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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빌리는 자, 빌려주는 자"

"나도 가끔 남의 冊을 빌려 온다. 약속한 기간을 넘긴 것도 몇 권 있다. 그러기에 冊은 빌리는 사람도 도적이요, 빌려주는 사람도 도적이란 서적 윤리가 있는 것이다. 일생에 천 권을 빌려 보고 9백9십9권을 돌려보내고 죽는다면 그는 최우등 성적이다. 冊을 남에게 빌려만 주고 저는 남의 것을 한 권도 빌리지 않기란 천 권에서 9백9십9권을 돌려보내기 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빌리는 자나 빌려주는 자나 冊에 있어서는 다 도적이 됨을 면치 못한다."


*이태준의 "冊과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책을 아끼는 사람 모두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또 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조선 후기 때 사람 이덕무다. 그는 열 살이 넘게 차이가 나는 이서구와 벗으로 지내면서 책을 많이 빌려 보았다. 이덕무의 책 빌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세정석담 歲精惜譚'에 담아 두었다.


"만 권의 책을 쌓아두고도 빌려주지도 읽지도 햇볕에 쪼여 말리지도 않은 사람이 있다 하자. 빌려주지 않는 것은 어질지 못한 것이고, 읽지 않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것이고, 햇볕에 쪼여 말리지 않는 것은 부지런하지 못한 것이다. 군자는 반드시 독서를 해야만 하는 법이니, 빌려서라도 읽는 것이다. 책을 묶어두고 읽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다양한 이유로 책과 사람 사이가 멀어지는 시대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책은 읽어야 한다. 쌓아두고 읽지 않는 책은 빌려주기라도 해야한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막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애서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 주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과의 거리를 좁혀보자.


책 읽는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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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2-22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진님 서재인가요? 멋진 서재입니다^^:

무진無盡 2016-12-23 22: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시골로 터전을 옮기면서 마련한 서재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6-12-24 0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좋은 글과 여러 꽃들과 문화행사를 소개해 주셔서 감시합니다. 무진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무진無盡 2016-12-25 23: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해피투게더~~^^
 

산을 넘는 아침해가 늦장을 부리는 가운데 구름기둥의 힘찬 기운이 그대로 전해진다. 저 구름 뚫고 비출 햇살의 눈부심이 기다려진다.

아침의 맑고 찬 기온으로 비로소 겨울의 개운함을 가슴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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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사'

달하 노피곰 도드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데를 드디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데 졈그랄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다시 '정읍사'를 읊어본다.
간절함이 지극정성으로 모여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꿈을 현실로 눈 앞에 펼쳐놓았다. 이제 그 힘을 바탕으로 가던길 더 굳세게 가야한다.

달하 노피곰 도드샤

나와 내이웃, 삶의 현장과 거리에서 가슴과 손에 촛불을 밝혔던 모든 이들의 머리 위에 다시금 높이 떠 환한게 비추시라. 먼길 가는 동안 맞잡은 손 더욱 굳게 잡고 모두가 같은 걸음으로 한 곳을 향해 가는 그 길에 함께 하시라.
하여, 역사를 세우고 다시 쓰는 그 일을 분명히 증명하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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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적절時宜適切'
정성이다. 시간을 겹으로 쌓아온 결과이기에 순리로 받아 들인다. 적절한 때에 각기 다른 감정과 의지가 만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가짐을 포함하고 있다. 때에 맞춰 준비되는 무엇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수고로움이다.

초겨울 때를 놓쳐서 핀 민들레가 씨앗을 맺어 다 떠나 보내고 마지막 하나가 남았다. 낮은 곳에서 꽃을 피우다가도 때가 되면 꽃대를 쑤욱 밀어올려 바람이 불어올 때를 기다린다. 여기까지가 스스로 때를 알아 준비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의적절한 때를 준비하되 필요한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 순리와 요구에 의해 생겨나는 그 때를 놓칠때 일어나는 것이 허전함이며 외로움이고 결국, 마음 다하지 못하였다는 후회다.

그러기에 몸과 마음이 원해서 스스로 내는 내면의 울림에 무심할 일이 아니다. 살아오는 동안 몸과 마음이 보내는 그 신호를 소홀히 여겨 낭패보았던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제는 그 내면의 울림에 답하여 자신을 돌봐야할 때다. 

어쩌면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급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심장이 내는 울림에 귀기울여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고 숨을 쉬어야 적절한 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멀리서 차고 마른 바람이 불어 온다. 이제 마지막 남은 하나를 보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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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누웠다. 깊은 밤에는 더 누울 것이지만 그때면 달도 지고 나도 질 시간이니 마음 속에서만 만날 뿐이다.

초겨울 상현달이 누워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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