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2 (單行本, ソフトカバ-) 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2
メディアファクトリ-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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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2권을 읽었다. 11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의 대표적인 신앙인 신사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나 반탁음이 생기게 된 배경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물론 참배는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의 문제다. 여러 번의 일본 여행을 하면서 거의 매번 신사 구경을 했었다. 나 역시 참배를 한 적은 없지만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바라는 바 염원을 담아 접은 종이가 빼곡하게 줄에 걸린 모습은 신기한 풍경으로 기억되었다. 마음속으로 기원하는 것은 흔적 없이 사라지지만 기록 남기기를 좋아하는 그들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행운을 바라는 마음은 어느 나라 사람이나 똑같다는 것도.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선생이라면 절대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들던 시절이 있었다. 외국인으로서 일본어를 배우러 온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실은 조용할 날이 없다. 하긴 호기심과 깊은 관심은 효과적인 공부의 지름길이거늘... 이 내용의 드라마를 본 적도 있어서 그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교재 안의 내용만 질문하는 것이 아니어서 나기코 선생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1화의 첫 장면에서 중국인 학생이 질문을 한다.

こんにちは[今 日]의 단어 끝의 글자가 가 맞는지 가 맞는 것인지 궁금해 한다. 정말이지 습관적으로 쓰는 인사말이어서 나의 경우에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는데... 참 기발한 질문이다.

 

 

여기서 나기코 선생은 이렇게 대답을 한다. ‘오늘은 좋은 날이군요.’의 후반을 생략한 것이라서 こんにちは(곤니치와)’가 맞다고. 이 문장에서 인사말이 나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신사의 기둥문인 とりい[鳥居]’かみさま[神?](카미사마)의 새(とり[])가 멈추는 장소라는 뜻에서 유래했단다

 

 

 16세기 포르투갈의 선교사들에 의해 반탁점이 생기고 비슷한 글자를 가지고도 확연히 구분하여 활용하는 등 일본어의 변화과정을 알 수 있는 점도 알게 되었다. 한 나라의 언어도 많은 사람들의 힘이 모여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신호등이 파랑이냐 녹색이냐의 문제는 우리의 경우만이 아닌 것 같다, ‘わかものことば[若者言葉]’라 하여 젊은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언어가 변화되어가는 과정은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일드를 맨 처음 보게 될 무렵 같은 제목의 드라마를 재밌게 본 적이 있는데 다시 꺼내보고 싶어진다. 다시 보면 들리는 말이 많아져서 무척 반가울 텐데... 일드를 못 본지도 오래여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한가한 시간이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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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1 (單行本,ソフトカバ-) 日本人の知らない日本語 1
蛇藏&海野?子 / メディアファクトリ-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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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제목의 일드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이 만화가 원작인 모양이다. 외국인 대상으로 하는 일본어 학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일본어교실에 새로 부임한 나기코 선생을 바라보는 호기심에 찬 눈초리의 학생들, 여기저기서 마구 쏟아지는 질문에 황당해하는 선생의 표정이 떠올랐다. 기회가 있다면 한 번 더 보고 싶다. 그땐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보았던 터라 들리지 않았던 말이 참 많았는데....

 

 학원에서 공부하는 외국인은 중국인, 미국인, 러시아인, 이탈리아인 등 국적도 다양하다. 다양한 국적인 만큼 이야기 속에서 그 나라의 사회, 문화도 알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들은 모두 저마다 꿈을 위해서 타국에 와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아르바이트를 수월하게 할 수 있기 위해서 등 중국인 킨레이는 모델이 되기 위해서 배운다고.(아직 1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공부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언어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한 것 같다.

문학, 의학, 과학, 미술 등 많은 분야에서 쓰이는 용어가 다르기 때문에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여기서는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황에 있으므로 식당에서 사용하는 그릇이나 도구 등의 이름을 몰라서 선생님에게 질문이 빗발친다. 선생이라면 뭐든지 알거라는 기대 속에 말이다.

그런 학생에게 대항하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나기코 선생.

