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2 : 한산 45전 무패의 전쟁 신화 이순신 2
문성호 지음, 제장명 감수, YJ코믹스 / 다락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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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전 무패의 전쟁신화 이순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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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전 무패의 전쟁 신화 이순신> 1권과 2권이 4월 28일에 출간되었습니다. 4월 28일이란 D데이의 의미를 아시나요? 1554년 이 날이 바로 성웅 이순신 장군의 탄생일이랍니다. 한국인이 존경을 가장 많이 받는, 품격 넘치는 리더쉽의 귀감인 이순신. 워낙 민족의 영웅이다보니 다양한 버전으로 그 전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에게는 뭐니뭐니해도 만화가 가장 접근하기 쉽겠지요? 다락원 출판사에서는 총 4권으로 이순신의 주요 전쟁을 조망하는 만화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덕분에  어린이 독자는 역사책에서 명칭만 친숙했을 '옥포해전,' '한산대첩,' '명량대첩,' '노량해전'을 생생한 역사 만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 중 2권 <한산>을 읽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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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문성호는 한산 대첩과 연관한 조선과 일본의 실존인물을 중심으로, '대길'과 '정은'이라는 상상의 인물들을 더했습니다. 자칫 전쟁의 기승전결과 승패에 집중될 수 있는 스토리가, 이 두 인물 덕분에 현재감과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이 둘은 모두 조선인 부모를 두었으나 일본군의 협박 때문에 조선에서 정탐꾼, 첩보원으로 활동하는 쓴 운명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이순신의 이야기가 주로 바다 위에서 전쟁 형태로 펼쳐진다면 이 두 젊은이의 이야기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인의 삶과 일본의 정세를 보다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해주며 마치 사극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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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작가는 2000년, 만화가로 데뷔한 이후 "한일합동 만화 공모전"에서 준대상에 입상하였고, <뱁티스트> 등 창작품을 해외로 수출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완성도가 높다 생각하며 읽었던 <플루타르크 영웅전> (비룡소) 시리즈도 문성호 작가 작품이라는군요. 문 작가는 두 뼘 남짓한 작은 종이 위에 한산대첩의 열기와 규모를 놀라우리만치 생생히 담아 냈습니다. 마치 전개가 빠른 영화를 보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림에서 힘이 느껴집니다. 진짜 이순신 장군이 진두지휘하는 전쟁의 현장에 나가 있는듯, 긴박하고도 결연한 전장의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특히 '학의진'처럼 이름만 들어보았던 전법들이, 만화를 통해 기승전결 과정으로 보니 이제서야 머릿 속에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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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가 얕아서 잘 모르겠지만, <45전 무패의 전쟁 신화 2- 한산>편에서 작가는 이순신을 비롯 조선군은 대의와 애국심 때문에 싸우는 반면 와키자카 야스하루(1554~1626) 등 일본 장수는 "돈과 명예"를 바래 싸우는 모습으로 그렸네요. 또한 조선의 포로와 민간인을 잔혹하게 참수하고 시신을 조롱하는 일본군의 잔혹성도  소름끼치게 그려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왜 임진왜란 당시의 우리 조상뿐 아니라 2017년의 한국 국민에게 이순신이 이토록 절실히 감사할 존재이고 추앙받아 마땅한 성웅인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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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대첩 덕분에 조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수륙병진 작전을 좌절시켰고, 조선은 전라도와 충청도 황해도 평안도 연해 지역을 일본군의 마수에서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준비하는 장수의 치밀함과 대범함, 리더쉽은 5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한국인의 가슴에 뭉클함을 안겨줍니다. 비록 한산대첩에서 조선 수군의 사망자는 19명이라고 공식 기록되어 있는 듯 하나, 기록 이면에 민초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루고 대의를 위해 헌신했을지 상상만으로도 뭉클해집니다. 문성호 작가는 전쟁터에서 싸우느라 손바닥이 피가 날 지경으로 헐은 격군[ ]의 고초를 책 속에서 잠깐이라도 보여줍니다. 이는 임진왜란 당시, 폐선이 되다시피한 배들을 밤새 수리해서 출전시켜 이순신 장군을 도운 이름모를 우리 조상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45전 무패의 전쟁 신화 - 이순신2 한산>편에는 부록으로 "이순신과 함께한 사람들"이라는 코너를 두어, 지휘관과 참모를 자세히 소개해줍니다. 