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분석한 많은 글 중에서도 내가 좋아했던 표현은 "필수와 비필수가 재정의되는 현상," 쉬운 말로 "뭣이 중한디!" 였다.   

이 표현은 대파와 매우 관계가 깊다. 오늘 처음으로 대파를 따로 주문해서 배송받아 봤다. 파만큼은 무농약도 피하고 꼭 유기농만 고집하는데 이번엔 이런저런 인증마크 없는 대파를 사보았다. 사실 욱해서 샀다. 모든 채소 중 구매 빈도와 소비량으로 봤을 때 나와 가장 친한 채소가 바로 대파! 실은 대파의 뿌리, 모든 육수에 필수 재료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파로 우려낸 육수 특유의 알싸한 향을 너무도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주로 이용하는 친환경식품 매장에서 벌써 몇 번째나 대파 뿌리를 댕강 잘라내고 몸통만 남긴, 소위 보기 좋은 대파를 가져다 놓는다. 문의해보면 대파뿌리에서 흙이 쏟아져서라나? 항의 아닌 항의로 '온전체 대파'를 원한다고 소비자의 소망을 전하지만 간혹 그렇게 파뿌리 잘린 댕강 대파가 진열되어 있다. 며칠 전에도 수북하게 진열대에 쌓인 유기농 대파에서 머리부분이 다 잘려나가 있는 것이다! 뿌리 없이 몸통만 달랑 남은 대파가 비닐 봉지 안에서 얌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데, 나는 보자마자 화가 났다.


대파가 뿌리 내리며 얼마나 애썼을까? 그 뿌리는 분명 쓰임이 있거늘, 게다가 얼마나 요긴할 텐데.... 소위 진열대에서 좋아 보이라고 댕강댕강 뿌리를 잘라 놓다니! 다시 전화 걸어 항의(?)해보았자, 이 매장은 또 이러겠구나 싶은 마음에 울화도 치밀었다. 단지 파뿌리 육수 못 내서 화나는 것은 아니다. 

.


화 나는 마음에 뿌리가 두꺼워 보이는 아무 대파나 사보았다.(근데 농약과 비료 드신 점보 대파이다 보니 파뿌리를 끓여도 특유의 알싸한 좋은 향이 안...덜....난다....이것도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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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3-23 06: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뿌리를 넣고 끓여야 향이 좋군요?! 몰랐어요. 저도 앞으로 쓰레기 취급 안 하고 잘 써야겠네요! 일단 뿌리 있는 걸 구해야겠지만^^;

건수하 2024-03-23 08:48   좋아요 3 | URL
뿌리를 잘 씻어서 육수낼 때 쓰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만 잘라서 따로 냉동하기도 했었는데 잘 씻기가 힘들다는.

bookholic 2024-03-23 08: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875원짜리 대파 사신 줄 알았어요...^^

건수하 2024-03-23 08:47   좋아요 2 | URL
저도 그 얘기인 줄 알았네요 ^^

얄라알라 2024-03-23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875원대파가 요새 유행인가요?분위기 못맞추는.저 ㅎㅎ포스팅에.875숫자가 없는데 요새 마케팅 유행어인가...이리.눈치가 없어요

독서괭 2024-03-23 09:28   좋아요 1 | URL
ㅎㅎ요즘 핫한 정치기사예요^^

얄라알라 2024-03-23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그말씀이시구나...^^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4-03-23 1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파>하니 열이 솟구치지만~~
얄라님의 대파 글에 다시 진정되며
이제부터 뿌리도 소중히~~해야겠어요.

stella.K 2024-03-23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트에선 보통 그렇게 팔지 않나요? 재래시장이나 창고형 매장 같은 곳은 뿌리째 파는 것으로 압니다. 그럴 때 한 두 사람 항의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고 떼로 들끓고 일어나야 하는가 봅니다. 울나라가 언제부터 대파뿌리 먹기를 이러고 먹고 살아야하는 것인지. 흐흑~
대파가 그렇게 좋다는군요. 농약 안치고 한 겨울을 이겨낸 뿌리 채소라고 어떤 사람은 1년치 먹을 걸 사 둔다는군요. 저도 많이 먹어 두려고 합니다만 생각만큼은 잘...ㅋ

