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체험 학습 3학년 1학기
씨앗들의 열린 나눔터 학교 엮음 / 아이즐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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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갔다가 당황한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엄마는 열심히 설명 읽어주고 있지만 아이들은 한없이 지루해하면서 간식 먹을 궁리만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막연히 데려가기만 하면 다 될 것 같지만 아이들은 쉽게 지루해한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난 아이들에게 '박물관은 재미없는 곳'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안 갈 순 없고 아이들만 전문 선생님이 있는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게 되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박물관이 재미있는 이야기가 무궁무궁한 장소로 인식시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미리 공부하는 것이다. 알고 떠나는 견학과 모르고 떠나는 견학의 차이는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하지만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막연하다면 당장 아이의 교과서를 펼쳐 봐라. 아이의 교과서에 나와 있는 장소라면 아이도 부모도 더 흥미 있게 찾아갈 수 있을 테니까.

방학 전에 3학년 1학기 교과서를 미리 받아놓고도 들여다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예습을 다 한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이 책은 철저하게 교과서를 분석해서 체험 학습지 12곳을 골라 실어놓았다. 맨처음에 어떤 교과 단원에서 필요한 곳인지, 학습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볼 내용에 대해 감이 잡힌다. 교과서에 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그 체험 장소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중요한 정보들을 풍부한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설명해주고 있다.

박물관마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코너가 있다. 박물관 설명이 지루할 때쯤 아이들을 참여시키면 신이 나서 달려가는 곳이다. 이 책에서는 <생생 실험>이나 <생생 체험> 코너를 만들어 집에서도 해볼 수 있도록 했다. 여건상 박물관에 못 갔다면 이것들만이라도 미리 해보자. 수업 시간에 다시 한번 배운다면 아이는 엄마의 센스에 고마워하지 않을까?

<이곳에도 가 보세요!> 코너는 이미 소개한 체험 학습지와 비슷한 테마의 체험지를 전국에 걸쳐 소개해주고 있다. 책에서 소개한 곳이 거리상 너무 멀어서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배려이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홈페이지 주소가 나와 있어서 어떤 곳인지 미리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내용이 3학년이 되는 아이들이 읽기에는 좀 벅찬 감이 있다. 반드시 엄마가 읽어야 한다. 그런데 고맙게도 아이들에게 읽혀도 재미있어 할 부분이 체험지마다 들어 있다. 바로 <선생님 토크>다. 그 교과 단원에서 배울 것이 무엇인지, 어디로 견학을 갈 것인지, 무엇을 알아볼 것인지 알려준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책 읽으라고 하지 말고  <선생님 토크> 부분만 읽어보게 하자. 그러면 호기심 때문에 다른 부분도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박물관 다녀왔다고 다 끝났다 생각하면 안 된다. 반드시 체험 학습 보고서를 써 보아야 백 페센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책은 체험 학습 보고서를 잘 쓰기 위한 방법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체험 학습 보고서를 쓰기 위해 체험지에서 챙겨야 할 것들, 보고서에 꼭 들어갈 내용, 유의할 점, 여러 가지 형식의 체험 학습 보고서, 특히 보고서에 꼭 필요한 사진 자료들을 실어 오려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완벽한 체험 학습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이 책에 나온 체험 학습지는 땅의 모양을 알 수 있는 지도 박물관(사회),

날씨의 변화를 알려주는 기상청(과학),

생활 속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가회 박물관(미술),

우리 나라 민물고기 들과 만나는 민물고기 생태 학습관(과학),

안산 어촌 민속 전시관(사회),

경쾌하고 신나는 리듬을 느낄 수 있는 세계 민속 악기 박물관(음악),

우리 나라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이천 도예촌과 해강 도자기 박물관(사회),

생생한 곤충의 세계로 안내하는 곤충 박물관(과학),

광공업과 신비로운 석회 동굴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광공업 전시관과 고수 동굴(사회),

화려한 색채의 세계로 안내하는 서울 시립 미술관-천경자실(미술),

시끌벅쩍 흥겨운 정이 넘치는 성남 모란 시장(사회),  

우리 전통 놀이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하회동 탈 박물관(체육) 등 12곳이다.

