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시 - 시인 최영미, 세계의 명시를 말하다
최영미 / 해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  짧은 시, 긴 여운, 감동은 하루를 살게 한다.
 
  
  중, 고등학교 때 가장 시를 많이 읽었다. 시인들이 속삭이는 언어에 귀를 기울이면, 하나의 풍경이 떠오른다. 시어에 울고, 웃고, 분노하고, 아파했다. 통찰력 있는 표현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상의 풍경을, 시인은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 했었다. 가장 짧은 언어로 세상의 풍경을 이야기하는 시가 좋다.
 
  최영미 시인을 책으로 처음 만난 건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아니였다. 『시대의 우울』에서 렘브란트를 찾아 헤매는 여정 속에 드러난, 시인의 솔직하고 독특한 감수성이 그이와의 첫 만남이였다. 『화가의 우연한 시선』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 끌렸다. 시인의 감수성을 키우기까지, 저자가 만난 55편의 시가 모였다. 시를 쓰지는 않더라도 인생을 보다 깊고 풍부하게 향유하기를 바라는 글에는, 시가 많이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세월이 지나도 다시 낭송했을 때, 처음 만났을 때의 여운과 감동이 그대로 살아있는 시가 좋은 시라 생각한다. 인생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모든 이를 만족하는 좋은 시보다는, 각 개인에게 더 절실하게 와 닿는 시가 있다 생각한다. 다양한 시들을 접하다보니, 영감을 주는 시에 눈길이 간다.
 
 
# 차와 함께 시인과 담소를 나누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시 한 편을 읽는다. 생각에 잠긴 후, 시인의 글이 주는 여운에 대해 글을 쓴다. 시를 바라보는 저자의 글을 읽고, 남은 마음의 흔적을 글로 담는다. 저자와 한 테이블에서 찻잔을 마주하지 않지만, 글의 흔적들을 통해, 담소를 나누는 기분이다.
 
  진짜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거짓말이라 표현한 「불행한 우연한 일치」에는 웃음이, 「여행 길에 병드니」라는 하이쿠에는 애절함이 남아있다. 김수영 시인의 「눈」에서는 천진함을 느꼈고, 마음이 맑아졌다. 사랑을 잃고, 더듬더듬 빈집에 갇혀버린 애련한 상실의 마음이 담긴 「빈 집」에서는, 생각을 마쳤을 때, 차가 식어있었다.
 
  낭송했을 때, 울림을 주는 시가 좋은 시라 생각한다. 읽자마자, 풍경이 그려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감정이 움직였던 시와는 즐거운 데이트를 한 기분이다. 저자가 따로 남긴 글을 읽어서야 시어가 그려진 풍경과 의도가 느껴지는 저자의 글과의 만남은 시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만나 좋았다. 적어도 시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세상이 삭막하진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를 쓰는 시인과 시를 읽어주는 독자가 있는 사회에서는, 작은 촛불처럼,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다 믿는다.
 
  시인과 함께 시를 읽는 일은 즐거웠다. 한 호흡에, 읽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마음의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읽으면 좋다. 한동안 서가에 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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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의 역습 -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 우유를 먹는 나라에 왜 골절이 더 많을까?
 
 
  마케팅의 세상이다. 예쁜 디자인의 상품에 눈길이 더 먼저 가는 것처럼, 몸에 좋다는 말을 신뢰하는 소비자들은, 그말에 빠져 상품을 선택한다. 화려한 선전은 눈과 이성을 마비시켜, 선택을 유혹하지만, 결과는 보이는 이미지대로 나오지 않는다. 프랑스는 1950년대부터, 낙농업계의 지원을 받은 총리의 지휘를 통해, 세금으로, 매일 설탕과 우유를 초등학교 급식에 포함시켰다. 우유를 먹으면 골다공증을 예방한다고 알려져있다. 저자는 우유를 좋아했지만, 이제는 우유를 마시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골다공증과 우유를 홍보하는 선전들이 거짓말이라 이야기한다.
 
