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외국 영화 보다 우리영화를 더 많이 보기 시작했다. 외화를 보려면 눈이 좋던가 외국어 실력이 좋던가 해야 하는데 난 이 두 가지가 다 결격사유다. 아마도 가면 갈수록 더 심각해질 것 같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우리영화도 제법 잘 만든다. 결국 아주 좋은 작품이 아니면 이제 외국영화 볼 일은 별로 없지 싶다.             


                   


몇년 전에 일본 원작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때 제목은 원작소설 그대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를 그대로 썼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판에선 그냥 '조제'만 쓴다. 조제는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주인공 이름이란다. 일본판은 본지가 오래되서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조제를 위해 버려진 헌책들을 모아 가져다 준 것 외엔. 어쨌든 그래서일까? 한국판이 훨씬 좋다는 느낌이다. 물론 일본판은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만 영화의 미장센이나 음악이 한국판이 훨씬 더 좋다. 잔잔하고 차분한 진행도 좋고. 남주혁의 소년 같은 연기도 좋긴 하지만 한지민의 속삭이는듯한 연기가 더 좋다. 

하지만 이 영화의 숨은 주역은 따로 있다 싶다. 그건 할머니 역을 맡은 허진이란 배우다. 워낙 옛날 배우라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7.80년에 주로 조연으로 나왔고 이후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다 최근 다시 심심찮게 tv나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창 때 다소 이국적 외모로 나름 인기가 많았었다. 그땐 어려서 이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지 어떤지 잘 몰랐다. 요즘 다시 보니 연기를 정말로 잘하는 배우란 생각이 든다. 물론 그래봐야 노인 역이겠지만 왜 진작 주목해서 보지 못했을까, 조금만 젊었다면 다양한 배역을 보여 줄 것 같은데 정말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배역에 따른 역할 창조와 호흡이 좋은 배우란 생각이 든다. 지금은 나이가 많아 몇씬 밖엔 나오지 않고 있는데 여기에선 꼬장하면서도 억척스런 노인으로 나온다. 

초반엔 밥 먹는 장면이 유난히 많이 나온다. 그게 뭔가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알겠지만 조제와 할머니는 서로 모르는 사이로 유사가족이다. 거기에 영석이 끼어서 밥 먹다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같은 동명의 미국영화를 떠올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용은 전혀 다르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와, 이렇게 재수없고 비극적인 여자가 있을 수 있을까? 한숨이 절로 나온다. 7년 전 6살 난 아들을 잃어버렸다. 그 아들을 찾느라 남편은 안 다녀 본 곳이 없고, 여자는 남편을 대신하여 생계를 책임지며 살고 있다. 그런데 그 남편도 아들을 찾으러 가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다. 그것도 아이들의 장난 문자를 받고 가다가. 

하다못해 진짜 믿을 만한 제보를 받긴하는데 그 연락을 직접 받지 못하고 시동생을 통해 받은 것이라 남편의 사망보험금도 뜯긴다. 여기까지만 보면 좀 작위적이란 느낌도 든다. 

어쨌든 제보를 받고 낚시로 유명한 어느 한 섬에 도착하게 되는데 뭔가 범죄의 냄새와 왠지 아들이 여기 있을 것만 같은 강한 느낌을 받는데 주민들도 뭔가를 숨기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쯤되면 여자의 편은 하나도 없고 세상엔 악인만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정의로워야 할 경찰이 주민들을 온갖 매수하여 마을 전체를 좌지우지 한다. 그야말로 악의 끝판왕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고 나중에 이 경찰과 육탄전 끝에 겨우 아들을 만나는가 싶은데 이번엔 파도가 아들을 앗아간다. (이것 역시도 안타깝긴 하지만 작위적이란 느낌이 든다. 영화는 여자를 어디까지 불행하게 만들어야 만족할지 모르르겠다.) 남자와의 육탄전은 볼만은 하지만 이영애 배우가 그런 역을 맡기엔 좀 안쓰럽다. 여리기도 하거니와 그만도 50줄 아닌가. 그런 액션씬은 좀 힘들지 않았을까? 

아이를 잃은 부모의 삶이 어떨지 또한 유괴나 납치된 미아들은 어떤 삶을 살게될지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작품이다.


