 책을 붙들고 찬찬히 독대하듯 다시 읽었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용서할 수 없는 것들에게」라는 제목의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읽고, 2년 전에 종영된 프로그램을,  1회부터 16회까지 보았다. 경쟁과 돈이 많은 걸 해결해주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많은 풍경들, 걱정해주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는 따스한 마음들, 세상을 원망하고 까칠하던 이의 마음의 빗장을 풀어헤치는 모습들, '에이즈'가 주는 심정적 공포와 편견, 마음에 둥지를 튼 죄의식은 살아남은 자에게 그대로 전이된다는 것을, 가해자의 죄의식과 피해자의 피해의식은 미안하다는 한 마디 말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 삶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음으로써 조금씩 벗어나야 한다 이야기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잊고 살았던 어쩌면 다시 보지 못할 드라마를 다시 만나게 해 준 것만으로도 책을 읽은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한동안 그가 읽고, 보고, 느꼈던 매체의 대상과 함께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다음 책은 『은유로서의 질병』과 『타인의 고통』이다. 많은 이들이 격찬하고, 칭찬하는 책도 나와의 인연의 끈이 닿지 않으면 쉽게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봄이가 친구들의 냉대와 어른들의 편견과 공포에 힘겨워하지 않게하는 힘을 『은유로서의 질병』을 통해, 나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이미지로 학습하다보니 무뎌지는 감정적 둔함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타인의 고통』을 통해 찾을 계획이다. 작가와 작품이 아닌, 사회의 풍경을 들여다보는 비평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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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산 이야기 -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신화가 된 회사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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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이 무서운 건, 공포와 불안이 모두의 가슴속에 내재되어 희망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환율을 하늘을 향해 달려가고, 주가는 낭떠러기를 향해 곤두박두치는 요즘, 불황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웅크리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인간은 의욕을 잃고 만다. 자본주의 사회일수록, 돈이 잘 돌아야 기업과 가정, 국가가 모두 싱긋 웃지만, 움추려들어 돈을 쓰지 않게되면, 결국 모두가 망하고 만다.
 
   헤이세이 10년, 일본은 버블경제의 충격을 맞아 10년간의 불황을 겪어낸다. 잘못된 시스템이 만들어낸 절망의 상황, 모두가 희망을 잃고 힘겨워하고 있을 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더 성장한 기업이 있다. 정말 강한 기업은 위기에 더욱 강해진다는 신념으로,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회를 잘 잡아 더욱 성공의 길로 매달린 회사가 있다. 잘 되는 회사에는 인재가 적재적소에 등장하듯이, 위기의 상황을 이겨내는 힘 역시, 회사원의 마음에 극복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시작된다. 결국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사람만이 위기를 잘 이겨내었다는 이야기를 일본 전산 이야기에서 보여주고 있다.
 
 
# 일반적 회사규칙과 다른, 발상의 전환.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 되다.
 
  
  회사의 직원을 뽑는 면접장에서는 밥 빨리 먹기 시험과 화장실 청소, 오래달리기 시험이 열린다. 질문을 통해 대답을 준비했던 구직자의 발상을 깬 엉뚱한 시험에는 경영자의 독특한 철학이 담겨있다.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태도를 보기 위한 화장실 시험, 일처리 방식을 볼 수 있는 화장실 청소, 열정과 투지, 인내심을 시험할 수 있는 오래달리기를 통해, 말과 이미지가 중요시 되는 시대에서, 인간의 내면에 스며있는 투지를 측정하는 마인드가 흥미로웠다. 평범하지 않은, 위기를 기회로 생각할 수 있는 마인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신상태를 강조하는 시험장의 이면에는 강한 단결력과 모든 직원의 같은 마음인 화합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칭찬과 긍정의 힘이 비즈니스계를 휘감은 이 때, 일본전산이야기에서는 열정과 채찍으로 분발을 요구할 것을 이야기한다. 편한 일자리가 아닌, 기회를 주는 회사, 실패한 사람의 도전적인 마인드를 칭찬하는 여유, 꾸중에는 관심과 애정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에피소드에서, 직원을 일을 처리하는 조직의 구성원이 아닌, 인간적인 면으로 대하는 애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조건 호통을 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지적해서 고칠 수 있게 하는 마음, 힘들지만, 더 나은 기회를 주는 CEO의 지원이 있기에 회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힘을 내었다고 생각한다.
 
