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를 리뷰해주세요.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 김현진의 B급 연애 탈출기
김현진 지음, 전지영 그림 / 레드박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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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A급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은 B급 연애에서 전전하고 만다.

 

 

  드라마를 보면 여주인공이 위기에 처해있을 때, 남성은 늘 나타나 도움을 준다. 여자들의 로망이라고 할까. 나만을 생각해주고, 나만을 아껴주는, 그런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기를 꿈꾸지만, 현실에서 그런 남자는 찾기 힘들다. 설사 그런 이성이 나타났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부족한, 자신감 없는 사람은, '착하고 괜찮은 남자/여자'와 연애를 하기보다 '착한 남자/여자'와 연애를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 행복해진다. 그 마음 평생가면 좋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실과 대면하게 된다. 자기안의 기대나 결핍들이 상대를 힘들게하거나, 자신을 힘들게 만들어 연애를 지속하지 못하게 만든다. '나보다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해'라는 부모님들과 주변의 현실적인 기대들은 조건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이 가진 가장 큰 축복이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듯, 좋은 조건이 좋은 관계를 맺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두운 양지에 익숙한 사람들이 밝고 환한 곳으로 나오게 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적응하는 일이 힘들어진다. 변화하려는 고통보다 그냥 내 안의 어두운 방에 갇혀있는 일이 더 익숙해지면, 더욱 더 B급 연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연애도 스펙과 조건을 무시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그녀는 B급 연애를 하며, B급 사랑을 주고, B급 사랑을 받는 찌질해 보이기도 하고, 못난 보이기도 하는 사랑을 하는 여성들을 다독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아름답고, 행복한 연애를 꿈꿀 때, 비참하고, 속상하고, 안타까운, 하지만 성인이기에 누구를 원망할 수 없는, B급 연애를 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에 담겨있다.
 
 
# 이성에게 부모, 친구, 선배 다 바라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하나만 바라자.
 
 
  B급 연애에 빠진 여자를 위한 위로 팡팡 에세이라는 띠지의 글처럼, A급 연애를 바라는 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집안 좋고, 성격 좋고, 안정적인 직업에, 매너 좋고, 여유로운, 밝고 따뜻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A급 인간들이 아닌, 상처많고, 무엇인가 하나에 결핍되어 있는, 사랑에 못말라하면서도, 사랑이 다가오면 주춤거리고, 늘 상처로 끝나는 연애를 하는 B급 연애중독자들에게 이제 그만, B급 연애에서 벗어나자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백마 탄 왕자님처럼, 누군가가 짠 하게 나타나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다독여줄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어두운 방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사랑하자고 속삭이는 책이다. 무엇보다 B급 연애를 하는 이를 문제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공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활자가 되어 생생하게 살아있는 책이다.
 
  기대는, 연애를 꿈꾸는 환상은, 돌아서면 남이 되는 그 사람을, 내 속 깊은 곳까지 털어놓게 만드는 힘을 전해준다. 내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그는 나를 사랑해줄거라는 믿음, 난 사랑받을 자격이있다는 그 마음이 있다면, 수없이 연애를 실패하더라도, 괜찮다 생각한다. 연애만큼,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바라보게 하는 좋은 거울이 되어주는 가슴 떨리는 일도 없다 생각한다.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내가 이런것을 좋아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고, 차이점을 발견하면서, 이런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도 사랑해줄 수 있다는, 자신이 변화할 수 있는 한계와 자신이 변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고 할까. 연애는 여러번 어긋날 수 있지만, 같은 연애의 패턴이 반복된다면, 결국 문제의 해결책은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이성에게 어떤 모습이던지 사랑해주는 아빠의 역할, 힘들 때 조언을 해 주는 따스한 선배,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친구 등 많은 걸 바라게 되다보면, 연애는 실패의 길로 가기 마련이다. 이성에게 다 바라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하나만 바라자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알면서도 연애에 빠지게 되면, 많은 걸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그 기대를 받으려는 욕망을 줄이고, 누군가를 이해하는 길을 선택한다면, 연애가 끝나고 난 후, 전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될거라 믿는다.
 