내가 본 세 편의 영화 중 단연 최고의 영화다. 아니 아마도 올해 본 영화중 가장 최고의 영화는 아닐까 싶다. 내가 원래 영화 별점이 좀 짠 편인데 한마디로 별 다섯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 처음엔 <<암살>>과 헷갈려서 안 보려고 했다. 근데 안 봤으면 큰 일 날뻔했다. 주인공이자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이 본의 아니게 김진우(공유)란 조선 밀정과 엮이면서 그 또한 밀정의 밀정이 되고만다는 얘기. 영화 전편에 깔리는 누가 진짜 밀정인가를 밝히는 두뇌게임도 볼만하다. 송강호 특유의 궁시렁 거리는 연기는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빛을 발한다. 

다 좋긴한데, 실제로 공유나 한지민이 의열단 단원이되면 안 된다 싶다. 영화니까 봐주지 그들의 미모로 일부러 표적이 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밀정은 평범하거나 그 보다 더 못 생겨서 눈에 띄지 말아야 한다.  의열단 단장의 정채산 역을 이병헌이 특별출연하여 나오는데 별로 존재감이 없다. 송강호와 공유 사이에서 함께 술통을 비우는 역할 밖엔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의외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만큼 이 영화는 을의 영화다. 

부연하자면, 가장 좋은 영화긴한데 뭔가 빠다 냄새가 난다. 제작사의 입김일까? 암튼 아직 안 봤다면 강추다.


 이 책이 모티브가 됐다는데 급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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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1-29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강의 소설, <슬픔이여 안녕>을 읽었는데 큰 인상을 남기지 않아 다른 작품은 읽지 않았어요.
그런데 사강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암살, 이란 영화가 떠올라서 밀정을 안 볼 뻔했는데 님의 추천작이니 볼게요. 넷플릭스에 있을 것 같네요. 저도 외국영화를 보려면 자막도 봐야 해서 피로가 느껴지는데 넷플에서 보면 볼 만해요. 뒤로 가기가 있어 다시 보면 되고, 정지 버튼을 눌러 놓친 자막을 볼 수 있거든요.
송강호 주연의 작품은 다 봐도 좋을 듯합니다. 대스타가 출연 결정을 할 때엔 가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고, 송강호 님 정도 되면 시나리오만 봐도 좋은 영화인지 아닌지 안목이 뛰어날 것 같아서요.
대스타들은 시나리오 보고 출연 결정을 한다고 해요. 거절도 많이 한다는 거죠.^^

stella.K 2023-11-29 14:19   좋아요 1 | URL
사강은 아주 오래 전 10대 말인가? 20대 때 몇권 읽은 것 같아요.
나쁘진 않았는데 뭔가 소녀감성이었던 것 같아 아주 좋아했던 건 아니었어요.
또 그 시절 왠지 소설이 시큰둥해서 더 더욱 별로라고 생각했는지도 몰라요.
지금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암살-밀정. 저만 착각한 게 아니군요. ㅎ
게다가 다룬 시대도 비슷해서 더 헷갈렸을 거예요.
송강호는 약간 찌그러진 역할도 잘 소화해 내더군요. 그래야 그 특유의
궁시렁이 나올테니.ㅋ
즐감하세요.^^

2023-11-29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9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3-12-01 0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를 거의 안 봐서... 한지민은 <조제>와 <밀정>에 나왔군요 한지민은 이름 알고 있었네요 텔레비전 드라마도 거의 안 보니 이름 인터넷 같은 데서 봐도 얼굴 잘 몰라요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네요 stella.K 님이 한국 영화 좋아하시니 좋은 한국 영화 많이 만들면 좋을 텐데... 코로나 때문에 영화 만드는 게 어려워졌다는 말도 있더군요 영화관에 가는 사람이 줄어서... 영화가 아주 없어지지는 않겠지요


희선

stella.K 2023-12-01 20:09   좋아요 0 | URL
TV나 영화를 거의 안 보시는군요.
저는 자꾸 그런 것만 보게되서 큰 일 났습니다.
아무래도 점점 눈도 안 좋아지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짧아지니 자꾸 TV를 보게되는 거 같습니다.
코로나 여파가 오래 갈 모양인가 봅니다.
뭐 그런 말도 있지만 또 나름 자구책을 모색하겠죠.
이번에 한꺼번에 몰아서 보긴했는데 그래도 우리 영화
확실히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못해도 기본을 할 겁니다.^^

yamoo 2023-12-02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제 밀정 나를 찾아줘(미국판)는 봤습니다. 조제는 영화보고 후유증이 좀 갔어요. 잘 만든 영화지만 좀 우울한 영화였다는 생각...

