望月 망월
未圓常恨就圓遲 미원상한취원지
圓後如何易就虧 원후여하이취휴
三十夜中圓一夜 삼십야중원일야
百年心思摠如斯 백년심사총여사
달을 바라보며
둥글기 전에는 어여 둥굴기만 바라더니
둥근 뒤에는 어찌 그리 쉬이 기우는가
서른 밤 중에 둥글기는 단 하룻 밤인걸
평생에 마음 쓰는 일들 다 이와 같구나
*조선사람 구봉 송익필(宋翼弼, 1534~1599)의 시다.
달을 보는 것이 사람 사는 일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절정의 순간 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시간이 둥근달을 기다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하룻밤이면 기우는 것을.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바라는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정점은 만개한 때 만이 아니다. 역경 속에서 꽃을 준비하고 꽃을 피워 열매 맺고 지는 모든 순간이 다 화양연화라 보아야 한다. 생명이 어느 한순간만이 주목받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긴 겨울이 만들어 낸 복수초가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