그레이스 2024-03-25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생태발자국 줄이기"로써 로컬푸드 운동은 사실 책으로만 접했지 평소 그다지 신경쓸 처지가 아닙니다. 동서남북 시멘트로 겹겹 둘러싸인 아파트 공화국, 텃밭은 커녕 흙 밟기 어려운 환경에 사는데 어찌 "로컬 푸드"를 꿈꾸겠나요?

그러던 제가 옥천 장령산 자연휴양림 부근,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를 이용해본 후 달라졌습니다. 다른 지역가면 '로컬푸드 직매장'을 검색하는 게 습관이 되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직매장들이 제공하는 "식품 + 제품"은 해당 지역민이 직접 납품하기기에 품질에 신뢰가 가고 식품의 경우 매우 신선, 저렴합니다.


단 아쉬운 점은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의 경우 온라인 주문이 불가능해요. 매장에 전화를 걸어, 제가 원하는 판매자분들의 정보를 문의한 후에 직접 연락을 드렸어요. 바로 "장앤장"의 대표 "장경숙"님이신데요. 이 분이 운영하시는 블로그에 들어가봤더니 닉넴이 "메주미인"이시더라고요^^ 이름에 가득 담긴 정체성과 음식 철학!!!

Photos = Korea Tourism Organization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에 납품하시는 물품을 개인에게도 판매하신 다기에 핸드폰 문자로 주문드렸습니다. (작년 겨울에 이어 이 번이 두 번째 주문입니다. 장류는 유통기한이 상당히 길 터인데도, 장경숙 대표님은 가급적 엊그제 어제 담은 신선한 제품을 보내주시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두 번 구매 모두, 제조일자가 주문일 다음 날짜로 찍혀 있었어요.)


자연과 가까운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

시멘트 벽에 둘러 쌓인 아파트에 살면서, 된장 담기는 커녕 메주콩과 일반 콩 구별도 못하는 게으른 도시까막눈인 제가 이처럼 정직한 발효식품을 먹을 수 있으니 생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의 발효음식 이 전통을 누가 지켜갈까, 지켜질 것인가 막연한 두려움이 제게 있어요. 기회가 되면 옥천 이원면에 장경숙 대표님 뵈러 가서 이런 저런 귀한 말씀 직접 듣고 싶어집니다.


* 광고성 글로 오해하실까봐 살짝 걱정되네요^^ 올린 사진은 내돈내산 제품 사진이고 저는 이 업체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음식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담은 글을 쓰고 싶었을 뿐이었으니 오해하시지는 마시어요^^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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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3-10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메주 사서 된장 담궈볼까 생각하다가... 후속으로 밀려오는 여러가지 생각에 슬며시 잊어버려요 ㅋㅋ

얄라알라 2024-03-11 00:06   좋아요 1 | URL
저랑 레벨이 다르십니다^^ 저는 된장 담그는 수업, 고추장 담그는 수업을 들어봤으나....돌아서서 바로 잊어버렸어요. 메주는 꿈도 못 꾸어요.

그레이스님에게 밀려오는 후속 생각에 냄새도 포함이 된 걸까요?^^

hnine 2024-03-10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옥천이면 제 집에선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저도 언제 한번 방문해보리라 맘먹고 있는 곳이랍니다.
설마 메주를 구입하셨다는 건 아니겠지요??

얄라알라 2024-03-11 00:05   좋아요 0 | URL
^^:;; 네 설마 ˝메주˝는 설령 얻는다 해도 어떻게 어디에 쓰는지도 제대로 모릅니다. 제가 된장과 청국장을 구매한 판매자님 닉넴이 메주미인이시더라고요.