한사람의 영웅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전쟁의 승리를 가능하게 해준 많은 이들을 잊지 않게 해주어 고마운 페이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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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진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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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 -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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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1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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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로 보면 말 사료 상인에 한 표"라는 표현이라든지, 사전에도 안나오는 유행어 "엽색"이 등장하는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서울대)의 문장이 경쾌하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애당초 몇 년 동안 천천히 퇴고하며 만든 정통 역사책이 아니라 네이버팟캐스트에 연재했던 글 모음집에 가깝다. "온라인의 글을 짧고 강렬하고 섹시해야 통한다 (325)"는 조언에 따라 주경철 교수가 "나름 최선을 다해 '선정적으로' 쓰려고 노력한 만큼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는 스포츠신문 기사만큼이나 흥미롭다. 동시에 읽는 중간중간,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아하! 유럽사가 이렇게 재미있었어? 좀 제대로 공부해볼걸. 이제라도 알아야겠다."는 자성을 독자에게 안겨주는 '공부자극' 역사책이다. 주경철 교수가 대학에서 만나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서의 세계사에 무지할뿐더러, 그 "사고가 '해저 2만리 수준'으로 떨어(324)"진 수준에 있음을 절감한다고 한다. 알아야 보인다고, 세계사 특히 유럽사를 젊은세대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세계사'가 '문과'계 '필수'과목이던 시절에 고등학교에 다녔으나, 교과서를 샅샅이 읽었어도 기억에 남는 건 '장미전쟁,' '헨리8세' 정도의 단어 나열 수준이었다.  하지만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 단어들 사이에 멋진 '짜잔'하고 시냅스가 연결되는 느낌이랄까. 암튼 정말 재밌었다. 총 3권 시리즈로 기획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의 첫번째 권 부제는 "중세에서 근대를 본 사람들"이다. 책 표지에 멋들어진 활자체로 이름 새겨진 8인의 인물 - 잔 다르크, 부르고뉴 공작들, 카를 5세, 헨리 8세, 콜럼버스, 코르테스와 말린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마틴 루터 -를 중심으로 근대를 향한 유럽의 물결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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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소개하는 인물은 잔 다르크로(Jeanne d’Arc)서 "역사상 가장 신비한 인물 중 하나 (17)"라는 표현과 "성녀인가 마녀인가"라는 부제에 인물의 의미가 압축되는 듯 하다. 1431년 19세의 나이로 화형을 당하기 전, 무려 2년 반이나 긴 재판을 받았기에 그녀에 대한 자료가 방대한 재판기록으로서 남아 있다고 한다. 온라인 유랑자들을 배려한 '선정적' 글쓰기를 염두한 주경철 교수는 잔 다르크의 남장(男裝)에 대한 설로서 "비정상 DNA"까지 거론해준다. 또한 잔 다르크의 측근이었던 젊은 귀족 '질 드 레 Gilles de Rais'가 소년 200명을 무참히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라는 소금간도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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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성녀로 추앙받고, 국왕에게서 황금 백합이 그려진 문장(紋章)을 하사받았던 소녀가 어떻게 종국은 이단취급받고 화형되었을까? 주경철 교수는 잔 다르크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페미니스트,' '애국자,' '신비주의자' 등 그 모두일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역사 무대에 느닷없이 등장하여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51)"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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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부르고뉴 공작들" 편에서는 필리프 2세, 장 1세, 샤를 1세, 필리프 3세가 언급되는데 흥미롭게도 주경철 교수는 이들의 겹치는 이름을 변별해줄 별칭을 써준다. 앞에서부터 각가 대담공, 용맹공, 담대공, 선량공과 매칭하면 된다. 중세판 무협지를 연상시키는 '베고 베이는 정치판 싸움'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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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카를 5세"를 다룬 장에서도, 나처럼 가쉽성 기사 좋아하는 얕은 독자는 카를 5세가 근친가족력으로 인한 주걱턱('일명 '합스부르크 턱') 에, 통풍으로 말년까지 고생하였다더라 식의 내용에 귀를 가장 많이 팔랑거린다. 비록 21세기 현대인의 눈에 카를의 외모는 비호감이나, 그는 왕관만 17개를 가진 권력자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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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헨리 8세의 이야기는 말그대로 "푸른 수염의 거인"을 연상시키는 엽기왕의 전형같이 느껴졌다. 친형 아서(1486~1502)가 불과 결혼 5개월만에 사망하면서 6세 연상의 형수뿐 아니라 왕위를 물려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절대왕권을 확립하고 "기껏해야 양이나 쳐서 양모를 대륙에 팔던 가난한 국가" (169)였던 "잉글랜드를 그 찬란한 발전의 도상에 오르게 한 인물(169)"이었지만, 헨리 8세는 재임기간 동안 무려 985명을 공식 사형에 처했다고 한다. 설상가상, 총 6명의 아내들이 '이혼 divorce, 참수 beheaded, 사망 died, 이혼 divorce, 참수 beheaded, 생존 survived'했으니 가히 '푸른수염'으로 불릴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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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의 인물은 서양사에서 가장 많이 이름 오르내리는 인물임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콜롬버스'를 집중해서 다룬다. 