 

언어란 시대에 따라 변화되어 간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부분이 나온다.

많은 한자를 기초로 마음대로 히라가나를 만들어내기도 했던 모양이다.

 

<日本人?ないひらがなたち>(일본인도 읽지 못하는 히라가나들)

 

 

 

오른쪽 페이지의 윗 부분에 눈에 익은 화투 한장이 나온다.

그 가운데 써 있는 あのよろし(아노요로시)」

()’가 아닌 ()’ 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설명해주는 장면이다.

 

<해석>-오른쪽 페이지의 맨 아래 부분임.

이것은 ()’가 아니라 지금은 없어진 오래된 히라가나

()’라고 읽습니다.

だから

これは

あかよろし(그러니까, 이것은 아카요로시)

あきらかによろしいという意味です(‘분명히 좋다는 의미입니다.) 

 

 한자를 사용하는 나라는 중국, 일본, 베트남을 비롯하여 우리의 경우도 한자 문화권이다.

예전에는 한글과 한자를 병용했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한글 일색이어서

의식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한자 실력이 자꾸 떨어지기 마련이다.

일본어에도 한자를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여서 헷갈릴 때가 많다.

외국인이 일본어를 배우면서 한자와 마주하게 되면서 어려움은 누구나 비슷한 모양이다.

음독과 훈독이 있어서 단어에 따라 읽는 방법이 달라진다.

아주 옛날에는 일본에 문자가 없었는데 기록을 어떻게 했느냐면 통째로 외웠단다!

하지만 인간의 암기력은 한계가 있는 법. 그래서 언어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고 언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었겠지.

 

<標準語 なんて標準じゃない(표준어라니 표준은 아니다)>

일본어에 표준어라는 것은 없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문장 끝에 ですます를 붙이는데,

이 말투는 에도시대 게이샤들의 말투가 널리 퍼지고 그 말이 표준인 것처럼 되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부분도 나온다. 언어를 예쁘게 포장한다고나 할까.

 

방귀[?]’라고 하는데 좀 품위가 없다는 생각에 ならす[らす](소리를 내다, 울리다)’ 단어에 를 붙여 おなら(오나라)’라는 예쁜(?) 말로 만들어낸다

이런 사소한 것을 보아도 꾸미기 좋아하는 일본인의 심리가 보인다.

영어든 어떤 언어든 아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의외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가 매일 사용하거나 눈에 띄는 물건인 경우가 많아서 방대한 양의 단어를 언제 다 알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도 계속 하다보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거리는 좁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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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1-29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나라가 방귀군요! 배우 오나라님 생각나요. 헉^^;그래도 역시 예쁜이름.

모나리자 2021-01-29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그때 읽고 처음 알았어요.ㅎ
그 배우도 예쁘군요. 맛점 하셨죠~미미님~^^

제가 북플의 매력에 푹 빠져서.ㅎ 특히 독서 통계, 다양하게 알려주는.. 그래서 기존 글 옮기느라 바쁘네요. 이제 남은 것 올리면 오늘 다 마무리돼요.ㅎㅎ 좋아요, 눌러 주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셔요.^^
감사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아 2021-01-29 13:38   좋아요 1 | URL
완전공감이예요! PC ‘알라딘 서재‘로 보시면 또 다른 매력이 있답니다.(벌써 알고계실지도)알찬하루 되세요!🤭👍

모나리자 2021-01-2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감탄했어요.ㅎ 댓글 달렸다고 메일이 왔더라구요.
네이버도 알림으로 오는 것과 또 다른 차이가 느껴져서 함박 웃음을 지었네요.
감사해요~미미님~^^!
 

유대교는 모든 면에서 경제 사회의 조화를 우선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습니다. 법치국가가 없었던 시대에 유대교는 율법과 율령으로 시장에서의 신용과 여신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신이라는 절대 이념을 신용의 원천으로 삼았기에 고대에도 고도로 발전된 결제시스템이 가능할 수 있었지요.

