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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과 화암사를 두번째로 찾던 날도 오늘처럼 볕이 좋았다. 절을 둘러보고 난 늦은 오후, 절 아랫마을의 정갈한 손두부로 허기를 채우던 식당 뒷 뜰의 풍경이다.

정성껏 깎고 줄에 매어 걸었다. 나머지는 볕과 바람에 기대어 자연의 몫이다. 고운볕에 딘맛을 더해가던 곶감은 주인 찾아 갔을까.

햇볕이 그 감에 단맛을 더하던 날처럼 좋은 날이다. 바람도 심하지 않으니 불편했던 몸도 다 나은듯 기분은 개운하다.

보드랍게 두 볼을 감싸는 볕이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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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에 잠이깨어'
오후 한나절을 침대 속에서 끙끙대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저녁 때에야 약을 먹었다. 욱씬거리는 몸이야 견딜만한데 찬공기에 노출되는 머리에 바람이라도 들었는지 휑하다. 이 시간 깨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까닭은 낮에 많이도 잤고 감기도 어지간하니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다.

별이 총총 빛나는 뜰을 서성이면서도 애써 하늘을 외면한다. 달보려면 더 기다려야 하기에 별로도 대신할 수 없는 그리움이다.

*사진은 담양 무월리 허허공방 벽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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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시간이다. 다소 무거운 몸을 일으켜 마을길을 따라 숲으로 향한다. 그곳에 저수지가 안개에 묻혀 아득하다. 안개에 붙잡혀 한동안 머물다 산길로 접어든다. 사계절 나를 반겨주는 숲길이기에 들어설 때마다 안개가 세상을 안듯 포근하게 감싸준다. 여기저기서 눈이 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이곳 내 숲은 여전히 가을과 겨울 그 사이에 머물고 있다.

안개의 시간 속에서 한없이 밍기적거리다 겨우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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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으로 대지의 시간을 쌓았다. 그 시간이 얼마인지는 짐작도 못하지만 넋놓고 바라보는 마음의 깊이는 눈앞에 펼쳐진 모습마냥 어렴풋이 상상속으로 펼친다.

지금 마주한 이 시간도 겁으로 쌓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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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다. 마음에 다른 마음이 포개어져 두텁고 포근한 보금자리가 만들어지듯 이미 바닥에 닿아 땅을 덮은 낙엽과 하늘의 품 속에서 그 땅을 감싸안은 공간 사이에 숨 쉴 수 있는 틈을 만들었다.

앉아도 좋을만한 자리를 골라 의자를 놓은 마음과 마춤한 그곳에 앉아 시간을 더듬는 마음이 서로 다르지 않으리란 것을 안다.

가을과 겨울, 그 틈에서 팔짱끼고 스스로를 애써 다독이는 마음같이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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