나를 찾아줘(미국판)와 밀정은 재밌게 봤네요. 음...한국판은 내용이 전혀 다른가 봅니다. 넷플에 올라오면 봐야겠으요~~

며칠 전 서울의 봄 봤는데 대박 재밌었습니다! 뻔히 다 아는 내용임에도 연출의 승리랄까...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순식각에 가더군요..ㅎㅎ 스텔라님에게도 강츄합니당~~~

stella.K 2023-12-02 11:32   좋아요 0 | URL
오, 글치않아도 서울의 봄 평이 좋더라구요. 저도 함 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근데 나를 찾아줘 한국판은 전혀 다를 내용 맞아요. 하지만 야무님께 추천하기엔 조심스럽네요. 보시겠다면 크게 기대 안하시고 보시면 볼만하실 수도 있구요.ㅋ
 

1. 지난 주 오늘,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만나서 원없이 걸었다. 다리가 아파 죽는 줄... 


2. 장소는 잠실 롯*몰. 잠실 나가본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오다 가다 스친 적은 있어도 거기서 누군가를 만나보기는 몇십 년만에 처음 있는 일은 아닐까 싶다.


3. 잠실하면 떠오르는 건 종합운동장일까? 나는 롯*월드나 석촌호수가 생각나던데. 호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곳은 참 매력적이다. 앞으로 우리들의 모임을 그쪽으로 하자고 했다. 그렇게 되면 친구 한 놈을 빼면 조금 먼 곳에서 오는 건데 그렇더라도 그게 훨씬 좋겠다 싶었다. 그동안 우린 만난다면 강남이었다. 좀 촌스러운가? ㅎ


4. 앞서 한 놈이란 친구와 얘기를 나누다 얼마 전 메디치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얘기가 나왔다. 그 친구는 지난 여름 내 책을 읽고 내가 책을 더 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얘기한 건데 그 말끝에 그런 큰 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자랑스러워(난 아직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지 못했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꺼낸 말이었다. 그러자 그 친구가 "한강 작가가 네 친구야?" 한다. 아, 이렇게 민망할 수가. 한강 작가가 그리된 줄은 나 같이 책 좋아하는 사람이나 아는 거지 일반인이 알 리가 없지 않은가. 더구나 그녀는 문학계의 성덕이고 나는 그저 일개의 평민일뿐인데 그 친구는 내가 오래 전 책을 내고 대본 좀 써 봤다는 이유만으로 그 작가와 내가 친구인 줄 안다. 

이 친구야, 난 한강이 내 친구이기 보다 네가 내 친구인게 더 좋아. 


5. 올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일찌감치 내는 것 같다. 이게 뭐 예수님 오신 것을 예비하기 위한 분위긴가? 불경기에 돈 좀 쓰라는 분위기지. 물가가 싸야 뭘 좀 해 보지. 당췌 옴짝달싹을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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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k0501 2023-11-18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밌네요. 후하하~~
저, 페크예요. 잠자려고 누웠다가 첫 댓글 쓰려고 폰으로 누운 채 씁니다.
굿나잇!!

stella.K 2023-11-19 18:27   좋아요 1 | URL
앗, 고맙습니다. 일부러 댓글을 써 주시다닛!^^

책읽는나무 2023-11-19 0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엽습니다.ㅋㅋㅋ
근데 한강 작가님은 친구라고 거짓말을 하기에도 너무 넘사벽인 후덜덜 존재인 것 같아요.ㅋㅋ

stella.K 2023-11-19 18:30   좋아요 1 | URL
그 친구가 원래 귀엽게 생겼습니다. 마음씨도 좋고. ㅎㅎ
그렇죠. 한강 작가는 성덕이며 넘사벽이죠.ㅠㅋ

cyrus 2023-11-20 0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말에 자주 가는 책방이 <일글책>과 <직립보행> 두 곳뿐인데 거기 가면 저만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요. 책 얘기도 하고 요즘 돌아가는 사회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정말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눠요. 지난 주말도 <일글책>과 <직립보행>에 갔는데 생각해 보니 최근에 상 받은 한강의 소설에 관해 얘기한 적이 없었어요. ^^

stella.K 2023-11-22 14:37   좋아요 0 | URL
아주 주말을 알차게 보내고 있구나.

