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백로白露'
이날 이후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점으로 삼는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제주도 속담에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고 해서 이때까지 피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하여 결실을 맺지 못한다고 전한다. 경상남도 인근의 섬 지역에서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천석十里千石'을 늘린다"고 하여 이 날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여겼다. 오늘 날이 흐린걸 시비삼지 않아도 좋을 이유다.


속담에 "봄에는 여자가 그리움이 많고, 가을에는 선비가 슬픔이 많다"라고 한다. 백로를 지나면 본격적인 가을이다. 혹, 머리 반백에 슬픈 모습을 한 남자를 보거든 다 가을 탓인가 여겨도 좋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초저녁 기대한 달을 보지 못한 밤, 그 아쉬움이 커서 늦은밤에도 시선의 끝이 흔들린다. 달은 내일 다시 떠올라 빈 하늘을 채우겠지만 내일은 내일의 일이고 그 달은 내일의 달이지 오늘 보지 못한 그 달은 아니다.

어디 달 뿐이랴. 사람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이와 같아서 내일을 담보한 오늘의 미뤄 내일을 기대한다는 것이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하여, 늘 오늘을 살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안개의 시간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있음을 온 몸으로 증명하는 일이다. 낮과 밤의 차이가 남아 지난 여름을 기억하는 일이기도 하다.

안개의 시간은 더디간다. 아침해도 느긋하고 덩달아 새들도 늦장을 부린다. 농부의 발길에서 이슬이 깨어는 것도 산을 넘는 바람보다 무겁게 일어나고 더디게 눕는다.

저 들판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가 이내 황망한 속내를 다 보여줄 때까지 안개는 제 시간을 허투로 남기지 않는다.

나 역시, 그 안개의 시간을 더디게 건널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안개 가득한 뜰에 맑고 밝은 소리로 새들이 날아든다. 새의 가벼운 날개짓에 토방에서 뜰을 건너 감나무까지 잠든 안개는 금방이라도 걷히겠다.

소소한 내 하루의 시작이다.
안개가 걷혀가는 뜰에 커피향이 스며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공존이다.
환한 불빛이 어둠에 의지해 더 밝게 빛난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비로소 하나가 되는 그 순간이다.

닭 울음 소리에 잠에서 깬 새벽, 습기로 가득찬 공기의 무게가 뜰을 거니는 얼굴로 고스란히 담겨온다.이슬의 무게를 덜어내는 숨죽인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오롯이 밝아서 더욱 깊은 그곳에 홀로 선다. 원래부터 하나인 시공간 속에 스며들어 스스로 빛나는 그대와의 하나됨을 꿈꾼다.

새벽 그 고요 속으로 스며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