  우리가 외면하기 쉬운 태양이 기운이 깃들지 않은 공간에서,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솔직한 글을 쓰는 저자이기에, 그의 글이 많이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책의 인세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조분회 투쟁기금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저자의 삶도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닌데, 자신의 가진 것을 내놓는 그녀의 삶이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안쓰럽기도 하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자신의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억울하더라도,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진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다양하고 독특한 B급 사랑을 읽는 일이 쉽진 않지만,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 다양한 B급 연애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상처받을걸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연애를 하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다. 똑똑하게 계산해서, 나보다 더 나은 이성을 잡아 연애를 하려는 이가 아니라면,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행복한 연애를 하기 위해, 맞아두면 좋은 백신접종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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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법이라고? - 10년을 거꾸로 돌리는 MB악법 바로보기
강풀 외 지음 / 이매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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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될 것이다.
 
 
  MB 정부 들어서면서, 상상 이상의 것을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합법적이라는 이름으로, 말할 자유를 잃고 있고, 희망이 아닌, 절망의 그림자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기에 나온 고사가 생각난다.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남쪽으로 방향을 튼 사람이, 열심히 말에 채찍을 가하며 달려간다. 그가 가는 방향을 알던 사람이, 반대쪽으로 가고 있다고, 방향을 돌려야 한다 말하지만, 그는 열심히 채찍질을 하고 있으니, 곧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가 나올 것이라 말한다. 2008년 이후, 언론과 발언의 자유에서, 급속도로 뒤걸음치고 있다. MB정부를 지지하던지, 반대하던지간에,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의 감정 없이, 왜 이렇게 일을 추진하면 안된다고 말할 순 없는 것일까?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쉽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생각해보니, 정치를 싫어하면서도, 대안을 생각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욕하면서 그냥 스트레스를 풀어왔다는 생각을 했다. 정부의 정책과 대응을 살피기에는 나의 지식이 일천하고, 주변에서 알려주는 사람도 적다. 그리고 반대하는 사람의 의견이,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이해관계가 결합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설명이 필요했다. 왜 그가 그렇게 하면 안되는지, 증오의 마음 없이, 합리적인 이야기로 왜 안되는지 말해주는 이야기가 필요했다.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선에서 왜 법안이 통과되면 안 되는지, 정권 이후에 다시 고치면 왜 안되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주변에 희망적인 기대와 증오의 발언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법안의 내용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적었다. 적과 나, 아군과 적군으로 나뉘어서 한 쪽을 따르라는 분위기만 느껴진다.
 
  글은 생각의 정립하기에는 좋지만, 오래 읽기에는 힘들다. 특히, 법안들은 깊이 이해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두게 한다. 도대체 이걸 한다고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거지? 직감적으로 이건 아닌데, 라고 인식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타인에게 말해주려면 설명이 필요하다. 일반 사람들도 쉽게 다가서게 만드는 친근감, 이미지와 글로 사람에게 다가서는 만화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만화가와 MB악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연합해서 릴레이 시리즈로 MB 악법에 대해 인터넷에 만화를 연재했다. 4대강 살리기, 병입수돗물 판매, 비정규직 보호, 최저임금법, 인권위원회 축소, 방송법, 언론법, 사이버 모욕죄 등등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험성을 인지하게 되는 법안이 왜 위험한지 설명하고 있다.
 
 
# MB를 지지하던지, 거부하던지 꼭 읽어봐야 할 내용들.
 
 
  정치적 견해에 따라 누군가를 지지하고 거부할 권리는 있다 생각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도, 함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사회라 생각한다. 경제살리기도 좋다. 부자들이 더 잘사게 만드는 상황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금의 법안들은 부자들도 잘사는 법안들이 아니라, '부자'들만, 부자들만 시민의 자격이 주어지는 듯한 사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법안들이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 생각한다.
 
  만화의 많은 내용들은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악용될 수 있는 최대한의 상상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합리적인 대의민주주의가 존재하는 사회라면, 우파의 방향으로 간다 하더라도, 독소조항은 최대한 없애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 생각한다. 전쟁처럼, 승자가 모든 걸 갖고, 패자는 노예처럼 사는 사회처럼 지금, 국회에서도 행정부의 많은 부분에서도 밀어부치기가 횡횡하고 있다. 사실,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내가 찍지 않았어도, 누군가가 MB를 찍고, 누군가를 투표를 하지 않았기에 MB가 당선이 되었고, 그 결과는 치뤄야 한다 생각한다.
 