 
# 완전식품, 그 거짓말을 뒷받침하는 선전들.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말이 생각난다. 프랑스의 광고 1순위인 낙농업계의 이해를 지지하는 광고들이 널리 퍼진 가운데, 우유에 대한 잘못된 선전을 반박하는 책이다. 많은 이들이 믿고 있는 사실에 반대를 드는 일은 힘이 든다. 편견과 오해와 주류의 반박에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상식적인 질문과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낙농업계가 주장하는 내용을 조목조목 반대한다.
 
  가장 수긍이 가는 내용은 오끼나와에 있는 100세 이상의 일본인의 건강습관에 우유가 빠져있다는 항목이었다. 우유를 먹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생활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폐경기의 칼슘부족과 아이들이 키가 크는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만 언급되어있을 뿐, 우유에 대한 부작용이나 부정적인 내용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저자의 골다공증에 대한 내용과 유방암과 다른 질병에 대한 문제점은 한 번 꼽씹어 들을 필요가 있는 내용이다.
 
  유럽인들은 육식과 우유를 자주 먹는 생활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프랑스 남부지방은 우유가 없이 농업으로 생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시아계에서 우유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오랜시간 우유를 먹지 않았기에 생기는 부작용때문임을 확인하였다. 건강정보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학회에 대한 보고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그 신뢰의 허점을 업계가 어떻게 이용하는지, 확인했다.
 
  우유 뿐, 아니라 많은 제품들의 제조업계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정확한 보도보다는, 결점은 말하지 않고, 장점은 부풀리는 쪽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더 팔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건강에 대한 부분은, 인간적으로 최대한 반대의견을 수렴해서, 과학적과 상식적으로 도리에 맞게 대응하는 일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광우병에서 많은 사람들이 높지 않은 감염률에도 촛불시위나 반대의견을 표명했던 이유는, 로또도 내가 당첨되기는 쉽지 않지만, 매주 누군가가 당첨되는 것처럼, 내가 만날 확률은 적지만, 그 작은 확률이 절대 내가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는 걸리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일은, 아무리 경제적 이윤이 높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한 번 더 고려하고, 막는 편이 더 현명한 일이라 생각한다.
 
  의학정보에 무비판적으로, 광고의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누군가 선전하는 내용이 모두 사실만 이야기하는 사회라면 참 좋겠지만, 세상에는 내가 직접 당하는 일이 아니라면, 외면하는 일이 적지 않다. 주류의 박해를 무릎쓰고, 우유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나와 좋다. 책에서 우유의 효능을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낙농업계에서 선전하는 과도한 양을 먹는것보다는, 채식과 다른 경로를 통해 칼슘을 섭취할 수 있고, 그 효능이 우유에 못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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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02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정신분석과 일반인의 거리를 좁혔던 그녀, 애도에 주목하다.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은, 즐겁다. 주위 사람들에게 소리쳐 자랑한다. 이별은 꼭꼭 숨기거나, 혼자서 견뎌내며, 힘들어한다. 추억이 많고, 행복했던 시간이 길수록, 이별후의 힘겨운 시간은 오래간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이 출간된다. 이별을 잘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찾기 어렵다. 이별이란 단어만 생각해도, 마음이 아프기 때문일까? 종기가 생겼을 때,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더 큰 병으로 커지듯, 이별 후의 감정을 외면하거나 방치하면, 몸과 마음은 더 힘들어진다. 저자는 『사람풍경』과 『천개의 공감』으로 정신상담과 정신분석이라는 일반인이 가진 편견의 벽 너머의 세계를 이야기했다. 다시 돌아온 그이는 상실 이후, 애도에 주목한다.
 
 
# 참 좋은 사람, 당신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사랑의 다른 이름, 좋은 이별이라는 말이 처음엔 어색했다. 이별은 아픈건데, 좋은 이별이 가능할까? 좋은 이별은 서로 원만하게 이별을 통보하고 끝내는 쿨한 이별이 아니라, 그와 이별한 후에 생기는 마음의 응어리, 감정들을 애도작업을 통해  치유하고, 떠나보냄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키우는 과정이라 저자는 말한다.
 