 이젠 아이들과 함께 체험 학습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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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1-2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없네요,,,울 둘째한테 딱인대..방학이 끝나기 전 체험학습 갈 만한 곳 물색 중였는데...

소나무집 2007-01-24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이랍니다. 아이세움이랑 같은 집안 출판사라서 내용이 믿을 만합니다. 희망 도서로 구매 목록에 넣어주세요.
 
천 년 세계 문화에 풍덩! 루브르 박물관 - 세계문화 Go Go 지식 박물관 13
최윤정 지음, 김수현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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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이들과 함께 루브르 박물관전에 다녀왔다. 국립 중앙 박물관 개관 1주년에 맞춰 한국 최초로 열리는 전시였다. 하지만 전시실에 들어서는 순간 아차 싶었다. 교과서에 소개되었던 걸작과 프랑스 국왕들의 애장품으로 이루어진 전시라는데 내가 작품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었다. 서둘러 데스크로 나와 도록을 한 권 사 들었지만 아이들은 벌써 지루해하고 있었다.

사실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명성과 그래도 아는 그림이 많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찾아간 루브르 박물관전. 하지만 나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은 몇 되지 않았다. 표제작으로 내세운 프랑수아 제라르의 프시케와 에로스, 황제복을 입은 나폴레옹 1세, 들라크루아의 격노한 메데이아, 니코라 푸생의 성가족이 있는 풍경, 고야와 밀레의 작품 몇 편만이 그나마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했다. 같이 간 엄마가 이야기 거리를 찾아내지 못하니 아이들은 지루하게 사람들의 행렬을 뒤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보다도 다양한 모양의 엔틱한 액자에 더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 우리가 잘 아는 '모나리자'  같은 작품을 만날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가면 그만큼 실망도 크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쉽게 찾아갈 수 없는 루브르 박물관, 우리 나라에 찾아온 루브르 작품이라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 꼭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이런 책이 있는 줄 알았다면 미리 보고 갔을 텐데 정말 안타깝다. 더구나 재미있는 동화 형식을 빌어 루브르 박물관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아이들도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다. 3학년 딸아이는 수시로 학교로 가져가 읽곤 한다. 미술관에 갈 계획인 모든 엄마 아빠랑 그림에 관심 있는 초등 3,4학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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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2007-01-17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1학생에게는 너무 어려운 책인가요? 구매할까하고 잇는 책이라서요..지방이라서 박물관은 갈려고 생각중이지만, 못갈수도 있어서 책으로 보여주어도 될까하고요...

소나무집 2007-01-17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읽고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좀 어렵다 싶은 내용의 책은 그렇게 하거든요.
 
썩었다고? 아냐 아냐! 과학과 친해지는 책 2
벼릿줄 지음, 조위라 그림 / 창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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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주요 메뉴는 청국장이었다. 시큼한 김치를 썰어넣고 걸죽하게 끓인 청국장에 아이나 어른이나 밥을 비벼 먹었다. 특히 딸아이는 찌개가 맛있다며 밥을 더 먹기까지했다. 어떤 집에선 먹어라 먹어라 해도 먹지 않는 음식들, 하지만 몸에는 이로운 김치나 된장, 젓갈 같은 음식들을 잘 먹어주는 아이들이 정말 고맙다. 오늘 아침 밥상에서 나누는 대화는 좀더 특별했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청국장과 김치에 들어 있는 미생물 이름을 되새겨가며 밥을 먹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별 생각없이 먹었던 김치나 된장, 젓갈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다 소개되어 있다. 그냥 뭉뚱그려 발효식품이라고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각각의 이름이 다 있었다. 볏짚에서 살던 미생물 바실루스 서브틸리스는 된장과 청국장 발효균, 김치의 시큼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내는 류코노스토크, 국산 천일염으로 간을 한 강경 새우젓 발효 세균인 페디오쿠스, 함경도 사람들이 만들어 먹던 가자미식해 발효 세균인 스트렙토코쿠스, 포천 막걸리의 알콜 발효 미생물인 사카로미케스, 초두루미에서 식초를 만드는 아세토박터 등 이름도 참 어렵다.