  극단적 공포로 인한 불안으로 인한 지지가 아닌,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종합할 수는 없는걸까. 대통령 선거의 제도 및 행정구역 개편 등 많은 사항들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막연한 그림만 그릴 뿐, 세부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왼쪽과 오른쪽,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논리라는 무기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싸우는 대결의 장을 꿈꾼다. 가장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래도 싸다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가난함이 불편할 수 있지만, 부끄럽고,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않게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우파는 국가가 그들을 보호해준다는 논리로, 좌파는 당연히 그들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계층과 최약계층을 지원해야 하는데, 그에 합당한 그림이 느껴지지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건, 조금 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사회에 기대하는 정치적 상상력이 커지고, 그에 대한 기대가 표와 실천으로 나타날 때, 권위와 경찰력과 벌금과 자의적인 법의 해석으로 시민의 행동을 제한하는 일은 없어질거라 생각한다. MB정부를 통해, 잃어버린 10년동안, 무엇이 사라졌는지 깨닫고 있다. 살아숨쉬는 공기처럼, 있을 때 잘 몰랐지만, 사라지고 난 후, 숨이 켁켁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소중한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현실은 힘들지만, 어떻게든 다들 잘 살아남아, 더 나은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꿈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꿈은 혼자 꾸는 것도 좋지만, 함께 꿈꿀 때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 생각한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기꺼이 반대의견을 지닌 사람들과, 결코 서로 설득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회를 꿈꾼다. 이 책에 나오는 악법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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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용어사전
나카야마 겐 지음, 박양순 옮김 / 북바이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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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철학, 왜 낯설게 다가올까?
 
 
  서양의 문물이 들어온지도 백년이 훌쩍 넘어간다. 1900년대 초기에는 제국주의 일본의 문화를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의 문화가 많이 사회에 흡수되었다. 토속적인 신앙인 무교와 미신으로 치부되는 풍수및 동양학은 근대화 운동시대에 소외받았지만, 차츰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동양철학과 다른 문화도 많지만, 학계와 주류에서 철학이라고 하면, 서양철학을 생각한다. 그리스 시대부터 계통적으로 잘 내려온 철학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보다는, 전통문화 속에 스며있는 동양철학의 중용과 여러가지 생각들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 쉽다. 서양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낯선 것은 우리가 서양문화의 뿌리에 관한 부분에 무지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서양철학의 고유한 풍토성을 받아들이기 곤란한 점을, 긍적적인 관점으로 바꿔, 서양철학이 보편성을 띄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선으로 돌리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했다. 다양한 철학의 가치들이, 개념적으로 스며있다가, 어느 순간 철학자의 손길을 거쳐, 의미있는 철학적 요소로 부각된다. 서양철학을 공부하는 일은, 시대마다 변화하고 이어지는 많은 철학적 요소, 개념들의 모험을 엿보는 일이라는 관점에 동의한다.
 
  개념, 철학, 이데아, 규범 등등 100가지 사고의 용어들이 책에 실려있다. 각 단어들이 지닌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각 단어들이 철학의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바라보는 관점에서 책은 쓰여졌다. 일반적인 뜻을 알려주는, 사전이 아닌, 철학적인 사고를 하는데 보탬이 되는 단어의 역할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 생각하면 된다.


# 100가지 사고를 익혀갈수록, 가깝게 다가오는 서양철학.
 
 
  책을 읽는다고 해서, 서양철학의 계보를 한 눈에 알아보게되는 마법을 지닌 책은 아니다. 각 사고의 단어들이 철학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규정되어졌고, 서양철학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일반인이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풀이되어 있다. 어렵지 않게, 단어의 의미에 대해 도전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책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이다.  칸트, 헤겔, 후설, 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 등등 다양한 철학자들이 다양한 용어에 대해 자기만의 관점을 가지고, 사고의 용어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린다.

 

  철학자를 이해해야, 그의 철학을 알 수 있고, 그의 사상도 이해하게 된다는 관점과 달리, 용어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철학자를 통해, 각양각색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 지금 내가 세상을 읽는 틀(프레임) 역시, 내가 스스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서양철학자의 누군가가 만든 관점의 틀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타인과의 시선이 거울이 되어, 자신이 바라보는 곳을 응시하게 되는 점, 이성의 사고를 지닌, 인간이 지닌 가장 큰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뢰즈, 스피노자, 칸트, 헤겔 등 철학자들을 생각하면 철학을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진다. 나만의 생각,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갖고 싶지만, 철학의 난해함으로 낯선 단어들이 의욕을 떨어뜨려 고민하는 독자에게는, 100가지 사고의 용어로 서양철학에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거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말을 듣지 않고, 아무렇게나 마음에 드는 데로 읽어분 후, 두 번째 읽을 때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페트병을 뒤집은 것처럼,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다보면, 거꾸로 선 페트병의 물이 위에서 내려오듯이 넓게 보였던 철학의 세계가 한 방향으로 흐름을 잡을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철학이 밥을 먹여주거나, 직접적으로 생을 살아가는데 보탬을 주는 대상은 아니라 생각한다. 철학을 공부하고, 자신만의 방향을 스스로 이해해서 정립한 이는 돌발상황이 오더라도, 자신의 걸어야 할 길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을 지닌 채 살아가는 이점이 있다. 여러가지 변수가 삶의 방향을 흔들리게 하는, 다양한 선택이 지옥의 고통을 안겨주는 현대사회 일수록, 비실용적인 철학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은 높아진다 생각한다.
 