정신적인 종교가 물질적인 경제를 만들어냈다니,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개념입니다. 그러나 종교라는 신성한 것을 정치와 경제등의 세속적인 것에서 분리한다는 생각은 근대 이후에 생긴 사고방식입니다. 전근대시대에 성聖과 속俗은 분리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근대 이후를 사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융화되었습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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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たちは彼女のために喜んで、その日のうちに先生に会わなければならないという彼女に私は餞別まで贈って送り出したのである。それから何日か経った日、銀行からお金を下ろす必要があって私は預金通帳をとり出した。残金を確かめようと開いてみてびっくり仰天した。現在高ゼロなのだ!
確か三十万くらいはあった預金。我が家の全財産。それがスッカラカンになっているのだ。


모르는 10대 소녀를 재워주고 며칠 후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기에 전별금까지 챙겨주었는데...
며칠 후 은행에 가서 현금을 인출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통장의 돈이 텅 빈 것이다. 전재산 30만엔이 있었는데.
작가는 자신의 조심성 없이 사람을 너무 믿은 것을 후회한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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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평전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32
도가와 신스케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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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가 쓴 작품에는 자신의 삶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소세키의 작품 중에서 한눈팔기가 가장 자전적인 소설이다. 이 평전에서는 풍부한 사진 자료가 들어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작품을 읽어나갈 때는 상상하면서 읽는 것에 비하면 평전은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본가를 떠나 양자로 살아야 했던 불안정한 성장 과정부터 만년의 소세키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소세키의 본명은 긴노스케다. 본가에서는 불우했지만 교우관계에서는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났다. 활발한 성격이었지만 도쿄대 예비과정(나중에 제일고등중학교) 시절부터 병치레가 잦아서 학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입학 후 2년 후에는 복막염으로 학년말 시험을 치르지 못해서 낙제를 하게 된다. 추가 시험을 봤다면 진학할 수도 있었는데 친구의 충고를 듣지 않고 스스로 낙제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여 수학도 매우 탁월하게성과를 낸다. 그의 강직한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소세키는 자신의 진로를 건축가 그것도 미술적인건축가가 되기를 원했는데 낙제 후에 동급생이 된 요네야마 야스사부로 라는 엄청난 수재가 문학을 전공하도록 권유해서 그 의견에 따랐다고 한다. 그 친구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전해지는 작품을 만날 수도 없었겠지.

 

 그런데 그 요네야마는 긴노스케의 표현에 의하면 타고난 성품이 활달했으며 독서와 참선에 대해 논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좋아하는 것이 업었던인물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장티푸스로 요절한다.

 

 그 무렵 본가와 양가 사이에서 힘들었던 긴노스케는 자립을 하고 싶었던 듯하다. 하숙을 하거나 사설학원 강사 생활을 하면서 학원 기숙사에서 지내기도 했는데 그런 상황에 마사오카 시키가 등장한다. 소세키(漱石)라는 아호는 시키에게 받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때부터 소세키라는 이름을 쓰게 된다. 둘은 라쿠고(落語)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서로 잘 맞다는 걸 인정하고 친구가 된다. 모두 자존심이 강해서 문장이나 모리 오가이의 단편소설, 메이지 호걸 이야기기개론에 관해 의견 차이를 보이며 대립하기도 했지만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이렇게 대립과 혼란을 거듭한 교류를 하면서도 소세키와 시키는 도쿄제국대학 영문학과와 국문학과로 각각 진학한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공부했다 한다. 졸업 후에 영어교사가 된다. 월급은 3750전인데 학자금 대출금 750전을 갚고 10엔은 아버지에게 보내고 남은 돈 20엔으로 매달 생활해야 했다.