 
# 위기는 기회다.
 
  
  조직을 휘감은 열정에 동기부여를 하고, 세계 최고라는 마음과 회사의 명예심을 강조하여 일본전산은 먼 미래를 달려가는 초석을 다져왔다. 모두가 힘들고 어렵다고 움추려드는 지금, 가장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회사에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열정을 심는 일이다. 힘들다고 웅크리는게 아니라, 더욱 더 분발해서, 최고와 도전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면, 회사원이 하나로 단합이 된다면, 평소보다 더욱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일본전산은 실제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모든 것은 인간에서 시작해서 인간으로 끝난다고 한다. 직원 회사의 안일한 마인드가 작은 실수를 만들어, 결국 회사의 이미지와 매출에 큰 악영향을 미치듯이 도전하고, 열정적이고, 승부를 걸 수 있도록, 회사에서 충분히 지원하고, 적절한 대우를 해 준다면, 인간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무대를 만들어준다면, 그 회사는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 힘들다는 손바닥 안쪽만 보지 말고, 도전하겠다는 손바닥 바깥쪽을 바라보는 용기와 열정,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쉬운 일이지만,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평생을 가도 힘들만큼 어려운 일이다. 불황과 절망의 에너지가 넘치는 시대, 지금 필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믿음, 관점을 바꾸는 시선의 이동과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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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내기한 선비 샘깊은 오늘고전 8
김이은 지음, 정정엽 그림, 김시습 원작 / 알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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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습, 김이은, 금오신화.
 
 
  김시습을 생각하면 먼저 세종과의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어려서부터 뛰어난 글솜씨를 보였던 김시습을 아꼈던 세종은 어린소년이었던 김시습의 재주에 상을 내리며 비단 여러필을 가져가라고 한다. 꼬마였던 김시습은 무거운 비단 여러필을 늘어뜨려, 끝과 끝을 묶어 길게 늘어뜨려 가지고 갔다. 아이의 재치를 느꼈다고 할까. 단종이 그대로 보위에 올랐다면, 김시습의 빼어난 활약을 볼 수 있었을텐데, 역사는 수양대군의 단종의 보위를 뺐는 것으로 김시습을 방랑자로 만들었다. 비정하고 견디기 힘든 현실에 살다보면, 이룰 수 없는 꿈을 꿈꾸며,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꿈꾸기도 한다. 금오신화는 주자학을 지배이념으로 삼은, 조선의 현실과 달리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운명적 사랑과, 저승의 이야기 등 5편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8 올해의 문제소설에서 「가슴 커지는 여자 이야기」라는 단편소설로 김이은 작가를 알게 되었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출신의 독특한 이력과 흡입력 강한 문체가 인상적이였다. 금오신화를 옮겨적은 이가 그녀라는 걸 알게 되었다. 기존의 문학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던 소설이였기에, 묘하게 잘 어울린다고 할까. 고전 소설은 이야기의 뼈대가 많이 알려져있기에, '누가' 번역하느냐에 따라 글의 맛이 크게 달라진다. 한문을 전공하고, 문체의 힘이 있는 작가가 옮긴 책이였기 때문이었을까. 원본의 탄탄한 매력과 역자의 부드러운 옮겨쓰기, 묘한 여운을 남기는 그림으로 이루어진 금오신화 중 두 편의 이야기가 책에 담겨있다.
 
