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 태그 : 김훈, 역사소설, 남한산성, 병자호란, 치욕견디기 

선택한 이유 :  김훈의 역사소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시대, 청나라에 항복하기도, 싸우기에도 곤란한 진퇴양난의 사회에서 고통받는 민초들의 삶에 대해 그렸다. 작품의 주제는 치욕을 견디는 민초의 이야기를 한다. 산다는 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힘겨움과 더러움의 뎐적스러움을 견디는 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하는 소설이다. 그래서 많이 사랑받은 책이고, 개인적으로 그 이유로 거리를 둔 책이기도 하다.  

 

 

   

 

  사용한 태그 : 20대, 격려메시지, 김현진, 사회비판, 에세이, 여성독자위로 

  선택한 이유 : 저자 스스로 20대를 거치는 중인 2000년대 중반에 쓴 스무살의 여성독자를 위로 하기 위해 쓴 에세이이다. 성형, 외모, 지금 결정을 잘 해야 한다는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기 위해, 욕심도 많고 서툰 20대를 격려하기 위해 쓴 책이다. 저자의 지명도가 높기에 저자의 이름을 태그로 사용했다. 

   저자는 스무살에는 바른 말만 하는 '좋은 친구'보다 같이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나쁜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도 그런 욕망을 가지고 있고, 그거 나쁜거 아니야 하면서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위로하고 사랑하다 보면, 내 안의 스무살의 어린아이를 다독이고 소녀에서 어른으로 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걱정하지 마, 네 스스로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타인의 시선에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봐"라는 착한 말보다, "쫄지 마, 안 죽어. 나도 그랬어, 견디자 우리." 라는 친구가 생각나는 책이다.  

 

태그 : 김학원, 편집일기, 편집자, 출판의 미래, 현장경험, 휴머니스트 

선택한 이유 : 진중권씨의 미학오디세이 등 역사분야에서 눈여겨보는 출판사 중 하나이다. 김학원이란 저자의 이름과 휴머니스트란 출판사를 운영하는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편집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출판의 미래를 바라보는 내용도 실려있고, 편집일을 하면서 적었던 편집일기의 내용을 뼈대로 삼아, 편집자는 어떤 존재이고, 어떤 일을 하며, 현재 편집자의 위치와 앞으로의 책 출판의 방향에 대해 쓴 책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편집에 관심이 있는 이에게는 편집의 세계를 엿보게 하는 큰 도움이 된다는 평도 있고, 편집자의 일을 획일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가르쳐 주지 않는 사람보다, 자신의 경험을 토로하는 일이, 더 후학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출판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작가의 길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편집의 세계에 대해, 어떤 편집자가 되어야 할지, 어떤 편집자를 키우는 출판사인지, 어떤 편집자를 만나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생각거리를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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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 제국 - 헤로도토스, 사마천, 김부식이 숨긴 역사
박용숙 지음 / 소동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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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에는 적어도 4C 이전 국가가 존재했던 것을 보여주는 유적은 없다.
 
 
  문헌에는 기록되어 있지만, 사료가 발견되지 않으면,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역사적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는 상상력과 존재한 사료들을 통해 추측을 해야 한다. 역사서에 기록된 사실은 승리자의 기록이고 승자가 패자의 주체를 지우는 음모의 산물이라는 저자의 주장도 고려해야 한다. 역사는 사실을 기록하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을 기록하지 않는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진술 사이에서 진실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무령왕릉과 경주 98호 고분, 고령가야 고분 발견 현장을 찾아다니고, 샤머니즘을 중심으로 한 고고학과 무속에 관심을 지닌 저자의 이력에 눈길이 갔다.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양나라 황금 팔찌와 어금니 한 개, 98호 고분에서 발견된 삼태극 문양이 새겨진 검파와 페르시아산 유리컵, 고령가야 고분에서 발견된 지중해 양식(Lotus)의 금관과 인도인의 두개골은 저자가 설명되지 않는 고대사에 의문을 갖게 된 시초이다. 한반도에는 적어도 4세기 이전 국가가 존재했던 것을 보여주는 유적은 없고, 5세기 경 이집트와 크레타, 소아시아와 인도,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남북조시대의 유물들이 한국에서 발견되는 사실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주장이 없는 현실에서 저자의 상상력이 시작되었다. 이런 유물 모두가 신성한 제기와 의례기구라는 사실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사실과 함께, 역사가 기록된 부분 이전에 샤먼제국이 존재했고, 한국의 고대사의 많은 부분은 샤먼 제국의 역사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  『한단고기』 를 문헌으로 인정할 것인가...
 