얄라알라 2024-03-11 00:35   좋아요 0 | URL
hnine님, 여유 되실 때 동선 잘 짜셔서 다녀와보시면 좋죠. 제가 검색해봤을 땐, 다른 로컬직매장에 비해 옥천 직매장이 매출도 높고 지역 농민들과 상생하여 활기 넘치는 것 같았어요^^

2024-03-11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24-03-12 09: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경로를 찾으셨네요. 먹거리가 점점 엉망이라서 가뜩이나 공기도 나쁘고 물도 나쁘고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을 왕창 섭취하는 시대에 모처럼 좋은 먹거리를 구할 수 있는 곳이네요. 부럽습니다.

얄라알라 2024-03-13 12:54   좋아요 2 | URL
비행기에 마늘장아찌 태워서 transient님께 보내드리고 싶네요.....^^ 넘 건강한 맛입니다^^;;;; 마늘 냄새가 몸에서 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런 자연 가까운 맛이 정말 좋아요
 

"물맛 조~~오 ~~타~!'

물에는 맛이 없다는데, 이런 표현은 왜 있을까요?"물맛"을 형언할 수야 없겠지만, '조~~오~~타'로 표현하는 감각은 알 것 같습니다. 신선한 물을 마시다가 저도 모르게 '물이야말로 최고의 약'이란 생각을 해봤거든요. 맹물을 맹물스러움은 오늘하루 제 몸 안으로 습관적으로 들어왔던 짜고 달고 독한 맛들을 대비합니다. 그 독함을 중화하는 어려운 역할을 물에게 맡긴 미안함도 생기고요. "수약동원" 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식약동원"은 분명 있습니다. "음식이 가장 이로운 치료," 무엇보다 새겨 기억해야 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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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9-28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맛이 없기는 한데

이상하게 생수별로는 맛이 미미하게 다르더라구요 ㅋ

얄라알라 2023-09-29 14:22   좋아요 1 | URL
그 참 신기하죠? 차이의 원인 중 하나는 용기의 맛(?)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아요^^

고양이라디오 2023-10-1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맛있습니다! 소믈리에처럼 물맛의 차이를 감별하는 직업도 있다고 합니다ㅎ

저도 잘은 모르지만 물에도 미네랄이나 이온이나 뭐 등등이 있으니까 맛의 차이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예전에 아는 동생이 물맛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했을 때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었는데 미안하네요ㅎ;;;
 

건강한 집밥 전도사인 제이미 올리버 Jamie Oliver가 가공한 간편식에 익숙한 꼬마들이 기초적(?) 채소 이름 조차 모르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동영상 많이들 보셨죠? 천진한 얼굴로 방글거리며 꼬마들이, 호박더러 오이라하고, 가지를 호박이라 하는 식으로 대답했죠.




저도 수년 전, 똘똘하다는 초등학생들과 대화나누다가 "쌀나무"라는 창조적인 단어를 처음 듣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쌀이 나무에 주렁주렁 열려, 익으면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더군요. 당연히 "숭늉"이라는 천연 소화제를 그 꼬마들은 몰랐고요. 


어제도 한 꼬마가 "깻잎에 싸 먹는 떡" 이야기를 해서 놀랐습니다. 흐흠...깻잎과 떡은 좀, 조화가 아니지 않습니까? "망개떡"을 말하고 싶었던 거죠.


"깻잎"이 아니라 "망개잎"이었겠지? 생각하면서도, 저야말로 정작 망개잎이 나무에서 나오는 것인지 키작은 풀인지 모르겠더라고요. ^^:;; 아! 참깨와 들깨 구별도 못한다는 것도 덤으로 고백해야겠습니다! 남말 할 게 아니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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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1-04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방탄 지민때문에 알았어요
망개떡 ^^

얄라알라 2021-11-04 13:15   좋아요 2 | URL
엇! 제가 요즘 BTS 소홀해졌다고 ˝진덕˝아니라는 비난아닌 비난을 들었는데 지민이와 망개떡을 모른다는 건, 제가 BTS 찐팬 아니라는 뜼이나봅니다. 찾아봐야겠습니다^^

