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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늦장을 부리는 아침해가 산을 넘어왔다. 포근하게 햇살이 번지는 들녘 그 너머 먼 산을 마주한 이 시간이 하루를 거뜬하게 넘길 수 있는 힘이다.

출근길 분주한 마음에 걸음을 멈추고 가슴 열어 스스로에게 그 햇살 스밀 수 있는 틈을 내어준다.

참으로 고마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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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둠이 내리기 전 달의 모습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미 깊어 사람마음에 붉은 단풍이 들어 휑한 가슴에 달이 있어 그나마 위안 삼는다.

마음은 저곳의 함성 속에 있고 몸은 이곳 저수지 뚝방에 서서 오랫동안 눈맞춤 한다. 살고자 거리에 선 이들의 머리 위에 희망의 표상으로 머물러 함께 할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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何必絲與竹
山水有淸音
무엇 때문에 실과 대나무가 필요하겠소
산수 속에 맑은 음악이 있는데.

*중국 진나라 때의 시인 좌사의 '초은招隱'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한다. 실은 현악기를 대나무는 관악기를 이르는 말이다. 

전해오는 말에 중국 양나라의 소명태자가 어느 날 뱃놀이를 하게 되었는데 그를 따르던 문인 후궤라는 사람이 아첨하여 말하기를 "이만한 뱃놀이에 여인과 음악이 없어서야 되겠습니까?"라고 하자 소명태자는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좌사의 이 시구절만 읊었다고 한다.

볕 좋은 날 푸른 하늘 가운데 하얀구름 떠가고 바람따라 흔들리는 나무가지의 끊어질듯 이어지는 춤사위와 솔바람 소리에 화답하는 새 소리 들리는데 더이상 무엇을 더하여 자연의 소리에 흠뻑 빠진 감흥을 깨뜨린단 말인가.

산을 넘어오는 바람에 단풍보다 더 붉은 마음이 묻어 있다. 가을가을 하고 노래를 불렀던 이유가 여기에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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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산을 넘는 동안 숨도 쉬지 못하고 집중한다. 무엇이 그리 서러워 붉디붉은 그 품을 물들었을까. 그 무엇으로도 위로하지 못할 시름에 겨운 마음에 제 속내를 빼닮은 붉은노을의 핏빛을 더한다.

낮보다 더 긴 밤으로 이어져 깊은 한숨으로 머물 나와 내 이웃의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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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뿌옇기만 하던 하늘에 꽃이 피었다.

이제부터 다시 꾸는 꿈에 달이 커가듯 마음도 따라 부풀어갈 것이다.

잠깐 피는 하늘의 꽃 그대도 누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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