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수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34분, 바깥 기온은 29도입니다. 습도가 높은 오후예요.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밤에는 비가 가끔 내리는 것 같았어요. 가끔이라는 건, 비가 아주 짧게 내리고 조용하다가 다시 잠깐 내리는 그런 느낌 비슷합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는 무척 후텁지근해지기 시작하더니, 3시에서 4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자, 비가 살짝 내리고 있어요. 많이 오는 건 아니고, 빗방울이 작게 조금씩 내리는 그런 느낌인데, 역시 습도가 높으니 비가 와, 하면서 우산을 꺼내고 조금 있으니 비가 그치는, 짧게 지나가는 비입니다. 장마 기간이라서 비가 자주 올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자주 오지는 않았는데, 오늘 같은 날을 지나면서, 지금이 언제지? 장마기간이야, 같은 이야기를 조금 덜 듣고 싶은지 다시 습도 높은 날이 돌아왔습니다.
습도가 높은 날이지만, 더운 날이기도 합니다. 29도니까요. 어쩌면 7월은 앞으로 30도 넘는 날이 많아지겠지만, 아직은 29도인 날도 무척 덥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살짝 비가 오고 있어서 습도가 높기도 하고요. 비가 많이 오는 건 아니어서 어른들은 우산을 쓰고, 아이들은 그냥 비맞고 걸어갑니다. 우산이 있는데 이 정도는 우산 쓸 정도가 아닌 건가봐요. 우산이 있어도 가끔은 갑자기 내리는 비에는 비를 맞으면서 우산을 펴게 되는데, 오늘 같은 날은 흐리지만 햇볕이 있으면서 비가 와서 그런지 우산 안 쓰고 지나가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하지만 눅눅해지니까, 우산을 쓰는 게 낫지, 하는 마음으로 썼는데, 우산을 접으면서 보니까 물기가 많지 않았어요.
어제의 사진입니다. 화단에 이런 꽃이 길쭉하게 올라와서 피었습니다. 한 1미터 정도 되려나, 아니 그 정도는 아닐 것 같기도 하고, 한 80cm 정도? 일지도 모릅니다만, 다른 꽃보다는 길게 올라와서 살짝 보랏빛이 도는 꽃이 피었습니다. 이거 전에 들었는데,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데... 화단의 다른 것과 달리 조금 더 길게 줄기가 올라왔어요. 매년 이 시기에 꽃을 피었나, 그런 것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꽃은 어쩐지 익숙해, 한 번 본 것 같은 그런 느낌. 생각할 것도, 중요한 것도 많아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은 요즘 잘 잊어버립니다. 그, 뭐지? 하는 게 너무 많아져서, 명사와 동사 부분이 **표시된 것처럼 그게 그게 그게 할 까봐 걱정이 되는데, 실은 오래전부터 그랬어, 적어도 7~8년은 되었을거야, 같은 마음의 소리가 정답일지도요.^^;
요즘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은 편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지면, 어떤 일이 생기는 지 잘 몰랐는데,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사소한 것에 예민해진다거나, 사소한 것들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 같은 불필요한 상태가 된다거나, 그런 것들입니다.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잘 몰랐는데, 어쩌면 머리 속의 정보처리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일단 쉬어야 해, 하는 마음으로 어제는 일찍 자고 싶었습니다만,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3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비자발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바깥에서 들리는 목소리 때문에요. 거의 30여분 넘게 비슷한 말을 하더니 결국 파란색과 빨간색의 불빛이 보이는 경찰차를 타고 가셨는데, 그리고 잠은 끝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아침에는, 잠을 못 잤어, 라는 말을 하고 있더라고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그 때쯤에는 반쯤 잠이 든 상태였을 것 같습니다. 가끔은 반쯤 자면서도 너무 졸려, 같은 말을 하는 건 조금 이상하지만, 너무 졸리면 자면 되는데, 이상하게 그럴 때는 안 자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사소한 것들을 조금 덜 걱정하고, 사소한 일들은 조금 무던해지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은 잘 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그럴 수록 더 사소한 것에 꼼꼼해지는 역효과가 생길 때도 있습니다. 왜, 노력하는데! 그렇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상한 것... 이 아니라, 그냥 가끔은 잠깐 멈춰서 지금 뭐하지 하고 생각해보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오늘은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단 앞으로 가야해, 라는 목표가 생기면 앞으로 가는 것 말고는 별 생각이 없어서 좋을 때도 있지만, 앞으로 가고 싶은 마음만큼 앞으로 가지 못해서 속이 답답할 때도 있으니까요.
언젠가 무척 사소한 일로 소리없이 투덜거리다, 갑자기 시간이 무척 아까워서 그만한 적도 있어요. 어느 날에는 기분 나쁜 상태로 있다는 것이 지겹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것 말고 재미있는 것, 지금 필요한 것 하자, 하면서 맛있는 주스 한 잔을 마시고 다른 것들을 하고 잊어버렸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그런 것처럼 이쪽에서 저쪽으로 스위치를 잘 바꿀 수 있는 날이 좋은데, 잠을 잘 못 잔 날에는 그런 여러가지들이 잘 되지 않는 편입니다.
오늘은 오늘의 일로 바쁜 것, 지나고 나서 보면 그런 순간은 짧은 시간에 채울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루하고 잘 모르고, 그런 것들이 많습니다. 아직은 막연한 것들을 하고 있으니까요. 가끔은 바로 바로 결과가 나오는 일을 좋아하고, 때로는 오래 준비해서 결과를 만나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크고 작은 것들, 중요하고 사소한 것들, 그런 것들을 뒤섞어서 매일 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은 다시 비가 올 지도 모르고, 계속 더울지도 모릅니다.
장마가 시작된 7월은 비가 자주 오는 거니까요.
시원하고 기분 좋은 오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