사실 나도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사 놓고 아직도 안 읽고 있다. 영화를 봤는데 더 보기가 싫은 거야. 이 작가에 대해선 호불호가 좀 있는 거 같더군. ㅋ
 
사소한 취향 - 교유서가 소설
김학찬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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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작가의 작품집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유머와 위트도 있지만 나름의 노련미 내지는 능청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작가들이 작품집을 내면 표제 작을 쓰지 않나. 나는 당연 '사소한 취향'이란 작품이 이 책 어딘가에 수록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없다. 이 제목은 '프러포즈'란 작품에 나오는 말이다. 순간 살짝 한 방 먹은 느낌이었다. 이건 교란이라면 교란이다. 거기에 넘어가다니. 독자와 두뇌 싸움이라도 하자는 건가 싶기도 하다. 독자는 작가가 한없이 친절해 주길 바라고 있는데 말이다. 


​또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좀 애매한 느낌을 갖게도 한다. 이를테면 말했던 작품 초두에 그런 말이 나온다. '소설가가 등장하는 소설은 질색이'라고. 물론 그것은 화자의 취향이다. 하지만 그 말은 화자가 처음은 아니며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고.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 실제로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작가는 심심찮게 등장하곤 한다. 왜? 멋있으니까. 이 작품도 봐라. 화자는 그렇게 말하고도 버젓이 등장시키고 있지 않은가. 그것도 화자 자신이 작가다. 


그것도 부족해, '모든 소설가는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공리다. 그러나 자신을 팔아먹는 작가는 상상력아 고갈된 자다(138p).'라고 쓰고 있다. 사실 그 말은 틀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팔아 작가가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어느 정도 작가로서 노련미를 갖추면 이걸 슬쩍 변형시키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만 우려먹으려 한다면 말 그대로 상상력이 고갈된 작가가 맞다. 하지만 자신이 경험을 글로 쓰려고 하면 평생을 써도 다 못 쓴다는 말도 있다. 심지어는 그렇게 해서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작가도 있지 않은가.


또 봐라. 화자는 출판사를 하는 선배로부터 하루키를 취재해 오라는 지시를 받고 한때 잠시 좋아했던 출판사 직원과 함께 일본으로 취재를 간다. 그럼 독자인 나는 또 잔머리를 굴리게 된다. 언제 작가가 정말 하루키를 취재한 적이 있었나? 아니면 일본을 여행하면서 하루키를 만난다면 어떨까를 상상하며 쓴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냥 작가가 상상하는 제3의 인물이면 고민할 필요도 없겠는데 하루키라지 않는가. 이만하면 작가는 독자 머리 꼭대기에서 놀겠다는 심산이군 싶다. 


원래 소설은 허구고, 작가와 작품을 동일시하면 안 된다지만 뭔가 믿고 싶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물론 그만큼 작가가 글을 잘 쓴다는 말도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가는  글빨 하나는 인정해야 할 것 같긴 하다. 수록작 중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왠지 다음번에도 이런 식이면 별로 읽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분명 작가는 독자 보다 나아야 하지만 이렇게 독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작가는 솔직히 별로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시의성도 있고, 형식미도 있어 나쁘진 않았다. 


작가는 '고양이를 찾'이란 작품에서 뭔가 유기견 대신 유기묘로 대치하고 그것을 데려다 키우는 과정과 애환을 그리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개를 키워봤어도 고양이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던 나는 고양이에게 이런 면도 있나 새롭기도 하면서 왠지 쓸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책 어디쯤 읽게 되면 비둘기를 삶아 죽이는 장면도 있던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그건 솔직히 좀 충격적이기는 하다. 물론 비둘기가 88올림픽 때 요긴하게 쓰였던 것도 알고 있고 이후 애물단지가 되었다는 말은 들어보긴 했는데 천적이 없는 걸까 그렇게 해서 개체 수를 줄이려고 하다니. (하긴 백숙도 끓여 먹는데...)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부터 동네 공원의 비둘기가 없지는 않은데 눈에 띄게 줄었다 했는데 그게 그런 이유 때문인가 의문을 갖게 만든다.      


문체가 힘이 있고 톡톡 튀기도 하는데 전반적으로 읽고 나면 묘한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제목은 '개인적 취향'의 다른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겐 뭔가 과유불급의 작가는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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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3-11-16 2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상상력이 고갈된 작가들은 ‘앎‘이 멈춘게 아닐까 합니다. 저는 모든 글들이 알고자 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다고 보거든요. 아무리 우려먹는 글이라도 다른 시각과 통찰의 변형으로 얼마든지 신선해질 수 있는데 말이에요.

stella.K 2023-11-17 20:07   좋아요 2 | URL
와우, 어떻게 이런 근사한 말씀을...!
맞습니다. 매우 동의합니다!!
생각이 멈추면 작가로서의 생명도 끝인거죠.

