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뿌연 미세먼지는 바늘틈도 없이 하늘을 덮고 강렬한 태양마져 사라지게했다. 차갑지도 못한 기온으로 오히려 낯선 시간이 더 깊고 무겁게 땅바닥까지 내려앉은 날 빼꼼히 스며든다.
얼마만에 찾은 곳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이곳에 서서 따스한 세상을 꿈꾸었던 이들이 있어다. 한명은 국민의 심부름꾼을 자처하며 잘나는가 싶더니 들리는 소문도 없이 종적이 묘연하다. 다른 한명은 무엇이 그리 급한지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에 별이 되었다. 그 중 한명이었던 이는 긴 세월동안 침묵 속에 살며 과거의 사람이 되었다.
그때도 의암에 올랐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성벽 사이로 흐르는 남강의 끝이 어디인가 남해 바다쪽을 바라보며 삼천포 항구에서 해상국립공원의 한 축인 여수로 갈 여정을 생각했으리라.
문득 진주성 그곳에 올라 초승달을 바라보는 동안 엄습하던 알 수 없는 기운이 며칠이 지난 이제서야 짐작된다. 안개인 듯한 미세먼지로 날이 을씨년스러우니 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오늘밤 달이나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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