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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밤하늘에 밝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달은 못내 아쉬운듯 빗방울 떨어지는 잔디밭에 별빛으로 빛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게 아님을 알면서도 다시는 보지 못할 듯 마음 한구석 휑하다.

모월당慕月堂 불끄고서 젖은 하늘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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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하다'
무섭게 쏟아지던 비가 준 선물같은 상쾌함이 가슴 깊숙히 스며든다. 아직 남아 산을 넘는 안개구름도 가벼운 몸짓으로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마알간 닭의장풀의 선명한 꽃잎은 이제서야 움츠렸던 고개를 들어 안개를 실어가는 바람따라 산 너머를 꿈꾼다.

그리움이 닿는 그곳에도 이처럼 마알간 빛으로 미소담은 얼굴 있기에 산을 넘는 발걸음은 늘 바람보다 앞서간다.

비 그쳤으니 비 따라온 가을도 이제 여물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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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숨었고 밤은 젖었다.

"봄비는 가을을 위해 있다지만
가을비는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일까
싸늘한 감촉이 
인생의 끝에서 서성이는 자들에게 
가라는 신호인듯 한데

온몸을 적실 만큼
가을비를 맞으면 
그 때는 무슨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내일을 가야 하는가"

*용혜원의 시 '가을비 맞으며'의 일부다. 시인은 '가을비는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일까'라고 묻는다. 굳이 대답이 필요없는 물음이다. 여름비는 몸으로 흠뻑 맞아야 제대로 맞은 느낌인데 가을비는 귀만으로도 물씬 젖어든다. 다 기울어가는 마음 탓이리라. 가을비에 젖은 마음은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없다. 그저 견딜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

닫을 수 없는 귀로 젖은 밤은 쉬이 잠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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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다. 게으른 이의 텃밭농사라 하늘도 안타까운 마음인지 때마침 비를 내려준다. 땅을 뚫고 올라온 새싹들이 하늘향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다.

비가 곱게도 내린다. 막 터지기 시작한 꽃무릇 붉고 여린 꽃잎에도 방울지겠다. 이제 이 비 그치면 불쑥 가을 한가운데 서 있을 낯선 스스로를 만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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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구름 속에 숨었고 사람들의 기대는 그 구름 속을 서성인다. 달을 보지 못하는 팔월 보름은 그렇게 흘러 기억되지 못하는 시간으로 남는다.

우연이다. 어떤 상황이었을까. 알지 못하는 사이 저장된 모습이다. 휴대폰 카메라가 만들어낸 의도되지 않은 색의 모습으로 담겼다.

달을 기대했던 팔월보름, 그 달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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