프레이야 2021-11-04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망개떡 저 좋아해요^^

얄라알라 2021-11-04 13:16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망개떡이 망개나무잎사귀로 싼 거 맞죠?^^;;; 모시송편은 모시나무 잎으로 싼 것이고. 하긴 모시나무도 본 적이 없습니다 ^^;;;;;;

프레이야 2021-11-04 14:07   좋아요 1 | URL
네. 망개잎요. 모시송편은 잎으로 싼 건 못 봤구요 모시잎을 반죽에 넣어서 송편에 초록이던데요. ~^^ 아흐 갑자기 떡이 먹고 싶어져요 ㅎㅎ

stella.K 2021-11-04 14: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뭐시라? 참깨와 들깨 구별도 못한다구요? 참말로 귀엽습니다요.ㅎㅎㅎ
일단 맛을 비교해 보시죠.^^

2021-11-07 0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막시무스 2021-11-04 14: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망개잎에 쌓이 저 떡이 꼭 아이스찰떡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시원하게 한 입하고 싶어지네요!ㅎ

scott 2021-11-04 15: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솔잎 망개잎 모시잎 떡도 있으니 깻잎 떡도 가능 할것같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1-11-04 16: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그럴 수도 있겠네요?
망개떡이 깻잎에 싸여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어요ㅋㅋㅋ
그래도 애들이 깻잎을 안다는 게 어딥니까?^^
근데 저도 망개잎이 나무에서 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녔었나?아리쏭 하네요~네이버님께 물어봐야 겠어요^^
참기름이랑 들기름은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데..들깨가루도 구별하는데 참깨는 봤어도 들깨를 못 본 것 같아 저도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책읽는나무 2021-11-04 16:19   좋아요 3 | URL
헐~~
망개잎은 나무가 맞아요.근데 주변에서 자주 보던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렸던 나무가 많던데...그게 망개나무 였나요?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망개떡은 의령 망개떡이 유명하군요ㅋㅋㅋ
또 한 가지 알아낸 건 우리가 먹는 깻잎이 참깨나무의 잎이 아니라 들깨나무 잎이 우리가 먹는 깻잎인 것 같아요.그리고 참깨는 작고 밝은 색이라면 들깨는 좀 갈색에 가깝네요??

붕붕툐툐 2021-11-04 16: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거 잘 알고 싶어요!! 맛은 기막히게 아는데 풀 보면 못 맞힐 거 같아요~~ 풀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뎅~ㅎㅎ

persona 2021-11-04 1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박지민씨 때문에 알게 됐어요. 그 전엔 그냥 일본 떡인 줄 알았거든요. ^^;

바람돌이 2021-11-05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망개떡 맛있는건 알지요. ^^ 예전에 생물 전공하신분과 둘레길 산책한적이 있는데 잠시도 쉬지 않고 길가의 풀이랑 나무랑 이름들을 알려주셔서 우와 우와 하면서 산책햇거든요. 그런데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ㅠ.ㅠ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시리즈 2020년에 출간된 5권을 읽은 , 4, 3, 2권에 이어 드디어 1권까지 읽었다. 1 초판연도는 1996년이다. 아주 우연히 손맛 깊은 맛집을 만나 재방문을 거듭하며, 메뉴를 고루 맛보는 경험이라 할까? 우연히  저자 김영길의 글을 접하고, 품성에 호감을, 건강관에 호기심을 느껴서 만에 저서를 모조리 읽었으니. 최신간 2020년판부터 1 1996년판까지 내 맘대로 순서로 저자를 따라다니는 경험, 유익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5, 2, 4, 3, 1권을 각 권에 문체나 태도에서 미묘한 변화를 느꼈다.  치유  사례로 저자가 소개하는 인물들이 각 권에서 종종 겹치는데어느 편에서는 대중적 의학 드라마 캐릭터처럼 드라마틱하게 묘사되어느 경우 옆 동네 주민 이야기처럼 잔잔하다(편집자가 달라진 걸까,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1권 수록 사진 자료: 겨울 계곡 낚시


