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감칠나는 아침햇살
비 내리다 주춤한 사이로 언듯 햇살이 번진다. 물기 가득 머금은 가을날의 아침이 더디다.

믿지못할 것이 가을 날씨라는 말에 한낮 환한 햇볕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잦은 가을비로 이 가을 단풍잎이 반만 붉다고 했더니 하늘이 대신 붉어진다. 하늘도 붉어지며 하루를 마감하고 가을도 붉어지며 여물어가듯 하늘과 땅 사이에 사는 나도 겹으로 쌓인 시간 속에서 저절로 붉어진다.

하늘에 단풍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단풍잎은 반쯤 붉다.
아랫녘으로 향하는 윗녘의 단풍 소식이 더디다. 얄궃은 가을날씨에 하늘 높은줄 모르는 메타세콰이어도 술지마을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도 여전히 푸르기만 하다. 어쩌다 만나는 억새는 그나마 막 피어나고 단풍잎은 반쯤 붉다. 가을이 어정쩡하다.

다행스럽게도 늦여름부터 뚝방길을 수놓던 코스모스는 꽃잎을 떨구고 영글어간다는 것이다. 너로인해 겨우 가을이 깊어감을 짐작한다.

계절이나 사람이나 매한가지다. 때맞춰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와야 한다. 괜히 서성거리다가는 된서리 맞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볕이 그리운 가을

꾸물거리는 하늘을 보니 비가 오려나 보다. 밤을 밝히며 서둘러 추수하는 농부의 애타는 마음을 외면하는 하늘이 야속타. 볕이 고픈건 들판에 곡식뿐만은 아니다.

참 야속한 가을, 사람도 그 볕이 부족하여 몸도 마음도 삐끄덕거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볕이 귀한 가을날'
생명을 키워온 시간이 겹으로 쌓여 결실로 마무리를 해야할 때에 가장 필요한 것이 햇볕이다. 고실고실한 가실의 바탕에는 그 볕이 있어서 가능하다.

익어 고개 떨군 나락도, 익어가는 감도, 붉은 대추도 볕에 익어야 달고, 고구마도, 수수에 콩에게도 볕이 필요하지만, 이 햇볕을 더욱 더 필요로하는 것은 무와 배추다. 김장에 필요한 채소를 키워낼 볕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몸은 춥고 마음은 허한 한겨울을 나는데 김장김치만한 것이 또 있을까. 마을 할머니들 갈라진 마음으로 가꾼 채마밭에 배추가 저절로 자빠진다.

무엇이 어긋나 하늘이 심통을 부리는 것일까. 올 가을은 햇볕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구름 속에 숨어버린 해를 탓할 수도 있지만 이미 복잡해져버린 마음을 달래줄 무엇하나 제대로 떠올리지 못하는 심사가 더 야속하다.

가을날 고실고실한 그 볕이 그립고 그리운 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