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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 문 사이로 스며든 달빛이 이른 잠을 깨운다. 푸르러 더 까만 밤하늘에 넉넉한 달빛이 가득하다. 새벽의 고요함이 달빛과 어우러진 모월당慕月堂 뜰을 서성이기에 충분하다.

달무리가 깊다고 벗을 청하기엔 이른 시간이기에 미안함에도 불구하고 혼자서만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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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五里霧中
안개 속이라지만 가야할 길의 방향을 모르거나 일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데에서오는 암담함은 없다. 방향을 설정했으면 실날같이 보이는 불빛을 향해 뚜벅뚜벅 가는 일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그것이 100만 명이 가슴에 밝힌 촛불이다. 굳건히 제 길을 가는 것, 여기에 모든 해법이 다 있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여전히 안개 속 는개는 내리지만 점차 그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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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봄날의 어느 순간에 멈춘듯 안개 속 는개는 멈출 기미가 없다. 안개 속에서 지난 1년 간의 밍기적거리던 기나긴 공사를 급하게 마무리라도 하는지 일 나선 포크레인의 불빛이 유난히 반짝인다.

오늘, 가슴 한가운데 촛불을 밝힌 이들이 거리에 모여 그 빛으로 밝힐 환한 세상을 함께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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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겹으로 쌓인 시간이 한 생명을 품에 안았다. 어찌 저 혼자 힘으로 뿌리 내릴 수 있었겠는가. 햇볕에 눈, 비, 바람, 구름, 이슬이 붙잡은 흙에 이르기까지 무엇하나 애쓰지 않은 것이 없다.

나와 내 이웃 모두가 이와같은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않고자 가만히 두 손 모아 정갈한 마음으로 염원한다.

생명의 존엄함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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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안개가 들판을 더 깊고 풍부하게 한다. 텅 비어서 오히려 가득찬 그 품이 새생명을 품는 터전이 된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된 것이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 하루를 여는 품이 너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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