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월 어느날이다.
붉은 진달래로 가슴에 세겨둔 이래 사월은 늘 붉다. 진달래 붉음은 봄마다 그 붉음으로 다시 피어나지만 붉음에 붉음을 더해온 사람들의 가슴은 더이상 붉어질 여력이 없다.
산천도, 그 산천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가는 사람들 가슴도, 온통 노랗게 물들었던 그 사윌 그날이 다시왔다. 하지만, 여전히 캄캄하고 차디차게 소용돌이치는 바다밑 그 자리를 맴돌뿐이다.
그 이유뿐이다. 올 봄 진달래가 유난히 핏빛으로 붉은 이유다. 사람들 가슴에 피멍으로 물든 그 붉음 때문인 것이다.
버겁기만한 사월도 절반을 넘었다. 이제는 더이상 붉음에 붉음을 더하는 일은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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