  이별 직후, 생기게 되는 마비, 부정, 분노, 그리움, 환상, 미화까지 다양한 감정들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기 위해 치러야 할 과정이라 저자는 이야기한다.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습니다'등의 이별 후의 감정을 잘 포착한 가려뽑은 시구절에, 이별의 고통이 가슴에 전해진다. 저자는 감정에 빠진 상황을 극복하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감정의 상태를 인정하고,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말미에 recipe라는 이름으로 조언한다. 자신의 경험으로 시작하는 저자의 솔직함에, 힘든 이별의 순간이, 나만 겪는게 아니라서 든든했다.
 
 
#  마음은 거두어 들었지만, 갈 곳이 없네.
 
 
  돌아오지 못한 마음이 주는 부정과 그리움, 환상 등의 과정을 지나고 나면, 마음은 거두어 들었지만, 둘 곳이 없어 방황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자기애와 조증, 떠돌기, 대체대상 사랑하기 등 어찌할지 모르는 시간과 감정 역시, 저자는 상실을 극복하는 애도의 시기를 지나는 자연스런 과정이라 이야기한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몸의 증상, 특히, 식습관과 관련된 현상이 나타난다는 부분에 많이 공감했다. 어떤 이는 "그가 떠나갔는데 밥이 넘어가느냐"며 거식증에 걸리고, 다른 이는 꾸역꾸역 먹다가 폭식증에 빠진게 된다는 설명을 이해했다. 심리학과 정신분석에서 바라보는, 유아기때 상실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몸의 감각으로 경험하고, 몸의 반응으로 표출한다는 부분에 고개를 끄덕였다. 의식에서 기억나지 않는 유년시절부터 쌓인 내면의 감정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았다.
 
 
# 애도 작업의 핵심은 슬퍼하기이다.
 
 
  몸이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우울증과 붕괴의 감정에 빠져있을 때, 극복과 치유가 시작된다는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모든 감정이 다 사라져버린, 울음도 나오지 않는 절망의 지점이, 다시 희망을 안고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울 수만 있다면, 마음의 병이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성보다 남성은 울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작은 일에도 분노하고, 마음에 담아두거나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슬픈 노래나, 실컷 울 수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마음을 달랜다면, 감정에 휘둘려 무기력해지는 상태에서 달라질거라 생각한다. 저자는 독서와 글쓰기, 노래부르기, 술자리 등,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이야기한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라는 기형도 시인의 절창을 다시 만나 좋았다.
 
  울지 못하는 마음에 병이 생기고, 무기력해지며, 살아가려는 의욕이 사라진다. 애도 작업의 핵심은 슬퍼하기라는 말처럼, 유대인들이 통곡의 벽에서 상실한 이를 배려하는 관습과 우리 문화에 남아있는 굿과 삼우제, 49제, 삼년상등이 잘 이별하기 위한, 오랜 지혜의 결과물이였다는 점을 소개한다. 애도의 관점으로 바라본, 다양한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이방인』과 『수레바퀴 아래서』 등 다양한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니, 더욱 흥미로웠다.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배웠다.
 
 
#  정신분석과 심리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종교에 대한 신화도 사라졌고, 과학에 대한 엄밀함도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 21세기에 산다. 정신분석과 심리학은 자신의 감정상태를 알고 싶어하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이유를 알려주는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정신분석과 심리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도 않고, 애도작업을 보내고, 더 나은 자신이 된 시기 역시, 1-2년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자신을 관철하고, 분석하는 일을 지속했기에 가능했다 이야기한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희망과 꿈을 파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바라는 대중이 많은 시대에, 한계를 인정하고, 진솔한 책이라 생각한다.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하나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비전공자인 작가의 글이기에, 다양한 이론들이 소개되었다. 문외한이지만, 저자의 글을 이해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책을 읽었지만, 이별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허전한 마음을 채웠던 충만한 느낌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다. 소중한 누군가를 만났기에, 이별의 시간도 따르는 법이라고, 행복했던 그 시간들이 나를 살게 만들었던 소중한 시간임을 기억한다. 떠나간 그에게 집착하는 것보다, 그를 잘 떠나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그와 나,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감정의 노예가 아닌, 감정의 주인이 되도록 돕는 책이다. 좋은 이별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말을, 소리내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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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io 2009-12-04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네요. 짧지만 강한 느낌이 느껴지는 훌륭한 글이네요. ^^
 