 

 18942월 초기 결핵 진단을 받는다. 스가 도라오의 권유로 가마쿠라의 에카쿠사 안에 기겐원(歸源院)에서 참선을 한다. 이때 참선한 내용은 에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 그 후 마스야마 출신 마사오카 시키의 재회하게 된다, 하숙집에서는 시키가 객혈을 해서 함께 지내지 말라고 했지만 소세키는 시키의 집에서 지낸다. 하이쿠 가인들이 들락거리는 아지트가 된다. 시키는 다시 객혈을 시작하고 매일 늦은 밤까지 하이쿠 모임을 하다가 시키는 도쿄로 올라간다. 시키가 떠나고 나자 소세키는 에히메현에 다소 정이 떨어지고 고독해진다. 이 무렵 결혼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다가 구마모토에 있는 제5고등학교로 전근을 간다. 결혼식은 결혼식 의례대로 세 개의 잔에 세 번씩 모두 아홉 잔의 술을 마시고 부부 서약을 할 때 삼삼구배를 하는데 마침 잔이 하나 모자랐다고 한다. 나중에 교코가 소세키에게 그 이야기를 꺼내자 어쩐지 부부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며 웃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열 살이나 아래인 교코에게 자신은 학자라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당신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했다는 말도 있었다. 신혼여행은 하카타, 다자이후를 일주일 정도 돌고 오아마 온천을 돌아본다. 오아마 온천은 풀베개의 배경이 된 장소이다. 참 어렵게 읽었지만 소세키의 예술관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영어 연구를 위해 유학을 하라는 문부성의 명을 받고 유학길에 오른다. 소세키는 일본인이면서 영문학을 전공한 것에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백 년도 더 전에 프로이센호를 타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가야 했을까. 영어 회화에도 능숙했지만 런던식 억양은 알아듣기 어려웠다고 한다. 지리를 익히기 위해 시내 돌아다닌다. 파리에서는 문부성 서기관이 있어서 모든 곳을 안내해 주었지만 런던에서는 스무 번이나 길을 묻고 또 물어서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교코에게 보낸 첫 편지에 들어있다고 했다. 동양의 이방인이 길을 헤매고 묻고 또 묻는 장면이 생각나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낯선 곳에 가면 누구나 부자연스럽다.

 

 유학생활을 할 때 소세키는 하숙을 자주 옮겼다. 두 번째 하숙집은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온화함이 없었고 딸이 아버지를 대할 때도 표정이 험악해 보였다. 과거의 냄새에는 양자로 갔던 집에서도 본가에서도 소속되지 못하고 하나의 작은 장애물로 취급되었던 겐조의 불쾌했던 기억(한눈팔기)이 하숙집의 하녀 아그네스와 겹쳤기 때문인지 40일 만에 이사를 간다.

 

 다섯 번째 하숙집을 구할 때는 문학적 취미를 갖고 있는 영국인 가정에 국한됨이라는 내용을 신문광고에 냈다고 한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미스 릴의 집에는 할머니가 밀튼이나 셰익스피어를 읽고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했기 때문에 조금 위축되며 대단하게 여겨진다고 시키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그 시절 가족과 연락할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은 편지였을 것이다. 문부성의 명으로 원치 않는 유학을 갔기 때문에 불만도 있었고 꽤 외로웠던 것 같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렇게 뚝뚝해 보이는 사람이 교코에게 쓸쓸함을 호소하며 나처럼 인정에 얽매이지 않는 인간도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당신이 그립게 느껴지오.”라고 난생 처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을까.(19012월 편지) 그런 소세키의 마음에도 불구하고 교코는 자주 편지를 하지 않았다. 그 무렵 교코에게 보낸 편지에는 당신의 편지는 달랑 두 통 왔을 뿐이오.”라는 말로 시작된다고 한다.

 

 젊은 시절 자주 읽었던 작가 칼라일의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에 나왔던 조금은 익숙한 지명 켄싱턴 등 여러 곳이 나왔다. 이 무렵 신경쇠약이 심각해지고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좋지 않은 소문이 전달되기도 한다. 영국 유학시절 흔적이 있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생각났다. 나쓰메 소세키 편은 언제 나올까, 학수고대하고 있다.