 
# 한자를 모르는 세대도 싶게 읽을 수 있게 풀어 쓴「이생규장전」과「만복사저포기」
    
  
  한자를 모르는 세대도 쉽게 읽을 수 있게, 초등학생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한자로 이루어진 소설을 모두 한글로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중간중간 이야기의 배경과 처지, 미래를 암시하는 복선 및 다양한 역할을 하는 '시' 역시, 형식을 바꾸지 않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읽어내기 쉽게 풀어 썼다. 원문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주독자층이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함을 고려했기에 한글로 전부 꾸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편의 이야기 모두, 선남선녀가 사랑을 꿈꾸지만, 그들은 여러가지 현실적 어려움을 겪는다.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에서는 재산과 신분차이로 인한 이생의 아버지의 반대와 「홍건적의 난」으로 인해, 겁탈당하는 산적에 반항하다 온몸에 살이 다 찢기는 겪는 아픔,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이 생생히 담겨 있다. 「만복사저포기」고려말 왜구의 침입으로 목숨을 잃고 3년간 인적이 드문곳에 외로이 있던 처녀와 양선비와의 이승과 저승을 넘어선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이야기라고 할까. 현실의 죽음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한 한을 달래주는, 변치않는 사랑이야기가 현실적 조건을 따지는 현실과 비교해서 많은 걸 생각해보게 한다.
 
  조선 세조때 만들어진, 꽤 오래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구성이 탄탄하고, 복선과 '시'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세상을 방랑하는 김시습의 행보에 걸맞게, 이야기의 배경도 개성과 남원 등, 조선을 무대로 하여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시를 읊으며 마음을 전하는 그당시의 풍습과 고려시대, 불교를 숭상했던 풍습 등 옛 사람들이 살았던 풍경의 모습도 소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그전에 나왔던 소설과 다른 파격적인 부분은 여성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이었다. 이생이 아버지의 명에 따라 시골에 내려가자, 상사병에 걸린 최씨 처녀가 부모님을 설득해 결혼을 하는 부분이라던가, 만복사에서 먼저 부부의 연을 맺자고 주장하는 처녀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에 억압적이였던 조선시대와 달리, 여성의 지위가 어느정도 보장되었던 고려시대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옛날부터 여성은 박해받았던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에 여성의 차별이 심했던,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 아버지의 명에 거스르지 못하는 이생의 모습과, 소설 속 혼사와 추도식을 통해 자식을 애틋하게 생각했던 마음은 천년전에도 늘 한결같은 한국문화의 특색이였음을 알 수 있었다.
 
 
# 짧지만, 알찬 책.
 
 
  이야기에 빠져,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끝나버린다. 어린 아이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접근성을, 성인에게는 '고전' 이라는 딱딱함을 벗어나 쉽게 옛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매력이 담긴 책이다. 덧붙여 나온 심경호 교수의 해설은 금오신화를 다양한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한 번 책을 읽은 후, 내용을 생각하며, 이야기 중간에 담긴 삽화를 보다보면, 환상적인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잠들기 전에 조금씩 읽고, 사랑과 전쟁, 문화의 차이 등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아이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고, 궁금해하는 부분을 친절히 가르쳐 준다면, 아이가 책에 가까워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공부에 도움이 된기에 알려주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통해 자식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까.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다보면, 맑고 틀에 갇히지 않은, 정답이 없는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 주는 책이다. 대학생이 읽어도 많은 부분을 생각할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여름에 자주하곤 했던, '전설의 고향'에서 처자와 손잡고 걸어오는 주인공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고, 귀신에 씌었다고 알아보는 대목이 떠올랐다. TV와 영화에 나오는 부분들이, 옛 이야기에 소개된 부분에서 이어져 내려온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고전을 읽으면, 당대의 현실이 더욱 잘 보인다고 할까.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현실적 조건이 어느새 마음에 내면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이승과 저승, 운명의 한계를 넘어선 그들의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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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어회화 측정기 - 당신의 영어 회화 실력은?!
Chris Woo 지음 / GenBook(젠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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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딱한 영어회화는 가라.
 
   
  중학교 때부터, 알파벳을 떼기 시작해서, 문법위주로 학교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중3인지, 고1이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때 영어회화라는 과목이 생겨, 일주일에 한 시간 상황을 주고, 들어보고 실제 친구들 앞에서 연습해 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만 해도, 너무 원어민처럼 발음을 하던 애는 놀림을 받던 시절이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은, 발음이 능숙하지 않으면, 위축이 되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시대로 변해버렸다. 회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자신감과 함께, 배경지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언어는 문화의 소산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듯이, 영어를 익힌다는 건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문화까지 받아들였을 때, 그들의 행위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원어민이라고 해서 그 나라의 언어에 모두가 능숙하지는 않다 생각한다.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국인들도 한국어법에 대해서는, 특정단어가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발음교정에 그치지 않고, 좀 더 폭넓게 이야기해주는 선생님을 만나면 영어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춘다면, 사라지기 십상인 자신감의 빈 항아리를 지식으로 메울 수 있다. 드라마로 영어공부를 하는 건, 살아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어 좋지만, 배경을 설명해주는 이가 부족하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내용은, 정해진 챕터가 있기에 많은 내용보다 짜여진 분량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영어회화의 수준도 체크하면서, 원어민도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잘 설명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어회화를 좀 더 즐겁게 공부하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퀴즈 형식의 독특한 영어회화 책이 출간되었다.
 