 
  저자의 주장의 대부분은 『한단고기』에 주장된 내용과 고대 지명의 연관성과 다른 문헌들과의 교차비교를 통해 발견한 근거들이 뒷받침을 한다. 고대 그리스 문명과 한반도의 역사와 관계가 있고, 알렉산드로스와 진시황제가 하나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뒷받침하는 현재 존재하는 근거는 많이 부족하다. 
 
  역사의 바람직한 목표는 이데아를 지키는 일이며 이는 사실(학문)과 추리(예술)을 올바르게 결합하는 일이다.
 
  랑케의 글과 '상상력'이라는 내용을 강조한 점도, 이런 현실내에서의 주장의 관철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현실에서 많이 배척되어 비주류로 전락한 무속과 샤머니즘과 역사서로 인정받지 못하는 『한단고기』와 남겨진 유물을 통해 상상력을 발휘한 저자의 주장을 어떤 시선으로 대할지에 따라 책의 호불호는 결정된다.
 
  현재 밝혀진 역사적 근거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고, 그 부분에 대해, 저자가 샤머니즘이 존재했다는 패러다임을 잡고 『한단고기』를 중심으로 역사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한국 고대사를 지도를 상상력으로 그린 책이다. 저자의 주장의 사실 여부를 현재 밝혀진 사료와 유물로는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왜 단재 신채호가 묘청의 난을 조선 역사 일천년래의 대사건이라 했는지, 강릉 단오제와 샤머니즘과 태양신 사상과의 연관성과 샤머니즘이 어떤 뿌리를 근간으로 발전했는지, 불교의 한 갈래에 샤머니즘의 영향이 남아있고, 첨성대와 샤머니즘의 연관성이 흥미로웠다. 샤머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저자가 그린 고대사의 지도 그리기의 시도가 흥미로웠다.
 
 
#  아직까지 고대사로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고대사는 사료와 문헌들이 부족하기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바티칸(교황청)을 중심으로 한 중세시대처럼, 고대 역사는 샤머니즘을 중심으로 하나의 제국이 존재했으며 그 중심에 한국의 고대사 조선이 있다는 주장과 춘추전국시대와 그리스 문명의 연관성과 알렉산드로스와 진시황이 동일 인물이고, 그 중심에는 샤머니즘이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앞으로의 사료의 발견에 따라 역사적 흐름이 되던지, 아니면 부족한 사료가 만들어낸 하나의 가설로 끝날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역사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생각한다. 그 의문에 답을 제시하는 일이 현재 사학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천안함 사고'와 각종 음모론들은 사실을 많이 공개하지 않았을 때, 현실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고대사에 대한 이런 의문은, 고대사가 아직도 많은 연구와 발굴의 노력이 필요한 학문분야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생각한다.
 
  밤 하늘에 늘 떠있는 북두칠성을 칠성님으로 모시고, 정화수를 떠놓고 무사태평을 기원했을 때부터 샤머니즘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생각한다. 무속신앙과 사이비라는 편견에서 자유롭고, 고대 동서양의 인문학 지식을 씨줄과 날줄로 엮는 시도를 한 저자의 주장을 흥미롭게 생각하는 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현재의 사학계의 흐름을 존중하고, 역사적 진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Fact의 시선보다 상상력의 마음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여유로움이 있는 이가 역사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엿보는 생각으로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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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출판사 2010-09-07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강연이 있어 소개드리고자 방문했습니다.