  먹고 사는 일만 해결되면, 만사 OK인 것처럼 보인다. 막상 그것이 충족되고 나면, 아무런 의미없이 생을 살았다는 사실과 대면하게 된다. '왜 내가 지금 살아가는가?'에 대한 정답을 주지 못하지만, 자신만의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철학!, 사고의 능력을 기르고 싶은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얇지 않은 분량만큼, 내용이 충실하다. 책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벤 선택이 아깝지 않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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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마드레 - 공존을 위한 먹을거리 혁명
마이클 폴란 외 지음, 송민경 옮김 / 다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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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외면과 무관심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농촌은 지금 붕괴되고 있다.
 
 
  화학제품에 자유롭지 못한 세상에 생존하고 있다. 유기농 제품도 농약을 전혀 안 쓰는것이 아니라, 저농약이라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농사를 짓는 친척이 말해주었다. 친척은 농약을 최대한 적게 쓰는, 친환경적인 농법을 사용하지만, 상품가치가 떨어지기에 잘 팔리지도 않고, 소득도 많지 않다. 할머니는 혼자서 그래봤자 소용없다고 하시지만, 친척이 농약보다 사람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하다 생각한다. 단순한 생각에도, 벌레도 죽어버리는 농약과 항생제가 많은 벌레먹은 흔적없는 과일이 몸에 이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판로를 잘 개척하면 제 값을 받을 수 있을텐데, 농사를 같은 종으로 매번 짓는다고 보장할 수도 없고, 신뢰라는 것이 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외국처럼, 자국의 생산물을 외국으로 수출하고, 외국의 싼 농산물을 자국으로 수입하는 무역은 한국사회에도 존재한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는 미미하다 생각한다. 아직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농촌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생산을 하면, 대량생산과 효율적으로 잘 할거라는, 식품인증을 받아 안정성이 높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 십상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유통비용과 보존비용을 제외한다면, 각국에서 많이 생산해서, 다른 나라에 제값을 파는 것이 서로의 이익을 좋지 않을까, 무역도 활성화되고 좋겠다 생각했었다.
 
  책을 읽고 나니, 어처구니 없는 상상에 불과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도시인이 농촌을 생각할 때, 깨끗한 공기와 순박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이미지된 이상적 로망을 갇는 것처럼, 실제 현실은 상상과 다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FTA와 무역이 활성화 될수록, 한국사회의 농촌과 농업은 무너지고, 기업화 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정부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만, 현실에 와닿는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산업을 위해서라는 변명을 가지고 농업의 절규에 외면하고, '내 일이 아닌데 뭐'하면서 무관심하는 동안, 농촌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사라지고, 그 틈은 기업이 차지할 것이다. 가격을 독점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순간, 우리의 선택권은 사라져 버린다.
 
 
# Slow food 운동과 local food 운동으로 지구를 살리자.
 
 
  테라 마드레라는 말은 '대지의 어머니, 지구'라는 뜻이라고 한다. 좋은 음식, 깨끗한 음식, 공정한 음식이라는 슬로건으로 150여개국, 1200 공동체, 5천명의 사람들이 테라 마드레 모임에 모였다. 함께 열린 슬로푸드박람회에서는 20만명이 모이는 성과를 거뒀다.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슈퍼바이러스, 조류독감 역시, 공장형 가축사육으로 인해 병이 거쳤다고 한다. 유전자변형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종자를 독점해서, 발아되지 않는 불임종자와 속성종자를 만들어 내지만, 기업을 위한 법률로 인해, 지적재산권이라는 이름으로, 농부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종자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이다. 농업을 먹거리를 생산하는 단순한 과정으로 생각하는 마인드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다 생각한다.
 