아메리카 기행
후지와라 신야 지음,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두 가지 생각들..
  
  첫 번째는 20년 뒤, 한국사회의 모습이었다. 저자는 1980년대 말에 미국을 여행하고 3년의 시간의 숙성을 거쳐, 책을 세상에 내보였다. 2010년을 바라보는 지금 20년의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도리어 2030년,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했을 때의 단절된 세대의 모습을 미리 보고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들이 빨리 독립하고, 노년의 시기에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모습은, 여유있는 이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왔지만, 외로움에 웅크리는 쓸쓸함도 함께 배어있었다. 좁은 영역에서 활동하던, 좁았기에 간섭도 심했고, 서로 챙기기도 했던 사회에서, 성공은 각자의 능력탓이라며,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이야기가 일반화된 사회에 발디딜 기회를 잃어버린 패자들에게는 하루가 고통인, 단절된 시간을 보내게 되는 풍경을 짐작하게 하는 풍경이 많이 보였다.
 
  마지막은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과거와 자신을 잊고 미래만을 바라보며 달라가는 사람들은, 늘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실현하려 노력했다. 지금과 과거를 잊고, 새로움에 집착하고 기대한기에, NEW 라는 단어가 많이 붙은 도시의 지명과 그 도시에 살았다면, 절대 붙이지 않았을 데스벨리, 배드워터 등의 지명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 열린 마음 한 편에 남아 있는 쓸쓸함과 친근감으로 감추고 있는 고독.
 
 
  미국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낯선 이를 환영하는 밝은 미소의 열린 마음과 그 뒤에 스며있는 쓸쓸함과 고독이었다. 끝도 없이, 수없이 많은 시간을 똑같은 풍경을 보며, 자동차로 여행하는 생활을 하기에, 운전사들끼리 밝은 미소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밝은 미소의 힘과 열린 마음을 볼 수 있었지만, 다른 문화권은 처음에는 경계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마음을 열며 가까워지지만, 미국에서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밝지만, 일정한 선이 있어 그 벽을 넘는 일의 힘겨움이 전해졌다. 짧은 시간 여러 공간을 다니며, 여행을 하는 저자의 생활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기에, 어쩔 수 없는 텃세와, 인종차별의 한계선도 느낄 수 있었다.
 
  미래를 주도하고, 초강국인 미국의 드라마에서 느껴지는 화려한 패션과 첨단기술의 이미지와 달리, 저자가 모터카로 여행하면서 만난 공간에서는 '패밀리'를 중요시하는, 미국인과 현실에서 벗어난 가상현실과 판타지를 사랑하는 국민성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이 화상을 입고, 기자회견을 하던 내용과 할리우드의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한 여성, 고속도로 이용 요금을 받는 여인과의 짧은 에피소드 등은 문명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과 맞물려, 스쳐 지나갈 이야기들 속에서 그 문화 특유의 색깔을 느끼게 된다.
 