전통 음식은 거의 다 집에서 해 먹던 농촌에서 자란 내게 이 책은  낯설지가 않다. 볏짚을 가져다 푹 익힌 콩과 섞어서 안방 아랫목에 놓아두고 며칠이 지나면 지독한 냄새 때문에 도망 다니곤 했던 기억, 부뚜막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던 예쁜 항아리가 바로 초두루미였다는 사실, 명절 때마다 큰 시루에 밥을 쪄서 누룩이랑 섞어 술을 앉힐 때 옆에서 집어 먹던 고슬고슬한 밥. 낯설다면 가자미식해 정도. 하지만 남편이 가자미식해를 좋아하는 바람에 강원도가 고향인 지인으로부터 해마다 주문해서 먹고 있던 터라 정말 반갑기 그지없는 책이었다.

발효 음식은 몸 안에 있는 나쁜 독을 빼주고 새로운 기운이 솟게 해준다. 전국에 있는 발효 음식들을 모아 식당을 차린 주인 아저씨도 발효 음식 덕분에 건강을 회복한 경우다. 아저씨네 식당에 모인 미생물들이 소곤소곤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국에서 모인 덕분에 각 지방의 구수한 사투리도 맛볼 수 있다. 미생물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이로운 점을 들려주고 아이들로부터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해 서럽다고 푸념을 한다. 귀엽고 익살스런 캐릭터의 미생물들이 늘어놓는 이야기가 술술술 재미있게 읽힌다. 실제 미생물 사진도 실려 있어 서로 비교해 볼 수도 있다.

한 발짝 더 코너에서는 각각의 음식이 언제, 어디서 처음 만들어졌는지, 왜 몸에 좋은지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플라스틱 그릇에 밀려 사라져가는 옹기 이야기를 실어 옹기 그릇의 좋은 점까지 알려주는 친절함을 베풀고 있다. 제대로 만든 옹기에 담긴 발효 음식들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책을 읽은 딸아이가 자기도 된장찌개를 해보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우리집이 한바탕 요리 교실이 되기도 했다. 된장이나 김치를 좋아하는 3,4학년 정도 아이부터 읽을 수 있다. 발효 음식을 싫어하는 아이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청국장 찌개가 먹고 싶다고 할 것 같다.

요리 팁 하나, 청국장을 끓일 때 신김치를 썰어 넣고 된장과 청국장을 반반 섞으면 냄새가 별로 안 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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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1-08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들은 청국장,된장찌개는 너무 좋아하는데 김치는 잘 안먹어요,,,볶아주면 몰라도..
요 책을 읽어주면 발효의 신비에 빠져서 김치도 잘먹을라나여???호호...

전호인 2007-01-0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조들의 식생활이라던지 일반 실생활을 보면 과학이 묻어납니다.
저는 청국장 킬러 입니다. 세끼 모두를 청국장으로 준다해도 마다하지 않는.....
 
수학 귀신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지음,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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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가 제목에 '수학'이란 단어가 턱 하니 들어가 있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온 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재미있다는 한마디에 바로 책을 주문했다. 아이는 수시로 책을 들여다보며 킬킬대곤 했다. 그래도 수학책인데 재미보다 공부 쪽에 더 가깝겠지 하는 생각에 쉽사리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나 역시 수학이라면 좋지 않은 기억이 많은 과목이니까. 더구나 만만치 않은 두께는 책을 읽기도 전에 마음을 짓눌렀다.

이 책은 수학 공부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가르쳐준다. '빨리 혹은 정확하게 계산하기'가 아닌 원리를 찾아내고 이해하도록 해준다. 수학이 지겨운 아이 로베르트의 꿈속에 나타난 수학 귀신과 나누는 간단한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냥 읽기만 해도 수학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 내가 수학을 공부하는 동안 선생님한테 이런 원리들에 대해 들은 기억은 거의 없다. 그냥 계산해서 답을 찾는 데만 급급했던 것 같다. 