페크pek0501 2023-11-17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나 소설에 작가가 나오면 흥미로워 좋아합니다. 일부러 그런 영화를 찾아 보려고 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요. 작가는 늘 저의 관심 대상이거든요. 작가들이 궁금합니다...

stella.K 2023-11-17 20:11   좋아요 1 | URL
맞아요. 흥미롭죠.
언니 혹시 TV 드라마로 나왔던 도스토옙스키 보셨나요?
작년인가 언제 보고 페이퍼 올린 적있었는데.
암튼 작가가 나오는 영화 좋아하시면 그거 추천합니다.
일 포스티노도 좋구요.^^

레삭매냐 2023-11-18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옷 왠지 땡기는 책이네요 :>

근처 중고서점에 있으면 사볼라고
했는데 아숩게도 없네요.

내일 도서관에 가니 함 빌려다 볼
까 합니다.

stella.K 2023-11-18 20:48   좋아요 0 | URL
찾아 보시고 없으면 말씀해 주세요.
보내드릴 수도 있어요.^^
 

내가 보는 지*TV에서 이번 한 달, 때 지나간 영화를 싸게 볼 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요즘 드라마 보느라 영화 보는 걸 좀 멀리하고 있지만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아 틈나는대로 보려고 한다. 편당 550원이지만 할인해서 440원. 요즘 같은 고물가에 중고 책과 영화가 허한 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구나 싶다. 근데 영화가 딱히 재미는 없었다.



 영화는 세계적인 팬데믹 때문에 감염이 안 된 사람을 이주시키고 혹시 어떤 사정에 의해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돕겠다고 텅빈 도시에 좀비와 싸우는 남자의 고독에 촛점을 맞추었다. 

이 영화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보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다.이전에 봤다면 뭐 영웅의 고독? 이런 게 생각났을 것 같다. 허리우드 표 똥폼을 알아줘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 영화 를 볼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현실은 더 아수라장 아니었나. 난 원작을 영화화 했다고 해서 봤을 뿐인데 윌 스미스의 연기는 좋긴한데 그것만 빼면 뭐가 남나 싶다. 윌의 육체미는 끝내 준다.ㅋ 벌써 10년도 넘은 영환데 작년인가 올해 초 아카데미 시상식에 나온 그를 봤을 때 별 차이가 없던데 자기관리 잘 하는 배운가 보다.


차라리 뮤지컬 영화로 만들지 뭐 때문에 이렇게 찍었을까 싶다. 그냥 화려한 쇼를 보는 것 같다. 속 빈 강정 같다고나 할까? 언젠가 누가 책 리뷰에서 뭐가 위대한 개츠비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도대체 뭐가 위대하다는 건지? 데이지를 끝까지 사랑해서? 어쨌거나 난 아직 원작을 읽어 보지 못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읽고 싶은 마음이 더 없어졌다. 주인공 디카프리오도 역변을 겪은 이후 별론데 이 영화에선 더 별로였다.

오히려 로버트 레드포드와 마이 패로가 나온 오리지날 버전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호러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최근 원작이 나왔다고 해서 호기심에 봤다. 무려 50년된 영화다. 개봉 당시에도 무섭다고 호들갑이고 게다가 연소자 관람불가인가 했을 것이다. 나는 어린 나이에 간 떨어트릴 일 없으니 볼 엄두도 내지 않았고, 커서는 더더욱 볼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15세 관람가로 되어있다. 그동안 간간히 호러물을 봐온지라 역시 무섭지는 않다. 오히려 무섭다면 요즘 호러물이 더 사실적이고 무섭지 막상 보고나면 이게 뭐야 실망 수준이다. 단지 내가 끝까지 본 건 오랜만에 70년대 영화풍이 나를 자극해서다. 영화가 오래되기도 했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니 굳이 흠 잡고 싶지는 않지만, 사탄 원수 마귀는 꼭 이렇게만 역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교묘하고 영리하고 일상적이다. 그런데 영화는 아주 특별하게 다루고 있다. 물론 특별하긴 하지. 하지만 그런 것으로인해 이면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엔 기독교에서조차 악마, 귀신을 배제시키는 경향도 있는데 그게 오히려 사탄이 좋아하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악귀'를 보면서 민속학에서조차 귀신의 존재를 연구하고 다루는데 (물론 스토리텔링으론 그만이지. 상상력 짱!) 하물며 기독교에서 이것을 연구하지 않는다는 건 신학을 전복시키겠다란 의도로 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영화는 너무 그로테스크한 면을 부각시켜 오히려 반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책이 그것을 만회시켜 뭔가의 교훈을 얻을 수 있겠는지 잘 모르겠다. 난 첫 인상이 안 좋으면 그 다음은 여지를 잘 안 두는 편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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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1-15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개츠비를 영화로도, 소설로도, 오디오북으로도 접한 사람으로서 말한다면,
개츠비의 위대함은 한 번 세운 목표를 향해 의지를 꺾을 줄 모르고 직진하는 굳은 신념의 소유자면서 실천자라서가 아닐까 해요. 말이 쉽지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직진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데이지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한번쯤 와 주겠지 하고 파티를 여는 것도 그렇고요. 아낌 없이 투자하잖아요. 손익을 따지지 않고. 그 순수함도 위대한 게 아닐까 해요.