 

 영국에서 귀국한 소세키는 제일고등학교에 복귀하고 메이지 대학 강의도 하게 된다. 사일러스 마너(Silas Marner)강독과 영문학 개설강의가 진행되었는데 나중에 쇼와 여자대학 학장이 되는 가네코 겐지가 두 강의를 듣고 일기에 쓴 내용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외국인으로 일본인으로 귀화한 고이즈미 씨와 소세키를 비교하면서 아무리 소세키가 천재라 해도 고이즈미에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나중에 멕베스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대강당은 청강생으로 가득찼고 가네코도 이 강의를 유익하다고 생각하면서 불만이 수그러지게 된다.

 

 그러다가 제자 후지무라 미사오가 암두지감(巖頭之感)’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게곤폭포에서 자살하게 된다. 처음엔 수업준비를 해오지 않은 그를 혼낸 것을 마음에 걸려 했지만 삶에 대한 번뇌 때문에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소 안도를 했겠지만 마음은 무거웠을 것 같다. 거기다 자신의 건강도 악화된다. 하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쫓아버리고 불같이 화를 내며 교코에게 집중 공격을 하며 친정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반복하는 바람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바람에 별거를 하게 된다. 소세키의 병에 대한 것을 소상히 알게 된 교코는 아무리 학대를 당하더라도 결코 헤어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집으로 돌아온다. 한동안 진정되었다가도 다시 고함을 지르고 물건을 내던지고 교코를 들볶았다니 대작가 소세키가 얼마나 심각한 정신 상태였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 이 무렵부터 수채화를 그리며 위로를 받기 시작한다. 그림엽서에 그림을 그려서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한다.

 

 그 무렵 1904210, 러일전쟁이 발발했는데 원래부터 소세키는 무력에 의한 전쟁 자체를 싫어했다고 한다. 이것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구샤미 선생이 러일전쟁 출정 병사의 의연금을 내라는 편지를 받고 그냥 훑어보기만 했다는데 소세키 본인의 태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한번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지만 이런 배경을 모르고 읽었기에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재독을 하게 되면 더욱 깊이 있는 독서가 될 것 같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풀베개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을 무렵 도쿄아사히 신문사에 입사하게 된다. 집필 의욕도 왕성해졌고 문학 지망생 제자들과의 교류도 빈번해졌는데 그때 목요회를 시작한다. 나중에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나 구메 마사오 등도 참여했고 그들에게 특히 다정했다 한다.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등의 강의는 첫해의 딱딱한 강의 스타일을 탈피했고 종횡무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치면서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단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나온 배경은 센다기에 살 때 검은 고양이가 집에 들어왔는데 몇 번이고 내보내도 다시 들어와서 그냥 살게 해달라는 교코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집에 자주 오던 안마사 할머니가 복을 부르는 보기 드문 고양이니까 키우면 이 댁이 번창할 거라는 말도 솔깃 했을 것이다. 그 예언처럼 문운과 금전운이 상승했다고 한다. 등장인물들은 구샤미(재채기) 도후(고치) 메이테이(몹시 취했음을 가리키는 일본어) 간게스, 도쿠센 등이 나온다. 이들은 타인이 놀림을 받으면 열렬히 환호하고 자신이 그런 경우를 당하면 화를 내는데 고양이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란 정말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이다.

 

 소세키의 작품에는 죽음에 대한 발언이 자주 나온다. 삶과 죽음에 대한 관심은 소세키의 내면에 있었지만 작품에서는 구샤미의 발언이 최초였다. 그리고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 죽음으로 묘사하고 있다. 고양이로소이다는 골계적이고 소탈하고 서민적인 맛이 난다는 등 표면적으로는 익살맞지만 그 이면에는 스스로를 잃어버린 일본인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그려낸 소세키 최초의 걸작이라는 평에 방점을 찍게 된다.

 

 첫 작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작가의 입지를 굳히고는 교직을 모두 그만두고 아사히신문사에 소설기자로 취업을 한다. 평전을 쓴 저자는 직업작가가 된다는 것에 의무와 고통을 동반한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말이 나와서 웃겼다. 작품을 쓰는 작가가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창작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거겠지.

