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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遊 춘유
梅花暖日柳輕風 매화난일유경풍
春意潛藏浩蕩中 춘의잠장호탕중
欲識東君眞面目 욕식동군진면목
遍尋山北又溪東 편심산북우계동

봄날을 다니며
매화에는 따뜻한 햇빛, 버들에는 산들바람
봄 기분이 호탕한 마음 속에 숨어 있도다
봄날의 참모습 알려거든
북산이나 개울 동편을 두루 찾아보게나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를 살았던 이첨(李詹, 1345~1405)의 시다.

먼 북쪽에서 들려오는 꽃 소식에 마음을 이미 산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보지 못한 꽃을 올해는 봐야겠기에 나선 길이다. 산 넘고 물건너는 여정이라지만 내딛는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 마음 속에 이미 자리잡은 꽃에 대한 그리움에 머뭇거릴 하의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마음까지 분주한 것은 아니다. 볼 수 있으면 좋고 보지 못한다고 서운할 일이 아닌 것은 여정을 함께하는 벗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건네는 한마디 말로도 충분한 꽃놀이가 나무 등걸에서 쉬고 있는 모데미풀과 무엇이 다르랴. 봄소풍, 꽃놀이가 이만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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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망졸망한 섬들이 숨어버린 곳인가.

동해바다를 닮은 서해바다다.

5km에 이르는 백사장과 할배바위, 할매바위는 뒤로 하고

윤슬이 유혹하는 바다와 맞섰다.

꽃지해수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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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달같이 고운 내 님 붓꽃같이 뉘어놓고

가지가지 뻗은 정이 뿌리같이 깊었는데

우리님 내 팔 위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백 년이 다하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울며가는 저 접동새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볕같이 예쁜 내 님 연꽃같이 뉘어놓고

송이송이 맺힌 정이 샘물같이 깊었는데

우리님 내 품 안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건듯부는 저 바람아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이 오늘이소서

이 내 팔에 님을 뉘고 꿈노래를 부르는

이 내 팔에 님을 안고 정노래를 부르는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이 오늘이소서

에루화 둥둥 님이어 에루화 내 사랑이여

들이치는 저 빗소리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백 년이 다가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정재일의 반주에 한승석이 부른 '자장가'라는 노래다. 잔잔한 기타 반주에 감미로운 음색과 향기로운 노랫말에 빠져 한동안 늘 함께 했다.

오는 듯 아니 오는 듯 봄비가 내린다. 잠 깬 대지의 생명들을 다독이는 봄비의 정이 이 노래와 닮아 있다. 내 주변을 서성이는 누군가가 날 위해 불러주는 자장가 처럼 귓가를 맴돈다.

봄비의 이 다독임이 좋다.

https://youtu.be/EAPmhrasTpU

#깽깽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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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세상으로 나와

거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운명일지라도

때론

조바심으로 채워진 마음 내려놓고

편안히 안겨 쉴 의지처는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당신이 있는 것처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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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맞춤이다. 나무를 사이에 두고 햇살과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때론 스스로를 잊어버리는 몰입의 때이기도 하다. 이 경험이 주는 환희가 있어 생명의 꿈틀거림으로 요란스런 봄 숲을 찾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봄의 숲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가슴을 펴고 설렘으로 다가올 시간을 마주하는 마법의 힘을 발휘한다. 알든모르든 모든 생명이 봄앓이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순하디 순한 이 순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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