문학에선 당연히 위대한 것을 위대하다고 하면 감점, 이에요. 남들이 의문을 가질 만한 것에 위대함이란 이름을 붙여야 신선하지요.ㅋㅋ 고정관념 깨기, 입니다.^^

stella.K 2023-11-15 14:29   좋아요 1 | URL
아, 정말 그러겠네요. 근데 이 영화는 너무 화려한 볼거리로 충만해서 그런게 잘 드러나지 않더군요. 아님 전 미국문학은 호불호가 좀 심하더라구요. 언젠가 읽은 솔 벨로의 소설도 전 좀 불호였죠. 나중에 언니 말씀 참고해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오는 걸로 다시한번 봐야겠어요. 조언 고맙습니다. ^^

페크pek0501 2023-11-16 22:30   좋아요 1 | URL
저도 영화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파티를 주말마다 여는 이유가 데이지와 마주치기 위해서라는 것도 책을 보고 알았어요. 영화는 내가 영화에 속도를 맞추어야 하니 보기 힘들어요. 대단한 집중력을 필요로 해요. 극장에서 봤거든요.
책은 제가 속도 조절을 할 수 있으니 내용을 이해하기 유리해요.

요즘 남자라면 미남인데다 돈 많은 미혼 남성이 애 딸린 유부녀와 미래를 함께할 생각을 하겠어요. 개츠비니까 그러는 거죠. 훌륭한 점이에요.ㅋㅋ

stella.K 2023-11-17 20:01   좋아요 0 | URL
엇, 정말요? 데이지가 애가 있어요?
영화에선 없는 걸로 나오던데 원작에는 있나요?
언제고 원작을 읽어 봐야겠네요.
솔직히 이 영화가 불만스러운 건 데이지를 백치미로 그렸다는 거죠.
넘 심한가요? 암튼 데이지가 잘 안 드러나는 것 같더라구요.
어찌보면 당연하긴 하겠죠.
차리리 로버트 레드포드 버전으로 봐야 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해요. ㅎ

2023-11-18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8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0.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이제 더 이상 남은 가을에 이상 기온은 없겠지?


1. 며칠 전 나의 노모가 슬픈 말을 했다. 글쎄, 이제 책을 그만 사 보란다. 그게 그냥 내가 책 사 보는 게 꼴 보기 싫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마치 눈도 나빠지고 나이도 많으니(?) 독서는 그만 은퇴하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독서를 은퇴한다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정말 그런 날이 올까 싶기도 하다. 

하긴 눈도 안 좋고, 점점 앉아 있는 시간도 짧아지고 있으니 나도 언제부턴가 책을 진짜 못 읽을 때를 대비해서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를 생각하곤 했다. 그러니 엄마의 말도 일리는 있다 싶다. 만일 그렇다면 독서 대신 뭘 할 건지도 생각해 봐야할 것 같다. 

엊그제, 얼마 전 타계한 고 박서보 화백의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던데 책을 안 읽게되면 이런 다큐멘터리를 챙겨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2.

하지만 내가 누군가? 엄마의 뜻을 보기 좋게 거역이라도 한듯 책을 주문해서 오늘 받았다.