진정 우리가 알고있는 역사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이 진실인지, 저자의 방대한 사료 및 문헌의 연구와 분석을 통해, 여러분이 가지고있는 의구심을 해소하고 역사관을 재정립해 볼 수있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관심있으신분들은 강연장에오셔서 토론의 장을 만들어보는 것 또한 우리가 알고있는 역사에 대한 관점을 진일보 시키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청강연]와우북페스티벌 저자와의 만남 - [샤먼제국] - 박용숙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저자와의 만남을 준비하였습니다.
http://blog.naver.com/sodongbook/90094691922


샤먼제국은 지중해에서 시작된 샤먼 제국의 중심세력이 점점 동쪽으로 이동해온 경로와, 그리스 민주주의 이후 헤로도토스, 사마천, 김부식 등이 각국의 이익에 따라 역사를 어떻게 왜곡 서술했는가를 추적한다. 이 책한권으로 동서양 고대사의 얼개를 잡을 수 있음은 몰론, <사기>와<삼국사기> 등 고전도섭렵할 수 있다. 우리 역사와 중국사,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함께 끝을 알 수 없는 저자의 학문적 깊이, 인문적 상상의 힘을 보여준다.


"한반도 반만년의 역사는 허구다!"
* 샤머니즘, 동서양 고대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

* 책 : 샤먼제국

* 강연 : 박용숙(샤먼제국 저자)

* 강연일시 : 9월11일(토) 오후 5시 30분

* 강연장소 : 마포평생학습관(마포도서관) 4실

* 초대인원 : 25명



*** 알라딘 [문화초대석] 참가 신청

*** http://blog.aladin.co.kr/culture/category/25330380?communitytype=My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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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반만년 역사는 허구다!-샤먼제국, 동서양 고대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



이번 9월 10일부터 열리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서

<샤먼제국>의 저자 박용숙선생님의 초청강연(9월11일 오후 5시30분 마포평생학습관)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꼭 한번 저자를 만나고 싶었던 분,

책 내용을 묻고 싶었던 분,

책 내용을 항의하고 싶었던 분,

사마천과 김부식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궁금한 분,

샤머니즘에 관심이 있는 분,

환단고기에 대해 할 말 많은 분

그리하여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

모두 환영합니다.



<샤먼제국>은 단군은 시리아의 왕?

진시황제와 알렉산드로스가 같은 인물?

신라의 왕관은 사람이 쓴 것이 아니었다?

아시아의 역사가 세계사이고 서양사는 변두리 역사?

샤머니즘은 미신이 아니라 제국의 통치 이념?

만리장성을 쌓은 것은 진시황이 아니라 흉노가 쌓았다?



<샤먼제국>은 광범위한 동서양의 역사적 유물을 바탕으로 사마천과 김부식의 방대한 역사서를 재분석과 검증합니다.

그리고 오류를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세계사 속에서 호흡하는 우리 역사를 되살립니다.

그렇지만, 민족 중심의 사관을 지양합니다.



박용숙 선생님과의 만남은 9월 11일 오후 5시 30분, 마포평생학급관 강연실 4실에서 있으며,

참가 신청은 아래와 같이 와우북페스티벌 카페로 가셔서 신청하셔도 되고,

sodongbook@naver.com 으로 심청하셔도 됩니다.

연락처와 이름은 꼭 적어주시고요!



성공회대 교수이자 신학자인 김민웅 선생님이 경이롭다고 한 책, <샤먼제국>의 저자,

박용숙선생님과의 만남에서 젊은 역사관을 호흡해 보세요.~~ ^^



참고로 인터넷서점과 알라딘의 대표적인 서평 두 개를 링크해놓습니다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5277890#MyReview



http://www.yes24.com/24/goods/3713072?scode=032&srank=1#ReviewTop1



와우북페스티벌과 강연에 오시면 <샤먼제국>을 축제 특별할인가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강연현장 및 축제 부스(인문사회과학 출판인협의회 부스 A-2 소동출판사에서 거리도서전 위치 : http://blog.naver.com/sodongbook/90094707344


 
네이버 트렌드 연감 2009
NHN(주)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10년 주기로 삶을 이야기했다. 지금은 1년, 6개월 단위로 삶의 패턴이 변한다.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식 in이란 서비스를 통해 검색분야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네이버에서 낸 연감이다. 2009년에는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났고,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고, 생각 외로 마음을 기쁘게 했던 사건들도 많았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2009년의 풍경을, 네이버 트렌드 연감과 함께 기억의 흔적을 떠올렸다.
 