 
# 퀴즈로 즐겁게 익히고, 해설을 보며 상식을 넓힌다.
 
 
  영단어, IDIOM, 문법, 독특한 표현, 미국문화, 유머, 한국과 미국에서의 실전 대화 등 각 클래스마다 9개의 퀴즈로 이루어져 있다. 퀴즈를 통해, 동봉된 CD에 나온 MP3를 들으며 문제를 풀어보고, 해설을 통해 좀 더 깊이있게 문제를 낸 이유와 다양한 표현, 설명, 알아야 할 사항들을 배울 수 있다. 각 클래스마다 맞춘 개수에 따라 자신의 실력을 체크해 볼 수 있는 테스트를 자동으로 하다보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과 강점을 찾을 수 있다.
 
  영국식 표현과 미국식 표현의 차이, 어려운 단어 발음하는 방법, 미국 사회의 특징 등 Tip을 통해 문제와 함께 상식도 함께 채울 수 있다. 형식은 가볍게 도전할 수 있고, 의욕에 따라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이 꼭꼭 숨겨져 있다. 내성적인 사람은 혼자서 즐겁게, 경쟁을 통해 승부욕을 자극하면 더욱 능률이 오르는 이는 친구와 함께 가벼운 내기와 함께 한 클래스의 문제도 풀고, 공부도 함께 한다면 더욱 즐겁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Tip도 나와있다. 저자는 먼저 자신이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를 원하는지 결정하라고 한다. 그 다음은 자신의 실력을 체크하고, 잘 안되는 부분의 원인을 분석해서, 해결방법을 찾기를 권한다. 리스닝과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한 설명을 통해 잘 제시되어 있다.
 
  이 책 한권으로 영어회화를 잘 할 수 있는 마법의 책은 아니지만, 자신의 현재 단계를 체크해보고, 방향을 설정하는 디딤돌이 되기에 적당한 책이라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알고,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이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책이다. 긴가민가 불안하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가 책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체크한다면, 좀더 빠른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맞게 공부하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라 생각한다.
 
  어떤 책인가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잘 활용할 수 있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Preface와 Overview에 나온 내용을 숙지하고, 도전해 보고 싶은 이라면, 책을 사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어회화에 쉬운 비법은 없다. 원어민 친구와 책, 인터넷을 함께 한다면 고속버스를, 책과 인터넷이 있다면, 완행버스를, 책만 있다면 자전거를, 타고 자신이 목표로 하는 곳을 달려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완행버스라도 충분히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목표지점이 확실한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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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 - 토건.시장 만능, 미국.재벌 프렌들리, 딴나라 2MB정권
지승호 인터뷰 / 시대의창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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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마다 초대형 사고가 펑펑 터지는 대한민국 사회, 답답하다.
   
   
  김어준씨가 상담가로 나서는 칼럼에서 좌파와 우파의 경계를 나눈 대목이 생각났다. 삶이 불확실한 시대, 공포에 대응하는 방식이 좌파와 우파는 다르다고 한다. 우파는 세계를 약육강식 정글로 보고, 두려움을 포식자가 되어 더 많은 자원을 독점해 스스로 살아남으려 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자원의 사유보장과 질서유지를 위한 위계를 중요시한다고 한다. 좌파는 정글 자체를 문제 삼는다고 한다. 개인이 아니라 정글탓이므로 정글의 공포를 잘게 나누어 각자가 감당할 몫을 줄여 대응하려 한다고 한다. 결속을 강조하고, 평등에 민감한 수평적 관계지향성, 키워드는 연대와 염치, 때로 도덕적 우월의식과 지적오만은 그들의 단점.
 