  저명한 인사들의 글도 좋았지만, 미국의 식품을 파는 점원이 이야기하는 질나쁜 유기농제품과 슈퍼마켓의 판매전략, 농업법안의 문제점을 볼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 유기농과 로컬푸드라는 이름 역시, 제품을 파는 하나의 이미지로 상품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감시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이윤을 위해,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역적 특성과 전통을 살린 다양한 식생활 문화 건설을 결의한 저자들의 외침을 들었다. '값싼 식량'이라는 산업형 농업의  환상적인 이미지에 속았음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에너지와 인력을 소모하면서도 비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업보다 유기농으로 더 많은 수확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고, 가축을 먹이기 위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많은 곡식들이 그곳에 소비된다고 한다.
 
  63억의 인구 중, 8억은 굶주리고, 12억은 영양과잉으로 비만이 된 현실, 63억의 인구가 120억명을 먹일 수 있는 식량을 가지고 있지만, 굶어죽어가는 사람이 발생하는 현실의 이유를 산업농업의 실패의 결과라 저자는 설명한다.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그 지역의 제철음식을 그 지역에서 사람들이 먹는 일은, 농부를 살리고, 자신의 건강도 살리면서, 농업문화를 지키는 힘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윤이라는 이름 아래, 농업문화를 자연스럽게 쇠퇴하게 만들고 있다. 때론 알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고 외면하고, '난 취직해서 농업과 관련없는 일을 하는 걸', '난 아무 힘도 없고,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고 무관심하거나 포기하는 동안, 기업을 위한 법률을 제정되고, 농촌은 사라지고 농업기업이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칼로리를 맞추기위한 다양한 시도들, 값싸고 저렴한 식품은 도달하지만, 그것을 검증하는 방법은 쉽지 않고, 위험을 증명할 수 없기에, 아직 안전하다는 이름으로 기업은 제품을 선전할거라 생각한다.
 
 
# 아이를 둔 부모님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비혼주의자보다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값비싼 유기농 제품을 먹일 능력이 없는 중산층 이하 부모님들이 아이를 위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아이를 위해, 좋은 교육환경과 많은 사회적 자산과 돈을 남겨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 어머니, 개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무력하지만, 개인이 모여 관심을 가지고, 테라 마드레 등의 슬로푸드 운동과 로컬푸드 운동을 지원하는 데 힘을 보탠다면, 정치인들도 그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농업을 위한 정책에 신경을 쓸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산업이 고도화로 발달하더라도,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없다면, 행복한 삶이 아니라 생각한다. 무역을 하지말고, 지역 음식만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무역을 하더라도, 지역 내 기업이 아닌, 자영농들이 종자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농사를 지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 생각한다.
 
  지원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업이 우리의 문화를 지켜내는 파수꾼이며,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소중한 직업이고, 다른 일자리만큼 경쟁력이 있는 직업으로 인식하게 하는 분위기라 생각한다. 지금 당장, 싼 가격을 찾다보면, 만여종의 종자가 150종, 8종으로 단일화되어가듯이, 세계 모두의 인구가 하나의 완전음식만을 먹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단순할 수록 그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라는 말이 기억난다. 다양한 음식으로 끼니를 채울 수 없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문화의 발전을 위해, 미래의 발전을 위해, 당장 보이지 않지만, 농업에 대한 관심은 필요하다. 모두가 힘을 합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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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들
로빈 브랜디 지음, 이수영 옮김 / 생각과느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 옳다는 걸 알지만, 많은 걸 잃을 수 밖에 없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인생은 선택이다. 수많은 선택지 위에서 우리는 선택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결과가 좋아 좋은 선택을 했다고 안심하기도 있고,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인해 선택을 후회하기도 한다. 어떤 선택을 하던지, 결과는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미나는 근본주의적 기독교에서 자란, 보수적인 집안의 하느님을 믿고 있는 소녀이다. 기독교 신념이 강했던, 교회 친구들이 저지른 종교적 신념아래 벌인 잘못으로 인해, 한 친구-데니 피어스가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미나는 미안한 마음에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를 본 부모님이 교회아이들에게 소송을 걸었고, 교회 사람들에게 보험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던 부모님은 그 편지를 통해 경제적으로 종교적으로 종교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학교에서는 교회 친구들의 따돌림이 계속되고, 집에서도 불편한 생활을 해야 하는 미나는, 하루하루가 괴롭다. 힘든 상황이 올때마다, 미나는 하느님께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과학시간에 셰퍼드 선생님의 생물수업에서, 교회 아이들은 진화론 수업을 거부하고 창조론을 수업해 줄 것을 요구한다. 셰퍼드 선생님은 그에 반대하고, 목사님의 발언과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지만, 셰퍼드 선생님은 자신의 포기하지 않는다. 일련의 소동 속에서 미나는 실험 파트너이자 유일한 친구인 케이시를 만나게 된다. 케이시에게 이성적으로 호감을 느끼지만,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와 여러가지 걱정으로 고민을 하게 되는 미나. 케이시의 누나에 의해 시작된 성경소녀의 칼럼을 쓰며, 조금씩 성장하게 되는데...
 
