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정희성 시인의 시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이다. 그리움의 완성은 제자리에서 제몫을 온전히 해내는 일로부터 출발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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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돌아다보면 문득

어두워져야 별을 볼 수 있다.
절망이 어둡다면 희망은 밝은 것?
그리하여 우리는 밤조차 환하게 켜 놓았다.
이제 별은 더 이상 하늘에 있지 않은 것이냐?
어두운 것들을 찾아
오롯이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이 여기 있었구나
그렇구나
빛 안에 어둠이 있었구나
돌아다보니 문득,
내가 걸어온 길이 그랬었구나

*정희성 시인의 시 "돌아다보면 문득"이다. 희노애락은 거울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으리. 굳이 돌아다보지 않아도 지금 이순간 공존 하는 것.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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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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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이름 부르는 일

그 사람 얼굴을 떠올리네
초저녁 분꽃 향내가 문을 열고 밀려오네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보네
문밖은 적막강산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뜨겁고 아플 수가 있다니

*박남준 시인의 시 "이름 부르는 일"이다. 가만히 그 이름 부르며 보내야 하는 이는 보내고 다시, 맞이할 이는 가슴에 품는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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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묘역을 조성하고 그 관리를 위해 한쪽에 밭을 일구셨다. 들고나는 길이 풀로 덮여 옹삭하다고 들르란다.

새벽 길을 나서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 5일장에 들러 가져간 몇가지를 넘기고 큼직한 문어 두마리를 사신다. 집에가서 죽이라도 써 먹으라니 마다할 수가 없다.

애초기와 씨름하며 산소가는 길도 밭둑도 다 베고 나니 집안 뒤안 언덕에 대나무며 잡풀을제거해야 한다. 지붕에 낙엽이 떨어지는 것이 성가신 까닭이다. 그러고도 한가지 더 남았다. 여나무 그루 감나무에 약도 하자신다. 어렵사리 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려는 모양이다. 이 모든 것을 오전 중에 마쳐야 한다.

오랜만에 집에 오니 마음보다 몸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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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나도야 물들어간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대의 곤한 날개 여기 잠시 쉬어요
흔들렸으나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작은 풀잎이 속삭였다
어쩌면 고추잠자리는 그 한마디에
온통 몸이 붉게 달아올랐는지 모른다
사랑은 쉬지 않고 닮아가는 것
동그랗게 동그랗게 모나지 않는 것
안으로 안으로 깊어지는 것
그리하여 가득 채웠으나 고집하지 않고
저를 고요히 비워내는 것
아낌없는 것
당신을 향해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작은 씨앗 하나가 자라 허공을 당겨 나아가듯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여간다는 것
맨 처음 씨앗의 그 간절한 첫 마음처럼

*박남준 시인의 시 "나도야 물들어간다"다. 사람, 스며들 틈을 내어주고 서로 물들어 새로운 향기를 만드는 일이 어디 쉬우랴.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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