#  트렌드, 정보가 되기 이전의 날것의 상태.뷰
   
   
    트렌드는 정보가 아니다. 정보가 되기 이전, 완제품 이전의 재료상태라는 표현이 더 적확하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 많은 검색 위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일 년의 시간을 한 달을 한 페이지로 해서, 3시간 단위로 끊는 시간별 인기 검색어는 그당시 많은 이들이 찾는 정보를 확인하는 일에는 도움을 주지만,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데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검색어는 2009년 5월 23일 09시부터 11시에는 실족사, 5월 24일 03시부터 05시까지는 노무현, 5월 27일 새벽 0시부터 2시까지는 배칠수 노무현으로 나타나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고의 발견과 그 이후 진행된 검색어를 통해 그 당대에 일어났던 흔적을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을 잘개 쪼개지 않더라도, 헤드라인으로 보는 키워드를 통해 365일 또는 12달을 분석하였거나, 키워드와 연관 검색어 하나 정도 더 추가해서 표기해주었으면, 트렌드를 넘어 정보와 지난 추억을 떠올리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  15개의 시선으로 본 2009년의 대한민국
   
   
    경제, 환경, 스포츠, 사회와 정치, 건강, 교육과 학문, 세계와 여행 등 15개의 분야로 나눠 2009년 대한민국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네이버를 통해 검색했던 분야와 검색어에 대해 알려준다. 경제분야에서는 치과보험이, 환경에서는 개기일식이 생각난다. 스포츠에서는 기아의 우승과 WBC 준우승, 스키점프가 마음의 울림을 주었다. 사회와 정치에서는 신종플루와 지인의 신장이식 수술의 성공과 회복은 즐거운 기억으로 강호순과 미디어법, 4대강, 나로호, 세종시는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페이지를 넘기며, 검색어를 본다. 잊고 살던 기억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과거를 잘 기억하는 일은 내일의 현명한 결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 늘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지만, 다 과거의 선택들이 결과로 현재 드러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얼마만큼 와 있는지, 지금이 어떤 때인지, 잊고사는 기억들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오늘을 더 잘 살고 싶어지는 마음이 가슴에 채워진다. 지금 이 순간의 결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고 할까.
   
    하루에 하나씩 글을 쓰고, 한 권의 책을 읽는다. 소재와 책을 선택 할 때, 네이버 트렌드에서 나온 검색어를 무작위로 선택해서, 키워드와 관련된 글을 써보는 일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브레인스토밍에 좋은 도구가 된다고 할까. 귀밝고 눈 밝은 이는 다음의 유행과 시대의 흐름의 방향을 짐작하는 좋은 도구라는 생각을 했다. 날 것의 재료를 정보로 가공할 수 있는 요리사의 능력을 갖춘 이라면 가능하다 생각한다.
   
   
#  2010년 트렌드를 미리 꼽으라면...
   
   
    3가지 소재만 있다면,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써야 할 주제가 없다고, 고민하는 이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에 소개된 검색어들이 글을 써주진 않는다. 그 끈을 매개체로 생각을 거듭하고, 자료를 찾다보면, 지금 한국사회의 현실을 읽는 눈과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살필 수 있는 현명함이 가득찰거라 생각한다.
   
    2010년에는 어떤 검색어가 트렌드로 남게 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천안함 사고 원인, 두번째는 6.2 지방선거 결과와 김연아의 동계올림픽 금메달이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인 검색어로는 블랙데이에 세상을 떠난 친구의 죽음이 떠오른다. 친구의 죽음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 주었고, 인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애도하는 사람』 이라는 평소라면 만나지 않았을 책을 만나게 했다.
   
    기억은 사랑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더 잘 기억하며 살기 위해, 네이버 트렌드 연감을 오래 서가에 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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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트 뭉크 - 미술문고 208
장소현 / 열화당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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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뭉크의 절규.
 
 
   마음이 힘겨울 때가 있다.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다가 자신감 없이 한 일이 더 나쁜 결과로 다가올 때, 불안불안 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 공포가 무엇인지, 절규가 무엇인지 생생하게 몸으로 체감한다. 불안과 절규, 인간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화폭으로 그려낸 이를 떠올리라면 뭉크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깡마른 여자아이를 그린 그림과 병든 아이라는 제목의 그림 등 뭉크 하면 어두운 기운이 먼저 떠오른다.
 