  현실은 고유가와 고환율, 주가폭락, 뉴타운의 증가, 비정규직 양산 등이 많아져서 기대와 다르지만, 정말 시민들을 위해 잘 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공기업 신입사원의 임금을 20프로 줄인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제로 고위공직자와 임원들은 50프로씩 감원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비정규직이 아닌, 고용유연화가 아닌 방식으로, 예측하지 못했던 재앙의 시대를 견딜 수 있게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 
  
   
# 한국의 병든 사회 구조의 원인을 제시하는 6인과의 인터뷰.
 
 
  한강을 경계로 강남과 강북이 나뉘듯이, 저들과 이들의 경계는 너무나 멀어 남처럼 느껴진다. 원인을 알아야 해법을 알 수 있다. 양극화가 심해진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그들의 공화국’에서 ’우리의 공화국’이 되는 과정을 위해 끝없는 문제제기를 시도하는 6인을 지승호씨가 만났다.
 
   홍성태씨는 한반도 대운하가 왜 대재앙이 될 수 밖에 없는지, 박상표씨는 한미 FTA에 건강주권이 얼마나 침해당했는지 알려준다. 생태마을 공동체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교수 이장님인 강수돌씨는 1차 산업의 중요성과 노동의 재의미, 경쟁을 강조하는 현행교육이 환경을 너머 인간을 파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생명을 노래하는 아나키스트 조약돌씨에게서는 연대와 국가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고, 김용철 변호사로부터는 이미 삼성공화국이 되어버린, 삼성 핵심인사들의 재산승계와 ’이건희 일가의 비자금’에 대한 모두가 알지만, 삼성을 위한 길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 착각하며, 쉬쉬 넘겨버리는 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김상조씨를 통해서는 한국적 대타협이 힘든 현실과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 수 있다. 어디서부터 우리사회가 병들어 있는지, 가장 크게 병든 부분에 대해 여섯명의 인터뷰를 통해 전체적으로 병들어버린 한국의 사회 건강 상태를 볼 수 있다.
 
  언론에서 터트려주지 않기에, 이런 내용들은 더욱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상식이 통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경제발전이라는 미명속에 묵시적으로 피해온 ’친일문제’, ’재벌의 지배구조’, ’미국에 많이 의존했던 현실적 상황’, ’경제만을 강조했던 시기’, 한국 특유의 문화가 결부되어 이것들을 해결되지 않는 이상, 대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론과 교육, 국방만이라도 바로 선다면 나라의 미래는 걱정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언론은 광고로 통제가 가능한 자본에서 자유롭기 힘들고, 교육은 인사고과가 결부되어 있어,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특기생의 성적을 누락하는 결과를 보고하고, 교수들의 파벌이 더욱 견고하며, 국방이 중요하다며 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했던 국방부 역시, 인사권을 지닌 권력에 대응하기 힘들어 성큼성큼 큰 양보를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자기 지향성을 위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까지 결부되어 단 시간내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현실이 눈에 보인다. 분노의 에너지는 솟구치는데, 뚜렷한 대안은 없는 상황, 절망의 늪에 빠진 기분이다. 그래도 모르는 채, 헤헤거리며 좋은 세상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보다는 우울하는 면이 내일을 위해 낫다며 마음을 달래본다.
 
 
# 대안은 없다. 꾸준히 감시하며 잊지 않는 것이 최선.
 
    
  광우병 예방을 위해 전수조사를 하는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체적인 위생시스템도 열악하고, 개인의 복지부분도 사회에 기댈곳이 없이 오로지 가정내에서 해결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당장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세력도 없고 대안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경제만 잘 되면 된다는 마인드, 내 자식은 잘 살아야지라며,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 끌려들어가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이상, 양극화와 문제들은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씁쓸하다.   
 
  뉴스에 나온 정보만 습득하는 대학생들이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이다. 한국 사회가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가장 큰 위험을 지닌 요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즐거운 답이나, 우울한 현실을 치유할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는다. 늘 살면서 좋은 것만 입고, 좋은 모습만 보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현실의 밝고 어두운 면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회의 거친 물살에 휩쓸리기 전에, 맑고 예쁘게 포장된 현실만, 난 능력이 되니까 괜찮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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