 

 시마자키 도손이라는 작가가 자주 언급되고 있었는데 소세키와 같은 시대에 있었던 작가인가보다. 최근 읽은 작품 갱부가 나온 내력이 흥미로웠다. 현재 신주코에 있는 소세키 산방기념관인 마지막으로 살게 된 그 집에 이사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아라이 도모오라는 사람이 자신의 갱부 체험을 소설로 써달라고 부탁해서 소설로 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동안 서생처럼 소세키의 집에 함께 기거했는데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다가 나타나곤 하는 이상한 남자였다고 한다. 화자인 가 이야기한 것은 그가 구술한 대로이고 사건이나 사태에 대한 감상은 소세키가 덧붙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소설은 소세키가 인간 심리에 깊이 파고들어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인간을 그리게 되는 첫걸음이 되었다고.

 

 1909년 소세키는 남만주철도회사 총재가 된 오랜 벗 나카무라 제코가 귀국하고 함께 여행하기로 한다. 43일의 만주와 한국을 여행하고 만한 이곳저곳이라는 책이 출간된다. 압록강을 건너 평양, 경성, 인천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여기서는 그 후, 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문은 요요네의 봄이 와서 고맙고 기쁘다는 말에 소스케는 하지만 다시 또 겨울이 올 거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좋은 일 궂은 일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소세키가 참선을 했다는 절 가마쿠라의 엔카쿠사 사진이 나왔다. 가마쿠라는 절이 많기로도 유명한데 둘러본 곳이 몇 개 되지 않는다. 수많은 인파로 들썩이는 곳, 그것을 바라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다시 가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

 

 위장병이 악화된 소세키는 온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슈젠지 온천으로 떠난다. 죽음의 시간을 겨우 넘기고 퇴원하여 도쿄로 왔는데 나가요 병원의 원장이 벌써 지난달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고 놀란다. 자신은 살아있는데 자신을 치료하라고 명하던 이는 세상에 없는 사람임을 알고 얼마나 놀랐을까. 이런 하이쿠가 짠하게 다가왔다.

 

'떠나는 사람 머무는 사람 결국에는 찾아올 잠깐뿐인 삶 


 문부성이 소세키에게 수여하려 했던 박사학위를 거부했던 일은 유명한 일화다. 평소에도 박사학위만을 위해 공부하는 학자들을 경멸했다 한다.

우리들이 세인들 이상으로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사회에 대한 영예로운 공헌에 의해서만 뛰어나야 한다고 적어 보냈다. 출세를 위한 일이 아닌 인간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야기는 미완의 작품 명암이야기로 마무리된다. 그해에 소세키는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천분만큼을 다하고자 생각한.” 이라는 신년 벽두의 소감을 말한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었을까.

 

여기저기에 묻어둔 감자를 하나씩 하나씩 파내면서 나아갈 것이라고 했던. 그의 계획과 달리 마무리하지 못하고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 그것을 상상하는 우리의 몫으로 남겨놓고. 1916년 영면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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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8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대 문명에 빛과 그림자를 탁월한 시각과 문체로 남긴 소세키에 관한 좋은 평전이네요
이와나미 문고에 교양시리즈물이 번역되었네요.
소세키에 그후와 문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하니 꼭 읽어봐야겠네요.
모나리자님 페이퍼 잘읽었습니다.^.^

모나리자 2021-01-28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일본에도 소세키의 팬이 많은 것 같아요.
작품세계의 배경과 작품에 나타난 그의 흔적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쓰메 소세키를 좋아하시나요? ㅎ 왠지 반갑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scott님.^^

scott 2021-01-29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저는 매년 겨울에는 행인과 문을 읽고 여름이 시작되면 그후를 읽어요 봄에는 산시로 그리고 가을에는 몽십야 ^.~

모나리자 2021-01-29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대단하세요! 문은 겨울에 읽기 딱이죠.ㅎ 그 분위기가.. 행인은 제가 블로그 활동 안할 때 오래전에 읽어서 리뷰도 없는데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전 산시로의 연못을 몇해전에 갔다왔는데.. 문득 그립네요.^^
몽십야는 아직 못 읽고 작품 속에서 인용으로만 만났어요. 와. 소세키 팬을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ㅎ 감사합니다.^^