  책을 통해 뭉크의 생애에 대해 알 수 있었다. 80이라는 꽤 긴 생을 살았고, 작품의 대부분은 40세가 되기 전에 이루어졌으며, 말년에는 나치에 의해 힘겨운 생활을 했다는 점 등, 작품으로 기억하는 화가와 화가의 실제 삶에는 큰 폭의 차이가 있음을 배웠다.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만점이 넘게 그린 판화와 꾸준히 작품활동을 모색한 부지런한 화가라는 사실을 모른 채, 그림을 보고 지나갔을 것이다. 본 만큼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만큼 보인는 것이 미술세계라 생각한다.
 
 
#  뭉크는 뭉클하다
 
 
  뭉크는 뭉클하다.
  그의 작품들은 묘하게 우리의 심성 저 깊은 바닥에 숨겨져 있는 인간적 본성을 들쑤시고, 우리의 정서를 뭉클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고 사는 본성들, 그리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밑바닥의 본능적 정서들에 생생하게 파고드는 뭉크의 힘은 우리의 마음 구석구석으로 거침없이 스며들어 우리를 뒤흔들고 옥죈다. 그래서 뭉크의 그림을 대하면 벌건 대낮에 벌거벗은 듯한 얄궂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부끄러우면서도 시원하기도 한....
 
  12p, 에드바르트 뭉크, 장소현, 열화당, 1996
   
  뭉크에 대한 저자의 평과 뭉크의 그림 시기를 다섯 시기로 나누어 그의 작품세계를 다루고 있다. 어린시절 강하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와 프랑스 유학을 통해, 예술이 꽃핀 시기, 스캔들로 인해, 그의 작품의 절정기를 살핀 후, 생의 프리즈, 삶과 죽음의 파노라마라는 내면에서 외면으로 바뀌는 시기를 다룬다. 마지막은 방황과 고독으로 가득한 그의 작품과 삶을 이야기한다.
 
  풍부한 도판이 글의 이해를 도왔다. 90개가 넘는 그림이 저자가 살았던 생애와 작품을 잘 보여준다. 뭉크의 그림을 보면 하늘에서 외줄을 걷는 이가 떠오른다. 흐릿한, 경계를 무너뜨리는 흔들리는 내면의 상황이 인물의 외부에 그대로 드러나, 마음의 흔들림을 자극한다. 작품을 보지 않았더라면, 뭉크가 같은 작품을 판화와 유채로 두 번 작업을 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았을 것이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판화의 질감과 매끄러운 유채, 같은 그림도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독자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느꼈다. 생동감이 넘치는 판화가 더 끌린다.
 
  저자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일본어로 된 뭉크 도판을 구입해 선물하고, 아내에게 번역을 해 주다가, 책으로 펴내는게 났겠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결혼 15주년 되는 날 원고를 끝냈다고 한다. 독신으로 살았던 뭉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는 글을 보다 살짝 웃음이 나왔다. 뭉크가 살아있었다면, 자신을 위해 글을 쓴 작가를 칭찬해 주었을 것만 같다.
 
  우울할거라만 생각되었던 화가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누군가를 알아나가는 일은 그와의 단편적인 추억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생애 전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나의 풍경 뒤에는 그의 삶과 다양한 인연이 그림자처럼 깔려있다. 예전에는 작품에만 집중했는데, 현재는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라던지, 화가의 생애에 대해 좀 더 관심이 간다. 이 작품 이후로 화가는 어떤 화풍으로 나아갔을까, 화가는 계속 이 스타일로 그림을 그렸을까? 그의 생애는 어떠했을까 등 다양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다행히 뭉크는 주변에 그를 이해해주는 이가 많아 다양한 작품과 평가 등 자료가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자신이 죽은 후에도 자신을 떠올려 줄 사람이 있고, 그를 위한 미술관도 있다. 불안의 대명사였던 그가 매 순간 끊임없이 작품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화가로 기억되었다. 책이 그렇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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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사이언스 북 - 엉뚱하고 기발한 과학실험 111
레토 슈나이더 지음, 이정모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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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은 호기심이라는 열매를 먹고 자라난다.
 