껌 더하기와 껌 나누기로 배우는 무한히 큰 수와 무한히 작은 수, 깡충뛰기로 배우는 거듭제곱, 근사한 수 소수, 이치에 어긋나는 수 무리수와 제곱근, 삼각형 숫자와 정사각형 숫자의 비밀, 토끼 시계로 배우는 피보나치 숫자, 파스칼의 숫자 삼각형, 꼭지점 면 선을 통해 배우는 오일러의 공식 등 수학 귀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신기하기만 하다. 이게 다 뭔가 싶겠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들임을 알게 된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숫자들 속엔 숨겨진 비밀들이 많다. 그 비밀을 로베르트와 수학 귀신이 꿈속에서 만나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 로베르트의 수학 선생님 보켈 박사는 지겨운 계산 문제만 풀도록 한다. 그러니 선생님도 수학 시간도 지루하기만 하다. 하지만 수학 귀신을 만나 그 계산의 비밀을 알아낸 이후 로베르트는 그 계산 문제마저 재미있어 한다.

로베르트의 꿈속에서 수학 귀신을 만나다 보면 원리만 알면 수학은 결코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의 꿈속에도 수학 귀신이 찾아와 주길 간절히 희망할 것 같다. 수학을 잘하고 싶은 것은 모든 아이들의 희망이니까.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물론 싫어하는 아이들도 모두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더 좋아하게 될 것이고, 싫어하는 아이들은 그동안 수학을 싫어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 아이는 2학년인데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책읽기가 되는 아이라면 학년에 관계 없이 읽혀도 좋은 책이다. 어려운 이야기는 그냥 넘어가면 된다. 언젠가는 고개를 끄덕이게 될 날이 올 테니까. 엄마 아빠가 함께 읽고 수학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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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온다 - 서해 염전에서 나는 소금 어린이 갯살림 4
도토리 기획 엮음, 백남호 그림 / 보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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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방학 때 염전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친정아버지께서 이 책에 나온 염전에 아는 분이 있다며 구경시켜 주겠다고 하셨다. 마침 조카 네 명도 와 있던 터라 아이들은 신나 했다. 특히 제주도에서 올라온 조카들은 생전 처음 보는 염전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해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

햇빛에 검게 그을린 염부 할아버지의 친절한 설명은 이 책에 나온 그대로였다. 정말 덥고 힘드실 텐데 아이들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할아버지의 설명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듣던 아이들. 미리 책을 보고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바닷물이 짠 줄은 알았지만 그 바닷물에서 새하얀 소금이 나온다는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했다. 사실은 염전에 처음 가 본 나도 신기했다. 마침 소금꽃이 피어나고 있어서 더 실감이 났다.

소금 창고에 가득 쌓인 새하얀 소금 산 앞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일제히 '와!'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렇게 많은 소금을 본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만져 보고 먹어도 보면서 아이들은 바다에서 온 소금의 존재를 확인했다.

염전에 다녀온 후 이 책을 샀다. 우리 딸아이는 무척 반가워하며 아는 척을 했다. 직접 가서 본 염전을 그림책에서 보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정말 꼼꼼하게 소금이 오는 과정을 그리고 이야기에 담아냈다. 소금이랑 소금 창고랑 그 주변 풍경이 정말 똑같다. 염전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얼굴이 할아버지에서 아주 젊은 삼촌으로 바뀐 것만 빼고.

소금밭을 소개해주는 여자 아이가 그때 뛰어놀던 우리 아이들 같아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그 동네에 정말 이렇게 삼촌이나 아빠를 부르며 달려와 줄 아이들이 살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유난히 반짝거리는 소금은 화학 소금일 가능성 백 퍼센트란다. 그리고 좋은 소금은 뒷맛이 쓰지 않고 달다고 한다. 늘 먹는 소금 이야기를 이 책을 읽으며 해준다면 바다에 갈 때마다 아이들은 소금을 떠올리지 않을까? 한번쯤 아이들을 데리고 염전에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충남 태안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염전 방문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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