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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푸르름이 빛나는 것은 햇빛 때문만은 아니다. 때를 알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줄 아는 계절이 함께 있기에 더 빛나는 순간을 맞이한다. 죽은 나무가 터를 내어주고 적당한 습기에 온기마져 도움을 주니 더욱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

사람사는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기에 내가 빛나기 위해서는 내 안에 다른 이들이 들어올 틈을 내어주고 더불어 빛나고자 하는 마음의 넉넉함이 있어야 한다. 너와 내가 더불어 빛날 수 있는 전재 조건이다.

볕이 좋은 겨울날, 그 무엇도 홀로 빛나는 것이 없음을 다시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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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곳 볕은 따사롭고 짧은 머리카락을 살며시 건드리고 지나가는 바람은 온기마져 담았다. 심술궃은 겨울날의 오후가 이렇다고 북쪽 산을 넘어 품으로 파고드는 바람을 다독여줄 여유는 없다.

간신히 옷깃을 여미고는 하늘 바다에 풍덩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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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것이 혼날까 뒷걸음치는 강아지 같은 눈이다. 어제밤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내린 눈이 기다리는 마음을 안다는듯 흔적만이라도 남기고 싶었나 보다.

디딤돌 따라 조심스럽게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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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다. 올 겨울 보기에도 귀한 눈이 내리고 눈발이 제법 굵어지나 싶더니 딱ᆢ이만큼 오다가 말았다. 발자국도 남기지 못할 정도로 겨우 흔적만 남겼지만 그것도 어딘가. 이제 시작했으니 한동안 모두를 공펑하게 감싸줄 눈은 곧 볼 수 있을 것이다.

좋다 말았지만 눈은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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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잠깐 보여준다. 이내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달이 많이도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이라 위안 삼는다.

"달의 향내 흩뿌려진 꽃그늘 아래 
아무래도 오늘밤 
진달래술 한 잔마저 기울이면 

저 높은 산 가슴 어디에 
보름달 눈부시도록 솟아나겠습니다"

*노창선 시인의 '보름달'이라는 시의 일부다. 굳이 시인의 마음에 기대지 않더라도 이미 달을 보는 마음 속은 그와 다르지 않다. 붉은 진달래술이 아니면 어떠랴 술잔에 든 달 속에 맺힌 그리운이의 붉어진 눈망울 보는 것만으로 좋을데ᆢ.

혹여라도 다시 눈맞춤할지도 모를 달 때문에 긴 밤이 더 길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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