  
  "궁금해, 미칠 거 같아"하며, 이유를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이는 과학자의 모습과 닮아있다. 과학은 호기심이라는 열매를 먹고 자라난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처버리는 일들이, 누구나 고개를 수긍할 수 있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하나씩 그 신비가 밝혀진다. 연구실에서 꾸준히 연구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의 시선보다는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사회인이 느끼기에 미쳤다라고 생각되는 기괴하고, 놀라운 실험만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실험을 수행한 과학자들은 절대 '미쳤다' 생각하지 않았다. 엉뚱하고, 독특한 실험들이, 과학을 신뢰성 있는 학문으로 만들었다.
 
 
#  남과 여, 허용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고속도로 한 복판에서, 히치하이킹 하는 일이 생겼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책에는 히키하이커를 위한, 특히 여성을 위한 Tip이 4가지 소개되어있다. 붕대에 목발과 눈을 응시하라는 뻔해 보이는 실험도 과학자들은 궁금증을 가지고 수행하였다. 인간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곳이 바다라는 생각으로 대서양을 2주간 각인종별로 모아 여행을 떠나며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한 과학자도 있고, 인간의 성행동에 관한 연구로 불륜 생활을 하게 된 과학자가 이혼당하고, 연구한 결과도 모두 불태워진 사건도 있었다.
 
  성폭행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증거를 잡기 위해, 남녀간의 성행위 사이에 음모의 이동에 대한 연구를 하기도 했고, 성경의 한 구절, 일곱명의 제사장이 벽을 무너뜨렸다는 실험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음파를 고도로 증폭시켜, 벽에 쏘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상식이라는 이름에 매이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면서 과학은 한 걸음씩 발전해 나갔다.
 
 
#  인상깊었던 실험은...
 
 
  엉뚱하고 기괴하며, 때론 눈살이 찌푸려지는 다양한 실험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실험은 '박테리아야, 내게 위염을 일으켜다오'라는 실험이다. 과학자 배리 마셜은 위염의 원인이 박테리아라는 확신을 가지고, 10억 마리 박테리아가 포함된 물을 마신다. 날마다 2리터씩 분비해내는 위액은 쇠못도 녹일 수 있는 염산이라 두꺼운 점막이 없으면 위 스스로 녹아버릴 정도이기에, 당대의 과학상식에서는 마셜의 주장을 믿지 않았다. 스스로 실험대상이 된 마셜은 박테리아에 의해 위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다. 하지만, 이 사실이 의사들 사이에서 인정받기 까지는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 제약업계가 항생제가 몇 주 안에 위염을 영원히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퍼지는 걸 반기지 않았기 때문이라 한다. 제약업체들은 때로 수년동안 복용해야 하는 제산제로 두둑한 수입을 올렸다. 현재는 보건당국이 항상제를 처방하라는 권유를 내놓고 있지만, 많은 저명한 전문가들이 마셜의 주장을 비판한다고 한다.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하면서까지, 결과를 알고 싶어하는 과학자들의 못말리는 열정과 엉뚱한 실험들로 때로는 그 결과가 예상대로 되지 않았지만, 다른 실험을 하는 과학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되어준다 생각한다. 딱딱한 과학책만 만나다가, 엉뚱하고 충격적인 과학책을 만나니 책을 읽는 일이 즐겁다. 지루한 일상에 찾아온 가슴 뛰는 일을 만났다고 할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실험자들에게 "오늘 밤 나랑 잘래요?"라며 말을 걸어 반응을 살피기도 하고, 흔들다리 위에서 연락처를 남기기도 한다. 때론, 감옥의 죄수자와 교도관의 역할을 부여하여, 미니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 결과를 통해, 인간의 행동에 대한 사실을 하나 더 알게 된다.
 
  윤리적인 틀과 상식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 충격적인 실험들이 소개되어 있다. 딱딱한 과학만 생각했던 이에게는, 지적 충격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감기와 추위와의 상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배웠다. 하지만, 날이 쌀쌀해지고 바람이 불면, 감기를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에 떠오른다. 인간은 늘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 행동하지 않는 비이성적인 존재라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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