1996년 초판인 1권의 경우저자가 강원도 방태산에 들어가서 한약방 개원한 초창기 에피소드와 강원도 오지 화전민 마을 사진이 많다.  내용도 "나는 화타다!"라기보다는 이제 막 시작하려는 자의 조심스러움과 포부, 뭐랄까, (훗날 우뚝 서기 위한 초석 다지기로서그러모으는 중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내가 2020년(저자가 1946년 생이니, 70대에 쓴) 발행된 5권부터 읽었기 때문에 변화를 더 크게 느낀지도 모르겠다. 5 읽으며 느꼈던 명료한 건강관과 누적된 임상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보다는, 1권에서는 '  쓰고   성찰하며 내려놓는 느낌을 받았다. 확신이 덜한 목소리가 오히려 솔직하고 겸손하게 느껴져,  역시 좋다나는 이런 사람이 좋고이런 작가가 좋다.  저자는 평생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왔고 역시 책으로나마  분께 귀한 지혜를 얻는다.

 

저가 김영길 선생님이 생각하는 명의의 요건치료의 목적을 드러내는 문장들이 있어 옮겨본다.

 

O (심한 부정맥으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저자가 내심 생각했던) " 노인을 진맥하고   느낀 점을 첨언하고자 한다  나는  노인처럼 일을 많이 하고 병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기氣를 가진 사람을 진맥하는 것은 어쩌면 사기 詐欺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297)."

종합건강검진을 통해 숫자와 전문진단명을 통해 자기 몸을 들여다보는 도시인들과 달리, 나이 일흔 혹은 여든까지 눈뜨면 일하고 산 오르내리는 분들을 저자는 책에서 많이 언급한다. 그런 분들 이웃으로 오래 강원도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말기 암" 진단을 받았어도, 암에 대한 지식이 그다지 없기에 되레 담담하고 평상시처럼 살아가다가 자가치유되는 (일부) 화전민을 보면서, 저자는 '자신이 건강하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사는 이들에게 굳이 진단명 들이대고 진맥으로 평하는 과정이 필요할까 자문한다. 나는 이 문단이 굉장히, 와닿았다. 


O "건강을 유지시키는 방법은 다름 아닌  氣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210)."


O "무엇보다  자신부터 '열린 '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열린 ' 환자에게 낫는다는 희망을 주고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겠다는 신념과 정성을 다할  있는 능력을 준다...내가 오전에만 환자를 보고 오후에는 여름이건 겨울이건 간에 산행과 반욕법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 까닭은 항상 '열린 ' 가지고 있기 위함이다(161)."



화타 김영길 선생이 강원도 방태산을 떠나 일산에 한의원을 운영하신다는 데, 검색해도 자료를 못찾겠다. 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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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1-05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예전에 읽고 저희 부모님을 닥달했던 기억이. 걸으라고. ㅎㅎㅎ 일산에 계시군요!! 제 부모님이 일산에 사셨는데 이젠 과거네요. 😓

2021-01-05 1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6 0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5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1-05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북사랑님 건강도 더불어 챙기셨겠어요. 화타께 얻은 지혜 나누어 주어 고마워요. 열린 기. 는 열린 귀이기도 하겠네요. 알라님 글과 사진에서 기 가 느껴졌다면, 뻥 이겠죠. ㅋ 새해도 건강한 삶 이어가세요^^

2021-01-06 0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1-03-24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산 저 사는 곳이랑 가깝네요.
걸어야 산다...명심하겠습니다

얄라알라 2021-03-24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리즈 책에서 참 많이 깨친 것 같아요. 코로나로 두문불출, 책만 보는 하루하루를 살았더니 균형 깨진 걸 느끼겠더라고요. 오늘도 11000보 쯤 걸었더니, 기분좋게 노곤합니다. coolcat님께서 혹시라도 먼저 화타선생님 한의원에 가보시게 되면 살짝 알려주세요^^

coolcat329 2021-03-24 22:23   좋아요 1 | URL
저는 하루 5000보쯤 걷는데 늘 부족하다 생각했어요. 만보는 걸어야지 했는데 다시 맘을 잡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