먼저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얼굴 초상은 사실 상상화이며, 콜롬버스는 독학으로 지리와 천문학을 배운자로서 사실 말년에는 신비주의 점성술가와 같은 기록들을 남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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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에서는 신대륙을 상징하는 '코르테스'와 구대륙을 상징하는 '말린체'를 중심으로 멕시코가 탄생하기까지 그 이전 조우의 역사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었나를 묘사한다. 특히, 코르테스의 통역사이자 정부였던 '말린체'가 한 동안 민족을 팔아먹은 반역자 취급을 받가가 '멕시코 혁명 (1910~1917)으로 민족주의 정신이 고취되면서 혁명정부가 멕시코 건국의 어머니라는 이데올로기적 아이콘으로 활용하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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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살핀 7장에서는 인류사를 통털어 최고의 천재라 할 레오나르도를 향한 주경철 교수의 애정(?)이 느껴지기도한다. 레오나르도를 두고, "파우스트의 이탈리아 형제"라고도 한다지만, 사실 그는 "인간의 경험이 가장 천재적으로 꽃핀 시대, 르네상스가 낳은 '경험의 아들(283)'"이라고 평한다. 7장을 읽다보면,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별칭으로는 다 담아낼수 없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과 시공간을 넘나들고 싶어하는 초월적 인간의 욕구가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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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마틴 루터편. 교과서에서 '면죄부'로 배웠던 그것의 옳은 번역은 '면벌부'가 더 정확하다는 것을 배웠다. 벼락이 신의 계시라 생각하고 수사가 되기를 맹세한 루터가 변호사로서의 보장된 출세길을 버리고 수사되기로 마음 먹었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600여년도 더 전 유럽 사람이지만, 아버지는 아버지인가. 출세길을 포기한 아들이 못마땅해 악담을 퍼붓고 속상해했다는 루터의 아버지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루터는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가서 종교 개혁의 물꼬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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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권에서는 '근대의 빛과 그림자’, 3권에서는 '세계의 변화를 조주한 사람들’을 다룬다고 한다. 두 권 모두 2017년에 출간완료된다니 목 빠지게 기다려야겠다. 재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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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의
김태형 지음 / 원더박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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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후보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목차에서 빠져있네요^^
이번만큼은 2017 제대로 선거하고 제대로 공정하게 선거가 이뤄지길.
필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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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
알렉스 자보론코프 지음, 최주언 옮김 / 처음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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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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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국하십니다!" '임신이 애국'이다면, 뱃 속의 태아는 국력의 체화된 상징? 생면부지 낯선 이들조차도 만삭의 임산부들에게 "애국하십니다!" 하며 대놓고 배를 어루만지며 칭송하는 기저에는 고령화 미래사회에의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2060년이면 고갈되라라는 국민연금, 고령사회에서 뻔히 예견되는 경제공황. 아이들만이 희망이라는 기대와 함께. 처음북스 출판사에서 <Ageless Generation: How Advances in Biomedicine Will Transform the Global Economy>의 한국판 제목으로 <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를 달아준 데도 이런 국민적 불안감과 위기의식을 고려한 계산이었으리라. 이 책은 고령화 연구의 젊은 브레인이자 국제노화연구토프폴리오(the Biogerontology Research Foundation)의 창시자인 알렉스 바보론코프 (Alex Zhavoronkov)의 2013년 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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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았다! 본문 곳곳에서 노화과정을 일인칭 시점에서 생생하게 묘사했길래, 학계와 정계등 사회적 네트워크가 광대하기에 70~80대는 족히 되는 원로학자인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알렉스 자보론코프 박사는 1979년생이다. 독특하게도 퀸스 대학에서 학사를,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명공학 석사를, 모스크바 주립대학교 에서 물리학 및 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다가올 미래의 경제 대공황은 뻔히 예견되는데, 정치가들도 자꾸 책임을 차기 정부에 미루고 국민들도 백마 탄 기사가 구원해주리라는 일종의 방치 상태로 문제를 키우고 있음을 비판한다. 