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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이라도 했던 것일까.

긴 겨울을 건너 이른 봄맞이라도 할겸 벗들이 탐매의 길을 나섰다. 누구는 바다를 건너고 다른이는 산을 넘어 남쪽 바닷가에서 만났다. 늦은 점심으로 꼬막을 삶아 먹고 느즈막하게 납월부터 꽃이 핀다는 사찰에 올랐다. 매화가 지난 추위에 얼어버렸고 간신히 품을 여는 매화도 망설이고만 있었다.

탐매의 길이라지만 향기를 잃어버린 꽃은 이미 뒷전이고 벗들의 내딛는 걸음마다 이야기 꽃을 피우기 여념이 없다.

탐매, 그것이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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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정 2023-01-3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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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서울 전시회 소식에 발만 동동거리다 결국 가지 못하고 말았었다. 우연히 접한 전주 전시회 소식에 설 연휴를 틈타 옳거니 하면서 달려갔다.

서너번을 돌아보는 동안 머리속에 들었던 그 모습은 찾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피며 피어나는 미소와 눈맞춤 했다. 나는 무엇을 보고자 했을까.

돌에서 꺼냈지만 여전히 돌에 갇힌 미소는 향기로운 꽃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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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꽃들이 졌을 때

진홍 물든 채 온통 다 졌을 때

아아 그래도 나에겐 사랑 뿐이예요

지금도 변함없는

그렇게 피고 지는 동백의

그 사랑이 아파 내 가슴에 담는다

*이선희 동백꽃이라는 노래의 일부다.

오동도에는 아직 동백이 닿지 못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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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월홍매

찬서리 고운자태

사방을 비추어

뜰 가 앞선 봄을

섣달에 차지했네

*신라사람 최광유가 노래한 납월홍매다.

매년 정월 초하루에 찾아가 설익은 붉은빛을 가만히 품는다. 한해를 여는 날이니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로 대신한다. 매년 그자리에 있는 잔에 떨어진 홍매 하나를 주워 올려놓는다.

정갈하게 두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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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함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가져온 

봄소식으로 채워지는 것이라 

텅빈 충만을 누리는 일만 남았다.

산기슭에 복수초도 피었다니 

급하게 달려오는 봄마중 보다는 

아직은 누리지 못한 겨울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할 때다.

잘 보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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