왼쪽 책은 지난 여름 저자인 김남준 목사가 한 간증 프로그램에 나온 것을 보고 사 봐야지 벼르고 있던 책이었다.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의 8 문장으로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간 에세이다. 듣기만 해도 대단하지 않나? 근데 막상 책을 받고 보니 생각 보다 두껍지도 않고, 한 페이지 당 글자도 별로 많지도 않다. 시집 보다는 많지만 여느 에세이에 비하면 적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사실 이 양반 좀 대단한게, 사춘기 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책만 줄창 읽다가 인생이 허무해 자살 시도도 하고 그러다 기독교에 귀의해서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신학을 해 교수를 하다 목회자가 되었다.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무려 5회나 수상 하기도 했는데, 현재 자신이 보유한 책이 3만권인가 6만권? (듣고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린다. ㅠ) 어쨌든 만 단위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양반 집엔 아예 큰 서고가 있지 않을까? 그 서고엔 어떤 책이 있을지 궁금하다.


사실 책을 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오른쪽의 책, '지휘의 발견'이 눈에 먼저 띄였다. 오래 전부터 메에스트로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뭐 클래식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휘자에 대해선 궁금했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 연주를 할 때 특별히 지휘자한테 눈도 안 주고, 또 말에 의하면 연습 때도 단원들이 지휘자의 말을 별로 듣지도 않는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지휘하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일까 궁금했다. 기업가의 리더십은 별로 궁금하지 않은데 지휘자의 리더십은 궁금한지라 마침 중고서점에 싸게 나와 같이 구매를 하게 됐다.평도 괜찮고,    


2-1. 사실 저 두 권을 사는데 2만원이 채 들지 않아 책 한 권을 더 살까 하다가 포기했다. 그냥 배송비 1500원을 까고 샀다. 좀 아깝긴한데 시내버스비도 그 돈 아닌가? 그나마 왕복이면 더 들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ㅠ 그런데 이 2만원 이상 무료가 전에도 그랬나 아니면 이번에 인상된 건가 기억이 없다. 


3. 재작년까지만 해도 동네 지물포 주인 할머니가 가게 출입구에 늦가을부터 봄까지 붕어빵을 팔아었다. 근데 물가가 올라서일까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어서일까 작년부터 장사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못 먹겠구나 했는데 길 가다 우연히 붕어빵을 파는 푸드트럭을 발견하고 얼마나 다행이던지. 

하지만 가격이 문제다. 앞서 말했던 할머니는 천원에 3마리 주던데, 그 푸드트럭 젊은 여사님은 5천원에 7마린가, 8마리 주더라. 그래서 많이도 못 사 먹고(?) 두번쯤 사 먹었다. 뭐 붕어빵이야 기분으로 먹는 거지 정말 좋아서 먹는 건 아니지 않는가. 게다가 이젠 비싸져서 길거리 대표간식도 아니다. 하지만 불안하긴 했다. 없어지는 건 아닌가 해서.  

그런데 왠걸, 올해는 그런 걱정 1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동네에 아예 호두과자와 함께 붕어빵을 낸 가게가 발견돼 이제 붕어빵 못 먹을 일 없겠구나 했다. 그런데 왠걸, 마트 갔다 오*기에서 아예 냉동식품으로 나와 있더라. 급한 마음에 한 봉지 사다 먹어봤다. 

글쎄, 길거리에서 파는 거 보다 좀 부드럽긴한데 바삭거리는 그 특유의 식감은 좀 떨어지지 않나 싶다. 놀라운 건, 8마리가 7천원이다. 작년 푸드트럭 5천원에 7마리 비싸다고 했는데 댈 것도 아니다. 게다가 그걸 사 가지고 집에 오는데 편의점에서도 판다고 방이 붙었더라.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는데 이렇게 갑자기 경쟁적일 수가 있을까? 의아스러울 정도다. 과연 이 상황을 좋다고 봐야할지 나쁘다고 봐야할지 알 수가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야 편하게 사 먹을 수 있으니 좋긴하다만 대기업에서 이렇게 나와주면 이제 길거리에서 파는 붕어빵은 사라진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대기업이 골목상권 다 죽이는 거 아닌가. 이제 붕어빵은 따뜻한 마음으로 먹는 게 아니다. 그냥 붕어를 닮은 달달한 빵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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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3-11-08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그만 사라는 가족들의 말은 우리처럼 책을 좋아해서 많이 싸놓고 사는 사람들이
평생 들어야하는 숙명적인 말입니다.
그래도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나쁘고 슬픈 말로 마음에 담아두게 되죠.
그렇다고 눈에 나쁘다고 지금껏 해 온 독서를 그만두는 것은
긴 인생살이의 고귀한 취미를 버리는 일 아닌가요.
평생 책을 보다 실명까지 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까지는 아니라도
손에 책을 들 힘만 있으면 스텔라님도 책을 읽고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stella.K 2023-11-08 19:50   좋아요 2 | URL
역시 저만 그런 게 아니죠?
그런데 자꾸 저만 그런 줄 착각하게 되요.ㅎㅎ
저도 가급적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책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만
어떻게될지 모르겠어요. 책만큼 예쁘고 아른다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희선 2023-11-08 04: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붕어빵은 재료비가 많이 비싼 듯합니다 냉동식품으로 나오기도 하더군요 그런 거 좋은 사람은 그런 걱 사 먹고 만들어서 파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그런 거 사 먹으면 되죠 떡볶이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거 팔잖아요 다 비싼 느낌이 들지만...