뻔한 재앙의 답 역시 분명하다고 덧붙인다. 그것은 바로, 재생의학으로 대표되는 항노화(anti-aging) 연구와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이다. 지금 당장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많은 자금이 투입되지만, 재생의학에의 투자가 장기적 관점에서는 초장수 시대 글로벌 경제 위기와 각국의 생존과 개인의 행복에 답이 되리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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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는 메모하지 않고서는 일반인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의학, 약학, 생명과학, 보건복지정책, 통계학 등에서의 전문용어와 수치가 많이 등장한다. 미국을 위시하여 일본, 중국, 유럽 등 여러 지역의 정책이 언급되기에 다 읽고 나서도, 100% 저자의 주장을 잘 따라갔는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과학의 언어와 통계에 무지한 일반인으로서 "내가 이해한" 바에 국한해 이야기해보겠다. 저자는 "The Population Bomb"라며 멜서스적으로 인구과잉을 재앙시하는 담론은 침소봉대격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인구밀도가 높다하여 삶의 질이 저하되는 반비례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인구의 수가 아니라 노령화이다. 노령 인구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분명 지구적 차원의 재앙이 될텐데 해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재생의학에 투자하여 집학적 지성으로 비약적 성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나아가 은퇴개념과 노령인구 개념을 재정의하여 새로이 은퇴문화를 창조하는 패러다임 쉬프트가 동반되어야 한다. 노년기를 재정의하고 건강을 관리하면 노동가능연령이 연장되고 그만큼 복지 프로그램(한국의 국민연금) 수혜시기가 늦춰지리라. 이는 역설적으로 노령화 르네상스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알렉스 자보론코프가 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측의 홍보문구처럼 <Ageless Generation>이 위기의 한국 사회에 미래를 설계할 힌트를 보여주는 듯 하다. 한 번 다시 찬찬히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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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 : 400일 동안 끄적인 일기
프레데릭 푸이에.수지 주파 지음, 리타 베르만 그림, 민수아 옮김 / 여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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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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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오렌지색 표지에 상큼한 편집 때문에 어린이용 동화로 착각했다. 킬킬거리며 <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를 읽다보니, 아이들 세계의 금칙어도 등장하고 어른들, 그 중에서도 신문 꽤나 뒤적여 세상 일 밝은 어른 세계의 고유명사들이 행렬을 이룬다. 어라, 어째 주인공 고양이가 귀여운 애교와는 거리가 멀다 싶더니, 이 시니컬한 까칠이 고양이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설 주인공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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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에는 '400일 동안 끄적인 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에드가가 쓴 일기란다. 자칭 "잘생기고, 똑똑하고, 어쨌든 당신(독자)보다는 훨씬 더 똑똑한" 고양이인지라, 일기 쓰기는 식은 죽 먹기이다. 게다가 이 일기는 출간을 염두에 두고, 편집자의 입맛에 맞춰 썼다지 않는가! 독자더러 에드가를 평해보라면, 요 녀석 꽤나 자존심 강한 고양이이다. 상식 선에서의 상하 관계에 굴하지 않는다. 되려 뒤엎는다. 이 집 저 집 떠도는 신세였는데, 자신을 입양해준 주인 가족에게 고마워하기는 커녕, '멍청이 가족'이라며 조소를 퍼붓는다. 주인을 '주인'이라 부르는데 혐오감을 표시하고, 주인 식구가 자신을 '아가'라고 부르는 걸 창피스러워한다. 사람으로 치면, 차가운 도시 남자라고나 할까. 세상의 중심이 '나'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그런데 독자가 "너, 고양이 주제에!"라며 익숙한 비꼬는 말을 던지려다가도, 흠칫할 수 있다. 에드가가 나(독자)보다 유식한 거 같거든.  칼 라커펠트의 뮤즈가 되어 패션 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싶어한다거나, 프레디 머큐리 버금가는 멋진 콧수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 외에도 지그먼트 프로이트나 쥴리어스 시저 등의 위인에서부터, 저스틴 비버나 루크 스카이워커 등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유명한 이름들이 이 책에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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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는 한 마디로 까칠한 '폼생폼사' 야옹이. <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에 소개된 400일치의 일기를 읽다보면, 한 편의 잘 연결되는 허무 개그를 보는 듯 하다가도 후련하다. 폼생폼사로 끝까지 남을 수 있는 배짱과 뻔뻔함을 에드가가 가졌기에, 대리만족이 되는 것일까? 눈치볼 데 많고, 비교당할 데 많아서 까칠이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기 어려운 현실 속의 인간들이 에드가를 참 부러워 할 것도 같다! 에드가의 첫 일기가 성공적으로 출간되었으니, 에드가의 다음 일기를 기대해되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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