  오래된 도시에서는 전통의 힘과 문화의 특색과 오래되어 고치기 힘든 폐습이 남아있다면, 새로 만들어진 도시에서는 서로를 인정하려는 노력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움이 깃들어 있다 생각한다. 오랜 세월을 지난 티베트와 아랍과 달리, 미국을 주도하는 계층은 이제 만들어진지 300년이 넘지 않았기에, 적당한 선을 서로에게 인정하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느낀다. 쾌활하며 고독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국민이라 생각했다. 꿈 꾸는 일을 포기하지 않기에, 척박한 현실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종업원이 무한 친절한 일본의 문화와 고객이 종업원에게 서비스를 대행해줘서 고마워하는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는, 문명을 날카롭게 바라보는 저자의 독창적인 시선의 힘을 느꼈다. 점점, 더 미래를 꿈꾸게 하지만, 현실에서 허우적되는 자본주의의 미래를 보는 듯해, 마음이 씁쓸했다.
 
  돌아오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자신의 새로운 면을 찾고, 자신을 더 알아가기 위해 가장 좋은 일이 여행이라 생각한다. 모터카를 타고, 여행을 할지, 그냥 차를 타던지, 다른 여행수단을 이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미국을 여행하게 되었을 때, 함께 데려가, 변화된 미국을 다시 바라보고 싶은 책이다. 한계를 많이 지적했지만, 밝고 따뜻함에 온화환 시선을 둔 저자의 배려가 전해지는 책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생생함이 느껴지고, 생각할 거리가 하나씩 늘어나는 건, 세월을 넘는 저자의 글의 힘이 살아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여행기가 아닌, 문명의 풍경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는 이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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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시크릿 -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미인이 되는 아홉 가지 비밀
리즈 얼 지음, 조성희 옮김 / 이끼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  꾸준한 관리는 고운 살결을 만든다.
 
 
   좋은 인상이 보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고, 좋은 인상은 누구나 노력하면 만들 수 있다 믿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좋은 인상을 주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가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바르지 않지만, 현실적을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남성이라, 피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다. 동안 열풍과 꽃미남이 매력있는 시대이지만, 인상은 중요하고, 애써 할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
 
  인연이 없어 보이는 책을 선택한 이유는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완경과 자궁암 이후, 여러가지 피부에 일어나는 증상으로 고민하는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보게 되었다. 저자가 유기능 운동을 지원하는 협회에 일원인 점도 책을 보게 된 하나의 이유이다. 아침마다 화장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시간을 볼때마다, 좋은 정보를 알고 있다면, 매일 해야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겠지라는 마음이 컸다.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무얼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꾸준한 관리를 통해 고운 살결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10대부터 60대, 그 이후까지, 각 연령대마다 여성의 피부가 다양하게 변화한다는 사실과, 그에 걸맞는 관리법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식물성 원료를 중심으로 한 설명은 환경친화적인 듯 보여, 조금 더 관심있게 지켜보았고, 특별한 비법보다,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클렌징과 보습 등의 관리와 자신의 피부를 이해하는 일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  건강한 피부세포는 건강한 몸에서 나온다.
 
 
  건강한 피부세포는 건강한 몸에서 나온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피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레시피와 운동법, 잠과 휴식의 중요성을 전체의 3분의 1을 할애해서 비중있게 다루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마음과 호흡법, 굳어있는 피부의 경직을 풀어주는 5분 마사지는 꾸준히 1주일정도 해 보았더니, 효과가 있었다. 피부를 건강해지기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효과보증 스트레스 날리기 비밀에서 소개하는 꼬옥 안기와 코미디 프로보기, 샤워 등의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실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문화의 차이에 따른 극복하기 힘든 한계라고 할까. 영국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소개하는 천연화장품과 식물성 연료등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고, 외국의 사이트를 이용해서 구해야 하는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피부의 성분을 찾아내서, 일부러 신경쓰는 독자가 많지 않기에, 책을 읽을 때, 문화의 장벽의 한계를 고려해서 극복가능한 이가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되는 내용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제목에서 중요한 비법이 숨겨져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정보의 공유와 더 예뻐지고, 더 어려보이려는 욕망에 의해, 많은 방법들이 소개되었지만, 실천하지 않는 이가 많기에, 늘 그대로인 사람들이 많다 생각한다. 혼자의 결심보다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할까. 시간을 쪼개, 피부를 관리해 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가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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