어머님이 이제 책을 그만 사라고 하시다니... 저는 죽기 전까지 책 읽고 싶어요 지금은 이래도 아주 못 읽게 되면 아무것도 안 할지도... 책이라도 읽어야 살 마음이 들 텐데 싶어요


희선

stella.K 2023-11-08 19:57   좋아요 2 | URL
정말 이제 사람이 먹는 음식 중 냉동식품으로 안 만든 게 없을 겁니다.
김밥도 냉동으로 팔더군요.
근데 왠지 냉동식품은 최선 보다는 차선의 음식 같아요.
냉동 붕어빵은 비추예요. 혹시 거리에서 파는 붕어빵 있으면
그걸로 드세요.

맞아요. 책이라도 읽어야 살 마음이 생겨요.
생이 다하는 날까지 열심이 읽자구요!^^

미미 2023-11-08 1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오디오 북도 있잖아요.ㅋㅋㅋ
혜화역 알라딘 중고 매장에서 아주 가깝게 미니 붕어빵을 파는 부부가 계시거든요. 여름에도 한동안은 장사를 하시는데 맛있어서 손님이 거의 끊이지 않아요.ㅋㅋ 스텔라님 글 읽으니 조만간 다녀오고 싶네요!

드라마<베토벤 바이러스>요약한 영상이 있어서 봤는데 강마에의 냉정한 성격에 초점을 맞췄음에도 여러 단원들의 성향,문제가 다 달라서 지휘자라는 직업도 참 힘들겠다 생각했어요. 이런 직업에 대한 이야기 재미날 듯 합니다.^^

stella.K 2023-11-08 20:08   좋아요 2 | URL
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저 그게 들으면 잘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도 TV 켜 놓고 자는데...ㅋㅋ

미미님 혜화동에 사시나 봐요.
거리에서 파는 붕어빵은 싱싱할 겁니다. 거의 활어 수준!
냉동은 별로예요. 저도 조만간 동네 붕어빵 가게 한 번 가 봐야겠어요.
거긴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글 쓰면서 강마에 생각이 나더라구요.
근데 강마에는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지휘자 쉽지 않겠다 싶은데 그래도 멋지긴 하더군요.
여자가 지휘자면 더 멋진 것 같고. 장한나 멋지잖아요.
다음 달에 여자 지휘자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온다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이영애가 주인공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ㅋㅋ

2023-11-08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08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3-11-09 0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는 김남준 목사라는 사람을 처음 알았습니다!!
근데 대단한 분인듯하네요...기독교 출판문화상을 무로 5회나 수상한 이력에서 깜놀했습니다!
흠...책을 구해봐야 할듯합니다.

근데 붕어빵...엔날에 천원에 5마리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아마 이때 사먹어 보고 거의 사먹어 목적이 없어요...붕어빵은...ㅋㅋㅋ 근데 5천원에 7마리면 엄청 비싸졌네요..ㅎㅎ

이 페어퍼로 몰랐던 책과 저자를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stella.K 2023-11-09 13:10   좋아요 1 | URL
앗, 이분한테 관심있으신 줄 몰랐습니다. 대단하죠? 남은 한번도 타기도 어려운데. 기독교에 거부감 없으시면 읽어 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분 유튜브도 찾아 보시죠. 설교가 아주 심오합니다. ㅋ

근데 야무님 진짜 붕어빵 안 좋아하시는구나. 언제쩍 5마리. 한 20년전만 해도 그렇게 팔았을 겁니다. 저도 자주 먹는 건 아니지만 붕어빵엔 뭔가의 정취가 있었죠. 뭐 앞으로도 안 먹진 않겠지만 정말 천원에 5마리 주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먹을 거 같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