 
# 신념을 기반으로 한 강요된 폭력과 신념을 거부하고, 진화해 가는 돌연변이들..
 
 
  실제 미국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논쟁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근본주의적 종교단체에서는 과학시간에 진화론과 함께 창조론도 수업에 넣어달라는 요구를 하고,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한다. 도저히 변하기 힘들어 보이는, 교회와 부모님의 환경 속에서, 힘들어하면서도 미나는 조금씩 현실을 이겨나간다. 진화론에서 개체가 환경에 맞춰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돌연변이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논쟁적인 사안을 소설로 풀어낼 수 있는 저자의 용기에 감동했다. 소설을 통해 실제 사회에서 토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의 차이를 논쟁하는 모습은 적과 나를 가르는 일에 익숙한, 한국사회와 다른 미국사회의 힘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지적설계론이 가당치도 않은 상황이지만, 교육부관계자와 특정종교를 믿는 근본주의적 사람들이 장악하게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교사의 교육권이 훼손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든다.
 
  신념을 가지는 일이, 종교를 깊이 믿는 일이 나쁘다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다른 사람도 그래야 한다는, 그렇게 하는 일이 너희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오만은 그 종교까지 거부하게 만든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기독교만이 아니라, 불교, 이슬람교, 천주교 등 모든 종교에서 종교의 배타성으로 인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비종교인이 그런 오해를 할 수 있게, 더욱 많이 참고, 인내하고 모범을 보여야 함을 소설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주제는 논쟁적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부모님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보수적인 소녀가 좀더 성숙한 생각을 하는 과정을 하는 성장소설이다. 주어진 룰만 지키려던 미나가, 그 틀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을 하고, 그 책임을 감당하면서 행동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와 어른의 차이는, 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이라 생각한다. 진화론 논쟁과 사건을 거치면서, 미나는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간다.
   
   책에서는 지적설계론과 진화론의 대립이지만, 배타적인 시선의 피해에서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민족의 문제라 생각한다. 외국인과 함께 학교를 다니지 않은 황인종과 어울려 다니는 삶이 익숙한 아이들과 1990년 말부터 급속도로 증가해서 100만명이 함께 생활하는 다민족사회에서 성장하게 되는 5세 미만의 아이들은 다양한 인종의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함께 공존해야 한다. 생물학적 특성으로 인간의 자신과 닮은 사람들과 가까이 하기 마련이다. 야생의 법칙으로 한다면, 다수가 힘이 세고, 타인종들은 그에 대한 피해를 감수하고, 싫으면 한국을 떠나야 한다 생각하면 생각할 필요로 없고 마음도 편하다. 하지만, 생각을 하는 인간이고, 함께 공존해야 하기에, 민족과의 갈등을 넘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익히고, 배워야 한다.
 
  민족이라는 허상 아래, 우리민족이라는 틀 안에서 버텨온지 50년이 지났다. 경제적으로 힘겹고, 서로 함께 뭉쳐야 잘살아 보자라는 마음이 근대화를 만들었다면, 경제적으로 성장한 지금은, 어떻게 함께 세계시민으로 공존해야 할지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그의 얼굴색에 관계없이, 특히 백인종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인에 서로 다른 시선을 보이는 차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생각한다. 이성으로는 그럼 안된다 생각하지만, 실제 대면하게 되면, 편견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다. 나중에 코시안 아이들이 성년이 되었을 때, 사회의 유리벽으로 인해 차별과 고통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게, 감싸안는 일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미 감지되었지만, 당장 드러나지 않기에 다들 모른척 외면해버린다. 태풍이나 산불처럼, 닥치고 난 후에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듯이 해결하려 하지만, 그때는 갈등의 골이 깊어 해결이 쉽지 않다. '하워드 워즈'의 신화가 한국에서는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별과 힘겨움이 아닌,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한국사회라 자신할 수 있을까?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의 갈등에 치중하기 쉬운 사람들의 심리에서, 빼놓지 말고 논의해야 하는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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